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2. <어머니의 탄생>

D-29
헤이그는 "유전적 각인"이라고 일컬어지는 불가사의한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 소수의 사람들 중 하나였다. 이 과정은 여전히 명쾌하게 이해되지 못하고 있는데, 여기서 동일한 유전자는 자신이 부모 어느 쪽으로 부터 왔는지에 따라 서로 다르게 발현된다. 헤이그는 자신이 어머니로부터 왔는지 아버지로부터 왔는지를 '기억'하고 그에 따라 어머니 또는 아버지의 이익을 증진시킬 수 있는 새로운 종류의 유전자를 이론적으로 제시했다.
어머니의 탄생 - 모성, 여성, 그리고 가족의 기원과 진화 668, 세라 블래퍼 허디 지음, 황희선 옮김
태반에서 분비된 에스트라디올은 호르몬인 옥시토신과 신호 분자(프로스타글란딘prostaglandin)의 생산을 자극하는데, 이 물질들은 분만 과정에서 근육 수축을 상호 조율한다. 하지만 옥시토신 수치를 궁극적으로 조절하는 쪽은 어머니로서, 이를 통해 어머니가 정확한 출산 시작을 통제하게 된다. 영장류에서는 출산이 어머니와 자신의 집단이 최저 활동량을 나타내는 시간대(주행성 영장류에게는 밤)에 시작된다. 이렇게 하면 분만이 안전한 장소에서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왜 그런 일이 발생하는지는 모를 수 있지만, 병원 분만실에 근무하는 사람들은 분만이 밤에 최고조를 이룬다는 예상치를 갖고 있다).
어머니의 탄생 - 모성, 여성, 그리고 가족의 기원과 진화 672, 세라 블래퍼 허디 지음, 황희선 옮김
태아의 뇌는 에스트로겐 분비 신호를 통해 출산 시기를 제안하고, 어머니는 옥시토신 조절을 통해 최종 출산 개시를 통제하고.. 결국 출산은 쌍방 협상 결과임. 이렇게 해석하는게 맞는지 ㅋㅋ 읽으면서도 아리까리 합니다 ㅎㅎ
놀랍게도 50세에 고혈압이 발병할 가능성은 태반의 무게와 출산 시 체중을 결합한 측정치로 가장 잘 예측된다
어머니의 탄생 - 모성, 여성, 그리고 가족의 기원과 진화 674, 세라 블래퍼 허디 지음, 황희선 옮김
@오구오구 ㅎㅎㅎ 저도 이 문장 수집했는데... 출산 몸무게는 알지만 태반 무게를 몰라 고혈압 발병율을 모르는게 아쉽기는 합니다. 그래서 관련 자료를 찾아보니 어떤 공식이나 그런 것을 발표한 것은 아니었고 단지 "출생 체중이 낮고 태반 무게가 높은 비율(태반 체중비가 불균형적인 경우)은 성인기 고혈압 위험 증가와 연관된다"는 정도의 발표가 있네요. 그런데, 책에서는 태반 무게와 출산 시 체중을 결합한 측정치가 50세 이후 고혈압 발생 가능성을 '가장 잘' 예측한다고 되어 있어 이 부분이 조금 걸리기는 합니다.
메스트 유전자가 어렵네요.
인간 아기가 특히 무력하게 태어났는데도 불구하고 특수한 심리적 복잡성을 지녀야 했던 까닭, 자신의 근처에 있는 사람, 특히 어머니로부터의 헌신을 분석하고 이끌어 내는 과제에 맞추어 자신을 조율해야 했던 까닭은 여기에 있다. 영아기와 아동기의 협상은 인간의 유전자 풀에 기여하는 모든 사람이 거쳐야만 하는 위험한 관문이다. 어머니의 우선순위에서 약간만 밀려나도 그 누적 효과는 아기에게 삶과 죽음을 결정하는 문제가 되었으며, 인간 진화의 방향에 엄청나게 큰 영향을 주었다. 어머니의 헌신도는 그 자체로 각각의 신생아들에게 부과되는 선택압이었다.
