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2. <어머니의 탄생>

D-29
아기를 기를지 말지를 결정하는 것은 인간만의 특징..
귀엽다'는 말의 진짜 뜻은 이런 것이다. 둥근 머리, 큰 눈, 통통한 뺨. 이 모두는 소라누스가 '달을 채웠는지' 판별하기 위해 사용했던 기준들과 같은 방향으로 가게 되는 일차적인 기준들이다. 이와 같은 신생아적인 특질들은 다른 어떤 포유류들보다도 인간에게서 오래 지속된다. 어떤 사람들에게 이 사실은 어린이 같은 호소력이 어머니의 모호한 태도와 더불어 일종의 감미료로 공진화하여, 차별적인 어머니로부터 헌신을 유도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세계 어디서나 부모가 특히 큰 관심을 갖게 되는 한 가지 속성은 아기가 얼마나 통통한가이다.
어머니의 탄생 - 모성, 여성, 그리고 가족의 기원과 진화 735, 세라 블래퍼 허디 지음, 황희선 옮김
20장, 기를 가치가 있는 아기가 되는 법까지 읽었어요. 인간 어머니는 본능적으로 아기를 돌보지만, 다른 동물들과 다르게 실제로는 조건, 상황, 문화적 기준에 따라 아기를 선택하거나 유기하기도 합니다. 아기의 외형, 울음소리, 활력 등이 선택을 위한 중요한 조건이 되구요. 앞에서 나온 이야기와 비슷한듯하지만 요정아기와 같은 이야기, 세례가 같는 의미에 대해서는, 진짜 그럴수 있겠구나 생각이드네요
세례가 갖는 의미 ㅋ 오타가 ㅠㅜ
아기 바꿔치기, 즉 체인질링은 북유럽신화에서 많이 등장하는 트롤 이야기에 자주 언급되는 소재인데 만들어진 사유가 영아 살해와 관련이 있었던 거군요.
맞아요 저도 그 부분이 아주 흥미롭더라구요. 신화 혹은 여러 제도나 문화 유산들이 그런 영아 유기나 살해와 관계 되어 있는 거 라는 부분이 아주 흥미로웠어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오늘 5월 23일 금요일에는 17장 '무엇으로부터 또는 누구로부터 안전한가?'를 읽습니다. 이번 장에서는 생후 6개월 이후에 애착이 형성된 부모나 대행 부모 외의 낯선 사람에게 극도의 불안과 공포 반응을 보이는 인간 아기의 고유한 특징이 어떻게 장착되었는지를 살피고 있어요. 저는 아주 재미있게 읽었던 장입니다. :) 주말에는 18장 '태아의 역량을 강화하기'를 읽습니다. 이번 주말을 지나면 다음 주는 정말 책의 후반부로 갑니다. 지금 @롱기누스 님은 다 읽으셨고 @오구오구 님은 20장까지 앞서 가고 계세요. 우리도 열심히 따라 가요!!!
이 책을 읽으면서 저는 열두 살 동거인의 육아 과정을 찬찬히 살피는 기회를 갖게 되는데요. 이 동거인의 경우에는 정확하게 생후 6개월 정도부터 낯선 사람을 보면 미친 듯이 울어댔거든요. 엄마, 아빠 그리고 자주 보는 할머니 외에는 거의 모든 사람을 상대로 무차별 울음을 난사했죠. 고향 목포에 계시는 할아버지, 할머니는 아무래도 드문드문 볼 수밖에 없는데, 볼 때마다 울어대서 제가 난감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나중에 들어보니 제가 꼭 그랬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지하철, 버스에서 아기를 보면 눈을 마주치게 되는데, 낯선 사람을 보고서도 웃거나 혹은 호기심에 두리번거리는 아기는 신기해요. :)
어머나 ㅋㅋㅋ 머리속에 연상이 됩니다. 제 동생도 아주 극심한 낯가리기 베이비였는데, 엄마의 묘사에 따르면, 등에 업고 시장에 갔을때 처음에는 자지러지게 울다가, 나중에는 눈을 꼭 감고 징징거리며 울었을 정도로 낯을 가렸다고 합니다. 눈을 뜨면 공포스러웠으니까 그랬겠죠? ㅋ 그 울보 동생이 이번에 엄마 간병을 아주 잘 하고 있습니다 ㅎㅎ 근데 그 울보 동생의 둘째 아들도 그렇게 낯가리기 베이비였어요. 친정엄마가 동생에게 너 닮았다.. 나한테 한 그대로 당해봐라 ㅋㅋㅋ 그랬다는.. 그래서 세상은 공평한 걸까요? ㅋ
어렸을 때 저를 보는 것 같군요. 제가 그랬거든요. 똑똑히 기억해요. 그때 얼마나 무섭고 두려운지. 잊어버려서 그렇지. ㅎㅎ 말만 못했다뿐이지 느낄 건 다 느끼죠. 근데 요즘엔 그런 아이 없지 않나요? 두리번 거리고 호기심 만땅이던데. 심지어 벙글거리는 아이도 있고. 그런 애기보면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ㅋ 이러고 저러고 지간에 애기 얼굴 보고 산지가 언젠지 모르겠습니다. 서울 한복판에 사는데도 이러니 지방은 더하겠죠?
