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리뷰오브북스 북클럽 파일럿 1_편집자와 함께 읽는 서리북 봄호(17호) 헌법의 시간

D-29
서울리뷰오브북스알렙님의 대화: 황정하. 홍성욱 선생님의 서평은, 도입부가 새삼 흥미롭습니다. 이런 도입부를 만나면, 기대감이 상승해지죠. 이 글은 어떠셨나요?
덕분에 이 글을 먼저 읽게 되었네요 ㅎㅎ 〈멋진 구 세계: 우리는 잃어버린 똥의 가치를 되찾을 수 있을까〉 수세식 화장실의 발명으로 똥을 하수구로 밀어냅니다. 이 행동을 "자연과 사회를 분리하지 않으며 문제를 끌어안고 끙끙대면서 해법을 고민하는 대신에, ⋯⋯ 문제를 단칼에 잘라내 버리려고 한다" 로 설명한 게 흥미롭네요. "생명체 중 인간만이 유일하게 자기 배설물을 강과 바다에 흘려보내고 있다" 는 말도 재미있습니다. 과거에 문제가 아닌 것이 문제가 되었고, 그 문제를 다른 곳으로 치워버린 것을 해결한 것으로 착각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 교양 과학서라는 책의 장르적 특성도 한몫한다. 교양 과학서에서는 과학적 사실과 해석에 내재한 불확실성과 이를 둘러싼 논쟁을 입체적으로 소개하는 일이 쉽지 않다. 이 문장과 그 뒤에 나오는 서술도 눈이 갑니다. 교양서는 일반 독자가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는 것을 목표로 하기에 깊이에는 도달하기 어렵습니다. 저와 같은 사람의 관심을 끌어야 하기에 흥미롭고, 이해하기 쉬운 측면만을 다루는 경향도 분명히 있구요. 교양서가 흥미로운 지식에 대한 전달에 만족하지 않고, 문제의식에 대한 공감으로, 나아가 실천 방식에 대한 고민으로 독자를 유도하는 건 ... 요즘같이 해결해야 할 것들이 산적한 시간에는 쉽지 않은 과제일 것 같습니다.
illef님의 대화: 덕분에 이 글을 먼저 읽게 되었네요 ㅎㅎ 〈멋진 구 세계: 우리는 잃어버린 똥의 가치를 되찾을 수 있을까〉 수세식 화장실의 발명으로 똥을 하수구로 밀어냅니다. 이 행동을 "자연과 사회를 분리하지 않으며 문제를 끌어안고 끙끙대면서 해법을 고민하는 대신에, ⋯⋯ 문제를 단칼에 잘라내 버리려고 한다" 로 설명한 게 흥미롭네요. "생명체 중 인간만이 유일하게 자기 배설물을 강과 바다에 흘려보내고 있다" 는 말도 재미있습니다. 과거에 문제가 아닌 것이 문제가 되었고, 그 문제를 다른 곳으로 치워버린 것을 해결한 것으로 착각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 교양 과학서라는 책의 장르적 특성도 한몫한다. 교양 과학서에서는 과학적 사실과 해석에 내재한 불확실성과 이를 둘러싼 논쟁을 입체적으로 소개하는 일이 쉽지 않다. 이 문장과 그 뒤에 나오는 서술도 눈이 갑니다. 교양서는 일반 독자가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는 것을 목표로 하기에 깊이에는 도달하기 어렵습니다. 저와 같은 사람의 관심을 끌어야 하기에 흥미롭고, 이해하기 쉬운 측면만을 다루는 경향도 분명히 있구요. 교양서가 흥미로운 지식에 대한 전달에 만족하지 않고, 문제의식에 대한 공감으로, 나아가 실천 방식에 대한 고민으로 독자를 유도하는 건 ... 요즘같이 해결해야 할 것들이 산적한 시간에는 쉽지 않은 과제일 것 같습니다.
