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장과 마르가리타> 고전문학 읽기 열두번째

D-29
끊임없이 거짓말을 해 대는 바람에 눈이 코 쪽으로 몰린 처녀가 나를 맞이했소.
거장과 마르가리타 245, 미하일 불가코프 지음, 정보라 옮김
가을의 어둠이 유리창을 뚫고 방 안으로 쏟아져 들어와, 마치 잉크를 마신 것처럼 그 어둠에 목이 막힐 것만 같았소.
거장과 마르가리타 249, 미하일 불가코프 지음, 정보라 옮김
소설은 고집스럽게 저항하면서도 결국 완전히 타서 사라졌소. 낯익은 단어들이 눈앞에 어른거렸고, 노란 반점이 종이쪽을 타고 걷잡을수 없이 피어올랐지만 단어들은 그런 종이쪽에서도 스며 나왔소 그 단어들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내가 새까매진 종이쪽을 부젓가락으로 사납게 긁어 헤쳤을 때였소.
거장과 마르가리타 250, 미하일 불가코프 지음, 정보라 옮김
병자가 귀에 속삭인 이야기는 이반을 몹시 흥분시킨 것이 분명했다. 때때로 그의 얼굴에 경련이 스쳐 지나갔다. 눈에는 공포와 격노가 떠올라 번졌다. 손님은 손으로 달 부근은 가리켰는데 달은 이미 발코니 아래로 지고 난 후였다.
거장과 마르가리타 253, 미하일 불가코프 지음, 정보라 옮김
어쩌겠나. 사람은 사람이니까. 돈을 좋아하지만, 그건 언제나 그랬지... 사람이란 돈을 좋아하지, 뭘로 만들어졌든 가리지 않고. 가죽으로 만들어졌든, 종이든, 구리든 아니면 금이든. 그래, 경솔하지...... 뭐, 어쩌겠나...... 그리고 자비심이라는 것도 가끔은 그 마음을 두드리곤 하지...... 보통 사람들...... 대체로, 예전 사람들을 상기시키지...... 단지 주택 문제가 그들을 이렇게 망쳐 놓았을 뿐이야......" 마술사가 생각에 잠겨 대답하더니 큰 소리로 명령했다. "머리를 도로 붙이게."
거장과 마르가리타 215, 미하일 불가코프 지음, 정보라 옮김
바레누하의 대답에는 어딘가 아주 미묘하게 이상한 구석이 있었다는 것이다. 민감함으로 말하자면 세계 어느 관측소의 지진계와도 다툴 수 있을 정도인 경영 지배인은 이 점을 즉시 눈치겠다.
거장과 마르가리타 261, 미하일 불가코프 지음, 정보라 옮김
이제 집으로 가시지요. 당신 배우자가 준비해 놓고 있을 지옥이 당신이 받을 벌이 될 겁니다.
거장과 마르가리타 281, 미하일 불가코프 지음, 정보라 옮김
당신의 눈은 신전 항로의 연기에 가려지고, 당신의 귀는 사제들의 나팔 소리 외에는 아무것도 듣지 못하게 된 건가?
거장과 마르가리타 303, 미하일 불가코프 지음, 정보라 옮김
포플랍스키는 왠지 그 조그만 사람이 금세 아파트를 나올 것이라는 예감이 들었다. 이미 막시밀리안 안드레예비치에게 조카의 장례식 같은 것은 안중에도 없었고, 키예프로 돌아가는 열차가 출발할 때까지는 시간이 충분했다. 경제학자는 주위를 둘러보고 골방 안으로 몸을 숨겼다.
거장과 마르가리타 341, 미하일 불가코프 지음, 정보라 옮김
그날 밤 모스크바에 이것 말고도 이상한 일들이 얼마나 더 많이 벌어졌는지 우리는 알 수도 없고, 물론 알아내려 하지도 않을 것이다. 게다가 우리는 이 진실한 이야기의 제2부로 넘어갈 때가 되었다. 독자여, 나를 따르라!
거장과 마르가리타 362, 미하일 불가코프 지음, 정보라 옮김
내 기억에서 나가 줘요. 그래야 내가 자유로워질 거예요.
