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2. <어머니의 탄생>

D-29
진짜 훌륭한 연구자는 질문을 잘 하는 사람이라고 하는데. 정말 그런것 같네요. 질문 하나하나가 주옥같아요
6번 질문 보는데 문득, "bald, fat and lazy"한 그들을 왜 여성들이 그렇게 좋아하는가?란 글 옆에 자고 있는 아기 사진이 있는 걸 페북에서 본 기억이 나네요
ㅋ 페북에 재미있는 게 많군요!
뜬금없지만 저는 오늘 지하철 에스컬레이터에서 아이 셋을 혼자 데리고 다니시는 어머님을 봤는데요. 아기 띠로 막내 아이를 안고 계셨고, 다른 두 아이를 양손으로 붙잡고 계셨는데, 여자 아이와 남자 아이 둘 다 5살이 채 되어 보이지 않아서 에스컬레이터에 서 있는 모습이 다소 위태로워보이더라고요. 근데 정작 그 어머니는 아이 셋을 키우셔서 덤덤하신 것인지 너무나 자연스럽게 아이들을 통솔하시는 모습이 실로 존경스러웠습니다. 제가 바로 그 뒤에 있었는데, 아이들이 손잡이를 만지는 걸 보고, 여차해서 위험해지면 도와주려고 했는데 그럴 필요가 없더라고요. 에스컬레이터를 내려서도 성큼성큼 걸어가는 세 명과 안겨있는 아기의 모습을 멀거니 쳐다보다 그 자리를 떠났네요. 이 책을 읽다가 마주한 광경이라 더 묘했어요.
아, 정말 어머니는 멀티플레이어요. 여자는 약하지만 어머니는 강하다는 말도 있잖아요. 그 어머니도 자신이 그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결혼하고 아기를 낳은 건 아닐 거라고 봐요. 가사노동도 남자에 비해 3.40%를 더 한다잖아요. 맞나? 암튼요.
@연해 사실, 저는 아이에게 무심한 보통 아저씨였는데. 우리 집 작은 동거인을 키우면서부터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혼자서 아이를 안고 유모차를 낑낑 대면서 들고 다니는 분들(대체로 여성들)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겠더라고요. 아주 시간이 급한 경우가 아니면 실례가 안 되는 범위에서 도와드리고 그래요. 아이 둘, 셋씩 데리고 대중교통 이용하시는 분들은 자리 양보 최우선 대상이고요. (어르신들은 알아서 잘 앉으시기 때문에.) 공통의 육아 의식, 이런 게 생기니 어쩔 수 없이 그렇게 되더군요.
아 이 글을 읽는데, 제 마음이 다 포근해지는 건 왜일까요. 뜬금없지만 '어르신들은 알아서 잘 앉으시기 때문에'라는 대목에서는 웃음이 터졌어요. 저는 대중교통에서 종종 자리를 약탈(?) 당하곤 하거든요. 노약자석도 아닌 자리에 얌전히 앉아있었는데, 제 앞에 서서 다른 어르신에게 "여기 자리 있어!"라고 큰소리로 외치시는 어르신을 경험한 적도 있거든요. 저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면서요. 저는 사람이 아니었나 봅...(하하) 일어나라는 말씀이신 것 같아서 조용히 일어났더랬죠. 버스에서는 가방으로 저를 툭툭 치시는 분도 있는데, 삿대질 정도야 뭐. 아 푸념이 길어졌는데, 어쨌든 저도 어제 같은 마음이 들었어요. 뭔가 도움을 드려야 하나 들썩들썩하고 있었는데, 너무나 능숙한 손놀림으로 아이 셋과 함께 유유히 가셨답니다. 아이에게 무심하셨지만 이제 아이보다 아이를 돌보는 여성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는 그 말씀은 제가 다 감동입니다:)
이런 걸 보면 확실히 동물도 인간도 아이를 키우는 것은 그 부모 뿐이 아닌 수많은 allo-parent, 즉 한 마을이 키우는 것 같아요.
임보 동지 @연해 님, 아쉽게도 북클럽은 못 갔어요. 재미있으셨죠? (메리제인 신고 오신((아님)) 연해님을 저도 찾아서 맞히고 싶었는데.) 투병중인 고양이의 흉수를 이제 집에서도 빼줘야 하는 임무를 부여받아서… 바깥 나들이가 더욱 어려워졌네요. 하지만 책 읽을 시간은 많아졌어요. 모두의 건강을 기도해봅니다. (김새섬대표님의 쾌유를 빌며)
앗! 은동이가 투병 중인가요? 에고... 지난 모임에서 사진으로 만나서 그런가, 은근히 내적 친밀감이 생겼었는데, 제 마음도 좋지 않네요(흑흑). 그날은 비가 계속 내려서 메리 제인 플랫을 신고 가지는 못 했고, 운동화를 신고 씩씩하게 다녀왔답니다. 근데 그곳에서 모르는 분이 갑자기 인사를 건네시길래 혹시 은향님인가 했어요. 아무리 봐도 처음 뵙는 분 같았거든요. 그래서 이름을 여쭤볼까 속으로 고민만 실컷 하다가 용기 내지 못하고 그곳을 떠났던 터라(아니 그럼 그분은 누구...). @향팔이 님 말씀처럼 모두의 건강을 기도해봅니다:)
ㅎㅎ 연해님도 모르는 분이 인사 걸어오는 경우가 있군요. 그렇다고 누구시더라? 묻는 것도 실롄 것 같고. 그날밤 잘 못 주무셨겠어요. 어쩌나...ㅋ
그러니까요. '저, 근데 누구세요...?'라고 묻는 것도 예의가 아닌 것 같아서, @향팔이 님인가 싶어 계속 힐끔거리다가 자리를 떠났답니다(하하하).
