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햄릿) 모든 사례들이 나를 비난하며 나의 무딘 복수심에 채찍을 가하는구나. 사람이 하는 일이 고작 먹고 잠이나 자는 것이라면 인간이라 할 수 있을까? 금수나 다름 아니겠지. 우리에게 앞뒤를 돌아볼 수 있는 사유의 능력을 부여한 조물주는 분명 신과 같은 이성의 능력이 쓰임새도 없이 곰팡이 피라고 주시지는 않았을 거야. 내겐 해야 할 이유와 의지와 힘과 수단이 있는데도 이렇게 해야지 말만 하며 살고 있는지 알 수가 없구나. 이것은 금수 같은 망각 때문일까, 아니면 그 결과를 지나치게 꼼꼼하게 따져 보는 심사숙고 때문일까? 그 생각의 속을 넷으로 갈라 보면 지혜는 고작 4분의 1, 나머지 세 쪽은 겁쟁이가 아닐까? 흙덩이처럼 무거운 사례들이 나에게 권유하고 있구나. (중략) 아, 지금 이 시간부터 나의 생각이여, 무자비하라, 아니면 아무짝에도 쓸모없으리. ”
『햄릿』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박우수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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