오늘은 허수경 시인님을 회고하는 에세이를 읽었네요.
고고학을 할 때는 독일어로 살고, 시를 쓸 때는 한국어로 살았던 분입니다.
오은 시인님 외에도 많은 분들이 허수경 시인님을 그리워하는 것 같아요.
인간의 형식이 바뀌어야 시에서도 새로운 형식이 나올 수 있다고
시를 위해 의식적으로 낡은 형식을 갱신하기 위해 독일로 떠났다니
시와 함께한 인생이라 할 수 있겠네요.
[날 수를 세는 책 읽기ㅡ5월] '초록을 입고'
D-29

Alice2023

jena
Alice2023님이 나누어주신
허수경 시인님의 이야기~
인간 형식의 바뀜~시...
다시 보니...좀더 곱씹어보고 싶어지네요~^^

jena
5월10일 (에세이)
기역에서 리을까지
기역에서 리을까지의 단어를 가지고 이런 글을 쓸 수 있다니 놀랍고 재미있었습니다.
작가의 재치있는 이야기들과 가끔 아재개그를 하는 듯 보이는 부분에서는 피식 웃음을 지어보기도 했습니다.
우리 나라말이 참 부를 때 예쁜 말이 많구나 하고 생각했어요.
불리어지는 그 예쁜 말들이 예쁘고 의미있게 사용되면 좋을텐데...라는 생각을 하며
내가 사용하는 말들은 잘 쓰여지고 있나? 싶은 생각입니다.
오.발.단: 갯녹음

하금
“ 모를 때는 거리낄 것도, 책임을 질 필요도 없었는데 알고 난 후에는 가슴에 돌이 하나둘 쌓이는 느낌이 들었다. 어른들이 "넌 몰라도 돼"라고 말할 때마다 투정을 부리곤 했던 나는, 이제 같은 말을 듣고도 순순히 고개를 끄덕이게 되었다. ”
『초록을 입고 - 오은의 5월』 p.120 (5월 13일의 에세이, 몰라서 좋은 일), 오은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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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금
“ 알고 싶은 것이 참 많았던 나는 머릿속에 모르고 싶은 것들을 모아놓는 방을 따로 만들었다. 몰라도 아는 척하던 사람이 몰라서 궁금해하는 사람이 되었다. 알기 위해 주위를 시종 귀찮게 하던 사람이 몰라서 기꺼이 상상해보는 사람이 되었다. 그때, 모르는 것은 확실히 약이었다. ”
『초록을 입고 - 오은의 5월』 p.121 (5월 13일의 에세이, 몰라서 좋은 일), 오은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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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금
몰라서 쓰는 시처럼, 알아도 쓰지 못하는 단어가 있다.
『초록을 입고 - 오은의 5월』 p.122 (5월 13일의 오.발.단 : 비거스렁이), 오은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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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ice2023
나는 시가 뭔지 몰라도, 아니 시가 뭔지 몰라서 그것을 쓴다. 몰라서 좋은 일이 다
『초록을 입고 - 오은의 5월』 오은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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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금
새천년 비자나무 앞에서 사진을 찍으세요
비바람이 들이쳐도 웃으세요
바람비가 쏟아져도 미소를 유지하세요
나뭇잎 떨어지듯 자연스럽게 브이 자를 그리세요
『초록을 입고 - 오은의 5월』 p.125 (5월 14일의 시, 숲이 명령함), 오은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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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금
“ 얼마 전 '자기 자비 self-compassion'라는 개념을 알게 되었다. 이는 실패했거나 고통스러운 순간에 과도한 자기 비난에 빠져드는 대신, 온화한 태도로 스스로를 돌보는 태도를 가리킨다. 모르면 몰라도 자신의 마음을 제대로 알려는 이만이 자기 자비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
『초록을 입고 - 오은의 5월』 p.129 (5월 15일 에세이의 속표지), 오은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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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금
활짝 핀 프리지어는 금방이라도 스프링처럼 튀어오를 것만 같은 천진난만함을 선사한다. 노란 꽃망울이 초록 꽃대에 맺혀 있는 모습은 '직전'이 갖는 두근거림을 품게 만든다.
『초록을 입고 - 오은의 5월』 p.132 (5월 15일의 에세이, 봄꽃을 건네는 각별한 마음), 오은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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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금
“ 그러나 탐스럽지 않은 작약은 없다. 비밀한 사연을 겹겹이 떠안거나 껴안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것은 미처 전하지 못한 고백 같기도 하고, 아직 세상에 내보이지 않은 잠재력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
『초록을 입고 - 오은의 5월』 pp.132-133 (5월 15일의 에세이, 봄꽃을 건네는 각별한 마음), 오은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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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금
복을 눈으로 볼 수 있다면, 그것은 분명 환하고 동그랄 것이다.
『초록을 입고 - 오은의 5월』 p.133 (5월 15일의 에세이, 봄꽃을 건네는 각별한 마음), 오은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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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금
꽃의 색깔에 따라 향의 진하기가 다른 것도 히아신스의 특징이다. 모든 사람을 똑같은 정도로 그리워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일깨우듯 말이다.
『초록을 입고 - 오은의 5월』 p.135 (5월 15일의 에세이, 봄꽃을 건네는 각별한 마음), 오은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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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금
“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의 속은 모른다고 하는데, 라넌큘러스의 속도 헤아리기 힘들다. 그러나 상대를 다 알게 되었을 때 허망할 때도 있으므로 이 '모름'을 기꺼이 받아들이기로 한다. ”
『초록을 입고 - 오은의 5월』 p.136 (5월 15일의 에세이, 봄꽃을 건네는 각별한 마음), 오은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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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금
라넌큘러스는 이름을 들었을 때 모습이 선뜻 떠오르지 않아 검색을 해봤는데, 요새 사무실 출근하는 골목길에 생긴 꽃집 매대에서 본 듯 해요. 운영 중인 브랜드 인스타그램 피드에 가끔 올라오는 예쁜 거실에 올려진 예쁜 화병 속에서 본 듯도 하고요. ‘요새 감성‘인 꽃이라는 인상이에요. 어니스트플라워 사이트에 꽃꽂이 스타일링 예시와 꽃에 대한 설명이 잘 적혀 있어서 공유 드려요ㅎㅎ 보다보니 괜히 눈 앞이 환해지는 기분이네요. 모니터만 보고있지말고 나가서 나무도 좀 봐야겠어요.
https://honestflower.kr/shops/ranunculus?srsltid=AfmBOoonEcY5kWvC-tBvFA97bc2Wh3JUN4_a36dBGNmeIB4rxqS7LA7W

