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밤] 6. 편지 읽고, 편지 쓰는 밤 @무슨서점

D-29
저도 궁금합니다ㅎㅎ 더불어 저는 어떤 이야기를 해야 할지도 고민이 많이 되네요. 저도 이제 막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요. 그전에 난다 출판사에서 박연준, 장석주 작가님 북토크 라방을 하시는 걸 좀 보았어요. 아무래도 두 작가분이 함께한 북토크가 오랜만이라 이전에 내신 책 이야기를 좀 많이 하시긴 했지만;; 이번 책에 대해 이야기하실 때는 정말 이 열여덟 분에 대한 각별한 애정이 느껴졌습니다. 장석주 작가님은 열여덟명의 예술가 중 특히 다자이 오사무를, 박연준 작가님은 프랑소와즈 사강을 애정하신다고 해요. 과연 그들에게 어떤 편지를 쓰셨을지 기대가 됩니다.
라방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은 장석주 작가님이 한 말이었습니다. "열여덟 명 중 반 이상이 자살한 사람들이다. 이들은 쓸데없는 것에 매혹된 사람들이고, 자신의 고통과 자발적 고독을 예술로 승화시킨 사람들이자, 사회로부터의 천대를 기꺼이 자기 몫으로 수락했던 사람들이다." 그 말을 곱씹으며, 제가 그나마 좀 알고 있던 '다자이 오사무' '빈센트 반 고흐'의 생애를 떠올렸습니다. 예술가들은 왜 불행에 천착할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요. <계속 태어나는 당신에게>를 읽으면 편지 주인공에 대해 자연스럽게 이것저것 찾아보게 되네요. 그것 때문에 읽는 속도가 생각보다 잘 안 나는 게 흠이라면 흠이겠습니다.
나라는 사람은 외면하고 살아가는 많은 부분들에 대해서, 예술가 라는 사람들은 포기하지않고 계속 사유를 하는게 아닐까.. 그러다보면 자살에 이르기도 하구요. 예술가, 제가 보기에는 참 대단하고 용기있고 감히 나는 넘볼수없는 그런 영역의 사람들 같아요.
진공상태5님 말씀처럼 이 책에 등장하는 많은 예술가들이 자살의 방법으로 생을 마감했네요. 읽다보면 통탄스런 생각이 많이 듭니다. 낯선 기조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바보같은 대중들에게 화가 나기도 하고요. 세상이 작품을 알아봐 주지 못해 가난과 외로움에 시달리다 죽어간 천재 예술가들이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다가, 그래도 뒤늦게나마 당신들의 예술 가치를 알아봐 주고 이렇게 이름을 기억하여 편지까지 써 주는 사람들이 있으니 그렇게 슬프기만 한 삶은 아닌 거 같다 싶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권진규] 장석주 / 105쪽 당신의 고독에 명예를, 고독을 외면한 대중의 얕은 즐거움에는 치욕을! 이 책은 같은 페이지가 두 개입니다. 즉, 105쪽도 두 개에요. 앞 뒤가 똑같은 전화번호 1577 ...아, 이건 아니고요. 책이 앞과 뒤가 없는 형식이라 그냥 페이지만 적으면 어디를 말하는지 두 번 찾아야 될 수 있어요. 그래서 저도 @겨울매미 님이 인용하신 방식처럼 적어 보았어요.
'두 사람이 공저한 책'에 대해 흥미와 관심을 갖고 있어요 '혼자서 한 권의 책을 다 써내긴 정말 어려울 것 같다!'는 자체 판단에 따라, '공저'를 한다면 그래도 좀 낫지 않을까? 싶은 어설픈 소망도 있는 한편, 혼자 쓰기도 어려운데 두 사람이 같이 합을 맞추기는 얼마나 더 어려울까? 싶은 생각도 있거든요 서효인, 박혜진 님이 함께 쓰신 <읽을 것들은 이토록 쌓여가고>와 김현, 조해진 님이 함께 쓰신 <당신의 자리는 비워둘게요>를 읽고, 접점이 있는 두 사람의 필진이 같이 쓰는 책에 대해 구체적으로 생각해 보게 되었고, 제로 베이스 수준의 초고이지만 기성 작가분과 둘이 함께 '책 소개 책'의 초고도 써보았습니다 천 일 동안 매일 읽고 쓰기를 함께 한 지인과 난 2년간 매일 교환 편지도 쓰고 있고요 이와 같은 상황에서 <계속 태어나는 당신에게>를 대하니 감정이 더욱 특별합니다 2023년 나에게 무슨 편지를 쓸지, 지금은 숙제 같은 마음이 더 크지만 29일이 다 지나고 나면 편안함으로 바뀌길 기대해 봅니다 ^^
천 일 동안 매일 읽고 쓰기를 함께한 지인과 2년간 매일 교환 편지라는 정말 멋진데요! 그 안에 켜켜이 녹아들어 있을 사유와 감정과 경험들… 앞으로의 글쓰기도 응원합니다!!!
