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긴 하죠. 근데 전 지금도 잊히지 않는 게 아주 오래 전 제가 20대 때 미국에 사시는 막내 작은 엄마가 잠시 귀국해서 집에 오셨는데 울엄마한테 대뜸 제가 커서 살림에 도움이 많이되잖냐고 말씀 하시는데 좀 섭섭하더라구요. 뭐 일견 그렇게 말하는 거 이해 못하는 건 아니지만 내가 무슨 엄마 몸종도 아니고, 작은 엄니도 여성인데 스스로에 대한 인식이 낮으시구나 했어요. 그후 지금까지 뵌 적도 없지만.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2. <어머니의 탄생>
D-29

stella15

향팔
네, 딸 입장에서 정말 간담이 서늘하다니까요(책에도 나온 표현이지만 하하) 부모 도 하나의 생물이니만큼 결국 자신의 이해관계에 따라 행동하게 되는 거겠지요, 스스로 의식하든 아니든. “첫딸은 살림 밑천”이라는 말을 깊이 생각해본 적이 없었는데, 옛날 일본의 “이치히메 니타로” 얘기를 읽자마자 아 이거 우리도 있자나! 하고 바로 떠오르더라고요ㄷㄷ 섭섭한 정도가 아니라 무서워요.

stella15
저는 맏딸도 아닌데 그럽니다. 하하. 그때 언니가 결혼한지 얼마 안됐고, 비교적 이른 나이에 결혼해서 맏딸 컴플렉스같은 건 없었어요. 어릴 때 놀 때도 전 오빠와 동생이랑 많이 놀았지 언니하곤 별로 친하지 않죠. 내심 그게 이해가 안 갔어요. 전 남동생 말고 여동생 하나 있으면 정말 예뻐해 줄 텐데했죠. 지금은 부질없는 거지만. ㅋ

오구오구
볼비는 이 무렵 어머니-영아의 분리를 발달장애의 근원으로 보기 시작했다.
『어머니의 탄생 - 모성, 여성, 그리고 가족의 기원과 진화』 613, 세라 블래퍼 허디 지음, 황희선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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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구오구
620쪽 붉은털 원숭이 실험은 마음 아프네요. 어미와의 분리 경험이 최대 2년후까지 부정적인 반응이 지속되었다는 것. 한번의 짧은 분리보다 반복적ㅇ니 분리가 훨씬 큰 영향을 주었다는 부분. 생각할 거리가 많네요.

오구오구
애착 유형분류: 메리 에인즈워즈의 낯선 상황 실험
1) 안정애착
2) 불안/양가애착
3) 불안/회피 애착
4) 무질서/혼란애착 (메리메인이 새로 분류)

오구오구
“ 모든 육아방에는 유령이 있다. (가족의) 과거로부터 온 침입자들이 육아방을 점령해 살며 소유권을 주장한다. 그들은 둘 이상의 세대에 걸쳐 세례식에 참석했다. 이들 중 누구도 초대받지 않았지만(,) 유령들은 자리를 차지한 채 넝마가 된 대본을 갖고 가족 비극의 리허설을 상연한다. ”
『어머니의 탄생 - 모성, 여성, 그리고 가족의 기원과 진화』 628, 세라 블래퍼 허디 지음, 황희선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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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구오구
애착패턴이 세대를 거쳐 자녀에게 내려갈수 있다는... 슬픈 이야기네요.... ㅠㅠ

오구오구
“ 나 자신에게 오늘날까지 볼비의 산이 가져오는 고통은, 저명한 여성 과학자이며 아동의 젠더 정체성 발달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전문가로 이끈 연구 업적만큼이나 상냥함과 온화함으로 인해 모든 면모가 인상적인 여성인 안케 에르하르트가 했던 말을 계속 떠올리게 한다. 프라하에서 열렸던 과학 학회의 조찬 모임에서 이 비범할 만큼 양육적인 여성은 왜 자신이 아이를 절대 갖지 않겠다는 결정을 내렸는지를 고백했다. 아이들이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너무 잘 알 고" 있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
『어머니의 탄생 - 모성, 여성, 그리고 가족의 기원과 진화』 630-631, 세라 블래퍼 허디 지음, 황희선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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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구오구
볼비의 애착이론이 훌륭한 것은 맞지만, 결국 아기에게 어머니는 우주의 중심이니.... 과학자들에게까지 엄청난 도덕적, 정서적 부담을 주게 되었군요.