은동이는 건강한데 형아인 동동이가 흔치않은 병으로 몇년째 고생중이네요. 북토크에서 연해 님께 인사하신 분은 누구실까요? 하긴 책으로 만나는 사람들은 모두 칭구칭긔죠 뭐 하하 갈수록 주변에 책 보는 사람이 자꾸자꾸 없어져서 책동지들은 참 귀해요
은동이가 아니고 동동이(이름도 어쩜 이리 귀엽고)군요. 근데 흔치않은 병으로 몇 년 째 고생 중이라니, 에고고ㅠㅠ 동동이도 @향팔이 님도 힘든 시간을 함께 공유하고 계실 것 같지만 소중한 관계이니만큼 지금의 이 순간도 모두 소중할 거라 감히 짐작해봅니다. '책으로 만나는 사람들은 모두 친구'라는 말씀에 입가에 미소가 번지기도 했는데요. 뜬금없지만 '손에 손잡고'라는 가사 말이 떠오르기도 했어요. 책동(반복되는 '동'이 입에 착착 잘 붙네요)지가 귀하다는 말씀에도 고개를 주억거리게 됩니다. 그래서 저에게 그믐이 귀하고, 이 모임도, 모임분들도 모두 귀해요:)
고양이의 발병과 수술, 재발과 또 수술, 투병 생활 초반에는 멘탈이 바사삭 부서지는 때도 있었지만, 꿋꿋하게 버티는 동동이를 보면서 고통과 시련을 담담하게 극복하는 태도를 배웠답니다. 서로 의지하며 함께 대처하는 법도요. 갑자기 궁금해지는데 인간의 아이가 아닌, 동거묘를 향한 감정으로부터도 일종의 모성이나 돌봄 같은 개념들을 적용해서 생각해볼 수 있을까요? 다른 점이 많겠지만 비슷한 부분도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전에 반려견을 키웠는데 애기 키우는 거랑 똑같은 것 같아요. 다른 것이 있다면 지가 알아서 화장실을 다닌다는 정도고 그나마 말년엔 수족을 못 써서 기저귀를 채워주고 갈아주고 했는데 모성이 아니면 그렇게 하겠습니까? 녀석도 우리가 자기 부몬 줄 알고 살았던 걸요. 그나저나 동동이 아파서 좀 안쓰럽네요. 그래도 잘 극복해나간다니 대견하고. 건강했으면 좋겠네요.
감사합니다. @stella15 님께서 반려견의 마지막 날들 보살피며 함께하실 때 느끼셨을 그 마음 요즘 저도 겪고 있습니다. 오늘 병원 가는 날이었는데 혈검 결과가 좋지 않아 입원시키고 왔어요. 넓지도 않은 집안이 텅 빈 것 같네요… 책이라는 세상이 저에겐 도피처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어요 하하.. 알면서도 또다시 책을 펼쳐 봅니다.
저도 마음이 무겁네요. 병원에 몇번 다니셔야 할 거예요. 마음 단단히 잡수시고요. 저는 진짜 마음을 단단히 먹었는데도 슬픔이 꽤 오래 가더라고요. 저는 간지 3년차인가 되는데 요즘도 가끔 생시처럼 내 옆에서 꼬물거리는 꿈을 꾸곤해요. 어렸을 때 제가 데리고 자곤했거든요. 그냥 동동 있는동안 그 시간을 즐기세요. 생각보다 오래 살 수도 있어요. 우리집 다롱이는 거의 18년을 살고 간걸요? 개는 15년 잡던데 훨씬 오래 살았으니 여한은 없더라구요. 힘 내시고요.
와 열여덟살이요? 정말 잘 돌보셨네요. 더욱 힘내보겠습니다, 저는 스무살을 목표로!
가능할 수도 있어요. 요즘엔 워낙 수의학이나 반려동물 먹이, 영양제 등이 발달이 되서 20년 사는 애들도 많이 있다고 하더라구요. 울엄니는 20년만 채워라 노래를 불렀는데 못했어요. 뭐든 먹으려고 하면 아직 죽을 때는 아닐 거예요. 녀석들마다 다르긴 한데 마지막으로 키운 다롱이는 지가 죽을 때가 되니까 모든 걸 다 끊더라구요. 물 조차도. 그리고 이틀인가, 삼일만에 갔어요. 근데 사람이 간사하긴 한게, 분명 슬프긴한데 녀석 치다꺼리 안하니까 너무 편하더라구요. 목욕도 그렇지만 똥치우는 게 장난 아니었어요. 한참 건강이 좋을 땐 하루에 세 번씩 싸는데 거의 제가 다 치우다시피했죠. 게다가 수컷이 되서 그런지 성격이 보통이 아니어서 애를 많이 먹었어요. 그게 없어지니까 어찌나 편하던지. ㅎㅎ 사람은 역시 이중적인 존재에요.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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