맛있는 음식을 아껴서 꼭꼭 씹어서 먹듯이 천천히 책을 읽습니다. [프랑수아즈 사강] 박연준, 20~21쪽 늘 뭔가 대단히 크게 잃은 적이 있는 사람에게 마음이 가요. 잃은 후 의연하게 다시 걷는 사람이요. 작아진 사람.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행동하는 사람. 어리석음을 포기하지 않는 사람이요. 그런 사람들에게는 끝내 화를 낼 수 없어요. 어리석음을 위한 그들의 의지, 순수함 때문에 기가 질려요. 무엇도 잃은 적 없는 사람, 양지에 서 있는 사람, 뼛속까지 엘리트, 칭송만 받는 사람, 힘과 권력을 손에서 놓은 적 없는 사람을 저는...... 싫어합니다. 잠시 망설인 이유는 그들에 대한 제 미움이 합당한가 생각해 보았기 때문입니다. 저는 꺾여본 나무에 마음이 갑니다. 망가질 가능성이 농후한 자들, 그들의 위태로움과 의연함, 삶에 대한 사랑, 목마름, 그리고 슬픔을 아낍니다. 그들은 진짜 슬픔이 뭔지 알지요. 사람들은 때로 분노나 억울함, 열패감 따위를 슬픔이라 착각하며 삽니다. 하지만 슬픔의 정수는 소중한 걸 탈탈 잃어버리고 태연히 말간 얼굴로 아침을 맞이한 사람이 손에 쥐는 것에 있습니다. 제가 밑줄 긋고 옮겨 적은 문장들입니다. 저는 아직 프랑수아즈 사강처럼 모든 것을 잃어 본 적은 없지만 이 문장들을 읽노라면 어리석어도 괜찮고, 잃어도 괜찮고, 작아져도 괜찮고, 꺾여도 괜찮구나, 하고 마음이 좀 놓이나 봅니다. 책 구석구석 보석 같은 문장들이 조용히 탁 마음을 건드립니다. 연말연시를 이 책과 함께하게 되어 좋습니다.
잠, 잠깐만요... 2년간 매일 교환 편지라는 게 진정 가능한 일인가요? 아니 이건 심지어 나 혼자 잘 한다고 되는 일도 아니잖아요. 상대방도 답장을 써줘야 되는 건데... @수북강녕 님, 너무 대단하신데요. 오간 편지들 책으로 내주세요~ 증거가 필요해선 아니고요, -_-;; 저도 읽고 싶어서 그래요. ㅎㅎ
@겨울매미 @고쿠라29 헙헙... 정확히 말씀드리면 2021년 6월부터 썼으니 1년 반이 조금 넘은 셈이고, 하루 걸러 하루씩 서로 보내고 받고 있어서 저는 어제 273번째 편지를 썼네요 '2년간 매일'이라는 말이 조금 두루뭉술하게 표현되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2021년 초여름, 전국 곳곳의 동네책방 순회(공연은 아닌 그냥 순회 ^^) 중, 해뜨는 시간에 맞춰 문을 여는 정동진의 작은 책방 '이스트 씨네'에서 <당신의 자리는 비워둘게요>를 만난 후, "슬픈 소식만큼 기쁜 소식도 의무감을 갖고 전하기로" 약속하는 김현 시인과 조해진 소설가의 편지 나눔에 확 끌렸어요 마침 그 무렵, 매일 글쓰기 하는 모임에 2018년 9월부터 함께 천 일째 글을 써온 분이 계셨는데, 저와 비슷한 연배이자 같은 나이의 딸을 키우는 '노동자 엄마'로서 일상을 나눠온 분이었어요 '머뭇거리는 우정'이라는 제목으로 첫 편지를 보내며, 새로 시작하는 천 일 동안에는 책 이야기, 일 이야기, 가족 이야기, 즐겁고 힘든 이야기, 부끄럽고 음흉한 속마음 이야기를 교환 편지로 나누고 싶다고 제안한 것을 받아 주셔서 오늘까지 왔답니다 ^^ 시인의 편지보다는 일상다반사이지만 소중한 기록이에요 편지 상대분을 저는 '한국의 브래디 미카코'라 부른답니다 관대한 능력자 편집인을 만나 ㅎㅎ 책으로 내고 싶은 꿈을 갖고 열심히 쓰고 있어요~!
