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2. <어머니의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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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미 블룸의 『사랑을 담아』(문학동네), 스테파니 그린의 『나는 죽음을 돕는 의사입니다』(이봄)와 2020년에 나온 미야시타 요이치의 『11월 28일, 조력자살』(아토포스)은 닮았습니다. 미국 작가, 캐나다 의사, 일본 기자가 썼고, 그 장르도 다르지만 똑같은 주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바로 ‘조력자살’, ‘조력 죽음(Assisted Dying)’, ‘조력 사망(Assisted Death)’입니다. 『사랑을 담아』는 미국 작가 에이미 블룸이 남편의 치매 발병부터(2016년) 스위스에서 조력 사망하기까지의(2020년) 과정을 기록합니다. 블룸의 남편은 정신이 비교적 온전할 때 스스로 목숨을 끊기로 결심하고 다양한 가능성을 검토합니다. 결국, 그와 블룸은 스위스의 조력 사망을 돕는 단체 ‘디그니타스’를 선택합니다. 『사랑을 담아』는 블룸의 치매 남편 돌보기, 사랑하는 남편이 스스로 목숨을 끊기로 하고 도움을 요청했을 때의 고민과 선택, 그리고 최종적으로 스위스 취리히 디그니타스에서 조력 사망하기까지의 과정을 담은 기록이죠. 독자는 이 책을 읽으면서 블룸 또 남편과 함께 다양한 선택지를 고민해볼 수 있습니다.
사실, 『사랑을 담아』는 미야시타 요이치의 『11월 28일, 조력자살』과 겹칩니다. 미야시타 요이치는 일본에서 조력 죽음을 공론화하는 데에 앞장선 기자입니다. 2018년 8월 17일, 그는 50세의 고지마 미나로부터 자신이 스위스에서 조력 사망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이메일을 받습니다. 고지마는 치명적인 퇴행성 신경계 질환으로 죽어가는 환자였습니다. 『11월 28일, 조력자살』은 고지마가 스위스의 또 다른 조력 사망 지원 단체 ‘라이프서클’(현재 ‘페가소스’의 전신)에서 2018년 11월 28일 목숨을 잃기까지의 과정을 미야시타가 옆에서 지켜보면서 기록한 것입니다. 『사랑을 담아』가 당사자의 처지에서 남긴 기록이라면, 『11월 28일, 조력자살』은 제삼자의 시선이 도드라지죠.
스테파니 그린의 『나는 죽음을 돕는 의사입니다』는 또 다른 시각에서 조력 죽음을 살피고 있어요. 캐나다에서는 2016년 6월 7일 조력 사망이 합법화하고 나서 ‘의료 조력 사망(Medical Assistance in Dying, MAiD)’이 제도 안으로 들어옵니다. 애초 산부인과 전문의였던 그린은 캐나다에서 처음 조력 사망 서비스를 제공한 소수의 의사 가운데 한 명입니다. 『나는 죽음을 돕는 의사입니다』에서 그린은 20년 동안 삶의 시작을 담당했던 산부인과 의사가 삶의 마무리를 돕는 의사로 경력을 전환한 이유, 모든 것이 불확실한 조력 사망 서비스를 둘러싼 첫 1년의 혼란, 그 과정에서 조력 사망을 선택한 환자와 그 가족의 사연 등을 자기 경험을 중심으로 담담하게 기록합니다.
나는 조력 사망의 강력한 지지자입니다. 물론,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 즉 자살 일반을 찬성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현대 의학으로서는 가능성이 없는 난치병, 특히 육신이나 정신을 자기가 온전히 통제하지 못해서 멀뚱멀뚱 눈만 뜬 상태로 타인의 도움을 받아야 하거나, 심지어 그런 사정조차 인지하지 못하는 상태로 숨만 붙어 있게 하는 처치가 최선일지 의문입니다. 더구나 외국인 조력 사망까지 허용한 스위스의 디그니타스 같은 단체의 경험, 아예 광범위한 의료 조력 사망을 국가 의료 체계 안에 들여온 캐나다의 시도는 충분히 현실의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조력 죽음을 제도화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한국도 조력 사망 제도를 머뭇거릴 이유가 없습니다. 앞에서 소개한 책에는 치매를 앓는 블룸의 남편, 심각한 퇴행성 신경계 질환을 앓는 고지마, 그리고 캐나다에서 그린의 도움으로 삶을 마무리한 다양한 이들의 목소리가 등장합니다. 당연히 환자 본인의 망설임도 있고, 죄책감이나 종교적 이유로 환자를 떠나보내지 못하고 저항하는 가족과의 갈등도 있습니다. 하지만, 결국 당사자도 그 가족과 이웃도 선택으로 행복해졌습니다. 『사랑을 담아』는 스위스 취리히로 가기 전까지 서로에게 충만한 시간을 보내는 부부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나는 죽음을 돕는 의사입니다』에서는 가족과 친구 열두 명에게 둘러싸여서 조력 사망한 심장이 망가진 90세 노인 케이티도 등장합니다. 케이티는 약물이 주입되자 이렇게 말합니다. “모두 사랑한다. 슬퍼하지 마. 서로를 잘 돌봐주고.” 그렇게 케이티가 서서히 눈을 감자 막내딸이 “딸기잼”을 외칩니다. 방 건너편에서 누군가가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외칩니다. 다른 쪽 구석에서는 “예고도 없이 손주들 데려가기”를 말합니다. 맞습니다. 케이티가 평생 좋아했던 것들이죠. 이런 마무리야말로 정말 우리가 지향해야 할 모습 아닐까요?
