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2. <어머니의 탄생>

D-29
번외편 좋습니다!
오, YG님 이야기 솔깃합니다. 말씀하신 스타트업을 시작하게 되신다면(응원합니다!), 죽음에 대한 선택권이 좀 더 확장되겠어요. 저도 이름을 올리고 싶고요. 그리고 저도 @향팔이 님 말씀처럼, (제가 정한) 일정 나이가 되면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게 꿈인데요. 이걸 정말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가끔 이런 말 하면 주변에서 '그래서 지금 죽고 싶다는 거야?'라고 놀라던데, 그게 아니라고 번번이 해명하는 게 좀 지겹습니다. 제가 바라는 죽음은, 영혼은 멀쩡한데 몸이 망가져서 어쩔 수 없이 죽음의 문턱을 넘는 게 아니라, 영혼이 멀쩡할 때 스스로 선택해서 생을 마감하는 것이거든요(누구에게도 짐이 되고 싶지 않습니다). 반대로 몸은 멀쩡한데 영혼이 망가져서 죽음을 선택하고 싶지도 않고요. 가끔 그런 생각도 해요. 저는 아직 제 집이 없지만 전세로 살면서 '이 집을 잠시 빌리고 있다' 여기는 것처럼, 몸도 마찬가지라고. 제 몸이긴 하지만 이 몸 또한 잠시 빌리는 것일뿐 본질은 영혼(정신과 마음 등). 그래서 빌린 집처럼, 제 몸을 조심조심 안전하게 잘 다루다가 자연에게 반납(?)하고 싶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건강을 꼼꼼히 잘 챙겨요. 빌린 물건(몸을 물건이라고 표현하니까 말이 좀 이상한데, 암튼 맥락은 그렇습니다)이니까 제가 이 물건을 버릴 때까지 안전하게 잘 쓰고 싶거든요.
이런 고민을 벌써부터 하시는군요. 얼마전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났는데 그런 얘기를 했어요. 사실 인생주기에 따라서 대화방식도 거기에 맞혀 가더라고요. 10대는 성적이고, 20대는 결혼, 30엔 육아, 4,50엔 건강및 재테크, 60부터는 죽음. 흐흑~ 누가 그랬잖아요. 오늘이란 하루는 어제 죽어간 사람이 그렇게도 살고 싶어했던 날일지도 모른다고. 연해님 아직 젊습니다. 60이된 사람도 아직도 멀었더군요. 60에 뭐라더라 0.75?를 곱하면 40대 초반밖엔 안 된답니다. 아직 죽음을 생각할 나이는 아닌 것 같습니다. 그냥 우리 더도 덜도 말고 오늘 하루만 잘 버티고 잘 살아보아요. 맞아요, 연해님 말씀대로 빌린 몸 잘 쓰고 돌아가자구요.^^
그럼요. 글에서도 말했지만 지금 당장 죽겠다는 의미가 아닙니다(하하). 생생하게 잘 살아있지만, 죽음에 대해서도 끊임없이 생각해야 그때가 되었을 때, 쫓기듯이 맞이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자주 하거든요. 사실 이 생각은 아주 어릴 때부터 했는데, 엄마한테 이 말을 했다가 등짝 스매싱 여러 번 맞은 후로는 입을 닫았습니다. 근데 요즘은 먼저 그런 이야기를 하시더라고요(너도 알아둬야 한다는 듯이). 그래서 제가 말씀드렸죠. "그 얘기는 제가 어릴 때부터 계속 했잖아요..." 아주 가벼운 예시로는 이런 것도 있습니다. 이 모임을 제가 자진해서 탈퇴하는 것과 @YG 님이 쫓아내서 눈물을 머금고 나가는 것은 느낌이 너무 다른 것? (제가 잘하겠습니다, 꾸벅) 저는 제가 죽음을 자주 생각하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삶에 늘 최선을 다합니다. 잘 죽고 싶은 만큼, 잘 살고 싶은 욕심이 있거든요(있을 때 잘하자! 처럼). 그래서 "그냥 우리 더도 덜도 말고 오늘 하루만 잘 버티고 잘 살아보아요."라는 @stella15 님의 말씀이 유독 다정하게 느껴집니다. 오늘은 이른 아침부터 쉬지 않고 비가 내리네요. 두꺼운 옷을 잘 챙겨입고 나왔는데도 쌀쌀한 정도로요. 빌린 몸이지만, 잔병도 많고 추위도 많이 타서 이래저래 챙길 게 많은데, 그래도 더 잘 챙겨 보고 싶은 하루입니다:)