네. 브린 넬슨의 책 <똥>은 학문적 연구 논문이나 전문 학계 담론을 위한 책이 아니라, 일반 독자를 대상으로 과학적 사실과 사회적 맥락을 쉽게 풀어 쓴 과학 교양서입니다. 함께 읽기로 저자가 소개한 책 『똥에 대해 이야기해봅시다, 진지하게』(로즈 조지 지음, 하인해 옮김, 카라칼, 2020)는 공중 보건, 위생, 인권 문제 등을 다룬 사회 고발 르포르타주이고, 또 다른 책 『북경 똥장수』(신규환 지음, 푸른역사, 2014)는 도시 위생을 다룬 도시사 연구서라고 볼 수 있는데, 학술 도서이면서도 대중 독자도 읽기 어렵지 않게 구성돼 있다고 합니다. 세 권의 책 중에서 고르라면, 저는 <똥>보다는 <북경 똥장수>가 흥미롭겠던데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모임 <서리북 17호> 함께 읽기 2주차입니다. 이번 한 주도 평안하셨나요? 2주차는 <리뷰 코너>의 글을 읽는 순서인데요. <리뷰 코너>에는 6편의 글이 수록돼 있으면서 그걸로 끝나지 않고 <재반론>이라는 글이 하나 더 실렸습니다. <재반론>에 관한 편집자의 설명을 보실까요? [편집자] 《서울리뷰오브북스》는 지난 15호(2024년 가을) ‘특집 리뷰: 지방과 지역 사이’에 『전라디언의 굴레』(생각의힘, 2021)를 다룬 박경섭의 「전라도와 함께 지역 문제를 이해하고 극복하기」를 게재하고, 이후 『전라디언의 굴레』의 저자인 조귀동의 반론 「‘외부인’과 ‘관리자’로 규정하는 방식은 정당한가?」를 16호(2024년 겨울)에 실었다. 『전라디언의 굴레』의 서평을 쓴 박경섭이 다시금 반론의 의사를 전해옴에 따라, 재반론을 게재한다. 이 글은 본래 원고지 30매 분량으로 투고되었으나 본지의 반론 분량 규정에 맞추어 축약되었다. 전문은 《서울리뷰오브북스》 홈페이지(http://seoulreviewofbooks.com/)에서 읽을 수 있다. 그렇습니다. 17호에 실린 <재반론> 글의 히스토리를 추적해 보니, 15호부터 죽 따라 읽어야겠군요. 해서, 다음과 같이 <같이 읽을거리>를 풍성하게 차려놓았습니다. 먼저, 15호 『전라디언의 굴레』(생각의힘, 2021)를 다룬 박경섭의 「전라도와 함께 지역 문제를 이해하고 극복하기」읽기 ----> https://drive.google.com/file/d/1QWELogZy_QG8lu66aCoRRyXwLh3iVBvC/view?usp=sharing 그리고 16호 저자인 조귀동의 반론 「‘외부인’과 ‘관리자’로 규정하는 방식은 정당한가?」읽기 ----> https://drive.google.com/file/d/1wABikPXe5LqdWl7NqJ1EambhbLi_5h6a/view?usp=sharing 마지막으로 17호 박경섭의 재반론 읽기 ----> https://drive.google.com/file/d/1XF5jApg3TY_XUFdO_f2VmKC5QHoHq7gi/view?usp=sharing 이렇게 최초의 서평과 반론 그리고 재반론까지 죽 이어서 읽어보시면 좋을 듯합니다. 참고로 15호 특집의 주제는 <지역과 지방 사이> 였습니다. ----------------------------------------------------------------------------------------------------------------- 잡지는 공론장의 구실도 하기 때문에, 한번 실은 글에 대한 반론의 자유 및 권리도 보장돼야 하죠. <서리북>도 이러한 비판의 목소리에 한껏 긴장하며 경청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원고>가 처음 들어오면, 그러한 소지(논쟁)가 있을까부터 신경 쓰죠. 