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함께 읽기] #1. <당신이 보고 싶어하는 세상>

D-29
《플로리다 프로젝트》, 저는 이름도 지금 알게 된 영화거든요. 막 예고편을 봤습니다. 윌렘 대포가 이렇게 푸근한 인상의 소유자였다니. 그리고 아역 배우 왜 이렇게 사랑스러운가요. 예고편만 봐도 젊은 어머니가 철부지처럼 보이는데, 그래도 아이에게는 그런 어머니가 하나의 세상이겠지요. 저 어머니가 대마초라도 피우면 아이랑 떨어뜨려야 하나.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부모 자격이 없는 부모가 있다는 사실은 개인적으로 부인하지 못하겠거든요. 그래서 그런 격리 프로그램 자체에 반대하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아이가 바라는 환경과 아이에게 좋은 환경이 분명 다를 것 같기는 합니다(이 문장에서 ‘아이’ 자리에 어느 어른을 넣어도 마찬가지이겠네요). 한데 아이가 바라는 환경은 아이에게 물어보면 알 수 있겠지만, 아이에게 좋은 환경이 뭔지는 누구도 자신 있게 말하지 못하겠지요...? @Nana 님은 『당신이 보고 싶어하는 세상』 같은 육아 환경이라면 정부가 개입해야 한다고 보시나요?
네 개입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에겐 부모가 세상이라 좋지 않은 환경이라도 부모와 같이 있고 싶어하기 때문에 (가스라이팅이 될 수도 있고요) 누군가가 개입해야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각각의 세세한 사정을 잘 들여다 볼 수 있으면 합니다. 천편일률적으로 좋고 나쁨을 가를 수 없으니까요. 제가 영화 속 인물이라면, 아마 전 아동복지국에 신고했을 거 같습니다. 언제나 왜 미국처럼 격리 안시키냐며 화 내던 사람이었기 때문에 영화를 보고 생각이 많아지더라고요.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런데 저신뢰사회에서는 세세한 사정을 들여다 본 뒤 그 사정에 맞게 판단을 할 수 있는 권한을 현장에 주는 순간 부정이 개입하게 될 것만 같습니다. 한국도 그다지 신뢰가 높은 사회는 아니고, ‘천편일률’을 공정으로 여기는 사람은 점점 더 늘어나는 거 같고... 그나저나 《플로리다 프로젝트》 속 어머니 캐릭터의 방임은 심각한 수준인가 보네요. 저는 마음 아픈 영화는 잘 못 봐서, 이 영화를 과연 볼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
작가님 소설에서는 대사가 참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 같아요. 비현실적인 얘기도 현실적으로 실감나게 표현하고, 독자들한테 이야기를 조금씩 던져주면서 밀당하듯이 끌고가는 게 너무 재밌어요 ^^
저도 제목 좋아요. 근데 YG님 말씀처럼 "당신이 보고싶은 세상"...이라고 기억되는것도 사실이라. 보고싶어하는? 보고싶은? The world you want to see 영어로는 둘다 똑같은거 같고, 아 한국말 어렵네요.
맞아요. "당신이 보고싶은 세상" 저는 심플하고 좋은 것 같습니다. 나중에 소설집 낼 때 참고해 주세요!!!
@바나나 @YG '당신이 보고 싶어 하는 세상'이나 '당신이 보고 싶은 세상'이나 영어로 모두 The world you want to see 라는 게 새삼 신기하네요. 분명히 어감이 다른 거 같은데...
저도 처음에는 '당신이 보고 싶은 세상'이라고 기억했는데, 몇 번 내용과 제목을 곱씹어보니, '보고 싶은' 은 감정을 의미하고, '보고 싶어하는'은 인지적인 의도가 더 담긴 것 아닌가 싶어요. 어떤 세상을 그리워하거나 좋아해서 자연스럽게 보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게 아니라, 의도적으로 조작하여 보고 싶어 하는 것만 보게 하는 에이전트이니 말이에요.
아..저는 가끔 아닌거 알면서 보고 싶어 하는 거 만 보려고 의도적으로 노력할때도 있어요. 기계없이도 머리로 필터링 거쳐서 부러 그렇게 하기도 하는데 에이전트가 도와준다면..생각하기 싫어지네요. 씁쓸해요..
책이 왔어요. 곧 즐거운 대화에 참여할 수 있어요~~야호!
