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주에 STS 관련 책 12권 읽기 ⑤ 책임의 원칙 (한스 요나스)

D-29
어떤 대가를 치르고서라도 그 불가침성을 보존해야 하는 핵심적 현상, 즉 "구원"의 씨를 자신 속에 이미 가지고 있는 까닭에 어떤 미래로부터도 그 구원을 기대할 수 없는 이 핵심적 현상에 있어서는 실제로 충분히 설득력 있는 '불행의 예견'이 설득력은 덜하지 않지만 본질적으로 수준이 낮은 '구원의 예견'보다 훨씬 결정적이다.
책임의 원칙 - 기술 시대의 생태학적 윤리 76, H. 요나스 지음, 이진우 옮김
여기서 우리의 문제와 연관되는 것은 데카르트적 회의 원칙의 전도이다. 데카르트에 따르면 우리는 회의할 수 없을 정도로 참된 것을 확정하기 위하여 어떤 형식으로건 회의할 수 있는 것은 모든 증명괸 거짓과 동일시해야 한다. 이에 반하여 우리는 여기에서 회의할 수도 있지만 가능한 것을, 그것이 특정한 종류의 것이라면, 결정의 목적을 위해서 확실한 것처럼 다루어야 한다.
책임의 원칙 - 기술 시대의 생태학적 윤리 81-82, H. 요나스 지음, 이진우 옮김
그것은 또한 이기적이고 행복론적인 성격과 궁극적으로 비윤리적인 성격을 배제한 파스칼적 내기의 변종이기도 하다. … 여기서 모험의 대상이 되고 있는 무와의 관계에서 모든 것은, 즉 아주 덧없는 시간적 존재마저도 무한한 크기가 된다. 여기서 (주어진 시간성을 희생하는 대가로 가능한 영원성에 내기를 거는) 두번째의 선택은 무한한 손실의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영원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은 단순한 가능성 이상의 믿음이 되어야 한다. 만약 그렇게 되면 영원에 대한 선택은 더 이상 내기 게임이 아니다. … 우리가 제시하는 내기의 윤리적 원칙은 이런 비난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이것은 무를 모험하는 것, 즉 선택된 것에서 무의 가능성을 허용하는 것을 금지하기 때문이다. 간단히 말해서 우리의 윤리적 원칙은 인류의 문제에 한해서는 가지고 있는 전체를 내기에 거는 바방크(Va-banque) 놀이를 금지하기 때문이다.
책임의 원칙 - 기술 시대의 생태학적 윤리 82, H. 요나스 지음, 이진우 옮김
불확실성에 대처하기 위한 이 원칙 자체는 불확실성의 성격을 지니지 않는다. 이것은 우리를 무조건적으로 구속한다. 다시 말해서 윤리적 현명함의 단순한 충고로서 우리를 구속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앞으로 존재하게 될 것에 대한 책임을 수용한다면 피할 수 없는 지시 명령으로서 우리를 구속한다.
책임의 원칙 - 기술 시대의 생태학적 윤리 83, H. 요나스 지음, 이진우 옮김
존재하고 있다면 권리를 가질 수도 있다. 그러나 앞으로 존재할 것이라는 가능성을 근거로 권리를 가지지는 않는다. 실재로 존재하기 이전에는 어떤 생명도 존재할 권리를 가지지 않는다. 존재에 대한 권리 주장은 존재를 통해 비로소 시작된다. 그러니 우리가 탐구하는 윤리는 자로 아직 존재하고 있지 않은 것과 연관되어 있으며, 이 윤리가 제시하는 책임의 윤리는 권리와 호혜성의 모든 이념과 상관이 없어야만 한다.
책임의 원칙 - 기술 시대의 생태학적 윤리 84, H. 요나스 지음, 이진우 옮김
독립적이지 못한 후세대와의 관계는 책임의 이념의 원천이며, 끊임없이 우리를 요청하는 행위의 영역은 책임이 실행되는 가장 원천적인 장소이다. … 여기서 말하는 모든 책임 있는 행위의 원형은 다행스럽게도 한 원칙으로부터의 연역을 필요로 하지 않고, 자연에 의해 우리에게 천부적으로 주어진 것이다.
