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2. <어머니의 탄생>

D-29
맞아요. 또래 중에 안 겪어본 여자 거의 없을걸요. 저는 고딩 때 학교가 집에서 멀어서 지하철 타고 통학했는데 그때 썰 풀면 진짜…
그러니까요. 다들 이런 경험 한 번씩은 있으신 것 같아요(더한 경험도 있고요). 저는 고등학교 2학년 때였나. 밤늦게 학원 가는 길이었는데요. 학원이 맨 꼭대기 층(7층인가, 8층인가)이라 엘리베이터를 탔고, 그 학원을 제외하고 건물에 있는 다른 상점들은 이미 문을 닫은 상태라 좀 으스스했거든요(마침 비도 내리고). 그렇게 혼자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는데, 갑자기 4층에서 엘리베이터가 서는 거예요(불이 다 꺼졌는데). 아니나 다를까 문이 열리고 온통 깜깜했죠. 사람도 보이지 않았고요. 고장인가 싶었지만 괜히 무서워져서 얼른 닫힘 버튼을 눌렀는데, 문이 다시 열리더라고요? 그리고 그날, 바바리맨을 살면서 처음 만났습니다. 보통 영화나 드라마 보면요. 주인공이 위급한 상황에 처했을 때, 도망치지도 않고, 그자리에 서서 입도 뻥긋 못하는 걸 보고 되게 답답하다 생각했거든요? 근데 진짜 그 상황이 닥치니까 너무 놀라서 목소리도 안 나오는 거 있죠? 그야말로 '일시정지'. (이걸 다행이라고 말하는 것도 웃기긴 한데) 다행히 그렇게 문이 닫혔어요. 바바리맨은 제 놀란 표정만 보고 싶었던 건지 뭔지는 모르곘지만, 어쨌든 문이 닫히고 나서야 제정신이 돌아와서 뒤늦게 손발이 막 떨리더라는. 만약 그 사람이 그때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왔다면? 어쩌면 저는 이 자리에 있지 못 할지도 모르겠네요. 그일 이후로 한동안은 성인 남성을 보기만 해도 무서워서 고개를 푹 숙이고 다녔는데요. 이런 일 외에도 물리적으로 위험한 적도 있어서. 하... 진짜 호신술을 배워야하나, 싶었답니다. 근데 제가 알던 동생은요. 지하철에서 저와 비슷한 시기에 성추행을 겪었는데, 그 남자 손목을 잡고 경찰서까지 끌고 갔다고 하더라고요. "와, 너 진짜 짱이다"를 외쳤던 기억이 납니다.
아. 바바리맨.... 여고주변에 항상 서식하는... 저도 두번쯤 경험 있습니다 ㅋ
첨 당하는 일이라 더 그랬을 겁니다. 사실 그런 놈들 자기 약점을 그런 식으로 이용해 먹는 거죠. 그래서 이영잔가? 어느 개그우먼이 그럴 때 오히려 놀려주라고 하더군요. 별로 크지도 힘도 못 쓰게 생긴 놈이 까분다고. 그럼 도망간다고. 믿거나 말거나한 얘기지만 일리가 아주 없진 않죠. 그 알고 지내던 동생 멋지네요!
저두 할말 많습니다. 그 불쾌한 감각은 여전히 생생합니다 ㅠㅜ
저희 제부의 성격인지 캐나다 사람들은 원래 그런 건지 모르겠지만, 저희 조카가 태어났던 2007년에도 엄마인 제 동생은 절대 아기띠를 못하게 했어요. 동생은 이미 수유만으로도 지쳐 있었거든요.(수유가 무슨 뿅 5-10분만에 되는지 아시지만, 길게는 30분도 할 때가 있더라고요-전 아닙니다 ㅎㅎ. 모든 아기들이 쑥쑥 잘 먹으면 좋겠지만, 안 먹는다고 빼면 울고 먹으라고 주면 안 먹고...근데 그 짓을 2-3시간마다 해야 하니 엄마는 언제 쉬고 언제 자나요 ㅜ.ㅜ) 요즘엔 많이 바뀌어서 남성분들도 많이 동참하고 계시지만, 본인이 밥하고 청소하고, 아이를 다 돌본다고 생각하셔도 엄마들은 이미 디폴트로 할일이 많답니다.... 얼마 전에 읽은 '마당 씨의 식탁'에서 보면서 '아이의 밥은 나의 일!'이라고 하시는 작가님의 태도를 보고 와~했는데 중간쯤에 '내가 다 하고 있는데....'란 말이 나와 좀 실망했네요. 근데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어서, 세상 그 어떤 합리와 이성으로 설명되지 않는 '사랑의 힘'으로 조금씩만 양보하자는 생각이 들었어요. 전 대부분은 소리지르면서 집의 두 남자들을 소몰듯이 몰지만, 가끔 이성이 돌아올 때면 좋게 말하려고 노력합니다. 하루에 한 번쯤.........ㅋㅋ
마당 씨의 식탁 - 개정판세계적으로 독자들에게 사랑받은 홍연식 작가의 <마당씨 3부작>이 사계절출판사에서 재출간된다. 총 3권으로 구성된 이번 시리즈는 고양이로 형상화한 캐릭터들이 건강한 삶이란 어떤 것이고 행복이란 무엇이며 가족이란 어떤 의미인지를 끊임없이 생각하고 고민한다.