『우리가 겨울을 지나온 방식』은 마냥 무겁고 비참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도대체 독자를 어디로 데려갈지 막막해 보이던 이 소설은 뜻밖에도 희망과 연대를 말하면서 끝냅니다. 우리의 돌봄과 노년 그리고 마무리에 대한 사회적 토론을 더 늦기 전에 지금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우리가 겨울을 지나온 방식』에서 변주한 비극을 막을 수 있습니다. * <기획회의>의 ‘이 주의 큐레이션.’ 이번에는 논쟁적인 의제를 담고 있는 책을 몇 권 소개했습니다. 자기 의지를 확인할 길 없이 길게는 10년 넘게 이 병원, 저 병원 혹은 그럴 만한 형편이 안 되면 가족 내 돌봄으로 숨만 쉬는 이들을 몇몇 알고 있습니다. 중증 치매로 돌아가시기 전 초점 잃고 멍하니 요양 병원에 누워 계시던 할아버지의 말년도 봤습니다. 인권 또 삶의 진짜 존엄함이 무엇인지 정말 더 늦기 전에 토론을 시작해야 합니다. 참고로, 디그니타스에서 삶을 마무리한 블룸 부부는 마지막을 위해서 3만 달러(약 4,000만 원)를 언니네에서 빌려야 했습니다. 디그니타스 후원금(?), 스위스 왕복 항공료와 2박 3일 정도의 체류비, 그리고 삶의 말년에 누릴 약간의 사치를 위한 비용이었습니다. 자신의 존엄한 마무리를 선택할 권리도 돈이 있어야 하는 세상, 너무 잔인하지 않습니까?
아유, 정말 죽는 것도 돈이 있어야 죽는다는 걸 생각 못했네요. 어제 우연히 <휴먼네컷>란 프로를 잠깐 봤는데 암에 걸린 딸이 부모를 두고 먼저 가야하는 상황이었는데, 엄마한테 나 가면 크루즈 여행가고 싶어했으니까 가라고 당부하는 장면이 나오더군요. 장례회사에서 그런 거 보내주기도 하잖아요. 삶과 죽음이 멀지 않구나 했습니다. 우리나라도 연명의료 지양하는 정도는 가능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거 미리 작성하라고 선전하는 것 같던데. 그래서 나이 드니까 신앙에 더 의존할 수 밖에 없더군요. 부모님 임종의 복을 달라고 기도하고 덤으로 저도 오래 아프지 말고 가게해달라고. 방법이 없잖아요. 그게 좀 가능하다고 생각하는게 울아부지와 오빠가 몇달 안 앓고 하늘나라 갔거든요. 전 그것도 어느 정도 유전자가 있어야 가능하다고 보는 쪽이라. 저의 한번도 뵙지 못한 친할아버지도 갑자기 돌아가셨다고 그러고. 저도 한 두번 죽다 살아났거든요. 돈이 많은 것도 아니고. ㅋ 거의 매일 죽음을 생각하죠. 죽고 싶어서가 아니라 잘 죽고 싶어서. 그런 사람이 오래 산다고도 하는데 전 오래 살까봐 걱정이어요. ㅎ 세상에 미련은 없는데 하나 우리집 만년소년가장 하나가 걸리더군요. 참 세상이 뭐라고 훌훌 털어버리지 못하는 건지. 걱정한다고 될 것도 이니면서. ㅠ
올려주신 글, 꼼꼼히 잘 읽었습니다(너무 좋네요). 죽음을 무조건 마이너스로만 바라볼 필요는 없는 것 같아 읽으면서 고개가 끄덕여지는 지점이 많았습니다. 특히 이 두 문장. "한국도 조력 사망 제도를 머뭇거릴 이유가 없습니다.", "이런 마무리야말로 정말 우리가 지향해야 할 모습 아닐까요?" 다만 예상치 못한 변고를 당하거나 건강검진으로 인해 심각한 종양을 발견하는 건 조금 다른 얘기일 수 있겠네요. 저 또한 곁에 있는 이들이 갑작스럽게 병마와 싸우기 시작하는 걸 보면 억장이 무너지거든요. 그리고 이렇게 직면하는 (갑작스러운) 죽음은 많이 슬플 것 같습니다(이건 살고 싶은데, 죽게 되는 것이니까요). 