어머니의 탄생 - 모성, 여성, 그리고 가족의 기원과 진화 세라 블래퍼 허디 지음, 황희선 옮김
"개체의 이익을 유전자의 이익과 등치시키는 것은 개념적인 오류이다. 우리 유전자의 목적은 우리의 목적과 같지 않다." 이 말을 들으며, '이기적 유전자'를 다시한번 생각하게 됐습니다. 물론 reference의 직접적 저자인 Haig와 완전 같은 관점을 유지하고 있지는 않지만, 헤이크가 리처드 도킨스의 연구를 바탕으로 조금 더 구체적인 분야에 적용시켰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을 것 같네요. 결국 유전자는 자신을 복제시켜 다음 세대에 전달하는 것이 최대의 목적인 반면, 우리는 사실 그것 외에도 행복 등의 개인적 만족이 더 큰 목적이 될 수 있고, 따라서 유전자 입장에서는 자손을 최대한 많이 낳는 것이 유리하겠지만, 우리는 자신의 행복을 추구하기 위해 자녀를 최대한 적게 낳는 것을 추구할 수도 있으니까요.
성공은 특정한 모습에 대한 부모의 선호에 달려 있다.
어머니의 탄생 - 모성, 여성, 그리고 가족의 기원과 진화 p.690., 세라 블래퍼 허디 지음, 황희선 옮김
화제로 지정된 대화
오늘부터 3부로 들어갑니다. 읽기표 보시면 알겠지만, 3부 일정은 2부 때보다 훨씬 여유가 있어요. 분량이 짧은 장이 많거든요. :) 오늘 5월 21일 수요일은 15장 '타고난 애착 능력'을 읽습니다. 3부의 앞 부분에서는 저자가 굉장히 높이 평가하고 실제로 영향력 있는 애착 이론의 제안자 존 볼비와 그의 이론이 정식화되어가는 과정을 설명합니다. 찰스 다윈 이야기도 흥미롭죠!
엇 진짜 짧네요.. 서론일줄 알았는데. 끝이었어요 ㅎ
13장. "인간의 운명은 부모가 자식을 다르게 취하는 방식의 산물로 읽혀야 한다. " 어린시절 남아선호 덕에 제가 여자로 태어난 것이 화가 날때가 많았고 지금도 그 영향이 잔존하고 있겠으나, 태어날때부터의 운명이 오히려 부모님의 탓을 할 필요도 없다는 생각이 들게 만드네요. 14장. "어머니의 노동이 자기 자신의 생존이나 가족 경제의 필수적이었다는 것이다. 수유는 부르주아의 지위와 빈곤 사이에 그어진 선이 위험천만하게 좁았던 시기에 어머니의 노동효율을 방해했다. 이 타협 속에서 대리 수유를 선택했다." P 593 "하지만, 이 생물학적반응(임신 동안의 내분비적 준비, 출산과정과 그이후에 겪는 신체변형, 수유의 복합적인 피드백과정, 그리고 혈육을 인식하고 보다 더 좋아하게 될 가능성을 증진시키는 인지 메카니즘 등 )들 중 어떤 것도 자동적이지 않다. 진화적 시간의 차원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이 체계 전부가 해밀턴의 규칙이 잘 요악하고 있는 진화적 용광로를 거쳐야했다" 읽으면서 과거나 현재나 별 반 차이 없는 치열한 생존과 양육과 지위 추구 타협을 하고 있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럿을 낳아 선별 투자하고 늙어서 돌려받길 원하는 타협에서 . 지금은 하나에게 할수 있는 만킁을 투자하고 바라지 않고 살려고 자원을 남기는 타협을 제가 하고 있지 않나 싶기도 했구요.. 그 할수 있는 만큼의 타협은 애가 어릴때 힘들때 마다 스스로에게 했던 말이 생각나게 하더라구요. "일과 육아 다 잘할수 없어. 둘 다 적당히.. 나 살려면."
