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밤] 35. 달밤에 낭독, 셰익스피어 1탄 <햄릿>

D-29
(왕) 아, 나의 범죄, 그 악취 하늘까지 닿는구나. 형제 살인이라는 태초의 저주가 찍혔구나. 마음은 결심만큼이나 간절하지만 나의 더 큰 죄가 그 마음 꺾어 버리니 기도할 수가 없구나. 두 가지 일에 매달린 사람처럼 무엇을 먼저 할지 몰라 두 가지 모두 망쳐 버리는 사람 같구나. 이 저주받은 손이 형님의 피로 두껍게 범벅되었다 한들 자비로운 하늘에는 이 손 눈처럼 희게 씻어 줄 빗물이 없단 말인가? 죄악의 얼굴과 맞대지 않는다면 자비가 다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기도의 힘이란 우리 타락을 막아 주거나 타락한 다음 용서해 주는 것이거늘, 그 밖에는 기도가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그렇다면 하늘을 올려다보자. 나의 죄는 지나갔다. 그러나 아, 어떤 기도가 내 죄에 소용될까? <내 더러운 살인을 용서하여 주시옵소서> 라고 하면 될까? 살인의 결과물들인 왕관과 야심과 왕비를 여전히 내가 가지고 있는 판에 그건 안 될 말. 죄의 산물을 간직한 채 용서받을 수도 있을까? 이 세상의 타락한 물결 속에서 죄의 금칠한 손이 정의를 밀쳐 버리고 사악한 재화가 법을 매수하는 일은 흔치 않더냐. 그러나 하늘나라에서는 안 통할 일. 거기서 속임수는 없고 행동은 본색을 드러내며 우리의 죄악 가까이 얼굴 맞대게 되면 증거가 드러나고야 만다. 그렇다면, 이제 방도가 없는가? 회개를 하여 보자. 회개하여 안 될 일 무엇이더냐? 그러나 회개할 수 없다면 무슨 소용일까? 아, 빌어먹을 처지여! 아, 죽음처럼 검은 가슴이여! 빠져나오려고 애쓸수록 더 깊이 옭매이는 덫에 걸린 영혼이여! 천사들이여, 도와주소서! 도와주소서! 뻣뻣한 무릎아, 꿇어라. 철심 박은 심장아, 갓난아이 근육처럼 말랑해져라. 그러면 만사가 좋아지리라.
햄릿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박우수 옮김
낭독모임에서 읽고 싶은 대사를 낭독하라고 한다면 저는 이 부분을 읽고 싶네요 ^^ 재작년과 작년에 각기 다른 무대의 <햄릿>을 다시 보면서, 클로디어스 또한 자신의 행위에 대해 일말의 괴로움과 반성이 없지는 않다는 점이 새롭게 눈에 들어왔어요 그전에는 그저 단순한 악인으로만 기억하고 있었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진심으로 회개하고 용서를 구하기보다, 죄가 드러나고 가진 것을 빼앗길 것을 두려워해 다음 악행을 계획하고 저지릅니다 햄릿이 주관한 연극은 지나칠 정도로 직설적이라, 공연을 본 다른 사람들이 클로디어스와 거트루드의 죄를 언급하지 않는다는 점이 이상할 정도인데요 그저 햄릿의 광기를 지적하고 잠재우려는 데 동참할 뿐이라니 그들 또한 현재의 왕에게 빌붙고자 하는 자들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햄릿을 읽은 적이 있나 문득 생각해보고는, 충동적으로 입금했습니다. 온라인 모임 기대됩니다.
어서 오세요! 휘영청? 아닌 으슥한! 그믐밤에 함께 낭독해 보아요 읽을수록 맛깔난 대사가 많습니다 ^^
저희 내일 모임하나요? 아직 다 읽지는 못했습니다 ㅎㅎ;
화제로 지정된 대화
네. 내일 온라인 낭독 모임은 정상적으로 이루어집니다. 모임지기인 제가 부재하는 동안 1인 10역을 맡아주신 @수북강녕 님 정말 고맙습니다. ^^ 책을 읽지 못하신 분들이 많으실텐데요, 걱정 마시고 편히들 오셔요. 구글미트로 모여 다 함께 소리내어 읽으면 금방이랍니다.