jena
라넌큘라스~ 저도 좋아하는 꽃중하나에요
장미꽃잎을 따서 위아래 위치를 바꿔 붙이면
라넌큘라스같아져요
플라워 수업 받던일이 생각나기도하네요^^

하금
“ 누구나 알다시피 인간은 고독하죠. 누구도 나 대신 아파하거나 소멸할 수 없습니다. 이렇게 자명한 이치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여러 가지 장치를 만들어 이것을 감추기에 급급합니다. 나약하면서도 전략적인 선택이죠. ”
『초록을 입고 - 오은의 5월』 pp.140-141 (5월 16일의 담소, 망치 시인과 대패 시인이 만난 날), 오은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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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금
국가가 있고 신이 있으니 죽어도 죽는게 아니라고, 절대 혼자가 아니라고 젊은 청년들을 속여서 죽음으로 몰고 간 행위가 바로 전쟁 아닐까요.
『초록을 입고 - 오은의 5월』 p.141 (5월 16일의 담소, 망치 시인과 대패 시인이 만난 날), 오은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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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금
“ 인간의 눈에 보이지 않는, 인간의 귀에 들리지 않는 세상이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느낌'도 바로 눈에 보이거나 귀에 들리지는 않는 세계라고 할 수 있죠. 그런데 그 느낌이 어떤 일을 벌입니다. ”
『초록을 입고 - 오은의 5월』 p.145 (5월 16일의 담소, 망치 시인과 대패 시인이 만난 날), 오은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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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금
비라는 단어는 정말 비처럼 생겼고 비처럼 발음되잖아요. '비'하고 불러보면 너무나 '비' 같지 않나요?
『초록을 입고 - 오은의 5월』 p.157 (5월 16일의 담소, 망치 시인과 대패 시인이 만난 날), 오은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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