앗, 안 그래도 지난 주말에 연인과 도서관에 갔다가 아이들을 많이 봤는데요. '인간뿐만 아니라 모든 생명체의 아기(새끼)들은 어쩜 이렇게 다 귀여운걸까'라는 주제로 대화를 했던 게 떠올라요. (제 개인적인 취향으로) 도시에 사는 비둘기들이 귀엽지는 않지만 그들의 새끼들은 너무 귀여울 것 같다는 이야기도 했더랬죠. 저도 수집해주신 문장 좋았습니다:)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2. <어머니의 탄생>
D-29

연해

오구오구
“ 시험관 기술, 그리고 한 사람으로부터 다른 인간 유기체를 복제할 수 있는 능력이 얼마나 정교한가와는 상관없이, 호모 사피엔스의 DNA는 유전적으로 설계된 아기와 그 아기와 교류하는 양육자 사이의 지속적인 상호 작용, 즉 타인의 개입 없이는 이러한 인간 고유의 능력을 발달시키지 못한다. ”
『어머니의 탄생 - 모성, 여성, 그리고 가족의 기원과 진화』 610, 세라 블래퍼 허디 지음, 황희선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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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구오구
결국, 인간이 인간다워짐은 아기와 의미 있게 상호작용해주는 존재 (그가 누구던간에)의 정서적·신체적·사회적 돌봄이 중요함...
화제로 지정된 대화

YG
이번 주는 2부를 마저 읽고 3부로 넘어가는 일정입니다. 주초에 읽을 분량이 많은데 3부 넘어가면 분량이 적어져서 여유 있게 가는 주입니다.
오늘 5월 19일 월요일에는 13장 '아들이냐, 딸이냐? 경우에 따라 다르다'를 읽습니다. 이번 장에서는 중국을 포함한 (한국도 마찬가지) 성 선별적 영아 살해부터 시작해서 아들, 딸 여부에 따라서 선택적으로 영아 살해가 나타나는 현상을 추적하고 있습니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이 장 역시 12장에서 같은 메시지가 이어집니다. 진화, 문화, 환경 등이 서로 얽히면서 그런 결과가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YG
@오구오구 @Elqn 1부 네 편을 보다가 만 화제의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에서도 비슷한 대목이 나오긴 합니다. 제주를 배경으로 아들과 손자를 중히 여기는 엄청난 가부장제 하인데, 딸(금명)이 태어나거든요. 딸은 자기처럼 키우지 않겠다는 어머니의 바람과는 무관하게, 어느 날 시할머니가 여자아이를 해녀로 만들겠다고 용왕신에게 제사를 지내고 그걸 뒤엎고. @오구오구 님 인용하신 대목 보면서 저는 그 드라마 장면이 떠올랐답니다.
덧붙이면, 학교 다닐 적부터 제주도가 고향인 여자 동기, 선배를 몇 명 알고 있어요. 돌이켜 생각해보면, 남다른 자립심이 공통점이었던 것 같기도 하고. 또 일반화하기에는 케이스가 적다는 생각도 들고 그러네요. :)

YG
제주도 해녀 얘기가 나와서 한 가지 언급하자면 한국의 유명한 원로 인류학자 조한혜정(1948~ ) 선생님의 1979년 UCLA 박사 학위 논문이 바로 제주도 해녀와 제주도의 성별 분업에 대한 연구였어요. 1976년에 처음 이 연구 주제를 잡고 나서, 1978년에 9개월 정도 현지에 머무르면서 현장 조사한 결과가 담겨 있는 연구였죠.
AN ETHNOGRAPHIC STUDY OF A FEMALE DIVER'S VILLAGE IN KOREA: FOCUSED ON THE SEXUAL DIVISION OF LABOR

오구오구
제주 해녀들에 대해 학술적으로 접근한 거의 최초 연구인 걸까요? 너무 멋지네요... 연구제목에 가슴 설레지네요.

YG
@오구오구 최초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제주 해녀 사회를 세계에 알린 영향력 있는 연구 성과인 건 확실해 보여요. 이후 제주도 해녀에 대한 인류학 연구(주로 국내 유학생 혹은 다른 지역의 여성 공동체와의 비교) 논문이 영어권에서 꽤 있는데 대부분 이 성과를 선행 연구로 따르고 있습니다.

향팔
“ 부모는 자신의 행동이 “아이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고 정당화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보다 면밀히 살펴보면 부모들이 아이의 이해관계를 자신과 일치하게끔 정의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
『어머니의 탄생 - 모성, 여성, 그리고 가족의 기원과 진화』 세라 블래퍼 허디 지음, 황희선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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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팔
그림 13.1 중국의 공익 광고 “아들 딸 구별 말고 하나만 낳아 잘 기르자”는 한국의 과거랑 거의 똑같네요.


향팔
제가 1980년대생인데 그때만 해도 선별적 여아 중절이 흔했죠. 오죽했으면 병원에서 부모에게 태아의 성별을 미리 알려주는 게 금지되어 “파란옷이 어울리겠네”, “분홍신을 준비하세요” 이런 식으로 돌려 말하고 그랬었죠 아마? 이젠 세상이 바뀌어 의료진이 성별을 말해주는 것이 가능하다고 들었어요. 제 친구는 장녀인데, 애 이름을 남자 이름으로 지으면 둘째는 아들을 낳을 수 있다는 얘기를 부모님이 어디서 들으시는 바람에 그 친구 이름이 남자 이름이에요, 찐 아저씨 이름. 그 덕(?)에 둘째는 진짜 아들이 나왔죠.

stella15
헉, 그런 일이....?! 그래서 가끔 여아에게 남자 이름, 남아에게 여자 이름을 쓰기도 하는가 봅니다. 여아의 비율이 훨 많겠지만. 대표적인 예가 배우 최명길 씨잖아요. 남동생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전 한때 그 이름을 좋아했죠. 전 한자론 꼭 그렇지마는 않은데 음으론 여성스런 이름이라. 아, 그래서 남동생이 태어났는지도 모르겠네요. 교묘하게.ㅋ
밥심
열심히 달려서 2부 14장까지 읽으니 600쪽이네요. 조금 얇은 벽돌책이었다면 끝나는 건데 아직 본문만 250쪽이 더 남았군요. ㅋㅎ

YG
@밥심 그게 또 벽돌 책의 매력 아니겠습니까? :) 나머지도 열심히 달려 보죠!