앗, 느릿느릿 읽고 있었는데 @도우리 님 오시니 갑자기 숙제를 밀린 학생처럼 변명하며 4막 7장까지 진도를 나가 보네요 ^^ 다시 오셔서 너무나 좋습니다 ♡
화제로 지정된 대화
내일 모일 구글미트 링크는 참가비를 입금해 주신 분들께 내일 오전에 핸드폰 문자로 보내드리겠습니다. 그럼 모두 곧 만나요~~~
저는 신청했는데 늦게 신청해서 그런지 문자가 안 왔습니다…입금은 했는데요…
아 이런 ㅠ_ㅠ ... ... 놓치셨나 봅니다... ...
아이고, 제 때 연락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입금자 정보창을 얼른 닫아야 했는데 그냥 열어두었더니 막판에 입금해 주신 분들이 서너분이 더 계시네요. 혹시나 괜찮으시다면 다음 모임인 <맥베스> 낭독에 초대해 드리겠습니다. https://www.gmeum.com/gather/detail/2645 괜찮으실까요?
(햄릿) 먹는 곳이 아니라 먹히는 곳에 있습니다. 국사를 돌보는 한 무리의 정치 구더기들이 뜯어 먹고 있습니다. 음식에 있어서는 구더기가 유일한 황제입니다. 인간은 자신을 살찌우기 위해서 다른 모든 동물들을 살찌우고, 또 자신을 살찌워 구더기 밥이 되지요. 살찐 왕이나 깡마른 거지나 종류가 다를 뿐, 한 상에 내놓은 두 가지 요리에 불과하기는 매한가지입니다. 그뿐이지요.
햄릿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박우수 옮김
(햄릿) 모든 사례들이 나를 비난하며 나의 무딘 복수심에 채찍을 가하는구나. 사람이 하는 일이 고작 먹고 잠이나 자는 것이라면 인간이라 할 수 있을까? 금수나 다름 아니겠지. 우리에게 앞뒤를 돌아볼 수 있는 사유의 능력을 부여한 조물주는 분명 신과 같은 이성의 능력이 쓰임새도 없이 곰팡이 피라고 주시지는 않았을 거야. 내겐 해야 할 이유와 의지와 힘과 수단이 있는데도 이렇게 해야지 말만 하며 살고 있는지 알 수가 없구나. 이것은 금수 같은 망각 때문일까, 아니면 그 결과를 지나치게 꼼꼼하게 따져 보는 심사숙고 때문일까? 그 생각의 속을 넷으로 갈라 보면 지혜는 고작 4분의 1, 나머지 세 쪽은 겁쟁이가 아닐까? 흙덩이처럼 무거운 사례들이 나에게 권유하고 있구나. (중략) 아, 지금 이 시간부터 나의 생각이여, 무자비하라, 아니면 아무짝에도 쓸모없으리.
햄릿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박우수 옮김
저는 읽기 시작도 안했는데, 걱정이 되네요. ㅠㅠ 있다 뵙겠습니다.
미투....입니다 하하하하하하......
걱정 마세요. 저도 안 읽... T.T
뒤늦게 참여 신고합니다. 밀리의 서재에 민음사판 <햄릿>이 있네요. 지금 김새섬 대표랑 삼섬서울병원 암병원에서 이것저것 수속하고 방사선치료를 위한 CT 검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검사 받고 식사하고 집에 들어가면 8시쯤 되지 않을까 싶어요. 이따 뵙겠습니다~. ^^
아 저 혀 짧은데... @_@ 해야하겠죠?
저도 책을 읽지는 않았지만,, 뒤늦게 참여 신청합니다..ㅎㅎㅎ 오늘 막 도서관에서 책을 빌렸어요....
햄릿 밀리의 서재로 켰슴다 ~_~ 29분 될 때까지 켜두고 조금이라도 읽는 척...만 하겠슴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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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에도 셰익스피어의 작품 이어 낭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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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몰랐던 냉전의 시대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4. <소련 붕괴의 순간>[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3. <냉전>[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16. <마오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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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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