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3일 (에세이)
'부사의 운명'
오늘 잠시 멈추어 들여본 단어들은
짐짓, 흠칫
도리질이었습니다.
'툭과 툭이 만나 오래된 기타줄처럼 툭툭 끊어지고 말았을 것이다.'
툭툭이라는 말의 어감도 재미나게 들렸고요
단어와 단어가 만난다는 말도 좋으네요^^
작가가 말한 단어들..
잔뜩ㅡ반사적으로 안간힘이 느껴졌다
폭삭ㅡ 마음이 내려앉고 말았다(아래를 향한 단어)
움푹ㅡ발음하는 순간 번번히 슬퍼지고 말까
참~ㅡ믿어주기를 바라는 마음~~
마음과 몸을 움직이게하고 있네요~~
말의 힘이 꽤 크다~~하고 생각하게 되었어요
'부사ㅡ 뜻을 분명하게 하는 데 기여하지만, 없어도 문장을 해석하는 데 큰 지장을 주지 않는 품사'
이 부분을 읽으면서는
앞장에서 얘기하던 군것질이 생각이나더라구요
그리고 군것질의 군이라는 단어가 붙은 말도 다시 생각나더라구요
ㅡ 군말, 군살,군침, 군식구...ㅎㅎㅎ
'삶의 곳곳에 생기를 불어 넣어주는 것은 부사같다
단어는 뜻이 정해져 있고, 정해진 바대로 묵묵히 자신의 소용을 다한다'
참 좋은 문장인것같아요..
때때로 생기를 불어 넣어주는, 묵묵히 소용을 다하는
그런 무엇인가가 필요하고 소중하잖아요~^^
'생의 마지막에 만날 부사가 결국이 아닌 마침내이기를 바란다.
결국은 닥치는 것이지만, 마침내는 달성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ㅡㅡㅡ저도 마침내를 말하는 사람이 되고싶어요^^
*오.발.단; 어찌씨 (부사를 달리 이르는 말)
*오.담.단: 마침내 (닥치는 것이 아닌 달성하는 것)
~ 마침내를 말할 수 있는.. 어찌씨처럼 살아낸 그런 삶이 되고 싶습니다 ^^
[날 수를 세는 책 읽기ㅡ5월] '초록을 입고'
D-29

jena

jena
하금님의 대화: 기대하고 기대하던 모임인데 한 발자국 늦게 참여하게 되었네요. 다들 5월의 두 번째 날, 잘 지내고 계신지 그리고 앞두고 있는 연휴에 큰 계획이 있으신지 궁금해요. 저는 오늘 동생과 소박한 동네 데이트를 즐기고 왔어요. 작은 식당에서 점심을 사 먹고, 요거트 아이스크림을 하나씩 손에 들고 산책길을 걷다가 영화를 보고, 마지막으로 볕이 잘 드는 카페 테라스 자리에 앉아서 각자 책을 읽고 헤어졌습니다. 동생은 오늘 알바가 있거든요. 연휴의 시작인데 가게에 찾아오는 사람이 많았는지, 집에 오면 물어볼 계획이에요.
https://youtu.be/I067BonnW48?si=LsNEU_eN0BEd91H9
밀린 글 읽기와 문장 따오기를 하면서 들은 음악을 공유합니다. 도파민에 절여진 것인지, 끝없는 자극에 익숙해진 것인지 (*둘이 같은 말 같지만요) 요새 자꾸 책을 읽으면서 음악이 아니라 영상을 틀어두는 버릇이 생겨 다시 음악으로 돌아가려고 노력 중이에요. 5월의 변덕스러운 날씨를 따라 싱숭생숭해진 마음을 붙잡아두는 목소리의 보컬이 매력적인 밴드 [더 마리아스]의 라이브 세션입니다. 마음에 드시면 좋겠어요.
하금님의 하루 일과를 들으니..
따뜻한 느낌으로 다가오네요
저는 오늘도 이제야 일이 끝나 집으로 향하는길인데요
하금님이 공유해주신 음악을 들으며 이동하고 있어요
보컬 목소리가 독특하네요
따뜻한 음료한잔 앞에두고 나른해지는 느낌을 즐기고 싶어지게 하네요^^

