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을 안 하면 인간이 아닌가〉
으음... 왜일까요. 다른 리뷰를 본 후에는 원저를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 리뷰를 본 후에는 그런 마음이 전혀 들지 않았습니다. 리뷰어가 리뷰에서 책에 대해 애착을 드러내지 않아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인간의 본질에 전쟁이 포함되어 있는가?" 라는 질문이 제게 너무 멀게 느껴져 그런게 아닌가? 라고도 생각이 들구요. 리뷰어가 '전쟁'이 아닌 '인간의 본질'에 초점을 맞췄기에 그런것 같기도 합니다. '인간의 본질'을 논하기 위한 장치로 '전쟁'은 그렇게 적합하지 않다른 생각도 들고... '전쟁이 일어나는 조건'을 말하는 부분은 너무 가볍게 언급되어 눈길이 가지 않습니다.
책에서 언급한 루소와 홉스의 자연상태에 대한 관점의 차이, 그리고 인간의 본성에 대한 논의는 굉장히 흥미로운 주제이나 이를 논하기 위해선 『전쟁은 인간에게 무엇인가』 보다 더 나은 텍스트가 있을 것만 같습니다. '전쟁'이 오히려 사고를 제한하는 듯한 느낌도 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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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증을 느껴 『에드먼드 버크와 토머스 페인의 위대한 논쟁- 보수와 진보의 탄생』 꺼내 뒤적거렸습니다. 이 텍스트는 자연과 인간의 본성에 대한 다른 두 관점이 보수와 진보라는 실천적 정치 철학으로 진행된 과정을 보여줍니다.
> 페인은 본래의 사회를 인간 본성의 작용으로 여기는 반면, 정부란 인간의 의지에 의해 창조된 인공적 장치이며, 따라서 불완전한 판단, 특히 권력과 탐욕에 의한 부패에 약하다고 간주한다. ⋯⋯ 페인의 혁명의 핵심은 다시 시작하고 더 나아지기 위한 머나먼 과거로의 회귀다. ⋯⋯ 해결책은 불법적인 정부를 인간의 본성에 대한 최근의 이해와 좀더 연계한 정부로 대체하고, 그렇게 함으로써 자연스러운 평화라는 대의를 앞당기는 것이다. 그리고 정치적 혁명의 목표는 이런 목적을 가진 자연적 사회로의 회귀다.
> 버크는 어떤 사회의 출발점이라도 거의 분명 어떤 유형의 야만을 포함하게 마련이라고 쓴다. 그러나 시간의 흐름과 더불어 서서히 급박한 상황에 대응하면서 사회는 더 성숙한 형태로 발전한다. 그러므로 출발점으로의 귀환은 온당한 원칙 위에서 새롭게 시작할 기회를 제공하는 게 아니다. ⋯⋯ 국민이 자연을 추구하느라 역사를 등한시하다 보면 지혜와 교훈에 관한 최고의 출처는 놔두고 정치 생활에 대한 유용한 지식이라고는 거의 없는 근원을 고민하려 들 것이라는 점이다.
서울리뷰오브북스 북클럽 파일럿 1_편집자와 함께 읽는 서리북 봄호(17호) 헌법의 시간
D-29
illef

서울리뷰오브북스알렙
“ 인간은 누구나 ‘똥’을 싸고,어떤 형태로든 똥의 흔적을 남긴다.그렇지만 흔적을 남기는 것에 극단적으로 예민한 사람이 있는데,그중 한 명이 바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다.그는2018년 싱가포르의 북·미 정상회담에 자신의 전용 화장실을 들고 갔다.그가변비 같은 질환을 앓고 있어서가 아니라,외국의 정보기관이 자신의 똥을 훔쳐 그에 담긴 정보를 분석해서 건강 상태를 엿보는 것을막기 위해서였다.그의 까칠함이 기우만은 아닌 것이,실제로 세계각국 지도자의 똥을 훔치기 위한 작전은 선례가 있었다.예를 들어,1949년 마오쩌둥이 모스크바를 방문했을 때 스탈린의 밀사는 마오쩌둥의 똥을 가로채려 시도했으며Qce,조지 부시 미국 전 대통령도2006년 오스트리아 방문 당시 이런 상황을 걱정해서 자신만의전용 화장실을 들고 갔다. ”
『서울리뷰오브북스 17호』 황정하.홍성욱, <멋진 구세계>. 브린 넬슨의 <똥> 서평 , 유정훈 외 지음, 서울리뷰오브북스 편집부 엮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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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리뷰오브북스알렙
황정하. 홍성욱 선생님의 서평은, 도입부가 새삼 흥미롭습니다.
이런 도입부를 만나면, 기대감이 상승해지죠. 이 글은 어떠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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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llef
서울리뷰오브북스알렙님의 대화: 황정하. 홍성욱 선생님의 서평은, 도입부가 새삼 흥미롭습니다.
