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2. <어머니의 탄생>

D-29
갑자기 @borumis 님 글 보니 김창옥 님이 강연할 때 했던 말이 떠올랐어요. "아이가 잘 크려면 두 가지 조건 중 하나를 충족시켜야 하는데 1) 아빠가 엄청 가정적이거나, 2) 없거나." ㅎㅎㅎ '무리'는 우리나라에서도 많이 쓰는데, 같은 의미 같으면서도 약간 뉘앙스가 달라 번역자들이 쉽게 그대로 갖다 쓰면 좀 어색한 표현이 돼서 '일본어식 표현'이라고 굳이 써 놨어요. 헤헤
성 조절의 달인인 보석말벌 부분을 읽고 있는데 ㅋ - 전체 알의 약 15%만 수컷으로 낳고, 나머지는 암컷이고, 수컷은 주로 암컷과 짝짓기만 하고, 수는 필요 최소한으로 조절된다는 부분이요.. 짝짓기만 하거나 없거나??? 짝짓기만 하고 이후 없어지거나? ㅋㅋ 성비의 불균형이 꼭 문제되지 않는 곤충사회가 부럽네요. 인간계는 ㅋ 성비 균형이 중요하겠죠?
성비는 너무 거대담론이라 잘 모르겠고, ^^;; 저희 부부는 다시 태어나면 절대 결혼 따위 하지 않겠다고 다짐합니다. 아들한테도 웬만하면 결혼 안 하는 게 좋은 거 같다고 속삭이고요.
제 생각에는 정작 육아책을 더 보거나 김창옥샘 강연을 들어야할 사람은 아빠들인데…;; 오히려 엄마들은 필요 이상의 육아책과 정보가 넘쳐나서 TMI.. 지금보다 훨씬 덜 읽는 편이 나을 것 같아요;;
하하, 이 말씀도 은근 공감되네요. 전에 한국비폭력대화교육원에서 진행하는 NVC 1단계를 수강했던 적이 있는데요. 저희 반 선생님이 중년의 여성분이셨는데, 말씀을 너무 조곤조곤 부드럽게 잘 하시니까 문득 궁금한 거예요. 집에서도 남편분과 비슷한 어조로 대화를 하시는지(상상만으로도 아름다운 대화!). 근데 웬걸, 현실은 아찔했어요. 아무리 비폭력대화를 시도하려 해도, 남편분이 비협조적이라('조금 배웠다고 나를 가르치려 드는 거냐!') 포기했다고. 차라리 모르면 몰랐지, 알고 나니까 그 격차가 더 벌어지는 것 같아 오히려 더 괴롭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때 현실과 이상은 많이 다른 것 같다는 씁쓸한 생각을 했더랬죠. 그걸 핑계로 다음 강의는 듣지 않았다고(한다).
아이고, 읽다가 2번에서 저항없이 웃음이 터졌...(이거 근데 웃어도 되는 포인트려나) 흠흠, 어쨌든. 저도 청소할 때나 설거지 할 때, 김창옥님 강연 종종 찾아듣는데, 기습적으로 웃음 터질 때가 많아서 이 글도 왠지 더 친근합니다.
@borumis 아, 저도 생각난 김에 책 한 권 소개합니다. <허랜드>입니다. 현재 두 종이 나와있네요. 여자만의 사회가 가능한가에 대한 나름 실험적이고 도전적인 페미니즘 소설입니다. 임신을 하는데도 남자의 개입 없이도 가능하다고 보고, 아기를 낳고 공동육아를 통해 아기를 키우죠. 나름 정교하고 설득력 있게 썼는데 놀라운 건 이 소설이 19세기 후반인가에 씌였다는 거죠. 아마조네스라고 하는 상상의(?) 부족이 있었던 것으로 아는데 그 보다 더 고도화된 사회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나름 재밌게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허랜드조용히 세상을 움직여온 여성 작가들의 품격 있고 당당한 행진, 에디션F 시리즈의 두 번째 권. 페미니즘 문학의 고전, 유토피아 소설의 정수라 일컬어지는 『허랜드』는 1900년대 초반 미국에서 작가, 페미니즘 이론가, 사회개혁가, 연설가로 활동한 샬럿 퍼킨스 길먼의 대표작이다.
허랜드여성들로만 이루어진 유토피아를 그린 장편소설 『허랜드』는 1915년에 길먼이 《포러너》에 연재한 작품이다. 과학과 모험을 좋아하는 세 친구, 모험가 테리, 의학도 제프, 사회학도 밴은 이야기로만 전해 오는 미지의 땅을 탐험하기 위해 원정대를 결성한다.
앗 엄마 실격과 노랑 벽지의 작가 샬롯 퍼킨스 길먼이군요. 이 분 작품도 그렇고 인생도 그렇고 정말 그 시대로서는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앞서나갔죠.
와 이렇게 신박한 아이디어의 책이었군요! 재밌겠어요.
오, 이 책은 수지님 소개가 어마어마해서 저도 관심이 갑니다. 책 제목도 흥미(?)롭네요. 침몰가족이라니...
제가 저 책이랑 다큐가 너무 좋아서 좀 흥분했었나 봐요. 침몰 가족은 일본의 어떤 정치인이 "일본의 가족제도가 침몰하고 있다아~~~"라고 어디선가 연설을 하고 있는 걸 보고 작가님 어머니가 "그럼 우리도 침몰 가족이네?"라고 해서 붙여진 이름 같더라고요. 어머님이 말씀하신 '인간해방'이란 말이 가장 기억에 남았어요.