제가 계속해서 주장하는 건 죽음 그 자체가 아니라, 죽음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자신의 존엄한 마무리를 선택할 권리도 돈이 있어야 하는 세상, 너무 잔인하지 않습니까?"라는 YG님의 문장처럼)니까요. '선택'에 대한 말이 나와서 말인데 여담이지만요. 저는 결혼과 출산(육아), 직업, 일, 명예, 돈 등 어떤 이들은 (자발적으로) 그걸 선택하지 않았다는 것만으로 주변의 가여움을 사는 게 조금 답답하다 느껴져요(정신승리라는 듯 치부당하는 것도 속상하고). 욕망하지 않는 이들도 정말 있으니까요(저도 부분적으로는 그중 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걸 단순히 '어휴, 저거 불쌍해서 어째'라는 납작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게 오히려 더 폭력적이지 않나, 싶은 거죠. 그래서 연인은 있지만 결혼은 하지 않는 저의 선택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그냥 혼인신고 했다고 말할까, 진지하게 고민합니다(일일이 설명하기 귀찮아서요). 제가 결혼을 하지 않는 이유는 소속감(흔히들 안정감이라고 하더군요)과 제도라는 틀안에 저를 가두기 싫어서거든요(저는 어디든, 언제든 훌훌 떠나는 사람이고 싶습니다). 이 책에서 주장하는 모성애도 비슷한 논조가 아닐까 싶었어요. 여성에게는 모성애가(특히 아이를 낳은 여성에게서는 더더욱) 자연스레 생기는 것처럼 여기는 사회적 분위기가 답답해요. 아기를 안는 것도, 자기 아이지만 잘 못 안을 수 있는데, 그것조차 능숙하지 못하다는 투(어휴, 애를 얼마나 안 안아봤으면)로 쉽게 판단하는 시선도 마찬가지일 테죠. 작은 예로, 제 오빠의 아내는 과일을 잘 깎지 못하는데, 엄마가 그걸 보고 답답해(아니, 여자애가 저것도 하나 제대로...)하는 게 이해가 안 가거든요. 저랑 자꾸 비교를 하시는데, 저는 사실 주식이 과일이랑 야채라 잘 깎는 거지 다른 이유가 없어요. 한참 쓰다 보니까 뭔가 얘기가 점점 산으로 가는 느낌인데(엄마 미안!), 다시 감정을 잡아봅니다. 추천해주신 세 권의 책과 『우리가 겨울을 지나온 방식』까지도 읽어보고 싶네요. 늘 이렇게 자연스러운(?) 책 추천 감사합니다:) (역시 모임지기님의 위엄!)
@연해 님 글을 읽으며 사노요코의 에세이가 떠올랐어요. 사노요코는 유방암 진단을 받은 직후 "해방감"?? 자유로움 같은 것을 느꼈다고 해요. 독거노인으로 혼자 살면서 언제죽을지 모르는 불확실성과 불안으로 사는것, 치매에 걸린것은 아닐까 두려워하며 사는 것보다 유방암 진단을 받으며 자신의 죽음이 언제인지 대략 예측할 수 있게 되어서 더 기뻤다고 하더라구요. 기억이 정확한지 모르겠는데, 진단받은 직후 모아놓은 현찰을 찾아서 포르셰를 구입하고, 좋아하는 일상을 풍만히 살아가는 이야기가 에세이에 나오더라구요. 최근에 암에 걸린 엄마와 막내동생에게 사노요코의 이야기를 했는데... 레이저 눈빛을 받았습니다. 제가 강력하게 치매나 파킨슨 같은 퇴행성 신경계질환보다는 암이 더 낫다... 예측가능하고 약도 있고.. 등등 이야기했는데... ㅠ 위로가 되기는 커녕 공감능력 저하자로 욕만 먹었네요 ㅠ
[세트] 사노 요코 산문 2종 세트 - 전2권 - 사는 게 뭐라고 + 죽는 게 뭐라고밀리언셀러 <100만 번 산 고양이>의 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 사노 요코의 <사는 게 뭐라고> + <죽는 게 뭐라고> 세트.