@롱기누스 @오구오구 거의 2년 가까이 벽돌 책 함께 읽기를 진행하다 보니, 몇 가지 키워드를 추려보게 되는데. '맥락'이라든가 '경계인'이라든가. 그런데 그 가운데는 삶의 '임의성'도 있네요. 이건 어렸을 때는 잘 모르죠. 나이가 들면서 새삼 절실히 느끼게 되는.
임의성과 비슷한 의미로, 저는 나이먹어가며 운칠기삼이라는 말이 우리 인생에 참 걸맞는 말이구나 하는 생각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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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탄생 - 모성, 여성, 그리고 가족의 기원과 진화 세라 블래퍼 허디 지음, 황희선 옮김
@YG 임의성에 대해 생각하면 '엘버트 허시먼'이 생각납니다. 거기서 나왔던 표현 중 '비르투(virtu)'와 '포르투나(fortuna)'가 있습니다. 마키아벨리가 사용했었는데, 각각 선택과 우연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비르투와 포르투나가 상호작용하면서 역사는 흘러가는 것 같습니다. 상황이 부여한 '우연'과 자신의 '선택'에 의해 임의적으로 발생하는 결과들에 대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가능성들에 대해 열린자세를 가지는 것. 이것이 허시먼이 저에게 준 가장 큰 울림이었습니다.
@롱기누스 통했습니다. 저도 『앨버트 허시먼』 생각했거든요. 이 말 기억나시죠? “누군가의 비르투는 다른 누군가의 포르투나가 된다.”
@YG ㅎㅎㅎ 그럼요. "누군가의 비르투는 다른 누군가의 포르투나가 된다." 곱씹을 수록 멋진 말입니다.
@YG 주말에 '두 번째 아이'를 읽었습니다. 책설상에서 사연이 소개된 이후에 책을 선물 받게 되고 오늘 자리에 앉아 단숨에 읽어내려갔습니다. 비르투와 포르투아의 조화를 다시한번 생각해보는 소설이었습니다. '두 번째 아이'.. 마지막이 조금 아쉽지만, 오랫만에 몰입해서 읽었습니다.
제 동거묘 동동이가 오랜 지병으로 5월 23일 저녁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열한 살, 2014년 5월 31일에 제게로 와서 갈 때도 5월에 가네요. 더이상 치료의 의미가 없어지고 너무 괴로운 시간들만 남았기에, 마지막은 고통 없이 편안히 보내주는 길을 택했습니다. 생각했던 것보다도 더 많이 힘이 드네요. 인간 아닌 동물과 같이 살아본 것도 처음, 보내본 것도 처음이라 더 그런지… 사랑하는 가족과의 이별이니 아픈 게 당연하겠지만요. 언젠가 다시 만날 날이 있을 거라 믿고 싶습니다. 최근 며칠간은 책을 전혀 읽지 못했고 앞으로도 당분간 독서가 어려울 것 같습니다. 여러분과 함께 책을 읽으니 혼자 읽을 때보다 더 좋았어요. 감사드립니다. 즐거운 독서 하시고 저도 곧 다시 찾아올게요.
몸과 마음 잘 추스르시고 돌아오시길..
@향팔이 저도 작년부터 집사의 반열(?)에 합류한 사람으로서 마음이 아픕니다. 고양이들만의 독특한 매력은 처음에는 어색하더라도 시간이 지나면서 더욱 특별한 결속(bonding)을 만들어 내는 것 같습니다. 요즘 저는 '회자정리(會者定離)'란 말을 가끔 곱씹어 봅니다. 만나면 반드시 해어지는 것이 인생사이고 살아있는 것들의 피할 수 없는 숙명이라면, 조금만 가슴아파하고 받아들이는 연습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물론 잘 안되고 힘들지만요... 집사의 한사람으로서 RIP 동동이. 무지개 다리에서 다시 만날 때를 기대하며(거자필반 去者必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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