오… 너무나 멋진데요! 언젠가 책으로 만나보고 싶습니다. 어느새 올해의 마지막 날이네요. 새해에 좋은 글 실컷 읽고 좋은 글 착착 써 내시는 복 받으시길요!
273번째 편지라니 너무 대단하신데요. 하루 걸러 하루면 매일이죠. 받자 마자 1 없어지고 그 날 바로 답장 쓰는 건 카톡 아닙니까? ㅎㅎ <당신의 자리는 비워둘게요> 와 '이스트 씨네' 책방 소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언젠가 '이스트 씨네' 에서도 그믐밤이 열리면 좋겠네요. 해와 친한 책방이지만 이젠 달과도 친해져 보심이.. 수북강념님의 편지 내용은 제가 몰라 감히 추측할 수 없지만 273통의 편지라는 그 숫자가 주는 꾸준함과 살짝 알려주신 이야기로 본격적인 내용이 너무 궁금합니다. 꼭 책으로 내 주세요~
'이스트 씨네' 책방 이름을 그믐에서 보니 왠지 더 반갑네요. 예전에 저희 동네에서 책방 하시다가 몇년 전에 정동진으로 가셔서 책방+극장 컨셉의 멋진 공간을 만드신걸 사진으로만 봤는데.. 꼭 가보고싶다 생각만 하며 아직도 못가봤어요. 흑흑 (책방지기님 잘 지내고 계시는지...) 그리고 제가 같은 취향의 누군가와 오랜시간 편지로만 소통하는 로망이 있는데,, @수북강녕 님 너무 부럽고 대단하셔요!(>ㅅ<)
책방+극장 컨셉이 뭔지 너무 궁금해서 찾아봤습니다. 얼핏 머릿속에 그려지질 않았거든요. 보고 나니 그래서 East Cine 로 서점 이름을 지으셨구나 싶네요. 프랜차이즈로 대동단결한 길거리에 '무슨서점'을 비롯 독특하고 개성있는 서점들이 요즘 눈에 종종 띄어 반갑습니다. 이스트 씨네도 꼭 한 번 가보고 싶네요.
와. 상상도 못한 일이... 여고시절 1년 남짓 지금 생각엔 아주 유치하지만, 당시에는 엄청난 비밀을 담고 있는 교환일기를 쓴 기억이 스치네요. 두 분의 우정이 정말 아름답고 부럽습니다. 영화 같아요. 매일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친구가 있다니! 제 직업이 편집인이 아님에 너무도 아쉽네요. 언젠가 책으로 만날 그날을 기다리겠습니다!
상상이 잘 가지 않습니다. 273통의 편지라니... 저는 꾸준하지는 않아도 드문드문 써왔던 친구들과의 편지를 고향집에 고이 모셔두었는데요. 제가 독립하고 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저희 어머니께서 전부 버리셨어요. 한마디 상의도 없이ㅠㅠ 각종 쪽지들, 편지, 카드 등등을 모조리요. 그 이야기를 듣고 화도 낼 수 없을 정도로 머리가 멍해졌던 기억이 있습니다. 벌써 십여 년 전의 일인데도 그 상실감이 여전합니다. 그래서인지 이백여통의 편지가 더더욱 부럽습니다.
이 책을 보면서 처음 든 생각이 '아~~ 맞아 나 참 편지 쓴 적 오래 됐구나' 였어요. 누군가에게 편지를 쓴 게 도대체 언제인지 기억조차 나질 않았거든요. 그러고 책상에 앉아서 곰곰이 생각해 보니 그 날 아침에만 업무용 메일을 3통 이상 보냈더라고요. ㅎㅎㅎ 요즘 직장인 업무 시간 중에 이메일 쓰기 가 엄청난 분량을 차지하고 있을텐데요, 이메일은 누군가에게 보내는 편지라는 생각을 제가 안 했다는 게 신기했습니다.