다큐 영화 제목이 뭐에요?? 보고 싶어요~
그것도 '침몰 가족'인데 홍대 인디스페이스(롯데시네마 8층)에서 하고 있어요~ 다큐를 먼저 찍고 책을 내셨더라고요.
앗, 그렇군요 제가 설렁설렁 읽었네요 저희 동네, 독립영화 많이 상영하는 극장이 있어서 검색해보니 저희 동네에는 개봉 안하네요. 기다려봐야겠어요~ 감사합니다
맞아요. 그리고 엄마의 좋은 DNA? 뭐 그런 게 아래로 내려갈수록 약해진다잖아요. 그래서 그런지 울언니는 건강한 편인데 저는 좀 골골하더라구요. ㅎ
읽으면서 고개를 주억거리게 됩니다. 제가 경험하지 못한 세계(결혼과 출산, 육아)인데도, 왠지 모르게 와닿는 건 저 또한 가부장적인 문화에서 살아왔기 때문이겠죠? 특히 명절의 자연스러운(?) 풍경이 떠오릅니다. 할머니댁에 갈 때마다 철저한 제 위치(?)를 다시금 확인하게 되거든요. 가족분들의 일화도 인상 깊게 읽었습니다. 제가 자라온 환경과 많이 다르네요. 저희 집은 아빠가 사남매 중 셋째였는데도, 할머니가 유독 아빠를 예뻐라 하셔서 엄마가 정말 고생하셨어요. 엄마도 결혼 전에는 은행원으로 커리어 쌓으면서 열심히 일하셨는데, 결혼 후에 시어머니(저의 할머니)가 당장 그만두고 애를 보라고 하셔서 직장도 직업도 다 잃고 육아만 하셨죠. 그 과정에서 쌓인 분노가 많으셨고요. 다만 엄마의 쌓인 감정이 하필 (만만한) 저에게 그대로 내던져져서 저도 고생이... (제가 첫째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너 때문에 내 인생이 이 따위가 됐어!'라는 말을 참 많이 듣고 자랐습니다. 근데 참 묘한 건요. 군대에서는 흔히 내리갈굼? 이라고 하나요? 뭐 어쨌든, 엄마는 제가 (여성으로서) 고생하고 차별당하는 걸 너무 당연하게 생각하시더라고요. 좀 거 가감없이 말하자면 '나도 그렇게 자랐으니까, 너도 그렇게 자라! 왜냐하면 넌 내 딸이니까 그런 대접을 받아도 돼!'라는 느낌으로요. 그래서 엄마를 많이 미워했고, 지금도 사실... 화초가 아닌 잡초처럼 자라서 그런가, 여성 서사에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왜 당신이 당한 걸 자녀에게도 강요하는 걸까 싶어 서글퍼지기도 합니다. 양가감정인 거죠.
아아.. ㅠㅠ 며느리가 늙으면 시어머니 된다더니…;; 당한 대로 더 약한 자에게 분풀이하는 거군요.. 슬프지만 이게 동물의 세계에서도 나타나는 현상이더라구요
저희 엄마도 비슷해요. 남아선호사상이 극심할 70-80년대에 번식기 ㅋㅋ 이셨는데, 딸 둘을 낳고 공무원을 그만두시고 아들 출산이라는 미션에 몰입하셨죠. 시어머니, 형님, 동서등의 압박과 견제 등도 강하게 작용했던거 같습니다. ㅋ 결국 딸 둘을 더 낳고, 실패로 끝났어요. 엄마는 극심한 우울증도 경험하셨군요... 어려서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은 이야기.. 1) 여자도 직업이 있어야 하고 경제적으로 독립적으로 살아야 한다 2) 경제적으로 능력이 있다면 결혼 하지 말아라 3) 자식은 낳고 싶으면 하나만 낳아라, 자식 덕보고 사는 시대는 끝났고 사회생활에 걸림돌이다 제가 둘째를 임신했을때 엄청 아쉬워하셨어요. "왜 또 애를 낳냐.. 힘들게.... 그냥 하나만 잘 키우지..... "
저희 엄만 반대였어요.. 제가 여자들이 많이 안 가는 학과에 입학할 때도 너 몸도 약하면서 왜 굳이 힘든 과에 가려고 하냐.. 자긴 직장 다닐 때보다 전업주부 할때가 훨씬 편하고 좋았다.. 그리고 나중에 직장 다니면서 여러 번 일 그만둬라.. 남편 그 정도면 잘 벌지 않냐.. 애들한테 엄마가 집에 있는 게 좋다.. (보통 친정엄마가 그러지 않고시어머니들이 그러지 않나요?) 제가 엄마가 말려도 스스로 공부하는 것도 일하는 것도 좋아하고 엄마 말을 지지리도 안 듣는 딸이어서 다행이지요..;; ㅋㅋㅋ
반면 전업주부인 지금 남편 친구 부인들도 그렇고 저희 형님도 그렇고 애들한테 올인하고 나서 지금 경력단절에 애들은 이미 다 커서 empty nest syndrome 제대로 겪고 있어서 우울증을 심하게 호소하는 주변 여성분들이 많이 걱정입니다..;; 폐경까지 겹쳐서 적극적으로 치료가 필요한 정도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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