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님이 내 집의 문밖에 서서 내 집에 들어와 살기를 청하고 있다. 주인인 나는 고민할 수밖에 없다. 나는 손님을 초대한 적이 있는가? 손님은 내 안전을 위협할 것인가, 아닌가? 나는 손님을 환대해야 하는가? 만약 내가 환대했을 때, 손님이 내 집을 차지하고 나를 쫓아내면 어떡하나? ”
『미래를 먼저 경험했습니다 - 아프간 난민과 함께한 울산의 1년』 김영화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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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두냥
<간식을 먹으러 온 호랑이>라는 그림책이 실제로 급증한 이민자에 대한 내용이라고 하더라고요. 수북강녕님의 발췌문장을 보니 문득 이 그림책이 떠오르네요. 과연 나는 호랑이에게 문을 열어줄 수 있을지 ...
연두냥
안녕하세요. 마지막 주입니다. :) 아직 책을 마무리 짓지 못한 분들은 이번 주를 이용하여 함께 읽고 분량 상관없이 글 남겨 주시면 되겠습니다. 모든 분량을 읽으신 분들은 전체 내용을 돌아보며, 다른 사람들과 나눠보고 싶은 질문을 자유롭게 작성해 주세요. 함께 질문하고 댓글 달며 마지막 이야기 나눠 보아요.
poiein
완독 후 한국의 이주 정책을 되짚어 봤어요.
"현재 한국에 국경 관리를 중심으로 한 이주 정책은 있어도, 이주민을 함께 살아갈 주민으로 포 용하는 정책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주민 관련 정책은 컨트롤타워 없이 외국 인력, 재외동포, 결혼 이주민 등 대상에 따라 각각의 준거법, 각각의 위원회를 통해 파편적 중복적으로 추진되었다."(p.256)
지리적 국경 개념에 앞서 함께 사는 공동체 관점에서 이주 정책을 거시적으로 톺아 보고 그 안에서 디테일한 정책이 마련되어야 겠습니다. 사실 저 역시 태어난 고향을 떠나 다른 도시에서 사는 이주민이니까요. 태어난 나라를 떠나 다른 나라에서 사는 이주민인들 별 다를까 싶습니다:)
연두냥
결국 인류의 역사는 이주로 이루어진거죠.. 근대 국가의 개념 또한 사실 얼마 되지 않은 것인데 왜이리 우리는 울타리를 자꾸 짓고 있는가 싶습니다. 저 역시 고향을 떠난 이주민이라 더더욱 와 닿네요.
희망
우리 사회가 성, 나이, 지역, 국적, 사회적 지위 등에 차별 없는 평등한 사회를 추구하고 실천하는, 기원합니다.
은은
“ 아랍어로 ‘가리다’를 뜻하는 ‘하자바’에서 유래한 히잡은 무슬림 여성들이 쓰는 두건의 일종이다. 이슬람 경전인 『쿠란』 중 ‘유혹하는 어떤 것도 보여서는 안 된다’는 구절을 후대 율법학자들이 해석해 놓은 결과다. 대부분의 이슬람 나라에서 히잡 착용을 자유의사에 맡기지만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는 의무화하고 있다. 관습에 따라 히잡의 형태는 다양하다. 머리를 감싸며 어깨선까지 떨어지는 ‘알아미라’, 스카프를 느슨하게 두른 듯한 ‘샤일라’처럼 비교적 자유로운 방식이 있는가 하면 얼굴만 드러내고 몸 전체를 덮는 ‘차도르’와 눈만 보이는 ‘니캅’도 있다. 눈 부위까지 망사로 가리고 전신을 덮는 ‘부르카’는 가장 폐쇄적인데, 탈레반 등장 이후 여성에게 강요되며 억압을 상징한다. ”
『미래를 먼저 경험했습니다 - 아프간 난민과 함께한 울산의 1년』 김영화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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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은
23.12~24.4월까지 광주의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이슬람문화를 소개하는 <살람, 히잡> 전시가 열렸었네요. 그 전시 소개에서 히잡의 여러 이미지들을 가져와봤습니다.
연두냥
와 정말 다양하네요! 단순히 '히잡'이라고만 부르면 안되는 거겠죠...?
은은
“ “독일의 1960년대 이주 정책을 비판하는 말이 있어요. ‘우리가 부 른 것은 노동력인데, 온 것은 사람이었다’고요.”
......
앞에 말한 문구가 이 교수에게 강력하게 다가온 것은 한국이 독일의 전철을 밟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저숙련 노동자를 중심으로 이민을 유치하고는, 일정 기간 한국에 살다가 본국에 돌아가기를 바라며 순환 대상으로 본다.
......
