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그믐의 김새섬 대표님과 또 벽돌 책 읽기 모임을 함께 해오신 장강명 작가님의 근황이 올라왔습니다. 한 고비는 넘겼습니다만, 또 험한 길 앞에 선 두 분께 여러분께서도 따뜻한 격려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https://www.gmeum.com/meet/2617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2. <어머니의 탄생>
D-29
화제로 지정된 대화

YG

오구오구
“ 대리 수유에서 발생한 일들과 가장 닮은꼴은 현대의 어머니인 우리들이 감당할 수 있는 비용의 영아 보육원을 찾기 위해 눈을 부릅뜨고 돌 아다니며 협상하는 일일 것이다. 9시에서 5시까지(주말은 포함되지 않음) 돌봐주면 고마운 일이고, 그럭저럭 질이 나쁘지 않으며 유모 고용처럼 치명적이지도 않은 서비스를 찾아야 하는 것이다…..
오늘날의 일하는 어머니들과 마찬가지로, 18세기 유럽의 어머니들은 비용보다는 집에서 가까운 곳에 있는 건강한 유모가 제공하는 보살핌에 더 비중을 두었다. 결정적인 차이는, 18세기에 있던 수준 미달의 영아 낮/밤 시간 보육 서비스가 부모가 감시할 여지를 훨씬 적게 남겼고 아기의 건강에는 훨씬 큰 위험을 불러왔으며, 또한 정서적 애착 파열(ruptured emotional attachment)로 인한 심리적 위험을 훨씬 심각하게 겪게 했다는 것이다. ”
『어머니의 탄생 - 모성, 여성, 그리고 가족의 기원과 진화』 576, 세라 블래퍼 허디 지음, 황희선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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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구오구
584쪽의 포대기를 맨 아프리카 할머니의 모습을 보니, 떠오르는 장면이 있네요.
1호를 낳고 육아휴직 중에 회사를 방문할 일이 있었는데, 도와주실 부모님은 모두 지방에 계시고, 맡길곳이 없어서 저렇게 포대기를 매고 사무실을 방문했죠.
저의 그 부적절함에 동료들과 선배들이 너무나 당황해하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모성과 사회적 성취(?) 공간은 함께 할수 없는 개념이라는 것을 직관적으로 느꼈던거 같아요. 나는 내 모습이 낯설지 않은데 (맨날 집에서 그러고 있으니까).. 동료들은 충격을 금치 못하는.... 갑자기 진짜 아줌마가 되어 돌아왔으니까요 ㅠ
요즘은 어떤지 모르겠는데, 포대기는 여성과 모성을 나누는 중요한 인공물 같습니다 ㅠㅠ