특히나 국내 저자의 책을 서평으로 다룰 때에, 그러한 가능성(논쟁이 성립할)을 갖고 있다고 봐야 합니다. 15호의 서평이 처음 게재되고 나서, 저자(조귀동)께서 즉각적으로 반응했어요. 그래서 반론의 글을 쓰실 의향을 여쭈었고요. 16호에 반론을 쓰신 겁니다. 그러고 나서, 반론에 대한 재반론 의향을 바로 박경섭 선생께 여쭸고요. 16호 때에는 쓰지 않겠다 하셧다가, 17호 때에 재반론을 쓰신 겁니다. <서리북> 편집진은 이런 경우, 기계적 중립의 입장에 서는 것이 최소한일 겁니다. 독자 입장에서는요? "오늘날 독자는 서로 상관도 없는 저자를 이처럼 한자리에 불러 모아 마주하게 한다. 이것이 바로 독자의 권력이고,독서가 주는 뜻밖의 즐거움이 아닐까?"라고 누군가 적더군요. 여러분께서도 "리뷰는 독자의 몫이다"라는 관점을 즐기시길 바랍니다. 서평 - 반론 - 재반론에 이어지는 두 분의 대화에 관심 있으신 분은 위에 적은 링크를 따라가서, 글을 읽으시면 됩니다. 편집본 PDF로 올려놓았는데요. 널리 공유하시진 마시고요. 주말에도 화이팅!
이 글에 달린 댓글 1개 보기
@모임 안녕하세요? 알렙씨입니다. 저도 소식을 듣고선 놀랐었는데요. 우리가 모이고 활동하는 이곳, 이 사이트를 설립하고 운영해 오셨던 김새섬 대표님께서 투병 중이라는 소식이에요. 응급 수술을 하고 진단을 확정하고 또 이후의 치료 일정을 밟고 있고요. 다행히도 현재에는 회복 중이라 들었습니다. 남편이신 장강명 작가께서 <김새섬 대표님 응원해 주세요>라는 방을 만들어서 소식을 전해 주셨어요. https://www.gmeum.com/meet/2617 인연이 있으신 분들이나, 혹은 함께해 줄 수 있는 분들께서는 응원의 말씀을 남겨 주세요. (투병 초기에, 메일이나 메시지 그리고 그믐의 많은 응원의 댓글을 읽으셨다고 그래요.) 아울러, 다가올 <서울리뷰오브북스> 여름호에 김새섬 대표님의 글을 싣을 예정이란 소식만 알립니다. 김 대표님께서 그믐과 독서 모임에 대해 쓰신 에세이에 얼마나 많은 애정과 내공이 담겼는지 잘 알 수 있었습니다. 아직 한창 편집 중이어서요. 여기까지만 알립니다.
이 글에 달린 댓글 1개 보기
서울리뷰오브북스알렙님의 대화: @모임 <서리북 17호> 함께 읽기 2주차입니다. 이번 한 주도 평안하셨나요? 2주차는 <리뷰 코너>의 글을 읽는 순서인데요. <리뷰 코너>에는 6편의 글이 수록돼 있으면서 그걸로 끝나지 않고 <재반론>이라는 글이 하나 더 실렸습니다. <재반론>에 관한 편집자의 설명을 보실까요? [편집자] 《서울리뷰오브북스》는 지난 15호(2024년 가을) ‘특집 리뷰: 지방과 지역 사이’에 『전라디언의 굴레』(생각의힘, 2021)를 다룬 박경섭의 「전라도와 함께 지역 문제를 이해하고 극복하기」를 게재하고, 이후 『전라디언의 굴레』의 저자인 조귀동의 반론 「‘외부인’과 ‘관리자’로 규정하는 방식은 정당한가?」를 16호(2024년 겨울)에 실었다. 『전라디언의 굴레』의 서평을 쓴 박경섭이 다시금 반론의 의사를 전해옴에 따라, 재반론을 게재한다. 이 글은 본래 원고지 30매 분량으로 투고되었으나 본지의 반론 분량 규정에 맞추어 축약되었다. 전문은 《서울리뷰오브북스》 홈페이지(http://seoulreviewofbooks.com/)에서 읽을 수 있다. 그렇습니다. 17호에 실린 <재반론> 글의 히스토리를 추적해 보니, 15호부터 죽 따라 읽어야겠군요. 해서, 다음과 같이 <같이 읽을거리>를 풍성하게 차려놓았습니다. 