책걸상에서 소개하셨던 ‘나는 죽음을 돕는 의사입니다‘ 와 ‘ 우리가 겨울을 지나온 방식‘ 잘 읽었습니다. 저도 조력사망의 지지자이면서도 이 기준을 어떻게 삼아야 할 것인가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는데, 작년에 같이 읽은 ‘노이즈‘,‘생각에 관한 생각‘ 의 대니얼 카너먼 교수님께서 작년에 사망하신 게 스위스 조력사망인 것으로 밝혀진 기사를 읽으면서 더 고민하게 된 것 같습니다. ‘긴 쇠락을 피하고 자신의 방식대로 죽음을 맞이하고 싶다‘ 고 하신 말씀이 마음에 남아 저와 남편의 노년은 어떤 방식으로 맞이해야 하는 지 고심하게 됩니다.
비내리는 토요일 아침, 라흐의 피협을 들으며 차분히 읽으니 울림이 더 큽니다. 오래전에 루게릭병 환자들을 만났던 적이 있습니다. 루게릭병 환자들을 대상으로 80-90년대 assistsed dying에 대해 진행된 논문을 읽어본 적도 있습니다. 루게릭병은 운동신경원의 퇴행성 변화로 인해 근육은 서서히 마비되지만 인지기능과 감각기능은 비교적 잘 유지되는 병으로 알려져 있죠. 제가 환자들을 만나며 느낀 것은, 그런 극한의 마비와 24시간 모든 것을 보호자에게 의존해야 하는 환자라도 모두 assisted dying을 하고 싶어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었어요. 죽고 싶다고 말하는 분들을 심층 면담하면 일부는 살고 싶고 가족들과 사랑과 행복을 나누고 싶다고 하셨고, 죽여달라고 이야기하는 이유는 자신의 삶이 타인에게 부담이 되고 가족들의삶까지 망가트린다는 자책감때문이었어요. 저는 조력사를 지지하는 사람인데 죽음에 대해서 스스로 판단한다는 것이 어렵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결국 삶의질을 결정하는 핵심은 건강이나 타인에 대한 의존 정도가 아니라 "돈"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YG 님의 글을 읽으며 더더욱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 중요한 말씀이네요. 그래서 우린 조력자살을 반대하는 사람의 말도 들어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원래 인간의 뇌는 듣고 싶은 것만 듣고 보고 싶은 것만 보려고 한다잖아요. 사실 죽고 싶다는 건 간절히 살고 싶다는 건데 그 내면의 소리를 정확히 분별할 수 있을까? 아무도 장담 못하는 거죠. 가뜩이나 자살률 1위인 나라에서 더 많은 확산이 우려되기도 하고, 살릴 수 있는 사람을 죽게 만드는 건 아닐까 죄책감이 아주 없지는 않을거고. 저도 오래전 죽다 살아난 적이 있는데 의식이 둘아오고 살았다는 걸 알았을 때 얼마나 안도했는지 근데 그후 급격히 우울에 빠졌죠. 내가 왜 살았지 하는. 그때 죽음을 선택했다면 지금의 나는 없는 거죠. 아, 생명을 다루는 일 쉽지 않아요. ㅠ
조력사를 자신의 의지대로 선택하는 사람도 있지만, 상황적 환경에서 조력사를 선택하는(하지만 자신의 의지처럼 보이는...) 경우도 있다는 부분을 고려해야 할거 같아요. 우울증이나 무력감 같은 정신신경학적 상황이나 사회적 고립과 경제적 어려움과 같은 문제를 반드시 검토해야 할거 같은데. 어렵겠죠.. @YG 님이 소개해주신 책들에서 그런 문제들을 다루고 있을거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제가 예전에 읽고, 가끔 인용하는 책 가운데 대니얼 길버트의 『행복에 걸려 비틀거리다』라는 책이 있어요. 이 책에서 특히 인상 깊었던 내용이 @오구오구 님께서 전해 주신 사례처럼, 보통 사람의 시각에서 보기에는 도저히 삶의 의미를 찾기가 어려워 보이는 장애인이나 심각한 불행에 처한 사람도 생각보다 훨씬 자기 상황을 담담히 받아드리고 또 그 상황에서 자기 행복을 찾고 있다는 거예요. 즉, 사람은 회복 탄력성이 생각보다 훨씬 강하고, 자기가 처한 불행을 일단 수긍하면 그 상태에서 또 삶의 의미를 찾을 가능성이 많다는 그런 내용이에요. 맞습니다. 그래서, 조력 사망을 의논할 때는 정말 세심하게 따져야 할 것들이 많습니다. 길버트의 책은 나온 지 꽤 된 책인데 지금 시점에서도 유용한 내용이 많아요. (조만간 나올, 마무리 작업 중인 제 책에서도 한 대목 인용했습니다. :) )
행복에 걸려 비틀거리다인간과 행복 사이의 끝없는 도전과 열망을 날카롭게 해부함으로써 지금까지의 행복학과는 전혀 새로운 차원의 행복학을 탄생시켰다. 하버드대학의 저명한 심리학자이자 책의 지은이인 대니얼 길버트 교수는 우리가 행복을 지상 최대의 목표로 삼고 그것을 얻기 위해 노력하면서도 점점 더 행복으로부터 멀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를 밝힌다.