“이주민 정책은 무엇보다 이주민을 사람으로, 함께 살아갈 주민으로 포용하는 정책이어야 한다. 사람은 태어나고, 성장하고, 일하고, 가족을 만들고, 늙고, 아프기도 하며, 누구나 죽는다. 따라서 이주민 정책은 출산과 보육, 교육, 취업, 의료와 주거 등 생활과 사회보장 전 영역을 아우르는 정책이어야 하며, 사람의 생애주기를 고려한 포괄적 정책이어야 한다. 때문에 어느 한 부처가 주관할 수 없는 정책이며, 출입국관리를 주 업무로 하는 법무부는 더더욱 주관할 수 없는 정책이다.” ”
『미래를 먼저 경험했습니다 - 아프간 난민과 함께한 울산의 1년』 김영화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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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은
“ 복지 제도 안으로 들어온 후 ‘우리보다 더 힘든 누군가의 기회를 빼앗는 게 아닐까’ 하는 미안함이 늘 있었다. 한편으론 자녀들이 자존심 상하는 일을 겪진 않을까 걱정되었다. 그런 현주 씨에게 어느 날 맏딸이 대수롭지 않다는 듯 말했다. “이거 다 빚이야. 나중에 어른 돼서 갚아야 해. 세상에 공짜는 없어.” 그 말을 듣고 현주 씨는 복지 제도를 다르게 바라볼 수 있었다. 딸의 말마따나 ‘돌고 도는 것’이다. “아프간 아이들에 대한 지원도 비슷한 맥락 같아요. 우리 세금을 낭비하는 것 같지만 달리 보면 미래에 대한 투자거든요. 그 아이들이 자라나서 세금을 낼 거고, 어쩌면 제 연금도 내주지 않을까요?” 그런 관점으로 동료를 한 명이라도 설득하고 싶었다. ”
『미래를 먼저 경험했습니다 - 아프간 난민과 함께한 울산의 1년』 김영화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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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은
“어차피 같이 살아야 하잖아요. 옆에 사는 사람이 이웃이지, 누가 이웃이겠어요.”
『미래를 먼저 경험했습니다 - 아프간 난민과 함께한 울 산의 1년』 김영화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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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은
이 책의 가장 감동적인 부분들은 전부 따옴표 안에 있었던 것 같아요. 실제로 이주해 온 분들, 이주민을 맞은 분들, 이주와 정착을 도운 분들의 경험과 마음에서 우러난 말들이 저를 깨우치고 각성시켰습니다.
여러 차례 눈물이 나기도 하고 전혀 몰랐던 사실들을 알게 되기도 하고 진지하게 우리 사회와 미래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기도 한, 좋은 책을 읽을 수 있어서 감사했습니다!
연두냥
저도 함께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결국 우리가 갈등을 피하고 무시하려고만 하지 않고 불편하더라도 마주 앉아 이야기하다 보면 결국은 답을 찾아가는 것 같아요. 저 역시 조금 더 갈등 앞에 용기있는 사람이 되려고 노력해야 겠습니다!
수북강녕
“ 다행히도 이런 고민을 다문화센터만 하지는 않았다. 아프간 가족이 없었다면 지역사회에서 만날 이유가 없는 이들과 연결되었기 때문이다. 다문화센터를 포함해 현대중공업부터 교육청, 구청, 경찰서까지 긴밀하게 협조하는 체계가 만들어졌다. 주민들의 우려가 컸던 만큼 공적 에너지가 단기간에 압축된 것이다. 기관 간 '행정 칸막이'가 사라진 점이 이례적이었다. "정부가 폭탄을 울산 동구에 휙 떨어트렸는데 모든 주체가 달려들어서 그 폭탄을 나눠 받았죠." 예기치 못한 갈등을 풀려고 분투한 그의 농담 섞인 비유다.
돌이켜 생각해 본다. 만약 학부모의 반발이 없었다면, 애초에 아프간 특별기여자들이 울산에 오지 않았다면 그 많은 인력이 학교마다 배치될 수 있었을까? 저마다 다른 공공기관의 담당자들이 밤낮없이 통화하면서 정보를 공유할 수 있었을까? 어쩌면 갈등의 진짜 문제는 혐오 섞인 반발을 보인 지역 주민이 아니라, 그 목소리를 제 일처럼 여기고 해결에 나서는 힘이 있는가에 달렸다. 1년을 보낸 정숙 씨 앞에는 그 모든 비효율과 수고를 치를 만한 깨달음이 선물처럼 기다렸다.
"미라클 작전이 성공했을 때만 해도 한국 국민으로서 뿌듯하다고만 생각했지, 이 사람들이 내 옆집에 내 이웃으로 살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죠. 막상 부딪히게 되었을 때 감정은 달랐어요. 언젠가는 한국도 다문화 사회가 될 거잖아요. 우리는 다가올 미래를 좀 더 빨리 겪어 봤어요. 이슬람이 전 세계의 6분의 1에 해당하는 거대한 문화권인데, 우리 사회에는 정착과 교류의 경험이 없었어요. 미래 세대는 무슬림과 사업을 하고 정치를 할 수도 있잖아요. 이제 울산은 그런 경험이 있습니다."
금방이라도 터질 폭탄인 줄 알았는데, 잡고 보니 기회였다. ”
이 책의 제목, <미래를 먼저 경험했습니다>의 의미를 새기며 책의 후반부를 필사합니다 '사회적 협력과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창의적 해법을 모색'하는 모임이 아니었다면 혼자 읽기 힘들었을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독서모임이야말로 개인과 사회가 연결되며 긍정적 영향을 주고받는 대표적인 형태의 하나겠지요?
함께 읽을 수 있어 감사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