먼저, 15호 『전라디언의 굴레』(생각의힘, 2021)를 다룬 박경섭의 「전라도와 함께 지역 문제를 이해하고 극복하기」읽기 ----> https://drive.google.com/file/d/1QWELogZy_QG8lu66aCoRRyXwLh3iVBvC/view?usp=sharing 그리고 16호 저자인 조귀동의 반론 「‘외부인’과 ‘관리자’로 규정하는 방식은 정당한가?」읽기 ----> https://drive.google.com/file/d/1wABikPXe5LqdWl7NqJ1EambhbLi_5h6a/view?usp=sharing 마지막으로 17호 박경섭의 재반론 읽기 ----> https://drive.google.com/file/d/1XF5jApg3TY_XUFdO_f2VmKC5QHoHq7gi/view?usp=sharing 이렇게 최초의 서평과 반론 그리고 재반론까지 죽 이어서 읽어보시면 좋을 듯합니다. 참고로 15호 특집의 주제는 <지역과 지방 사이> 였습니다. ----------------------------------------------------------------------------------------------------------------- 잡지는 공론장의 구실도 하기 때문에, 한번 실은 글에 대한 반론의 자유 및 권리도 보장돼야 하죠. <서리북>도 이러한 비판의 목소리에 한껏 긴장하며 경청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원고>가 처음 들어오면, 그러한 소지(논쟁)가 있을까부터 신경 쓰죠. 특히나 국내 저자의 책을 서평으로 다룰 때에, 그러한 가능성(논쟁이 성립할)을 갖고 있다고 봐야 합니다. 15호의 서평이 처음 게재되고 나서, 저자(조귀동)께서 즉각적으로 반응했어요. 그래서 반론의 글을 쓰실 의향을 여쭈었고요. 16호에 반론을 쓰신 겁니다. 그러고 나서, 반론에 대한 재반론 의향을 바로 박경섭 선생께 여쭸고요. 16호 때에는 쓰지 않겠다 하셧다가, 17호 때에 재반론을 쓰신 겁니다. <서리북> 편집진은 이런 경우, 기계적 중립의 입장에 서는 것이 최소한일 겁니다. 독자 입장에서는요? "오늘날 독자는 서로 상관도 없는 저자를 이처럼 한자리에 불러 모아 마주하게 한다. 이것이 바로 독자의 권력이고,독서가 주는 뜻밖의 즐거움이 아닐까?"라고 누군가 적더군요. 여러분께서도 "리뷰는 독자의 몫이다"라는 관점을 즐기시길 바랍니다. 서평 - 반론 - 재반론에 이어지는 두 분의 대화에 관심 있으신 분은 위에 적은 링크를 따라가서, 글을 읽으시면 됩니다. 편집본 PDF로 올려놓았는데요. 널리 공유하시진 마시고요. 주말에도 화이팅!
읽을 거리가 많네요, 감사합니다
서울리뷰오브북스알렙님의 대화: @모임 안녕하세요? 알렙씨입니다. 저도 소식을 듣고선 놀랐었는데요. 우리가 모이고 활동하는 이곳, 이 사이트를 설립하고 운영해 오셨던 김새섬 대표님께서 투병 중이라는 소식이에요. 응급 수술을 하고 진단을 확정하고 또 이후의 치료 일정을 밟고 있고요. 다행히도 현재에는 회복 중이라 들었습니다. 남편이신 장강명 작가께서 <김새섬 대표님 응원해 주세요>라는 방을 만들어서 소식을 전해 주셨어요. https://www.gmeum.com/meet/2617 인연이 있으신 분들이나, 혹은 함께해 줄 수 있는 분들께서는 응원의 말씀을 남겨 주세요. (투병 초기에, 메일이나 메시지 그리고 그믐의 많은 응원의 댓글을 읽으셨다고 그래요.) 아울러, 다가올 <서울리뷰오브북스> 여름호에 김새섬 대표님의 글을 싣을 예정이란 소식만 알립니다. 김 대표님께서 그믐과 독서 모임에 대해 쓰신 에세이에 얼마나 많은 애정과 내공이 담겼는지 잘 알 수 있었습니다. 아직 한창 편집 중이어서요. 여기까지만 알립니다.
