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2. <어머니의 탄생>

D-29
임의성이라는 말이 좋습니다. 임의적인 삶과 죽음. 그 의미를 찾는 것은 인간만이 하는 것이겠지요.
@오구오구 그죠.. 그 무한하고도 아득한 느낌의 '삶의 임의성' 이세상에 던져진 삶, 그리고 홀연히 떠나는 죽음. 그 사이에 우리는 얼마나 안달복달 하면서 사는지... 반백년쯤 살다보니 조금은 힘을 빼고 살아도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오늘 아침 @오구오구 님이 말씀하신 삶과 죽음의 임의성에 여러 생각을 하게 됩니다.
모든 생물학적인 자기 이해에 반하는 그러한 자발적 행동은, 조지 엘리엇이 인간을 다윈의 "멍청한 동물들"로부터 구분하며 우리가 우리의 행동을 결정하는 만큼이나 우리의 행동이 우리를 결정한다고 언급했을 때 염두에 두고 있던 것과 같은 종류의 도덕적 영웅주의, 진정한 영웅주의의 기준을 충족한다. 그러한 행위는 심지어 가장 고집 센 유물론자라 할지라도 자유 의지의 존재를 완전히 무시하는 태도를 정말 꼴사나운 것으로 만든다. 나는 그럴 생각이 전혀 없다.
어머니의 탄생 - 모성, 여성, 그리고 가족의 기원과 진화 713, 세라 블래퍼 허디 지음, 황희선 옮김
우리는 유전자나 운명에 휘둘리기만 하는 존재는 아니라는.... 삶의 그 능동성에 대하여...
신생아 돌보기에 대한 소라누스의 영향력 있는 글 <부인과학>은 조산원들이 부모에게 아기의 성별을 알려 주고 이 갓난아기가 '기를 가치'가 있는지를 판단하는 신체적인 시험을 진행할 것을 지시한다. 소라누스가 알고 싶어 한 것은 이런 것들이다. 임신 기간 동안 어머니는 건강했는가? 갓난아기의 신체는 정상인가? 감각 자극에는 잘 반응하는가? 울음소리는 정상적인가? 달을 다 채우고 나왔으며 신경학적으로 정상인가?
어머니의 탄생 - 모성, 여성, 그리고 가족의 기원과 진화 718, 세라 블래퍼 허디 지음, 황희선 옮김
아기를 기를지 말지를 결정하는 것은 인간만의 특징..
귀엽다'는 말의 진짜 뜻은 이런 것이다. 둥근 머리, 큰 눈, 통통한 뺨. 이 모두는 소라누스가 '달을 채웠는지' 판별하기 위해 사용했던 기준들과 같은 방향으로 가게 되는 일차적인 기준들이다. 이와 같은 신생아적인 특질들은 다른 어떤 포유류들보다도 인간에게서 오래 지속된다. 어떤 사람들에게 이 사실은 어린이 같은 호소력이 어머니의 모호한 태도와 더불어 일종의 감미료로 공진화하여, 차별적인 어머니로부터 헌신을 유도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세계 어디서나 부모가 특히 큰 관심을 갖게 되는 한 가지 속성은 아기가 얼마나 통통한가이다.
어머니의 탄생 - 모성, 여성, 그리고 가족의 기원과 진화 735, 세라 블래퍼 허디 지음, 황희선 옮김
20장, 기를 가치가 있는 아기가 되는 법까지 읽었어요. 인간 어머니는 본능적으로 아기를 돌보지만, 다른 동물들과 다르게 실제로는 조건, 상황, 문화적 기준에 따라 아기를 선택하거나 유기하기도 합니다. 아기의 외형, 울음소리, 활력 등이 선택을 위한 중요한 조건이 되구요. 앞에서 나온 이야기와 비슷한듯하지만 요정아기와 같은 이야기, 세례가 같는 의미에 대해서는, 진짜 그럴수 있겠구나 생각이드네요
세례가 갖는 의미 ㅋ 오타가 ㅠㅜ
아기 바꿔치기, 즉 체인질링은 북유럽신화에서 많이 등장하는 트롤 이야기에 자주 언급되는 소재인데 만들어진 사유가 영아 살해와 관련이 있었던 거군요.