오히려 젊어서부터 미리 생각해두면 좋지 않을까요? 저는 친구와 조력사망에 대한 얘기를 많이 해요. 한국도 빨리 도입해야 한다고, 우리가 그거 하러 마지막 전세금 빼서 스위스까지 가야겠냐고요.(아, 맞다 난 전세사기 당해서 돈도 못 빼는구나 흑흑) 저희 나이대의 최대 관심사일 결혼, 육아, 재테크 관련해선 아무것도 할 얘기가 없어서 그런 화제에 관심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저를 안 만나줘요 하하하
ㅎㅎ 그러고 보니 저도 그 대화의 중심에 있어 본 적이 없네요. 다 남의 얘기 듣는 거지. 근데 저도 가끔 결혼한 친구들 나를 은따 시킨 적이 은근 많았어요. 너는 이 세계를 모를거야 하는. 그래서 한동안 만나는 게 좀 편치는 않았는데 지금은 다시 편해졌어요. 나이들수록 평준화 되는 게 많아지니까. 무엇보다 애들이고 남편이고 이젠 자기 손을 떠나니까 자기 생각을 많이하더군요. 그게 다시 연대감을 갖게 하는 것 같더라구요.
저도 그 생각을 했어요. 얼마전 '원더풀 라이프'라는 책을 읽으면서 여성 편향의 돌봄노동 (젊어서는 아이를, 나이 들어서는 부모를..;;)에 대해 생각해봤어요..
딸이 아들보다 부모에게 잘한다는 고정관념이 사회에 깔려있으니 저처럼 부모님과 별로 가깝게 지내고 싶지 않은 딸은 왠지 뭔가 잘못하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어요. 그래서 심리적으로 피곤할 때가 있지요. (아이 키울 때도 엄마는 죄책감을 느낀다는데 그것도 모자라 부모에게까지! 하하 역시 여자로 태어난 존재는 뭘 해도 죄책감에서 벗어날 수 없는 건가) ‘딸이라면 모름지기 엄마랑 친구처럼 지내고 엄마랑 여행도 다니고 엄마한테 용돈도 잘 드리고 살갑게 해야지?’ 아들은 엄마한테 잘 못해도 ‘아들은 원래 그렇지, 그래서 딸이 좋다니까!’ 아이고 주여.. 딸들도 각자 인생 힘들기는 마찬가지인데요.
@향팔이 그렇네요. 여동생이 어머니한테 이것저것 신경 쓰는 것도 오빠나 동생이 제대로 안 하니까, 나라도 어쩔 수 없이 나서는 그런 것이겠죠; 괜히 반성해 봅니다. (하긴, 여동생이 이걸 보면 말로만? 하겠지만요.)
누군가 한 얘기를 어디서 봤는지 들었는지 모르겠는데, 남자들은 친구들끼리 모이면 "가족들 잘 지내지?"라고 서로 묻는데, 여자들끼리 모이면 "애는 지금 누가 봐?"로 시작한다고요...저도 입버릇처럼 하는 말인데, 안 그러기로 했어요...이젠 애들도 다 커서...ㅎㅎㅎ 나의 노화여~~~
@siouxsie님 오랜만이어요. 그런 말이 있군요. 아기 소리들어 본지가 하도 오래되서 잊고 있었네요. ㅎㅎ
맞아요 ㅎㅎ 그러네요... 보육부담의 책임은 모두여성에게... 그게 항상 불만이었습니다 ㅎㅎ 지금은 괜찮아졌지만 아직 변태중인 사춘기는 엄마의 손길이 필요한데, 성인이 된 1호는 아빠가 전담마크 ㅋㅋ 합니다
많은 행동 생태학자들은 정상적인 (암컷은) 언제나 어미"이며 "임신 하는 데 가장 큰 어려움을 겪는 암컷은 아주 심각한 반사회적, 사회적 문제를 갖는 것이 보통 이라고 가정했다. 자식 돌보기와 관련한 망설임 이나 실패, 다른 목표를 위한 에너지 용도 전환, 특히 어머니 자신을 위 한 경쟁 의도의 과시나 공격적인 행동은, 종류를 불문하고 병리적인 것 으로 간주되었다.