응원댓글 남겼습니다. 알려주셔서 감사해요.
@모임 안녕하세요? 서울리뷰오브북스 북클럽 파일럿 1_편집자와 함께 읽는 서리북 봄호(17호) 헌법의 시간 3주차 읽기가 시작되었습니다. [ 3주차 ] 5/19(월) ~ 5/26(월) | 이마고문디, 북앤메이커, 디자인리뷰 <서울리뷰오브북스>는 특집 주제로 꾸려지는 <특집 리뷰> 4-6편, 해당 시기 주목할 책들(분야를 막론하고)을 다루는 <일반 리뷰> 6편 내외, 그리고 <이미지로 읽는 세계>를 다루는 <이마고 문디> 편집/출판/서점 등 "책"과 관련된 직업의 세계에서 다양한 사람과 일을 소개하는 <북앤메이커> <디자인으로 보는 책>을 다루는 <디자인리뷰> 그리고 [4주차]에서 같이 읽을, <고전의강> <신간책꽂이> <지금읽고있습니다> 등으로 꾸려집니다. "이마고 문디" 큐레이터 김홍희의 『페미니즘 미술 읽기』를 통해 조망하는 동시대 한국 여성 미술의 지형 "북&메이커" 큐레이션 서점 ‘어쩌다 책방’과 함께한 지난 10년을 돌아보는 김수진 디렉터의 회고 "디자인 리뷰" 《뉴스페이퍼》와 전단 프로젝트 《이건 연애편지가 아닙니다》로 보는 새로운 소통의 가능성 이렇게 3편입니다. 모두 합해도 40쪽 정도의 분량이고요. 금세 읽을 수 있어서, 부담이 없을 거예요. 특히 저는 <이마고 문디> - 『페미니즘 미술 읽기』 책을 보고서, 책이 상당히 마음에 들어서, 현시원(편집위원) 선생님에게 글을 써주셨으면 좋겠다고 의견을 드린 적도 있죠. 현시원 선생님도 관심을 가졌는지, 흔쾌히 써주셨습니다. 3주차로 접어든 읽기 모임. 페미니즘 미술 읽기, 그것도 한국 페미니즘 미술 읽기에 대해 알아보고 느껴보고 나누실까요? 리뷰어의 글을 읽고서 궁금하신 점이나 대화 나누고 싶은 것을 나눠 주세요. 편집위원 선생님께도 대화에 동참하도록 모셔올게요! 그럼, 3주차 읽기 모임 시작합니다! 댓글과 문장 수집, 사진 등록, 부탁해요.
한국 동시대 미술가들을 다룬 글인데도 나는 왜 이들이 그리거나 만드는 게 아니라 쓰고 있다고 느끼는 것일까. 쓴다는 것은무엇이기에 계속해서 미술가들의 작업이 쓰기로 보이는 걸까. 이들의 ‘쓰기’는 그리는 것과 만드는 것,움직이는 것과 가만히 있는것을 모두 포함하는 광활한 바다와 같은 포용적인 동사다. 회화와조각, 설치와 미디어, 퍼포먼스, 서예와 자수 등등의 실험적이고 또전통적인 미술 장르와 달리 ‘쓰는’ 것은 좀 더 보편적이다. 여성(미술가)에게 ‘쓴다’는 것은 일종의 반복성을 갖는다.쓰기는 말을 대신하여 외부에 자신의 존재와 사고를 각인시키는 행동이다.만들고 그리는 것 또한 알타미라 동굴 벽화에서부터 시작된오래된 일이다.쓰는 것은 양피지처럼 겹쳐 쓰기,두루마리 그림처럼 끝도 없이 지속하여 쓰기가 가능하다.무게를 가진 미술 재료와다르게 백지만 있으면 쓸 수 있다.그래서 손에 아무것도 들지 않은 절실한 사람에게도 허락되는 일이다.쓰는 일은 말하는 것과 대비될 뿐 아니라 지우는 일과도 항을 이룬다.썼다가 지우거나 다시쓸 수도 있다.여성 미술가들의 작업(하기)은 ‘거행’되지 않는다.모처럼 자행되는 특별한 일이 아니라 계속되는 쓰기다.