책임의 원칙 - 기술 시대의 생태학적 윤리 85, H. 요나스 지음, 이진우 옮김
그들의 실존에 관해서는 단지 직접적 생산자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는 데 반하여, 실존의 조건에 관해서은 먼 선조, 그리고 더욱 일반적으로 말하자면 이러한 조건의 창시자가 책임이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따라서 아직 존립하고 있지는 않지만 실존할 것으로 시대되는 후세대의 권리로 밀미암아 오늘날의 우리에게는 창시자의 응답 의무가 있다. 이런 의무 때문에 엄청난 차원의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행위를 할 때 우리는 그들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책임의 원칙 - 기술 시대의 생태학적 윤리 87, H. 요나스 지음, 이진우 옮김
오! 번역하신 이진우 님은 그 니체 전문가이신 분? 기대됩니당 이제 시작해요 ㅎㅎ
근대의 초기에 있었던 천년 제국주의적 운동들 중 많은 것은 실제로 유토피아주의적 정치에 상당히 접근하였다. 특히 이러한 운동들이 충격과 개시에 만족하지 않고, 그들이 이미 내용적으로 표상하고 있는 신성 국가의 건설에 착수하였을 때 그러하였다. 이러한 구상 속에 사회적 평등과 정의의 이념들이 일종의 역할을 하는 한, 현대의 유토피아주의적 윤리에 대한 특별한 동기는 이미 존립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세속화된 종말론, 즉 현대의 정치적 유토피아주의에 특징적인 현재와 이후, 수단과 목적, 행위와 목표 사이를 갈라 놓는 간격은 아직 포함되지 않았다.
책임의 원칙 - 기술 시대의 생태학적 윤리 48쪽, H. 요나스 지음, 이진우 옮김
'되풀이되는 결말'이라는 희생을 치르고야 얻게 되는 '되풀이되는 시작'은 인류의 희망이 될 수 있고, 권태와 틀에 박힌 일상 속에 빠지지 않게 하는 보호막이 될 수 있으며, 삶의 자발성을 보존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책임의 원칙 - 기술 시대의 생태학적 윤리 53쪽, H. 요나스 지음, 이진우 옮김
만약 우리가 인간의 문제를 처리하는 데 있어서 인간적인 방법을 그런 식으로 회피하고 비인격적 기제라는 간단한 방식으로 대체한다면, 우리는 인격적 자아의 존엄을 간과한 것이며, 또 책임을 지는 주체로부터 프로그램이 입력된 체계로 이행하 가는 과정을 촉진시킨 것이다.
책임의 원칙 - 기술 시대의 생태학적 윤리 55, H. 요나스 지음, 이진우 옮김
인간은 행위하는 까닭에 윤리는 있어야만 한다. 그리고 윤리는 행위의 질서를 위해, 또 행위할 수 있는 권력의 규제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책임의 원칙 - 기술 시대의 생태학적 윤리 61, H. 요나스 지음, 이진우 옮김
오! 저랑 같은 문장 수집하셨네요~ ^^
인간은 행위하는 까닭에 윤리는 있어야만 한다. 그리고 윤리는 행위의 질서를 위해, 또 행위할 수 있는 권력의 규제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따라서 규제해야 할 행위의 권력이 크면 클수록 윤리는 더욱더 있어야만 한다. 질서 원리는 질서지워져야 할 것의 크기뿐만 아니라 그 종류에도 적합해야 한다. 그러므로 새로운 종류의 행위 능력은 윤리의 새로운 규칙을 요구하며, 또 새로운 종류의 윤리를 요구하기까지 한다.