아, 그렇지 않아도 어제 문득 YG님 책 언제 나오지? 했지 말입니다.^^
"자기가 처한 불행을 일단 수긍하면 그 상태에서 또 삶의 의미를 찾을 가능성이 많다는 그런 내용이에요." 이 문장에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조만간 나올 YG님의 책도 궁금궁금 기다리집니다:)
저두요.. 정말 기대됩니다.^^ 제가 요즘 STS에 대해 부쩍 관심이 늘어서 더 궁금해집니다. (실은 아직도 STS가 뭔지 갈피를 못 잡고 있다는;;)
죽다 살아난 적이 있으셨다니... 그 경험이 어떤 것이었을까요? 통증이 동반된 것이었을가요? 수면내시경을 할때 (프로포폴??) 통증 없이 깊은 잠에 스스르 빠지는 것을 경험하는데... 죽음이 그렇게 통증이나 고통 없이 스스르 잠에 빠지는 것과 같이 찾아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제게 그런 행운이 있기를 바래봅니다...
아, 제가 어렸을 때 뇌수술을 받은 적이 있었거든요. 그에 대한 후유증이 뒤늦게 나타난 거죠. 두통이 너무 심해서 두통약만 이틀인가, 3일동안 7알을 먹어도 낫지 않아 병원에 응급으로 실려 들어갔었죠. 그 이후의 기억이 없습니다. 정신 차리고 보니까 환자복 입고 있었고, 정신이 멍했죠. 신경 안정제를 얼마나 많이 맞은 건지 잠만 잔 기억 밖엔 없습니다. 그러니까 두통 밖엔 고통스러운 기억이 없는데 오히려 신경안정제 때문에 죽을 수도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은 잠깐 해 보았습니다. 어쨌든 의사는 절 살려놨으니 그 부분에 대해선 이의를 제기할 수는 없고. 사실 앞서도 얘기했지만 전 신앙인인데 뭐 다 그런 건 아니겠지만 구도자 같은 삶을 사람들이 대체로 만족한 죽음을 맞이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그에 대한 전제가 만족한 삶을 살 때 가능하다고 보는 거죠. 그렇다면 어떤 면에선 굳이 조력자살을 선택할 필요가 있을까 그런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무엇보다도 돈이 없지 않습니까 돈이! ㅠ 그게 가능하다고 해도 조력자살을 선택할 때의 정신상태도 생각해 봐야할 것도 같은데, 정말 기대에 차서 여행 가듯 좋아서 죽음을 선택하는 건 아닐 것 같아요. 그 보단 염세주의가 지배적일 것도 같은데 그런 죽음이 과연 만족한 죽음이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신앙인들 대부분은 죽을 때 평안하게 죽는다는 통계도 있는데. 아, 물론 신에 종속되기 싫어하는 사람의 생각도 존중 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문미숙 작가의 '우리가 겨울을 지나온 방식' 책걸상에서 다루어서 읽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 이후로 더욱 존엄사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어요. 개인적으로 오랫동안 투병하시면서 돌아가셨던 아버지로 인해 온 가족이 힘들었던 경험이 있어서 더욱 그랬는지 모르겠습니다. @YG 님 창업하시면 어떤 형태로든 동참하겠습니다. ^^
@롱기누스 감사합니다. 아직은 그냥 생각만 막연히 해보고 있답니다. 저도 주변에서 힘들게 투병하시는 분들이 많으셔서. 더욱더 이런 논의에 마음이 쏠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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