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망한 사랑

D-29
김지연 소설집을 읽으며 그의 문체에 들어가 보자. 소설가들이 하는 말은 그 문체가 멋있어 다시 그것을 적는 버릇이 있다. 어디 이것으로도 해보자.
김지연은 무난이나 평범을 아주 잔 쓴다. 그러나 작가는 그 기질로 인해 절대 평범할 수가 없다.
소살에서 나는 약간 유치한 매목을 따로 적어 옮긴다.
그냥 별 것도 아닌 일을 반복하며 그냥저냥 사는 것이다.
평범을 외치니까 글도 몹시 평범한 것 같다.
인생이란 인생이란 맺고 끊는 게 없이 어쩌면 애매한 게 진실일 것 같다. 삶에는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되었다고 말할 수밖에 없는 영역이 존재한다. 내 의지와 욕망만으로 살아가는 것도 아니고, 외부의 강제에 의해 살아지는 것도 아닌, 많은 게 얼기설기 엮여 “그냥 어쩌다 보니, 이렇게 살게 되었어.”라는 게 많이 맞을 것이다. 어영부영하다가 시나브로 여기에 와 있는 것이다. 돌이켜보면 남들과 다르게 특별할 것도, 그렇다고 안 특별할 것도 없는. 그러다 죽을 때가 되면 남들처럼 아프다가 나도 죽는다. 그리고는 끝. 암흑, 이제부터 영원한 무(無)의 연속. 내 실존은 생겨나기 전처럼 흔적 없이 사라지는 것이다. 사후엔 나를 기억하는 사람들도 하나하나 없어진다. 무(無)의 세계가 나와 그들을 모두 삼켜버린다. 그러면 육체도, 내가 이 세상에 존재했었다는 흔적도 모두 소진(消盡)되고 마는 것이다. 남은 인생에서 오늘이 가장 젊다. 동물로서 영혼도 천당도 없다. 그냥 다른 동물이 죽어 시체로 나뒹구는 것처럼 먼지로 돌아갈 뿐이다. 인간도, 영혼이 있다는 인간이기 이전에 동물이다. 자연의 일부로 싱싱하게 생겨났다가 이젠 쭉정이가 되어 그 형태를 달리해 자연의 일부로 역시 섞이는 것이다. 실은 삶이 리얼하게 이렇게 우리 앞에 펼쳐지니까, 무상(無常)하니까-견딜 수 없어, 견디기 위해-정신이 있는 인간이 영혼을 만들고 사후 세계를 상상해 놓은 것이리라. 그렇지만 자연은 역시 냉혹하다. “신이니 극락이니 그런 건 너희가 만들었지, 내가 만들었냐?” 하며, 그런 인간들만의 사정을 자연은 봐주지 않는다. 인간은 별거 없이 자연, 우주의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자기기만을 하면서까지 자기가 믿는 것을 그게 아니라고 합리화하며, 그 힘으로 버티려고 하는 게 인생 아닐까. 진실을 직시하며, 뭔가 자기만의 무너지지 않는 걸 향해 살아 있는 동안만이라도 앞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는 것 같다. 불교에서 열반(涅槃)에 드는 건, 더 이상 윤회하지 않는 그냥 죽어 꺼져버리는 것을 말한다. 이렇게 유한하고 끝이 있으니까 인생이 더 소중하고 가치 있는 건 아닐까.
나는 매일 책이 감사의 절 세 번씩을 한다. 어제 안 했으면 오늘 여섯 번 하고 내일 술을 먹어 안 할 것 같어도 오늘 여섯 번 한다.
피로회복제는 너무 자주 마시지 말자. 술을 마시면 뼈가 약해져 허리가 아프다.
인간은 항상 자기 위주 일을 워커홀릭(Workaholic)으로 많이 하면 그것을 남에게 좋은 거라며 강요하는 게 인간이다. 반대로 자신이 게으른 체질이면 남에게도 그게 실은 더 좋은 것이라며 아등바등하지 말고 게으르게 살라고 권한다. 자기가 책을 좋아하면 책을 권하고, 당구를 좋아하면 당구를 권하는 법이다. 책을 좋아하는 조용한 인간이 남에게 절대 당구를 권하지 않는다. 인간은 자기 위주로 생각하는 한계가 분명한 동물이고, 반드시 팔이 안으로만 굽는 속 좁은 동물이다.
나는 현실에서 인간들에게 엮여 거기서 허덕이는 게 싫다. 그래 안 유명해지고 싶다.
똥고집을 부리지 말자.
여자들은 딱 봐도 라는 말을 곧잘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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