아, 그 마음 같은 건 아니지만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도 예전에 글이 안 써졌을 때 너무 스트레스 받으니까 창밖으로 컴퓨터를 던져버리고 싶더라구요. 그나마 그때는 데스크탑을 사용해 생각만 간절했을 뿐 지금같이 가벼운 노트북 날려버렸으면 진짜 아작났죠. ㅋ 수유 역시 사람마다 다르긴 한가봐요. 얼마 전 저의 성경공부 리더님은 첫 아기에게 젖을 물리는 느낌이 너무 좋았다고 해서 감히 상상이 가지 않았습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오늘 5월 10일과 내일 11일 주말에는 2부를 시작합니다. 6장 '젖 길'을 읽어요. 저자는 포유류 암컷, 예를 들어서 인간 여성만 수유를 할 수 있게 된 사실이 돌봄을 포함한 사회성 행동 발달에서 아주 중요한 고리가 되었다는 주장을 이 장에서 펼칩니다. 이 장은 '모유 수유는 어떻게 인간을 바꾸었나?' 같은 제목의 작은 단행본으로도 읽힐 수 있을 만한 내용입니다. 이번 장에서는 특히 번역이 아쉬운 대목이 있더라고요. 그래도 큰 줄기를 따라가는 데에는 문제가 있는 정도는 아닙니다. 그럼, 다들 주말 잘 보내시고요. 어제부터 비가 추적추적 내리네요;
수유는 암컷이 새끼 근처에 머무를 것을 요구한다. 어미와 수유 중인 새끼 사이의 지속적인 유대 관계는 두 편 모두에게 ‘사회적지능’이 진화할 기회와 필요를 동시에 만들어 냈다. 수유는 사회적이고 지능적인 동물들의 진화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했던 것으로 드러난다. 이런 의미에서 수유는 단지 어미만이 아니라 동정심의 능력을 진화시킨 모든 개체들의 운명을 형성했다
어머니의 탄생 - 모성, 여성, 그리고 가족의 기원과 진화 242, 세라 블래퍼 허디 지음, 황희선 옮김
하지만 어미의 기여는 생리적인 것에서 멈추지 않는다. 어미는 사회 적인 유산 또한 전수해 준다. 어미는 새끼가 다른 동물(예를 들어 같은 배의 새끼나 모계 혈육)들 중 누구와 교제할지를 결정하는 문제에서는 다른 어떤 개체보다도 더 큰 힘을 발휘한다. 어미는 자신의 행동을 통해 발달 중인 영아에게 다른 누군가를 '친숙한 동종 개체'로 식별하는 법을 배우게 하며, 그들을 혈육'으로 식별하고 걸맞는 대우를 하게 한다.
어머니의 탄생 - 모성, 여성, 그리고 가족의 기원과 진화 P. 241, 세라 블래퍼 허디 지음, 황희선 옮김
딸 키우는 엄마로 딸의 인생에 대한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게 되네요. 단지 유전적 성질 뿐 아니라 사회 자본까지 물려 준다는 의미로 다가와요. 친정 엄마는 저에게 무엇을 물려주신걸까? 전 일란성 쌍둥이 인데, 동생과 동일한 유전자를 가졌지만 삶을 바라보는 시각과 사는 방식은 다른데 이 부분에 대해서도 생각 해 보게 되요. 아이들은 크면서 출생순위가 미치는 영향이 큰데, 첫째, 둘째로 크는 환경이 큰 작용을 한거겠지요.
아 정말 중요한 말씀이신거 같아요. 가까운 친구중에 굉장히 보수적인 친구가 있어요. 여성 남성의 성역할을 여전히 중요하게 생각하구요. 아이가 3명인데 함께 공원에서 놀다가 놀란적이 있어요. 가운데 아이가 여자이고 막내가 저희 2호랑 동갑인데, 공원에서 물놀이 하는데, 여자라서 이건 안되고 이렇게 하면 안되고.. .계속 잔소리 하더라구요. 막내 아들에게는 그러지 않으면서 딸에게 여러가지 여자라서.. 넌 여자니까.. 이런 잔소리를 하는 것을 보고.. (저는 딸이 없어서, 적어도 잔소리는 평등합니다 ㅠㅠㅠㅠ ) 제가 화를 많이 냈어요 ㅠ 그 친구는 자신이 보수적인 농촌마을에서 여성의 역할을 강요받으며 자랐다고 하고 현재 남편과의 관계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거 같다고.. 술 먹으며 이야기했는데, 자신의 딸에게 그렇게 하는 것을 보며... 제가 또 엄청 뭐라고 하고...