jena
하금님의 대화: 원래 계획은 오.발.단에 소개 된 단어로 짧은 글을 남겨보는 것이었는데! 그냥 긴 일기를 쓰게 되었네요ㅎ..
일상을 들을 수 있어서 따뜻한 저녁이되었어요
오.발.단에 있는 단어로 글 쓰기~ 멋진 일이네요
글로쓰게되면 나누어주시면 좋겠는걸요^^

jena
Alice2023님의 대화: 군것지다의 뜻을 보고 깜짝 놀랍니다. 소중한 군것질이 고작 "없어도 좋을 쓸데없는 것"이었군요.
저에게 군것질은 삶의 위로, 누군가와의 공감과 연대 거든요.
오늘의 글의 부사처럼~ 없어도 되기는한데..
그 소명을 다하는거일것이니
우리에게 군것질도 소중한것같아요
삶의 위로, 공감과 연대를 주는 군것질..
어떤 것을 주 로 선택하시는지? 궁금한걸요~^^

jena
모든 아홉개의 씨가 정말!!! 예쁜것같아요.
이런 단어들을 불러볼 수 있어서 좋은것같아요

jena
하금님의 문장 수집: "움푹 팬 것을 보면 어루만지고 싶어진다."
시각적으로 본것을 ~ 단어로 떠올리고
생각에 생각을 더하고..
거기에 마음을 덧대는 작가의 말이 참 따뜻하고..
이 과정을 배워가고 싶어집니다.~^^

jena
하금님의 대화: 오.발.단에 실린 단어보다도 '움푹'에 꽂혀서 이 단어가 쓰인 시구가 없을까 찾아봤어요. 차회분 시인의 흐린 날의 고흐, 라는 시집에 "꽃의 무게가 움푹하다."라는 문장이 있다고 해요. 문장이 마음에 맺혀서 조만간 도서관에 가서 책을 찾아보려고 해요.
꽃의 무게가 움푹하다~~~~~깊게 패일 정도로 그 무게가 무겁다는 것일까요?
궁금하네요 그 뜻이..
책을 찾아보신다니
상황이되실때 전문을 나누어주셔도 좋겠는걸요~^^

jena
하금님의 대화: 이 말이 한탄 같으면서도, 글을 쓰면서 살아온 지난 날에 대한 감탄 같아서 괜히 읽으면서 기분이 좋아졌어요. 어렵고도 정직한 글 농사를 성실하게 지어온 사람만이 이렇게 5월의 하루마다 읽을 수 있는 글들을 적어낼 수 있는거겠죠.
농사~~
농사가 참 그런것같아요
왠만한 성실함과 마음 없이는 해내기 어려운것같아요
저마다의 농사가 있겠지요?
농사짓는 마음으로 저도 저의 일을 해야할텐데요..
게으름은 쌓여만갑니다 ㅋㅋㅋ

jena
하금님의 대화: 4월 모임의 마무리를 제대로 짓지 못해서 저도 너무 아쉬웠어요! 5월 초 부터 연휴가 길게 있다보니 4월 말 부터 정신 없이 바빴네요 ㅎㅎ 다시 만나 반가워요 jena님!
바쁘게 잘 지내신것같아 다행이에요~^^
글로 만나지 못한 몇일이 궁금하고 아쉬웠지만...
저도 이렇게 다시 글로 뵐수 있어서
또 반갑고 좋아요~ 하금님

Alice2023
오늘의 에세이를 읽으며 나는 오늘 어떤 부사를 썼고 들었는지 생각하게 되네요.
그런데 오늘 사용한 부사가 생각나지 않아서 이 얼마나 삭막한 하루였는지 되돌아 보게 되었어요.
잔뜩 힘이 들어간 단어 중에 잔뜩 신이 나서 라는 장면이 떠 올랐어요.
어른들은 잔뜩 신이 날 일이 없지만 아이들이 많이 만드는 장면이 아닌가 싶네요.
저도 어찌씨가 풍성한 하루를 만들어야겠어요.

