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llef님의 대화: 〈한강, 우리를 불편하게 하는 문학〉
한강의 소설 만큼이나 밀도가 어마어마한 서평입니다. 감탄하며 여러 번 읽었습니다. 비문학을 읽으면 보통 생각이 정리되는데 문학과 문학 리뷰는 반대네요.
> 한강이라는 작가의 특이성은, 자기 세계에 도달한 과정이 선배 세대와 정반대의 방향성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임철우와 현기영에게는 비극적 역사를 재현해 내는 것이 그들에게는 문학의 출발점이자 필생의 소명이었던 까닭이다. 하지만 한강의 경우는 이와는 정반대이다. 역사적 상처와 거리가 먼 곳에서 시작하여 그 상처를 향해 간다. 앞 세대의 경우는 역사적 상처가 문학을 소환했다면, 한강의 경우는 반대로 **문학성에 대한 추구**가 역사적 상처를 찾아냈다는 것이다. ⋯⋯ 한강은 오랜 동안 **문학 자체에 대한 충실성의 추구**라는 글쓰기의 기조를 유지해왔다.
> 한강의 문학이 보여주는 이런 흐름은, **문학의 윤리**가 그 자체로 농축됨으로써 **문학의 정치**로 발현되는 매우 특이한 모습에 해당한다. 한국 문학사의 관점에서는 예외적이지만, 그런 예외성이 오히려 문학의 윤리가 지닌 본질적 속성을 웅변적으로 드러내 주는 것이기도 하다. 한 작가가 글쓰기의 장인으로서 수행해 낸 충실성이 그 자체로 시민 정치가 되는 특별한 장면을 만들어 냈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이 문단을 여러 번 읽었지만 잘 모르겠네요. '문학성에 대한 추구', '문학의 윤리', '문학 자체에 대한 충실성의 추구', '문학의 정치' 는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요? '문학성'이란 무엇을 말하는 걸까요? @cliomet @서울리뷰오브북스알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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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을 통해 '정동'이란 단어를 발견했습니다!
- "삶이란 거대한 죽음의 바다 위에 찰랑거리는 잔물결 같은 것임을" 참 예쁜 문장입니다.
- "사람의 삶만이 아니라 생명 현상이라는 것 자체가, 우주라는 거대한 죽음의 공간에서 생겨난 매우 특이한 비상사태에 불과하다는 것은 누구나 생각하면 알 수 있는 것이다." 이 문장에서 리뷰어가 선택한 '비상사태'란 단어가 매우 재미있네요. 읽으며 큭큭 거렸습니다.
저도 '정동' 단어 뜻 찾아봤어요!
"희로애락과 같이 일시적으로 급격히 일어나는 감정. 진행 중인 사고 과정이 멎게 되거나 신체 변화가 뒤따르는 강렬한 감정 상태이다." -표준국어대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