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전전 그분! ㅎㅎ
표현이 재밌어요 ㅎㅎ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2. <어머니의 탄생>
D-29

오구오구

borumis
지금 2장을 읽으면서 생각나는 건.. 어쩌면 자기 희생적인 엄마와 그런 분위기가 조장되는 사회 속에서 자란 사람일 수록 그런 것에 대한 기대가 더 큰 게 아닌가 싶더라구요. 저희 남편은 3형제의 막내로 어머님이 직장맘이기도 했지만 큰형과 작은형에 줄 애정을 다 소진시킨 건지 제가 생각해도 심하게 남편을 차별대우하긴 했거든요. 근데 그래서 저는 오히려 더 며느리로서는 편하긴 했어요. 두 형들과 다르게 남편은 아버님이 중풍으로 쓰러지셨을 때 어머님 대신 집안일을 도맡아 해서 보통 한국 남자들과 다르게 빨래 바느질 요리 청소는 저보다 더 잘할 정도이고 자기도 엄마한테 별로 받은 게 없이 커서 어머님께 효도하는 스타일이 전혀 아니고 오히려 한동안 거의 연을 끊었거든요;; 모성에 대한 헛된 기대가 없어서 그런지 애들에게 희생하는 걸 바라지 않고 오히려 애들한테도 '난 니들도 소중하지만 니들보다 1순위는 엄마다. 엄마가 피곤하면 니들이 알아서 집안일 돕고 알아서 해먹어라'는 위주로 키웠고 저도 아이들을 위해 다 해주고 희생하는 모습을 보이는 게 좋아 보이지 않아요. 안그래도 '암컷들'을 보면서 사회적 위치가 낮은 원숭이 엄마일 수록 애들을 위해 모든 걸 다 해주고 아이를 의존적으로 키우고 반면 사회적 위치가 높은 엄마들은 새끼를 독립적으로 키운다는 연구를 보고 '폭싹 속았수다'에서 애순이가 금명이에게 보여준 모습이 마냥 좋아 보이진 않았어요.

꽃의요정
모성신화 조장하는 사회에 이 책을 강력추천합니다. 그믐을 통해 읽게 되었고, 작가님 북토크에도 가고, 그저께 다큐 영화도 봤는데....작가분의 어머니는 결혼하지 않은 상태에서 남자분의 강압적인 태도(폭력을 예감)에 아기가 8개월 때 뛰쳐 나와, 유복한 친정의 지원도 마다하고 아기 사진을 붙인 전단지를 돌리며, '아기를 같이 키우자!'고 합니다. '아기를 만나고 싶어서 낳았고, 아기를 제대로 대하려면 나 자신만의 시간도 필요하기 때문'이란 이유였어요. 본인은 사진 배우러 학교도 다녀야 하고 일도 해야 해서, 혼자만의 육아는 '무리(일본어식 표현)'이니 다같이 키우자는 목적으로 '아이가 있는 가정'이 아닌 '누구나' 본인의 육아에 동참해 달라는 취지로 만든 모임?이었습니다.
큰 목적성 전혀 없이 작가의 어머님은 직관에 따라 행동하지만, 아무런 영향력 없이 사는 저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 준 작품이었습니다.
(영화 보러 갔더니 책도 주셨어요. ㅜ.ㅜ)

침몰가족 - 비혼 싱글맘의 공동육아기가족을 둘러싼, 조금은 색다른 여정의 기록. 당신도 함께 키우지 않을래요? 세상에는 이런 방식의 육아도 있다! 애초에 결혼할 마음은 없었지만 아이가 생겼다. 결혼하지 않고 싱글맘이 된 나의 엄마는 길거리에서 공동육아를 하자는 전단을 나눠준다. 그리고 ‘침몰가족’이라는 이름의 공동육아를 시작했다.
책장 바로가기

borumis
오오.. 책 소개만 봐도.. 뭔가 제가 느끼던 바와 통하네요. 싱글맘은 아니지만.. 아직도 일본이나 한국은 '자유참가자'나 '손님같은' 아버지와 빠져나갈 수 없는 어머니의 모습이 많아서 아이들이 어릴적에 왜 '엄마 공부' 등 '좋은부모' 장르로 분류된 책 중 엄마가 제목에 들어 있는 책은 수천권이 넘지만 아빠가 제목에 들어가 있는 책은 수백권도 안되냐는 게 제 불만이었어요. (그나저나 무리가 일본식 표현이었군요. 육아는 어머니든 아버지든 혼자로서는 벅찹니다..ㅜㅜ)

향팔
정말 그런 것 같아요. 2장에서 인상깊었던 내용 중에, 비비는 작은 집이나 우리 안에 고립된 상태에서 살아가야 하는 경우에는 새끼를 돌보지 않는다고 하잖아요. 독박육아하다가 우울증에 걸려서 뉴스에 나오는 엄마들도 생각나네요.

꽃의요정
갑자기 @borumis 님 글 보니 김창옥 님이 강연할 때 했던 말이 떠올랐어요. "아이가 잘 크려면 두 가지 조건 중 하나를 충족시켜야 하는데 1) 아빠가 엄청 가정적이거나, 2) 없거나." ㅎㅎㅎ
'무리'는 우리나라에서도 많이 쓰는데, 같은 의미 같으면서도 약간 뉘앙스가 달라 번역자들이 쉽게 그대로 갖다 쓰면 좀 어색한 표현이 돼서 '일본어식 표현'이라고 굳이 써 놨어요. 헤헤

오구오구
성 조절의 달인인 보석말벌 부분을 읽고 있는데 ㅋ
- 전체 알의 약 15%만 수컷으로 낳고, 나머지는 암컷이고, 수컷은 주로 암컷과 짝짓기만 하고, 수는 필요 최소한으로 조절된다는 부분이요..
짝짓기만 하거나 없거나??? 짝짓기만 하고 이후 없어지거나? ㅋㅋ
성비의 불균형이 꼭 문제되지 않는 곤충사회가 부럽네요.
인간계는 ㅋ 성비 균형이 중요하겠죠?