하금
무엇이든 쓸 수 있다는 가능성과 어떤 것도 쓸 수 없다는 불가능성이 백지 위에, 바다 아래에 있다.
『초록을 입고 - 오은의 5월』 pp.30-31 (5월 4일의 에세이, 시로 가는 길), 오은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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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금
"아직도 바다를 생각해?" 네가 묻는다. "응. 이따금 쓰지만, 항상 쓴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항상 살지만, 이따금 살아 있다고 느끼는 것처럼."
『초록을 입고 - 오은의 5월』 p.33 (5월 4일의 에세이, 시로 가는 길), 오은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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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금
“ 백지 위에서 비뚤배뚤한 나만의 별자리를 만드는 일, 흙 위에서 바다를 생각하는 일, 나는 이것을 한다. 이렇게 나는 일평생 나에게 가까워질 것이다. 더 막막해질 수 없을 때 까지. ”
『초록을 입고 - 오은의 5월』 p.34 (5월 4일의 에세이, 시로 가는 길), 오은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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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금
짧은 문장 안에 많은 동사와 아주 긴 시간이 담겨 있다.
『초록을 입고 - 오은의 5월』 p.34 (5월 4일의 오.발.단. ; 바다흙), 오은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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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금
하금님의 문장 수집: "백지 위에서 비뚤배뚤한 나만의 별자리를 만드는 일, 흙 위에서 바다를 생각하는 일, 나는 이것을 한다. 이렇게 나는 일평생 나에게 가까워질 것이다. 더 막막해질 수 없을 때 까지. "
사람은 태어나서 평생 하나의 몸과 정신을 운전하면서 살아가는데도, 평생 나 조차도 제대로 알지 못한 채로 살아가는 것 같아서 참 신기해요. 내면을 돌보는 시간을 얼마나 확보해야 나를 다 알 수 있을까 싶기도 하고, 매분 매초 쉬지 않고 경험하며 변화하는 세계를 말로 정리해서 이해하겠다는 욕심이 과한건가 싶기도 하고요.
저는 시를 쓰지는 않지만, 일기를 쓰는 일도 백지 위에 별자리를 새기는 일과 같은걸까 생각해봤어요. 점과 점을 이어 나만의 무늬를 만들고 이름과 의미를 부이는 일이 별자리를 그리는 일이라면, 일기도 그렇다고 부를 수 있을 것 같아요.

Alice2023
거대한 마침표가 되어 뭍으로 온 흙 한 점을 생각하면, 구두점 하나도 허투루 쓰면 안 될것 같다.
『초록을 입고 - 오은의 5월』 오은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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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na
빤한 것은 곧 당연한 것이 되고 삶에는 일종의 무늬가 만들어진다.
『초록을 입고 - 오은의 5월』 P32, 오은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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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na
이렇게 나는 일평생 나에게 가까워질 것이다.
『초록을 입고 - 오은의 5월』 P34, 오은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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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na
5월 4일 (에세이)
'시로 가는 길'
4일의 글이 참 좋은데..
좀 더 찬찬히 읽어봐야할 것 같아요.
글에 자주 등장하는 '길'이라는 단어가 눈에 머뭅니다.
오래전 만들었던 'The way'라는 곡이 떠오르고,
그 곡을 처음 들려주었던 날의 장면이 떠오르는 시간이었습니다.
음악을 만드는 것ㅡ시를 짓는것 그것에 비슷한것이 있겠지요?
오.발.단 ;바다흙
오.담.단 : 길
바다흙과 길 이 두가지도 연결되는 느낌을 주는 날이었습니다.
하루 늦은 글 읽기의 글~

하금
김밥 속 재료처럼 다들 옹기종기 즐거운데
비죽 빠져나온 시금치처럼
밥을 너무 많이 넣은 김밥 옆구리처럼
나도 모르게
울음보가 터져버렸어요
『초록을 입고 - 오은의 5월』 p.41 (5월 5일의 동시, 엄마 맛), 오은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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