서울리뷰오브북스 17호 현시원, 여자들은 쓰고 있다, 64쪽, 유정훈 외 지음, 서울리뷰오브북스 편집부 엮음
‘전시 만들기’로서의 글김홍희는 쓴다.그는 전시장의 도면을 그려 가벽을 구성하고 벽에도색을 하듯이 여성 작가의 공간을 설계한다.이것은 전시가 아니라 책이다.그러므로 지금 적은 문장은 은유다.게다가 책의 제목은 ‘페미니즘 미술 읽기’다.부제에 ‘한국 여성 미술가들’이 나온다.쓴다는 사실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어디에 쓰는가의 문제다.지면 위에 쓴다.그리고 없는 지면을 만들어서 쓴다.이 글들은 그가2021년 1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경향신문》에 연재했던 칼럼을새로 쓴 것이다.그는 두 명 이상의 작가들을 소주제로 묶어 열다섯 개의 한국페미니즘 미술을 종이 공간 안에 배치한다. 페미니즘 미술이 갖는당위성과 갈급함에 비교하여 그가 묶어 내는 주제와 이론은 때로자의적이다. 이유를 알 수 없어서 자의적이라는 것이 아니다.
서울리뷰오브북스 17호 현시원, 모든 여자들은 쓰고 있다, 68쪽, 유정훈 외 지음, 서울리뷰오브북스 편집부 엮음
ㆍ 현시원의 [모든 여자들은 쓰고 있다]는 김홍희의『페미니즘 미술 읽기』를 소개, 요약하는 데 그치지 않고, '쓰기라는 감각'을 통해 한국 동시대 여성 미술가들의 예술과 행위와 미학을 해석합니다. ㆍ시작부터 "여기 있는 모든 여자들은 쓰고 있다"라고 한 것은 여성 미술가들의 작업을 문자적 글쓰기뿐 아니라 신체, 재료, 공간을 통한 ‘포괄적 쓰기’로 해석하기 때문입니다. ㆍ김홍희는 연재와 책에서, 한국, 동시대, 여성 작가에 한정해, 미술사이자 작가론을 썼습니다. 평자는 김홍희가 여성 작가들의 쓰기와 큐레이팅을 어떻게 결합했는지 보여주고, 작가가 ‘불편함의 미학’이나 ‘퀴어 정치학’ 같은 테마를 병치하여 시각적 사유의 공간을 여는 장면도 포착하죠. ㆍ책은 양장본에다 464쪽이고 책값도 38,000원이어서 가볍지 않은 책이지만, 잘 엮이고 다듬고 꾸며진 멋진 책입니다. 열화당이란 정통 미술/예술 출판사에서 출판됐습니다. ㆍ리뷰와 책, 둘 다 강추입니다!
바쁜 5월이네요. 늦게 확인해 늦게 책을 받아 이제서야 리뷰를 올립니다.^^ 현시원의 <모든 여자들은 쓰고 있다> 리뷰를 보고서 김홍희라는 사람에게 궁금증이 생겼다. "1948년생 큐레이터 김홍희는 1990년대 초 백남준의 제안으로 큐레이터 일을 시작했다."-75 이 문장을 몇 번이나 다시 읽었다. 앞서 그가 했던 작업들과 출생연도가 일치하지 않아 구글 검색해서 사진을 보고 나서 더 놀랐다. 한국 여성 작가들의 작품을 적극적으로 관찰하고 비평했다는 점에서 어떤 사명감을 느끼기도 했다. 한편, 미술작품을 책으로 서술했다는 것에서 리뷰어의 통찰력에 감탄했다. "여기 있는 모든 여자들은 쓰고 있다. 손과 몸과 눈을 이용하여 몸 전체를 움직이면서 눈앞의 백지와 싸우며 쓴다." 미술이라는 것도 결국 생각과 감정, 느낌을 표현하는 글과 유사한 형태 임을 이 리뷰를 읽으면서 생각하게 되었다.