이런 도입부를 만나면, 기대감이 상승해지죠. 이 글은 어떠셨나요?
덕분에 이 글을 먼저 읽게 되었네요 ㅎㅎ
〈멋진 구 세계: 우리는 잃어버린 똥의 가치를 되찾을 수 있을까〉
수세식 화장실의 발명으로 똥을 하수구로 밀어냅니다. 이 행동을 "자연과 사회를 분리하지 않으며 문제를 끌어안고 끙끙대면서 해법을 고민하는 대신에, ⋯⋯ 문제를 단칼에 잘라내 버리려고 한다" 로 설명한 게 흥미롭네요. "생명체 중 인간만이 유일하게 자기 배설물을 강과 바다에 흘려보내고 있다" 는 말도 재미있습니다. 과거에 문제가 아닌 것이 문제가 되었고, 그 문제를 다른 곳으로 치워버린 것을 해결한 것으로 착각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 교양 과학서라는 책의 장르적 특성도 한몫한다. 교양 과학서에서는 과학적 사실과 해석에 내재한 불확실성과 이를 둘러싼 논쟁을 입체적으로 소개하는 일이 쉽지 않다.
이 문장과 그 뒤에 나오는 서술도 눈이 갑니다. 교양서는 일반 독자가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는 것을 목표로 하기에 깊이에는 도달하기 어렵습니다. 저와 같은 사람의 관심을 끌어야 하기에 흥미롭고, 이해하기 쉬운 측면만을 다루는 경향도 분명히 있구요.
교양서가 흥미로운 지식에 대한 전달에 만족하지 않고, 문제의식에 대한 공감으로, 나아가 실천 방식에 대한 고민으로 독자를 유도하는 건 ... 요즘같이 해결해야 할 것들이 산적한 시간에는 쉽지 않은 과제일 것 같습니다.

서울리뷰오브북스알렙
illef님의 대화: 덕분에 이 글을 먼저 읽게 되었네요 ㅎㅎ
〈멋진 구 세계: 우리는 잃어버린 똥의 가치를 되찾을 수 있을까〉
수세식 화장실의 발명으로 똥을 하수구로 밀어냅니다. 이 행동을 "자연과 사회를 분리하지 않으며 문제를 끌어안고 끙끙대면서 해법을 고민하는 대신에, ⋯⋯ 문제를 단칼에 잘라내 버리려고 한다" 로 설명한 게 흥미롭네요. "생명체 중 인간만이 유일하게 자기 배설물을 강과 바다에 흘려보내고 있다" 는 말도 재미있습니다. 과거에 문제가 아닌 것이 문제가 되었고, 그 문제를 다른 곳으로 치워버린 것을 해결한 것으로 착각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 교양 과학서라는 책의 장르적 특성도 한몫한다. 교양 과학서에서는 과학적 사실과 해석에 내재한 불확실성과 이를 둘러싼 논쟁을 입체적으로 소개하는 일이 쉽지 않다.
이 문장과 그 뒤에 나오는 서술도 눈이 갑니다. 교양서는 일반 독자가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는 것을 목표로 하기에 깊이에는 도달하기 어렵습니다. 저와 같은 사람의 관심을 끌어야 하기에 흥미롭고, 이해하기 쉬운 측면만을 다루는 경향도 분명히 있구요.
교양서가 흥미로운 지식에 대한 전달에 만족하지 않고, 문제의식에 대한 공감으로, 나아가 실천 방식에 대한 고민으로 독자를 유도하는 건 ... 요즘같이 해결해야 할 것들이 산적한 시간에는 쉽지 않은 과제일 것 같습니다.
네. 브린 넬슨의 책 <똥>은 학문적 연구 논문이나 전문 학계 담론을 위한 책이 아니라, 일반 독자를 대상으로 과학적 사실과 사회적 맥락을 쉽게 풀어 쓴 과학 교양서입니다. 함께 읽기로 저자가 소개한 책 『똥에 대해 이야기해봅시다, 진지하게』(로즈 조지 지음, 하인해 옮김, 카라칼, 2020)는 공중 보건, 위생, 인권 문제 등을 다룬 사회 고발 르포르타주이고, 또 다른 책 『북경 똥장수』(신규환 지음, 푸른역사, 2014)는 도시 위생을 다룬 도시사 연구서라고 볼 수 있는데, 학술 도서이면서도 대중 독자도 읽기 어렵지 않게 구성돼 있다고 합니다.
세 권의 책 중에서 고르라면, 저는 <똥>보다는 <북경 똥장수>가 흥미롭겠던데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서울리뷰오브북스알렙
@모임
<서리북 17호> 함께 읽기 2주차입니다. 이번 한 주도 평안하셨나요?
2주차는 <리뷰 코너>의 글을 읽는 순서인데요. <리뷰 코너>에는 6편의 글이 수록돼 있으면서 그걸로 끝나지 않고 <재반론>이라는 글이 하나 더 실렸습니다. <재반론>에 관한 편집자의 설명을 보실까요?