<계속 태어나는 당신에게> 에 등장하는 예술가 18명을 소개합니다. 아래 순서대로 편지를 쓰셨네요. 에릭 사티 / 프랑수아즈 사강 / 바츨라프 니진스키 / 김소월 / 존 버거 / 버지니아 울프 / 빈센트 반 고흐 / 알바 알토 / 프란츠 체프카 / 페르난두 페소아 / 실비아 플라스 / 권진규 / 나혜석 / 로맹 가리 / 배호 / 장국영 / 다자이 오사무 / 박용래
아무래도 박연준 시인님과 장석주 시인님이 두 분 다 시를 쓰셔서 예술가 중 시인의 비중이 약간 높은 거 같기도 하고요... 배우는 한 분 있습니다. 제가 원래 잘 알고 있는 예술가들도 있고 잘 모르는 분들도 있네요. @겨울매미 님처럼 저도 복잡한 연말에 이 책과 함께 하니 좋습니다. 계속 읽어나가겠습니다.
버지니아 울프 [자기 삶을 스스로 세우는 것, 당신이 가르쳐준 거예요.] 박연준 p.54 좋아하도록 교육받은 천사 말입니다. 그 천사는 때때로 제 앞에 와 자신이 곡 '나'라고 우깁니다. 나는 그녀 쪽을 향해 몸을 돌려 목덜미를 잡았습니다. 그리고 최선을 다해 그녀를 죽였습니다. 만약 내가 고소당해서 법정에 서게 된다면 나는 정당방위였다고 변명할 겁니다. 내가 그녀를 죽이지 않았다면 그녀가 나를 죽였을 테니까요. 그녀는 나의 글에서 핵심을 빼앗아갔을 것입니다. -버지니아 울프 [집안의 천사 죽이기] p.55 스스로 온전할 수 있는 힘은 당신이 말한 ‘자기만의 방’에서 나온다고 믿습니다. 자신으로 오롯할 수 있는 시간, 공간, 여건. 이건 아주 중요한 문제입니다. p. 57 등뒤에 당신이 있기에, 지금을 사는 우리는 큰 용기를 얻습니다. [당신은 왜 그토록 거리 배회에 탐닉했을까요?] 장석주 p.54 “어제는 아주 보람 있는 하루였다. 글 쓰고 산책하고 책을 읽었다.” -버지니아 울프 [ 런던을 걷는 게 좋아, 버지니아 울프는 말했다.]
저는 오래전부터 사진을 해서 버지니아 울프의 작품으로 기억하기보다는 그녀의 옆모습 흑백 초상사진으로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요즘 저는 ‘자기만의 방‘을 여실히 체감하고 있습니다. 재택근무를 하고 있는데요 방 하나에 책상이 2개 있습니다. 하나는 방문 입구에 있는 컴퓨터 작업용 하얀 책상, 창가를 배경으로 자리 잡은 두 번째 책상은 오롯이 글을 쓰거나 읽는 용도의 빈티지 책상입니다. 그 두 번째 책상은 5년도 훨씬 전부터 제가 가지고 있었어요. 작고 기다란 손잡이를 두 개 당기고, 뚜껑을 열면 책상이 나오는 일명 피아노 책상이에요. 저런 책상은 뚜껑을 열면 오르골 소리가 나올 것처럼 신비롭고 예뻤거든요. 그러니까 10대의 제 로망이었어요. 나이가 들어 마침내 예쁜 피아노 책상을 가졌지만 정작 장식용에 지나지 않았어요. 눈길이 갈 때면 ’저기서 글을 써도 좋겠다.’ 하는 짧은 상상을 하고는 지나쳤어요. 그러던 중 올해 8월 글쓰기 수업을 듣기 시작한 첫날. 우연히 서점에서 버지니아 울프의 [자기만의 방]을 발견하고는 단숨에 집어들고 집으로 왔습니다. 그 날을 계기로 굳게 닫혀있던 책상이 활짝 열렸습니다. 매일 아침 이른시간 글을 쓰고, 책을 읽게되었어요. 버지니아 울프의 자기만의 방이 드디어 저에게 펼쳐졌습니다. 진짜 저만의 방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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