책임의 원칙 - 기술 시대의 생태학적 윤리 61p, H. 요나스 지음, 이진우 옮김
즉 결정은 최고의 선을 획득하기 위해서가 아니라(그것은 단지 오만의 문제일 수도 있다) 최고의 악을 회피하기 위하여 이루어져야 한다. 후자의 생각만이 항상 우선권을 가지며, 또 필연성이라는 구실을 가진다. 왜냐하면 사람은 최고의 선 없이도 살 수 있지만, 최고의 악으로는 살 수 없기 때문이다.
책임의 원칙 - 기술 시대의 생태학적 윤리 79p, H. 요나스 지음, 이진우 옮김
신적인 창조자에게도 선의 개념에 의하면 그러한 존재 당위가 자신의 창조의 근거였다는 가정이 전제된다. 즉 창조자는 세계가 존재해야 한다고 생각하였기 때문에 이 세계를 원하였다는 것이다. 그렇다. 세계 안에서 가치를 지각하는 것은 신적인 창시자를 추론할 수 있는 여러 근거 중의 하나이며(예전에는 이것이 여러 가지 신존재 "증명" 중의 하나였다), 이와는 반대로 창시자의 전제가 그의 창조물에 가치를 부여하는 근거는 아니라는 사실을 주장할 수 있다.
책임의 원칙 - 기술 시대의 생태학적 윤리 97p, H. 요나스 지음, 이진우 옮김
존재 또는 자연은 하나이며, 존재와 자연은 자신으로부터 스스로 산출하는 것을 통해 자신을 증명한다. 따라서 존재가 무엇인가는 이 증명을 통해 알아내야 한다. 물론 가장 은폐되어 있는 것에서가 아니라 가장 많은 것을 말해 주는 것, 즉 가장 명백한 것에서 알아내야 하며, 발달되지 않은 것에서가 아니라 가장 발달된 것에서 알아내야 하며, 빈약한 것에서가 아니라 가장 완전한 것, 즉 우리가 접근할 수 있는 "최상의 것"에서 알아내야 한다.
책임의 원칙 - 기술 시대의 생태학적 윤리 132p, H. 요나스 지음, 이진우 옮김
실존의 당위가 후손에게 불가능하도록 만드는 것이 본래적 범죄이다. ... 우리가 지켜야 할 것은 오히려 그들의 의무, 즉 현실적으로 존재하고 있는 인류에 대한 의무이다. 다시 말해서 이러한 의무에 대한 미래 인간의 능력, 즉 이러한 의무를 스스로에게 부과할 수 있는 능력을 지켜야 한다.
책임의 원칙 - 기술 시대의 생태학적 윤리 88, H. 요나스 지음, 이진우 옮김
도대체 왜 인류의 실존이 요청되는가 하는 물음의 근거에 역행한다면 어떤 미래인의 존재 본질도 허용될 수 없다는 것이 제1규칙이다. 따라서 인류는 존재해야 한다는 사실의 명법은 오로지 인간에게만 관계되는 첫째 명법이다. ... 이 제 1명법이 뜻하는 바는 우리가 미래의 인간에 대해 책임을 지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이념에 대해 책임을 진다는 것이다. 이 이념은 세계에서 자신이 구체적으로 실현되어야 한다고 요청한다. 다른 말로 표현하면 그것은 존재론적 이념이다.
책임의 원칙 - 기술 시대의 생태학적 윤리 90, H. 요나스 지음, 이진우 옮김
실은 이건 제가 예전부터 가졌던 질문입니다. 도대체 인류가 지구상에 왜 존재해야하는가? 지구상의 인류의 역사가 다른 생물에 비해 훨씬 짧고 인류가 여태까지 지구상에서 해온 파괴적 행위가 엄청난 여파를 미쳤는데 비해 인류가 왜 존재해야 할까? 이건 단지 염세주의적 감정에서 비롯된 게 아니고 정말 다른 생물의 멸종에 비해 유독 인류의 실존을 유지해야하는 당위성, 즉 인간의 본질에 대해 궁금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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