[편집자] 《서울리뷰오브북스》는 지난 15호(2024년 가을) ‘특집 리뷰: 지방과 지역 사이’에 『전라디언의 굴레』(생각의힘, 2021)를 다룬 박경섭의 「전라도와 함께 지역 문제를 이해하고 극복하기」를 게재하고, 이후 『전라디언의 굴레』의 저자인 조귀동의 반론 「‘외부인’과 ‘관리자’로 규정하는 방식은 정당한가?」를 16호(2024년 겨울)에 실었다. 『전라디언의 굴레』의 서평을 쓴 박 경섭이 다시금 반론의 의사를 전해옴에 따라, 재반론을 게재한다. 이 글은 본래 원고지 30매 분량으로 투고되었으나 본지의 반론 분량 규정에 맞추어 축약되었다. 전문은 《서울리뷰오브북스》 홈페이지(http://seoulreviewofbooks.com/)에서 읽을 수 있다.
그렇습니다. 17호에 실린 <재반론> 글의 히스토리를 추적해 보니, 15호부터 죽 따라 읽어야겠군요. 해서, 다음과 같이 <같이 읽을거리>를 풍성하게 차려놓았습니다.
먼저, 15호 『전라디언의 굴레』(생각의힘, 2021)를 다룬 박경섭의 「전라도와 함께 지역 문제를 이해하고 극복하기」읽기 ---->
https://drive.google.com/file/d/1QWELogZy_QG8lu66aCoRRyXwLh3iVBvC/view?usp=sharing
그리고 16호 저자인 조귀동의 반론 「‘외부인’과 ‘관리자’로 규정하는 방식은 정당한가?」읽기 ---->
https://drive.google.com/file/d/1wABikPXe5LqdWl7NqJ1EambhbLi_5h6a/view?usp=sharing
마지막으로 17호 박경섭의 재반론 읽기 ---->
https://drive.google.com/file/d/1XF5jApg3TY_XUFdO_f2VmKC5QHoHq7gi/view?usp=sharing
이렇게 최초의 서평과 반론 그리고 재반론까지 죽 이어서 읽어보시면 좋을 듯합니다.
참고로 15호 특집의 주제는 <지역과 지방 사이>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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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지는 공론장의 구실도 하기 때문에, 한번 실은 글에 대한 반론의 자유 및 권리도 보장돼야 하죠.
<서리북>도 이러한 비판의 목소리에 한껏 긴장하며 경청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원고>가 처음 들어오면, 그러한 소지(논쟁)가 있을까부터 신경 쓰죠. 특히나 국내 저자의 책을 서평으로 다룰 때에, 그러한 가능성(논쟁이 성립할)을 갖고 있다고 봐야 합니다.
15호의 서평이 처음 게재되고 나서, 저자(조귀동)께서 즉각적으로 반응했어요. 그래서 반론의 글을 쓰실 의향을 여쭈었고요. 16호에 반론을 쓰신 겁니다. 그러고 나서, 반론에 대한 재반론 의향을 바로 박경섭 선생께 여쭸고요. 16호 때에는 쓰지 않겠다 하셧다가, 17호 때에 재반론을 쓰신 겁니다.
<서리북> 편집진은 이런 경우, 기계적 중립의 입장에 서는 것이 최소한일 겁니다.
독자 입장에서는요?
"오늘날 독자는 서로 상관도 없는 저자를 이처럼 한자리에 불러 모아 마주하게 한다. 이것이 바로 독자의 권력이고,독서가 주는 뜻밖의 즐거움이 아닐까?"라고 누군가 적더군요.
여러분께서도 "리뷰는 독자의 몫이다"라는 관점을 즐기시길 바랍니다.
서평 - 반론 - 재반론에 이어지는 두 분의 대화에 관심 있으신 분은 위에 적은 링크를 따라가서, 글을 읽으시면 됩니다. 편집본 PDF로 올려놓았는데요. 널리 공유하시진 마시고요.
주말에도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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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리뷰오브북스알렙
@모임
안녕하세요? 알렙씨입니다.
저도 소식을 듣고선 놀랐었는데요. 우리가 모이고 활동하는 이곳, 이 사이트를 설립하고 운영해 오셨던 김새섬 대표님께서 투병 중이라는 소식이에요. 응급 수술을 하고 진단을 확정하고 또 이후의 치료 일정을 밟고 있고요. 다행히도 현재에는 회복 중이라 들었습니다.
남편이신 장강명 작가께서 <김새섬 대표님 응원해 주세요>라는 방을 만들어서 소식을 전해 주셨어요.
https://www.gmeum.com/meet/2617
인연이 있으신 분들이나, 혹은 함께해 줄 수 있는 분들께서는 응원의 말씀을 남겨 주세요.
(투병 초기에, 메일이나 메시지 그리고 그믐의 많은 응원의 댓글을 읽으셨다고 그래요.)
아울러, 다가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