향팔
“ 기근과 가뭄의 위험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지역들에서는 땅이 없고 소유가 없는 사람들은 가계 생존을 실현할 수 있는 기회의 측면에서 한결같이 최악의 상황에 있다. 그렇게 가혹한 상황 속에서 생존할 확률이 가장 높은 사람들은, 경작 가능한 땅과 같은 자원에 접근할 수 있는 가족에게로 시집간 어머니의 아이들 뿐이다. 상승혼(여자들이 결혼해 신분이 상승되는 것)은 요행이 아니다. 그것은 가계 생존을 위해 오랜 동안 요청되어 온 필연이었다. 뿐만 아니라 그것으로 이끄는 선택이 유전적 결과를 갖지 않는다고 말할 수 없다. ”
『어머니의 탄생 - 모성, 여성, 그리고 가족의 기원과 진화』 세라 블래퍼 허디 지음, 황희선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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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팔
“ 수세기 동안 시행된 상승혼은 결혼해 서 자손을 낳은 두 성에 뒤따르는 서로 다른 경로를 기록함으로써 인도 카스트 제도의 숲 속으로 뻗은 빵 부스러기처럼 유전적 표지의 자취를 남긴다. 오직 어머니로부터만 자손에게 전해지는 미토콘드리아 DNA(체세포와 난자에는 있지만 정자에는 없는 DNA)를 통해 전달되는 유전적 특질들에 대한 검사는 어머니에 의해 전수되는 특질들이 전통적인 카스트 경계를 넘어 멀리 퍼진다는 점을 보여 주었다. 이 유전적 표지들은 수세기 동안 보다 높은 카스트의 가족으로 시집감으로써 신분이 상승한 신부와 첩들이 운반해 왔다. ”
『어머니의 탄생 - 모성, 여성, 그리고 가족의 기원과 진화』 세라 블래퍼 허디 지음, 황희선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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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팔
“ 이와 대조적으로 부계로 전수되는 표지들, 즉 Y염색체 위에 있어 아버지로부터 아들에게 전해지는 특질들은 덜 유동적이다. 아버지가 전수하는 특질들은 국소화되어 있고, 발원지가 되는 카스트를 넘어 퍼지는 법이 드물다. 이것은 어머니가 전수하는 특질보다 남성 특질들이 절멸에 더 취약한 까닭을 설명해 주는 한 가지 원인이 될 수 있다. 따라서 기존에 순수하게 문화적인 것으로 간주되었던 관습들은 인구학적, 유전학적으로 중요한 결과를 가져오며, 아이들에 대한 인간의 동기와 결정 규칙들에 깊은 근원을 둔다. ”
『어머니의 탄생 - 모성, 여성, 그리고 가족의 기원과 진화』 세라 블래퍼 허디 지음, 황희선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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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팔
“ 엘리트 계층에서의 남아 선호가 빈곤한 자들 사이에서의 여아 선호와 대칭되는 것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양상이다. 여아 선호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헝가리의 집시들을 비롯한, 불리한 위치의 집단에서 발견된다. ”
『어머니의 탄생 - 모성, 여성, 그리고 가족의 기원과 진화』 세라 블래퍼 허디 지음, 황희선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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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팔
“ 자식에 대한 부모의 헌신은 그 아이의 성별과 출생 순위가 욕망되는 규칙에 얼마나 잘 부합하느냐에 달려 있다. […] 이 어민들에게 태어난 딸들은 아들에 비해 생산성이 높다. 딸은 아들에 비해 동생들을 기르는 일 역시 더 많이 돕는다. 딸이 선호되는 것은 당연하다. 이상적인 배치를 얻은 부모들, 즉 첫아이를 딸로 얻고 그 후 아들을 낳은 부모들은 첫아이를 아들로 낳은 부모들에 비해 생활도 더 나았고 생존한 자식 역시 더 많았다. 전반적으로 번식 사업 초기에 딸을 낳은 어머니들은 아들을 먼저 낳은 여성들에 비해 더 큰 생애 번식 성공을 얻었다.
[…] 일본의 노우비 평야에 살던 18, 19세기 농부들에게 이상적인 자식 배치인 “첫아이는 딸, 아들은 그 다음”은 이치히메 니타로(“일공주 이장남”이라는 뜻. — 옮긴이)라 불리었다. 선호되는 성별은 아들이지만, 부모들은 주 상속자를 가능한 한 확실히 건강하게 잘 기르도록 도와줄 작은 대행 어머니를 두도록 배치하려 했다. ”
『어머니의 탄생 - 모성, 여성, 그리고 가족의 기원과 진화』 세라 블래퍼 허디 지음, 황희선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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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팔
우리에게도 “첫딸은 살림 밑천”이라는 옛말이 있지요. 이말이 저말인갑네요! 정말 간담이 서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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