오구오구
“ 주변에 아이 기르는 일을 도와줄 사람들이 있는 한, 아주 운이 없는 아이들도 여전히 부모가 원하는 대상이 된다. 어린 어머니, 혹은 비혼이거나 적절한 지원을 기대할 수 없는 사람들은 할머니에게 의존할 가능 성이 가장 크다. 이 어머니들은 아요레오에서는 영아 살해를 저지를 가능성이 가장 크고, 18세기 유럽에서는 고아원에 아기를 버릴 가능성이 가장 크며, 아기가 죽을 가능성이 훨씬 더 크다 하더라도 아기에게 수유를 하지 않기로 결정하게 된 브라질 도심 빈곤 지역의 어머니들과 동일한 계급에 속한다. 어머니들은 재혼하거나 남편의 다른 아내가 자신의 아이에게 악의를 품고 있다고 우려될 때도 할머니에게 아기를 보낸다 ”
『어머니의 탄생 - 모성, 여성, 그리고 가족의 기원과 진화』 585, 세라 블래퍼 허디 지음, 황희선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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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구오구
“ 인간이 진화하는 동안 어머니는 아기의 생태•사회적 지위가 되어 왔다. 물리적, 사회적 환경은 엄마와 아기 모두에게 영향을 준다. 아기가 초유를 먹게 되는지, 5개월 동안 또는 5년 동안 젖을 먹게 될 것인지, 어머니가 아기를 근처에 둘 것인지 아니면 대행 어머니에게 맡길 것인지 등 등, 이 각각의 문제들은 아기의 생존과 관련된 합의를 지닌 어머니의 결정을 표상한다. 인구학적, 통계학적으로 볼 때 한 아기에 대해 얼마나, 그리고 얼마만큼 오래 투자할 것인지와 관련된 어머니의 작고 다양한 결정들이 합해져서 인간 자손에게 삶-또는-죽음이라는 결과를 만들어 낸다. ”
『어머니의 탄생 - 모성, 여성, 그리고 가족의 기원과 진화』 590, 세라 블래퍼 허디 지음, 황희선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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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구오구
“
아기의 심리 상태를 폭넓게 이해하기 위한 첫걸음을 디 딘것은 볼비였다. 홍적세의 아기가 더 성장할 수 있을 만큼 오래 살아남 기 위해서는 어떤 특성을 지녀야 하는지를 재구성하는 일에 착수했던 것이다. 볼비는 영아의 감정을 설명하기 위해 진정한 다윈의 자연선택 이론을 사용했던 최초의 사람이다. ”
『어머니의 탄생 - 모성, 여성, 그리고 가족의 기원과 진화』 602, 세라 블래퍼 허디 지음, 황희선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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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구오구
찰스 다윈은 인류 진화의 법칙을 발견.
다윈의 정서적 진화와 상실의 흔적은 볼비에 의해 연구됨 --> 영아의 감정 설명을 위한 진화심리학적 접근

오구오구
“
미성숙한 인간이 취약한 이유는 많다. 하지만 나는 피임이 등장하기 이전의 세계에서는, 자신의 아기가 살아남고 자라나 처음에는 가족 안에서, 그리고 그 이후에는 세계 속에서 생태 적소를 찾게 될 전망을 어머니가 평가한 결과가 영아의 생존에 영향을 주는 일차적 원인 중 하나로 간주되어야 한다고 확신하게 되었다. 만약 어머니의 관점에서 볼 때 한 아이에게 젖을 물리기로 한 결정이 다른 선택 (대개는 가까운 미래에 다시 임신을 하는 선택)의 희생을 뜻하고, 만약 생명 우선론이 언제나 선택을 하게 만들다면, 인간 영아의 관점에서 볼때 생존이란 어머니가 평생의 헌신을 향한 첫 발걸음을 최대한 단도록 유인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매력적인 모습으로 태어나는 것이다. ”
『어머니의 탄생 - 모성, 여성, 그리고 가족의 기원과 진화』 606, 세라 블래퍼 허디 지음, 황희선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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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구오구
아기들이 이쁘고 귀여운 이유??? 어머니가 자신에게 헌신하도록 유인하기 위함?

연해
앗, 안 그래도 지난 주말에 연인과 도서관에 갔다가 아이들을 많이 봤는데요. '인간뿐만 아니라 모든 생명체의 아기(새끼)들은 어쩜 이렇게 다 귀여운걸까'라는 주제로 대화를 했던 게 떠올라요. (제 개인적인 취향으로) 도시에 사는 비둘기들이 귀엽지는 않지만 그들의 새끼들은 너무 귀여울 것 같다는 이야기도 했더랬죠. 저도 수집해주신 문장 좋았습니다:)

오구오구
“ 시험관 기술, 그리고 한 사람으로부터 다른 인간 유기체를 복제할 수 있는 능력이 얼마나 정교한가와는 상관없이, 호모 사피엔스의 DNA는 유전적으로 설계된 아기와 그 아기와 교류하는 양육자 사이의 지속적인 상호 작용, 즉 타인의 개입 없이는 이러한 인간 고유의 능력을 발달시키지 못한다. ”
『어머니의 탄생 - 모성, 여성, 그리고 가족의 기원과 진화』 610, 세라 블래퍼 허디 지음, 황희선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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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구오구
결국, 인간이 인간다워짐은 아기와 의미 있게 상호작용해주는 존재 (그가 누구던간에)의 정서적·신체적·사회적 돌봄이 중요함...
화제로 지정된 대화