거장과 마르가리타 375, 미하일 불가코프 지음, 정보라 옮김
그럼 그 카페 주인은 어디 있어요? 마르가리타가 물었다.
거장과 마르가리타 452, 미하일 불가코프 지음, 정보라 옮김
프리다는 죽어 삼십년간 아침에 일어나면 탁자에 푸른테두리를 두른 손수건이 놓여져있었다. 아무리 없애려고 해도 소용이 없었다. 그녀는 카페주인이 끈질기게 유혹해서 아들을 낳았지만, 아이를 먹여살릴 방도가 없어 아들을 숲으로 안고 가서 입에 손수건으로 막아 죽여 판결을 받았다. 바로 그 손수건이었다. 마르가리타만 제외하면 아들의 아버지인 카페주인의 죄는 묻지않는다. 오직 숲에서 아기를 목졸라 죽인 프리다에게만 죄를 묻는다.
여왕님. 가려져 있다는 게 중요한 겁니다! 그 점이 핵심이라고요! 노출된 물체는 누구나 맞힐 수 있으니까요!
거장과 마르가리타 470, 미하일 불가코프 지음, 정보라 옮김
등불 세 개가 총독 앞 탁자위에 나타나자 그 순간 달 밝은 밤이 정원으로 물러났다. 마치 아프라니가 데리고 나간 것 같았다.
거장과 마르가리타 551, 미하일 불가코프 지음, 정보라 옮김
코로비요프가 말을 이으며 근심스러운 듯 손가락을 쳐들었다. "하지만! 다시 한 번 되풀이해 말하겠는데, 하지만! 만약 미생물이 저 온실 속 식물들을 덮쳐서 뿌리를 갉아 먹는 다면, 그래서 썩기 시작한다면! 파인애플에도 그런 일은 일어 나잖아! 아, 그래, 맞아, 종종 일어난다고!
거장과 마르가리타 591, 미하일 불가코프 지음, 정보라 옮김
작가들의 집을 온실속이라 칭한다.
'아, 당신, 당신." 헝클어진 머리를 흔들며 마르가리타가 속삭였다. 아 당신, 신념을 잃은 불행한 사람. 난 어젯밤 당신을 위해 알몸으로 전전긍긍했는데, 본성을 잃어버리고 새롭게 태어났는데, 몇 달 전부터 어두운 골방에 앉아서 오직 한 가지, 예르샬라임에 내리는 소나기에 대해서만 생각했는데, 눈이 빠지도록 울었는데, 이제 와서 불시에 행복이 돌아오고 나니까 날 내쫓는 건가요? 그럼 좋아요. 가겠어요, 간다고요. 하지만 당신이 잔인한 사람이라는 건 알아 둬요! 당신의 영혼은 황폐해졌다고요!
거장과 마르가리타 614, 미하일 불가코프 지음, 정보라 옮김
만월이 떠오르면 불면증에 시달립니다. 불면증은 저 사람뿐만 아니라 그의 충직한 경호원인 저 개까지도 괴롭히지요. 가장 중대한 결점은 비겁함이라는 말이 옳다면 저 개는 적어도 그 점에 있어서 잘못이 없습니다. 용맹한 견공이 두려워하는 것은 단 하나, 폭풍우뿐입니다. 그래도 어쩌겠습니까, 누군가를 사랑한다면 사랑하는 사람의 운명에도 동참해야 하는 법이죠.
거장과 마르가리타 639, 미하일 불가코프 지음, 정보라 옮김
거장은 가만히 서서 앉아 있는 총독을 바라보면서 바로 이 순간을 기다린 듯했다. 그는 손을 둥그렇게 모아 입가에 대고 인적도 숲도 없는 산 구석구석에 메아리가 울릴 정도로 크게 소리쳤다. "자유다! 자유! 그가 너를 기다린다!" 산이 거장의 목소리를 우레 소리로 바꾸었고, 그 우레가 산을 무너뜨렸다.
거장과 마르가리타 641, 미하일 불가코프 지음, 정보라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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