어머니의 탄생 - 모성, 여성, 그리고 가족의 기원과 진화 67, 세라 블래퍼 허디 지음, 황희선 옮김
화제로 지정된 대화
아직 시작 못 하신 분도 계시죠? 천천히 따라오십시오. 오늘 5월 6일 화요일(아쉽게도, 연휴 마지막 날)에는 읽기표대로 2장 '어머니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읽습니다. 1장에서 훑은 여성-어머니에 대한 고루한 시각이 어떻게 전복되고 있는지를 훑는 장입니다. 이 장에서 설명이 조금 미진해 보이는 내용은 뒤에서 좀 더 심층적으로 서술되니 가볍게 읽으면서 넘어가시면 됩니다. (조금 신경 써서 꼼꼼히 읽어야 할 대목은 3장부터 나오기 시작합니다.)
이 새로운 생명-형태(life-forms)는 ‘어미’라고 부르는 균질한 계층에 속하는 교환 가능한 구성원 대신, 무척 다양한 상황과 과제에 대처하는 고도로 가변적인 개체들을 포함하게 되었다. ‘실제 삶’ 속의 어미는 양육자인 만큼이나 전략 계획가이며 의사 결정자였고, 기회주의자이며 협상자, 조종자이자 동료였다. 어미들이 성사시키는 협상과 채택하는 전술들은 자동적이기보다는 상황에 따라 계속 변했고, 그 결과는 양육 행동이 될 수도 있고 되지 않을 수도 있었다.
어머니의 탄생 - 모성, 여성, 그리고 가족의 기원과 진화 2장 68~69쪽, 세라 블래퍼 허디 지음, 황희선 옮김
여성이 번식 기회에 대한 통제력과 처지를 개선할 기회 모두를 갖는 곳이면 여성들은 어디서나 더 많은 아이보다는 삶의 질과 경제적 안정을 선택한다... 질을 위해 양을 타협하거나 안전한 지위를 얻도록, 또 적어도 일부의 자식은 살아남아 번성 할 수 있는 확률을 증가시키는 방향으로 진화했다.
어머니의 탄생 - 모성, 여성, 그리고 가족의 기원과 진화 40, 세라 블래퍼 허디 지음, 황희선 옮김
3녀 1남의 둘째로서 어머니의 고통을 다 알지는 못하지만 당신의 본성을 거스르는 선택의 강요가 폭력적이라고 생각했고, 제가 엄마가 되고서 더욱 그렇게 느껴졌는데.. 이 책이 다시 일깨워주네요..
여성들은 빅토리아 시대 신사들과, 그 반대편에 있는 어린아이와 야만인의 사이 어디엔가 있는, 생물학적으로 예정된 다산의 연옥에서 헤매고 있었다
어머니의 탄생 - 모성, 여성, 그리고 가족의 기원과 진화 48, 세라 블래퍼 허디 지음, 황희선 옮김
끔찍하네요. ㅠ
여왕벌이 먹는 것에 따라 달라지는 (you are what you eat) 세계에서 결정된다는 것에 놀랐습니다. 저는 아직까지 여왕벌은 뭔가 특별한게 있는 줄 알았거든요. 단순히 로얄젤리만 먹으면 여왕벌이 되다니... 이 특별식으로 인해 보통의 일벌과 53가지 면에서 구분되는 형태 및 행동상의 차이가 나타나다니... 놀랍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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