맞아요 저도 그 부분이 아주 흥미롭더라구요. 신화 혹은 여러 제도나 문화 유산들이 그런 영아 유기나 살해와 관계 되어 있는 거 라는 부분이 아주 흥미로웠어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오늘 5월 23일 금요일에는 17장 '무엇으로부터 또는 누구로부터 안전한가?'를 읽습니다. 이번 장에서는 생후 6개월 이후에 애착이 형성된 부모나 대행 부모 외의 낯선 사람에게 극도의 불안과 공포 반응을 보이는 인간 아기의 고유한 특징이 어떻게 장착되었는지를 살피고 있어요. 저는 아주 재미있게 읽었던 장입니다. :) 주말에는 18장 '태아의 역량을 강화하기'를 읽습니다. 이번 주말을 지나면 다음 주는 정말 책의 후반부로 갑니다. 지금 @롱기누스 님은 다 읽으셨고 @오구오구 님은 20장까지 앞서 가고 계세요. 우리도 열심히 따라 가요!!!
이 책을 읽으면서 저는 열두 살 동거인의 육아 과정을 찬찬히 살피는 기회를 갖게 되는데요. 이 동거인의 경우에는 정확하게 생후 6개월 정도부터 낯선 사람을 보면 미친 듯이 울어댔거든요. 엄마, 아빠 그리고 자주 보는 할머니 외에는 거의 모든 사람을 상대로 무차별 울음을 난사했죠. 고향 목포에 계시는 할아버지, 할머니는 아무래도 드문드문 볼 수밖에 없는데, 볼 때마다 울어대서 제가 난감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나중에 들어보니 제가 꼭 그랬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지하철, 버스에서 아기를 보면 눈을 마주치게 되는데, 낯선 사람을 보고서도 웃거나 혹은 호기심에 두리번거리는 아기는 신기해요. :)
어머나 ㅋㅋㅋ 머리속에 연상이 됩니다. 제 동생도 아주 극심한 낯가리기 베이비였는데, 엄마의 묘사에 따르면, 등에 업고 시장에 갔을때 처음에는 자지러지게 울다가, 나중에는 눈을 꼭 감고 징징거리며 울었을 정도로 낯을 가렸다고 합니다. 눈을 뜨면 공포스러웠으니까 그랬겠죠? ㅋ 그 울보 동생이 이번에 엄마 간병을 아주 잘 하고 있습니다 ㅎㅎ 근데 그 울보 동생의 둘째 아들도 그렇게 낯가리기 베이비였어요. 친정엄마가 동생에게 너 닮았다.. 나한테 한 그대로 당해봐라 ㅋㅋㅋ 그랬다는.. 그래서 세상은 공평한 걸까요? ㅋ
어렸을 때 저를 보는 것 같군요. 제가 그랬거든요. 똑똑히 기억해요. 그때 얼마나 무섭고 두려운지. 잊어버려서 그렇지. ㅎㅎ 말만 못했다뿐이지 느낄 건 다 느끼죠. 근데 요즘엔 그런 아이 없지 않나요? 두리번 거리고 호기심 만땅이던데. 심지어 벙글거리는 아이도 있고. 그런 애기보면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ㅋ 이러고 저러고 지간에 애기 얼굴 보고 산지가 언젠지 모르겠습니다. 서울 한복판에 사는데도 이러니 지방은 더하겠죠?
@롱기누스 @오구오구 거의 2년 가까이 벽돌 책 함께 읽기를 진행하다 보니, 몇 가지 키워드를 추려보게 되는데. '맥락'이라든가 '경계인'이라든가. 그런데 그 가운데는 삶의 '임의성'도 있네요. 이건 어렸을 때는 잘 모르죠. 나이가 들면서 새삼 절실히 느끼게 되는.
임의성과 비슷한 의미로, 저는 나이먹어가며 운칠기삼이라는 말이 우리 인생에 참 걸맞는 말이구나 하는 생각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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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탄생 - 모성, 여성, 그리고 가족의 기원과 진화 세라 블래퍼 허디 지음, 황희선 옮김
@YG 임의성에 대해 생각하면 '엘버트 허시먼'이 생각납니다. 거기서 나왔던 표현 중 '비르투(virtu)'와 '포르투나(fortuna)'가 있습니다. 마키아벨리가 사용했었는데, 각각 선택과 우연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비르투와 포르투나가 상호작용하면서 역사는 흘러가는 것 같습니다. 상황이 부여한 '우연'과 자신의 '선택'에 의해 임의적으로 발생하는 결과들에 대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가능성들에 대해 열린자세를 가지는 것. 이것이 허시먼이 저에게 준 가장 큰 울림이었습니다.
@롱기누스 통했습니다. 저도 『앨버트 허시먼』 생각했거든요. 이 말 기억나시죠? “누군가의 비르투는 다른 누군가의 포르투나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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