고맙습니다~~~ 야호! 연말에 읽기에는 좀 우울한 책이라서 괜히 죄송해지네요. 마음이 따뜻해지는 내용도 아니고, 후련하지도 않아서요. 종말을 다루는 작품이나 비극이라면 나름대로 낭만성이 있는데, 이 소설은 그런 것도 없습니다요. 그런데 저는 요즘 저희가 사는 세상, 혹은 저희가 맞아야 하는 세상이 종말 이후의 세계 같고, 비극성 없는 비극 같다는 생각도 합니다. ^^
지금을 바로 보겠다는 의지를 깨워주고 이대로 가다간 분명 올 것만 같은 미래를 고민하게 해줘서 연말에 읽기 더없이 좋은데요!^^ 책에서 그려진 미래가 지금과 아주 맞닿아 있어서 더 생각이 많아집니다. 지금도 유트브 콘텐츠 하나 보면 비슷한 것들로 주르륵 뜨고.. 어이없다가도 자주 보다 보면 이게 맞나 하다가 맞는다는 확신이 생기죠. 광고도 그렇고요. 미래에 말풍선은 현재의 검색창이겠죠? 책을 보면서는 저런 기계 쓰기 싫다 했는데 어젯밤 잠이 잘 안 드니 자기 전 볼 수 있는 편안하고 멋진 풍경을 세팅하고 싶다는 저를 발견했습니다. 지금이 또는 미래가 비극성 없는 비극 같다는 작가님 말씀이 한동안 잊혀지지 않을 거 같습니다.
제가 요즘 꽂힌 개념입니다. ‘비극성 없는 비극.’ 우스꽝스럽지만 웃기지 않고 서글프지만 비장하지도 못한 시대를 살고 있는 거 같습니다. 그건 그렇고 저도 진짜 어수선한 동네에 전망 안 좋은 집에서 살고 있어서, 창문설치용 에이전트가 저렴한 가격에 나오면 바로 구입할 거 같기는 합니다.
비극 없는 비극성... 에 대해 쓰다 보니 최승자 시인의 시 「삼십세」 구절들이 생각납니다. ‘이렇게 살 수도 없고 이렇게 죽을 수도 없을 때’ ‘오 행복행복행복한 항복’ ‘기쁘다우리 철판깔았네’
신청해 놓고 잊고 있었네요. 연말의 여러 일들을 끝내고 이제야 들어와 보았네요. 월욜에 책 주문하고 열심히 읽어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30분이면 뚝딱 읽을 수 있는 분량입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소설가와 일반인의 차이는 현실에 대한 민감함과 상상력인 것 같습니다. 저도 언제부턴가 절망적으로 단절되어가는 성향들의 틈바구니에서 처음엔 제 성향을 드러내면 얼굴을 붉히기 일쑤였는데, 지금은 이쪽 사람을 만나면 이쪽 편들고, 저쪽 사람을 만나면 저쪽 편들고.... 제 개인적으론 제가 지지하던 세력에 대해 더 매섭게 이야기하는 것 같습니다. (저쪽에 대해선 어쩌면 기대도 안한다?? ^^) 작가님의 전작들도 사회적인 문제를 비판적으로 보여주셨는데, 이번 작품은 특히나 짧지만 강하게 현실을 비판하는 글 같습니다. 뭣보다 답이 안보여서 답답하기만 한데 우선 포털에서 뉴스 서비스(아니 유튜브가 더 심하더군요. 멀쩡히 살아있는 유명인의 영정사진을 만들어 가짜뉴스를 만들고요.) 다 끊고 한집에 두 부씩 신문이라도 보내고 의무적으로라도 읽게 하는 운동이라도 해야할까요? 조중동에서 한 부, 한경에서 한 부.. 뭐 이런 식으로요...(전 이쪽 저쪽 왔다 갔다 하다 지금은 한국일보를 봅니다만...ㅎㅎㅎ)
@흥하리라 님, 감사합니다. 저도 이쪽 사람 만나면 이쪽 편들고, 저쪽 사람 만나면 저쪽 편듭니다. 그런데 이것도 웃긴 게요, 이게 요즘은 좋은 처세술조차 못 되는 것 같습니다. 어느 한쪽 편을 강하게 들어서 한 진영의 핵심층에 들어가는 게 요즘의 성공 방식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듭니다. 그리고 저도 한국일보 자주 봅니다. 그런데 신문 안에서의 방향 차이는 종이신문과 종이신문 밖 매체의 차이에 비하면 참을 만하다는 생각마저 듭니다. 유튜브 가짜 뉴스는 정말 이제 기괴한 형국이 되어 버렸지요.
가상의 세계에서 나라도 유혹을 뿌리치기 쉽지 않을 것 같다, 나의 진짜 모습이 아니라 내가 원 하는 나의 모습이라 젊고 우아하고 아름다운.... 생각만 해도 우습고 부질 없다는 걸 알지만, 나도 에이전트 채도를 높일 듯 하다, 처음에는 현실과 가상을 분별 하겠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그 아이의 엄마처럼 된다고 생각하니 끔찍하다. 예전에 누군가 와 종교 애기를 한 적이 있는데 한참 애기 하다가 상대방이 나에게 종교랑 정치 애기는 하는 것이 아니라고.... 누굴 비난 하는 게 아니라 그냥 자신의 의견을 애기 하는 게 이렇게 어려운가, 남편과 나도 정치 성향이 틀리지만 우린 그냥 그 자체로 인정한다, 이건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서 처음에는 우리도 많이 다투고 서로의 진영에 대해서 조롱을 보냈지만, 우리 둘 다 그것이 얼마나 부질없는 가를 알고 더 이상은 그러지 않는다. 너무나 가짜 뉴스가 많은 세상에서 내가 보고 싶은 것만 보다가는 큰일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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