YG
이번 주는 2부를 마저 읽고 3부로 넘어가는 일정입니다. 주초에 읽을 분량이 많은데 3부 넘어가면 분량이 적어져서 여유 있게 가는 주입니다.
오늘 5월 19일 월요일에는 13장 '아들이냐, 딸이냐? 경우에 따라 다르다'를 읽습니다. 이번 장에서는 중국을 포함한 (한국도 마찬가지) 성 선별적 영아 살해부터 시작해서 아들, 딸 여부에 따라서 선택적으로 영아 살해가 나타나는 현상을 추적하고 있습니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이 장 역시 12장에서 같은 메시지가 이어집니다. 진화, 문화, 환경 등이 서로 얽히면서 그런 결과가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YG
@오구오구 @Elqn 1부 네 편을 보다가 만 화제의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에서도 비슷한 대목이 나오긴 합니다. 제주를 배경으로 아들과 손자를 중히 여기는 엄청난 가부장제 하인데, 딸(금명)이 태어나거든요. 딸은 자기처럼 키우지 않겠다는 어머니의 바람과는 무관하게, 어느 날 시할머니가 여자아이를 해녀로 만들겠다고 용왕신에게 제사를 지내고 그걸 뒤엎고. @오구오구 님 인용하신 대목 보면서 저는 그 드라마 장면이 떠올랐답니다.
덧붙이면, 학교 다닐 적부터 제주도가 고향인 여자 동기, 선배를 몇 명 알고 있어요. 돌이켜 생각해보면, 남다른 자립심이 공통점이었던 것 같기도 하고. 또 일반화하기에는 케이스가 적다는 생각도 들고 그러네요. :)

YG
제주도 해녀 얘기가 나와서 한 가지 언급하자면 한국의 유명한 원로 인류학자 조한혜정(1948~ ) 선생님의 1979년 UCLA 박사 학위 논문이 바로 제주도 해녀와 제주도의 성별 분업에 대한 연구였어요. 1976년에 처음 이 연구 주제를 잡고 나서, 1978년에 9개월 정도 현지에 머무르면서 현장 조사한 결과가 담겨 있는 연구였죠.
AN ETHNOGRAPHIC STUDY OF A FEMALE DIVER'S VILLAGE IN KOREA: FOCUSED ON THE SEXUAL DIVISION OF LABOR

오구오구
제주 해녀들에 대해 학술적으로 접근한 거의 최초 연구인 걸까요? 너무 멋지네요... 연구제목에 가슴 설레지네요.

YG
@오구오구 최초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제주 해녀 사회를 세계에 알린 영향력 있는 연구 성과인 건 확실해 보여요. 이후 제주도 해녀에 대한 인류학 연구(주로 국내 유학생 혹은 다른 지역의 여성 공동체와의 비교) 논문이 영어권에서 꽤 있는데 대부분 이 성과를 선행 연구로 따르고 있습니다.

향팔
“ 부모는 자신의 행동이 “아이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고 정당화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보다 면밀히 살펴보면 부모들이 아이의 이해관계를 자신과 일치하게끔 정의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
『어머니의 탄생 - 모성, 여성, 그리고 가족의 기원과 진화』 세라 블래퍼 허디 지음, 황희선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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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팔
그림 13.1 중국의 공익 광고 “아들 딸 구별 말고 하나만 낳아 잘 기르자”는 한국의 과거랑 거의 똑같네요.


향팔
제가 1980년대생인데 그때만 해도 선별적 여아 중절이 흔했죠. 오죽했으면 병원에서 부모에게 태아의 성별을 미리 알려주는 게 금지되어 “파란옷이 어울리겠네”, “분홍신을 준비하세요” 이런 식으로 돌려 말하고 그랬었죠 아마? 이젠 세상이 바뀌어 의료진이 성별을 말해주는 것이 가능하다고 들었어요. 제 친구는 장녀인데, 애 이름을 남자 이름으로 지으면 둘째는 아들을 낳을 수 있다는 얘기를 부모님이 어디서 들으시는 바람에 그 친구 이름이 남자 이름이에요, 찐 아저씨 이름. 그 덕(?)에 둘째는 진짜 아들이 나왔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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