오구오구
“ 많은 전통적인 상황에서는, 이제 막 어머니로부터 움직여 나갈 수 있는 유아가 낯선 어른을 두려워하지 않았다는 것은 위험한 환상이며, 우리의 조상이 진화했던 세계의 현실들과 위험한 방식으로 단절하는 것일 수 있다. 어떤 맥락에서 볼 때 낯선 사람에 대한 공포는 고통을 감수할 가치가 있는 혐오증으로 드러날 것이다. ”
『어머니의 탄생 - 모성, 여성, 그리고 가족의 기원과 진화』 648, 세라 블래퍼 허디 지음, 황희선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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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구오구
내용은 대략 이해가 가지만 번역이 또 아쉽다는 생각이드네요.. 적응이 될듯 되지 않는 ㅠㅠ

YG
Admittedly, this is an odd whodunit, a less-than-scientific form of reverse engineering: asking what an infant's separation anxiety tells us about past threats in our evolutionary past. But it leads us to posit novel, previously undreamed-of explanations for a universal phenomenon like "fear of strangers." In many traditional settings, for a toddler just able to move away from its mother not to fear strange adults would seem a dangerous fantasy, perilously out of touch with realities in the worlds where our ancestors evolved. In some contexts, fear of strangers would prove itself a phobia worth suffering from.
물론 이것은 좀 기이한 범인 찾기, 즉 아기의 분리 불안이 우리의 진화적 과거의 위협에 대해 무엇을 말해주는지 묻는, 그다지 과학적이지는 않은 형태의 역추적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를 통해 우리는 "낯선 이에 대한 두려움(낯가림)"과 같은 보편적인 현상에 대해, 이전에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던 새로운 설명을 내놓게 된다.
여러 전통적인 환경에서, 이제 막 엄마에게서 떨어져 혼자 움직일 수 있게 된 아기가 낯선 어른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것은 위험천만한 공상처럼 보였을 것이며, 이는 우리 조상이 진화해 온 세상의 현실과는 아슬아슬할 정도로 동떨어진 생각이었을 것이다. 어떤 상황에서는 낯선 이에 대한 두려움이야말로 차라리 겪는 편이 나았을 공포증이었음이 확실하니까.

YG
@오구오구 님, 원문이랑 살짝 만져본 번역입니다. 좀 더 맥락 이해하시기에 나으면 좋겠습니다. 하긴 영어는 오구오구 님이 더 잘하시죠?

YG
다른 얘기인데, 최근에 한 (제 또래의 아주 똑똑한) 교수님이 요즘엔 전문 번역가가 학술서까지 번역하는 바람에 번역의 질이 엉망진창이 되었다, 이런 얘기를 하시는 걸 봤는데. 저는 동의가 안 되더라고요.
제가 전문가가 아니어서 그런지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전문 번역가가 초역을 하고 전문가는 감수 정도를 하는 게 독자를 위해서는 훨씬 나은 번역 과정 같아요. (여기에 초역은 AI의 도움을 받아도 무방하다고 생각하고요.)
왜냐하면, 이른바 전문가(교수님)가 했던 번역이 만족스러웠던 적이 거의 없거든요. (아, 처음에 이 문제제기를 한 교수님은 분명히 번역도 나을 겁니다. 아주 똑똑하고 재능있는 분이시거든요.) 여러분 생각은 어떠신지 궁금해서.

stella15
저도 YG님 의견에 한 표! 물론 번역 잘하는 전문가도 있지만 그건 백의 한 두명있을 정도고, 그 사이 번역가들이 독자들한테 욕을 많이 먹었잖아요. 1세대 번역가들은 좀 그렇고, 2, 3세대 특히 요즘 젊은 번역가들 번역 잘 하는 것 같더라구요. 저도 쫌만 똑똑했으면 번역질 해 보는 건데 유일하게 할 줄 아는 언어가 한쿡말 뿐이라. ㅠ

오구오구
저도 동의합니다. 전문가 번역은.... 흠흠...
번역은 또 다른 글쓰기의 영역같아요. 물론 전문가중에 번역을 훌륭하게 하시는 분들도 많지만, 번역 자체가 또 다른 영역인것 처럼보입니다.
저의 영어는 생존형입니다. 근근히 먹고 살 정도의 영어 (주문하기, 길묻기)보다 아주 약간 나은..
그래서 @YG 님의 번역에 늘 놀라고 갑니다!!!

향팔
어딘가에서 들은 얘긴데, 한국은 다른 선진국들과는 달리 교수의 번역 작업을 학술적 업적으로 쳐주지 않아서 지원도 잘 없고 무시하기 때문에, 교수들이 보다 나은 번역을 위해 심혈을 기울일 필요성을 못 느끼게 만드는 구조라고 하더라고요. 엄청 뜻있는 몇몇 분들을 제외하고는. 그래서 대학원생들한테 막 시키기도 하고 그런건지 모르겠네요.

stella15
아, 그런 말이 있군요. 그도 그렇지만 울나라가 문장이나 고전을 읽는 교육이 아니잖아요. 자기 사고를 논리적으로 풀어낼 줄도 모르고. 논술도 학원에서 기르쳐 주는데 뭔 깊이있는 번역을 하겠습니까.

폴란드책방
저는 사실 석사과정 시절 모 교수님의 연구실에서 번역을 했는데 최종 출간은 교수님 이름으로만 되어서 되게 억울했던 기억이 있습니다...ㅎ 전문가번역에 대해서 그래서 좀 회의적이에요. (과연 직접 한 문장은 얼마나 될까? 본업이 워낙 바쁘신 분들이니까요) 이번에 영어원서랑 비교하면서 보니까 책 문장을 아예 빼먹고 안하신 것도 있더라고요. (예를 들면 30페이지 - 남녀 간의 긴장에 대한 이야기) 읽다보면 번역이 계속 아쉽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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