영아의 전문성은 그러한 속성들과 진화적으로 가장 큰 관련이 있었던 환경 속에서 어머니의 헌신이 얼마나 가변적이었는지를 알려주는 가장 강력한 증거이다. (자기 이해에 충실한 파트너. 어머니와 영아)
어머니의 탄생 - 모성, 여성, 그리고 가족의 기원과 진화 603, 세라 블래퍼 허디 지음, 황희선 옮김
20장을 읽고나서, 한 인간의 삶을 정하는 기준이 이렇게나 임의적일 수가 있을까... 머리카락이 얼마나 있는지, 울음소리는 얼마나 우렁찬지, 머리의 모양을 얼마나 둥근지에 따라 삶과 죽음의 강을 건너는 연약안 존재... 태어남부터 자라는 과정을 지나 죽음에 이르기까지... 이렇게 생각하니 그 어떤 것도 집착하거나 안달복달 할 필요가 없겠다는 생각으로 접어드는 것은 저만 그런가요? ㅋㅋ
"누가 그렇게 말했던가? 신이 그들을 그렇게 귀엽게 만든 이유는 우리가 죽이지 못하게 하기 위함이라고. 나는 새벽 4시에 이 말에 특히 더 공감하게 된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24년 전 새벽에 신경질을 내며 일어났지만, 나를 보고 방긋 웃는 아들의 모습에 그만 무장해제되어 젖병을 물렸던 내모습이 overlap 됐습니다. ㅎㅎ
21장의 내용 중, 신생아가 일주일을 굶어도 괜찮다는 말은 무척이나 흥미롭습니다. 특히 유사한 영장류, 고릴라, 침팬지와 비교해서 무게가 2배나 더 나가고 지방이 4~8배 많다는 것도 놀랍습니다. 그렇다면 왜 인간만 유독 이렇게나 많은 지방층을 가지고 태어났어야 했는지 궁금해지네요. 이렇게나 많은 지방은 좁은 산도를 나오는데 분명 불리함으로 작용했을텐데요... 결국 21장에서는 신생아의 지방은 신생아의 생존에만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니라, 이 아이가 살아남고 건강해지며 충분한 신경학적 발달을 향유할 것이라고 홍보하며 자신에게 내기를 거는 것이 얼마나 탁월한 선택인지를 알린다고 정리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신생아는 자신의 생존확률을 높이기 위해 어머니의 지대로부터 할 수 있는한 영양분을 빼앗아(?) 자신의 지방을 축적하는 것이었군요... 이 문제는 어머니의 관점이 아닌 아기의 관점으로 이동이 탁월한 설명력을 갖게 되는 원인이 되는 것 같습니다. 관점의 변화가 이렇게나 중요하군요..
뒤에 지방이야기가 나오는군요. 이번 건강검진에서 엄청난 지방율이 확인되어서 ㅠ 기대됩니다 ㅠ
21장에서 영아의 지방이 결국 어머니의 관점에서 보면 아이가 나중에 잘 성장 - 두뇌를 포함하여 모든 장기나 신체가 - 하리라는 믿음을 주는 동시에 내가 이 만큼 투자했다는 것을 눈으로 확증시켜주는 것이라는 해석이 무릎을 탁 치게 되네요... 이것도 결국 투자한 비용을 고려하면 기대할 수 있는 편익이 계산된다는 관점에서 매우 재미있는 해석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아기가 필요로 하는 것을 알게 되어도 어머니를 노예로 만들 필요는 없다.
어머니의 탄생 - 모성, 여성, 그리고 가족의 기원과 진화 p.768., 세라 블래퍼 허디 지음, 황희선 옮김
세라 블래퍼가 에드워드 윌슨을 까는(?) 부분이 상당히 재미있습니다. 일개 곤충학자가 생물학에 대해 벼락치기 공부를 하고 쓴 주장 "낮 동안 여성과 아이는 주거 지역에 남아 있고, 남성은 사냥감 또는 그의 상징적 등가물인 물물교환과 화폐를 통한 거래를 하러 나간다." 에 대해 통렬하게 비판하네요. 수렵-체집 사회의 여성이 아기를 대리고 주거지나 근처에만 머물었던 것이 아니라 연간 2,400킬로미터 이동하는 예를 들면서 윌슨의 그 같은 주장이 너무나도 터무니 없었음에도 발표 당시는 물론 지금까지 통용되고 있는 것은 '세계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에 대한 기대와 일치했기 때문이다'라고 일갈합니다. 최재천 교수님께서 이 문장을 보시면 뭐라 하실지 궁금해지네요. ㅎㅎ 퓰리처상 2회의 수상자이며 세계적인 명성에 결코 주눅들지 않고 명료하고 당당하게 자신의 주장을 펼치는 모습이 당차고 매력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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