글타래
화제 모음
지정된 화제가 없습니다
💡독서모임에 관심있는 출판사들을 위한 안내
출판사 협업 문의 관련 안내
그믐 새내기를 위한 가이드
그믐에 처음 오셨나요?[메뉴]를 알려드릴게요. [그믐레터]로 그믐 소식 받으세요
경계를 허무는 [비욘드북클럽] 에서 읽은 픽션들
[책 증정]  Beyond Bookclub 12기 <시프트>와 함께 조예은 월드 탐험해요[책 증정] <오르톨랑의 유령> 읽고 나누는 Beyond Bookclub 9기 [책 증정] <그러니 귀를 기울여> 읽고 나누는 Beyond Bookclub 3기 [책 증정] <지구 생물체는 항복하라> 읽고 나누는 Beyond Bookclub 2기
연뮤클럽이 돌아왔어요!!
[그믐연뮤클럽] 6. 우리 소중한 기억 속에 간직할 아름다운 청년, "태일"[그믐연뮤클럽] 5. 의심, 균열, 파국 x 추리소설과 연극무대가 함께 하는 "붉은 낙엽"[그믐연뮤클럽] 4. 다시 찾아온 도박사의 세계 x 진실한 사랑과 구원의 "백치"[그믐연뮤클럽] 3. "리어왕" 읽고 "더 드레서" 같이 관람해요
노란 책을 찾아라!
안노란책 리뷰 <초대받은 여자> 시몬 드 보부아르안노란책 리뷰 <time shelter> 게오르기 고스포디노프안노란책 리뷰 <개구리> 모옌안노란책 리뷰 <이방인> 알베르 카뮈
[그믐클래식] 1월1일부터 꾸준히 진행중입니다. 함께 해요!
[그믐클래식 2025] 한해 동안 12권 고전 읽기에 도전해요! [그믐클래식 2025] 1월, 일리아스 [그믐클래식 2025] 2월, 소크라테스의 변명·크리톤·파이돈·향연[그믐클래식 2025] 3월, 군주론 [그믐클래식 2025] 4월, 프랑켄슈타인
4월의 그믐밤엔 서촌을 걷습니다.
[그믐밤X문학답사] 34. <광화문 삼인방>과 함께 걷는 서울 서촌길
스토리탐험단의 5번째 모험지!
스토리탐험단 다섯 번째 여정 <시나리오 워크북>스토리탐험단 네 번째 여정 <베스트셀러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스토리 탐험단 세번째 여정 '히트 메이커스' 함께 읽어요!스토리 탐험단의 두 번째 여정 [스토리텔링의 비밀]
셰익스피어와 그의 작품들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1. <세계를 향한 의지>[북킹톡킹 독서모임] 🖋셰익스피어 - 햄릿, 2025년 3월 메인책[그믐연뮤클럽] 3. "리어왕" 읽고 "더 드레서" 같이 관람해요
봄은 시의 세상이어라 🌿
[아티초크/시집증정] 감동보장! 가브리엘라 미스트랄 & 아틸라 요제프 시집과 함께해요.나희덕과 함께 시집 <가능주의자> 읽기 송진 시집 『플로깅』 / 목엽정/ 비치리딩시리즈 3.여드레 동안 시집 한 권 읽기 13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서리북 아시나요?
서울리뷰오브북스 북클럽 파일럿 1_편집자와 함께 읽는 서리북 봄호(17호) 헌법의 시간 <서울리뷰오브북스> 7호 함께 읽기
모집중밤하늘
내 블로그
내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