꽃의요정
성비는 너무 거대담론이라 잘 모르겠고, ^^;; 저희 부부는 다시 태어나면 절대 결혼 따위 하지 않겠다고 다짐합니다. 아들한테도 웬만하면 결혼 안 하는 게 좋은 거 같다고 속삭이고요.

borumis
제 생각에는 정작 육아책을 더 보거나 김창옥샘 강연을 들어야할 사람은 아빠들인데…;; 오히려 엄마들은 필요 이상의 육아책과 정보가 넘쳐나서 TMI.. 지금보다 훨씬 덜 읽는 편이 나을 것 같아요;;

연해
하하, 이 말씀도 은근 공감되네요. 전에 한국비폭력대화교육원에서 진행하는 NVC 1단계를 수강했던 적이 있는데요. 저희 반 선생님이 중년의 여성분이셨는데, 말씀을 너무 조곤조곤 부드럽게 잘 하시니까 문득 궁금한 거예요. 집에서도 남편분과 비슷한 어조로 대화를 하시는지(상상만으로도 아름다운 대화!). 근데 웬걸, 현실은 아찔했어요. 아무리 비폭력대화를 시도하려 해도, 남편분이 비협조적이라('조 금 배웠다고 나를 가르치려 드는 거냐!') 포기했다고. 차라리 모르면 몰랐지, 알고 나니까 그 격차가 더 벌어지는 것 같아 오히려 더 괴롭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때 현실과 이상은 많이 다른 것 같다는 씁쓸한 생각을 했더랬죠. 그걸 핑계로 다음 강의는 듣지 않았다고(한다).

연해
아이고, 읽다가 2번에서 저항없이 웃음이 터졌...(이거 근데 웃어도 되는 포인트려나) 흠흠, 어쨌든. 저도 청소할 때나 설거지 할 때, 김창옥님 강연 종종 찾아듣는데, 기습적으로 웃음 터질 때가 많아서 이 글도 왠지 더 친근합니다.

stella15
@borumis 아, 저도 생각난 김에 책 한 권 소개합니다. <허랜드>입니다. 현재 두 종이 나와있네요. 여자만의 사회가 가능한가에 대한 나름 실험적이고 도전적인 페미니즘 소설입니다. 임신을 하는데도 남자의 개입 없이도 가능하다고 보고, 아기를 낳고 공동육아를 통해 아기를 키우죠. 나름 정교하고 설득력 있게 썼는데 놀라운 건 이 소설이 19세기 후반인가에 씌였다는 거죠. 아마조네스라고 하는 상상의(?) 부족이 있었던 것으로 아는데 그 보다 더 고도화된 사회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나름 재밌게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허랜드조용히 세상을 움직여온 여성 작가들의 품격 있고 당당한 행진, 에디션F 시리즈의 두 번째 권. 페미니즘 문학의 고전, 유토피아 소설의 정수라 일컬어지는 『허랜드』는 1900년대 초반 미국에서 작가, 페미니즘 이론가, 사회개혁가, 연설가로 활동한 샬럿 퍼킨스 길먼의 대표작이다.

허랜드여성들로만 이루어진 유토피아를 그린 장편소설 『허랜드』는 1915년에 길먼이 《포러너》에 연재한 작품이다. 과학과 모험을 좋아하는 세 친구, 모험가 테리, 의학도 제프, 사회학도 밴은 이야기로만 전해 오는 미지의 땅을 탐험하기 위해 원정대를 결성한다.
책장 바로가기

borumis
앗 엄마 실격과 노랑 벽지의 작가 샬롯 퍼킨스 길먼이군요. 이 분 작품도 그렇고 인생도 그렇고 정말 그 시대로서는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앞서나갔죠.

향팔
와 이렇게 신박한 아이디어의 책이었군요! 재밌겠어요.

연해
오, 이 책은 수지님 소개가 어마어마해서 저도 관심이 갑니다. 책 제목도 흥미(?)롭네요. 침몰가족이라니...

꽃의요정
제가 저 책이랑 다큐가 너무 좋아서 좀 흥분했었나 봐요. 침몰 가족은 일본의 어떤 정치인이 "일본의 가족제도가 침몰하고 있다아~~~"라고 어디선가 연설을 하고 있는 걸 보고 작가님 어머니가 "그럼 우리도 침몰 가족이네?"라고 해서 붙여진 이름 같더라고요.
어머님이 말씀하신 '인간해방'이란 말이 가장 기억에 남았어요.

오구오구
다큐 영화 제목이 뭐에요?? 보고 싶어요~

꽃의요정
그것도 '침몰 가족'인데 홍대 인디스페이스(롯데시네마 8층)에서 하고 있어요~ 다큐를 먼저 찍고 책을 내셨더라고요.

오구오구
앗, 그렇군요 제가 설렁설렁 읽었네요 저희 동네, 독립영화 많이 상영하는 극장이 있어서 검색해보니 저희 동네에는 개봉 안하네요. 기 다려봐야겠어요~ 감사합니다

stella15
맞아요. 그리고 엄마의 좋은 DNA? 뭐 그런 게 아래로 내려갈수록 약해진다잖아요. 그래서 그런지 울언니는 건강한 편인데 저는 좀 골골하더라구요. ㅎ
작성
게시판
글타래
화제 모음
지정된 화제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