저도 딸 친구 엄마들과 만날 때와 아들 친구 엄마들과 만날 때가 있는데요.. 오히려 아들 엄마들은 성역할에 대해 더 자유롭고 진보적인 분위기인데 저보다도 훨씬 더 젊은 데다 딸 엄마들인 분들이 더 보수적인 성역할 (특히 딸의 직장 선택이나 딸이 시집가면 당연히 남자 쪽에서 집을 해준다, 딸이 일하는 것보다 전업주부하길 바란다는 등)을 갖고 있고 그걸 당연하다는 듯 겉으로 표현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어요. 전 제가 외국에서 오래 살다와서 한국 실정에 대해 너무 몰랐나하고 의아하게 여겼는데 저보다 더 젊은 엄마들이 그렇게 생각하고 딸들에게도 그런 사고방식을 물려주려는 것을 보고 좀 걱정스러웠습니다.
전 아들이 행여나 결혼한다고 하면 외국으로 남편이랑 도망가려고요...며느리가 환불해 달라고 쫓아올 거 같아서요;;; 사실...결혼한다고 여친 데리고 오면 몰래 불러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보렴, 진짜 괜찮니? Final answer?'냐고 물어볼 거예요. ㅎㅎ 진정한 세계 평화를 위해선 저랑 저희 남편이 책임지고 데리고 살아야 하는데, 그도 그만의 인생이 있으니... 아마 아들 엄마들은 다들 해방되고 싶어서 그런 거 아닐까요?! 그냥 제 케이스입니다. ㅋㅋ
@siouxsie 앗, 이런 상황을 제가 어떤 드라마에서 봤는데 생각이 안 나네요; 하지만, 읽고서 빵 터졌습니다.
저희 엄마아빠가 저희 남편이 처음 인사드리러 찾아온 저녁식사 자리에서 한 말이 그거였습니다. "No return No refund No A/S" -_-;;;;; 사위가 환불이나 애프터서비스 요구할까봐 첫 만남부터 못을 박아둔 우리 부모님...(네, 실화입니다. 농담 아니었구요 100프로 진담)
전 그래서 장가보낼 생각도 없지만 자립해서라도 그리고 만약에라도 장가간다면 욕먹지 않게 꾸준히 요리나 빨래 등 집안일을 가르칩니다.. 주말에도 아들보고 직접 베갯잇 손빨래 하게 했어요;; 오은 작가의 시집들도 다 갖고 있지만 오은 작가님 외 여러 작가분들이 참여한 '소년이여, 요리하라!'란 책을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ㅎㅎㅎ
소년이여, 요리하라! - 자립 지수 만렙을 위한 소년 맞춤 레시피요리의 ‘요’ 자도 모르는, 평소에 밥 한 번 해 본 적 없는 평범한 소년들에게 자신의 삶을 가꾼다는 것의 의미, 즉 ‘어른이 되는 법’에 대해 이야기를 건넨다. 저마다 다른 삶을 살아가는 개성 만점 열한 명의 형들이 요리를 통해 들려주는 ‘남자의 자립’ 이야기다.
어! 저희 아들 요리소년인데(먹는 걸 더 잘하지만) 이 책 보여줘야겠어요~~ 근데 왜 @borumis 님 부모님은 반대로 사위에게 그런 소리를...ㅎㅎㅎ Final answer 뒤에 빠뜨린 말 있는데, '세상에 다른 좋은 남자 많은데, 왜 하필....'입니다.
왜냐하면 저희 부모님 보시기엔 제가 바로 그 집안의 철부지 아들 (실제로 그 당시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남편은 요리 빨래 바느질 다 잘하고 방은 물론이고 지갑과 컴퓨터 안까지 텅텅 비어있고 순서대로 모두 정래해놓은 결벽증인데 반해 전 거의 기안84 수준의 위생개념에 대충 살자파 귀차니스트에 다른건 다 만점 맞아도 체육과 가사만 수우미양가 중 양이나 가만 받아서 양가집 규수라고 엄마가 놀렸거든요;; 그 외에도 연애 결혼 육아나 화장 미용 패션에 관심없고 만날 기생충이나 곤충에 관심 있는 선머슴이었으니.. 예전부터 시집 보내는 걸 거의 포기했거든요..^^;;;
ㅎㅎㅎ 양가집 규수!힘드시겠어요. 아드님이 두 분이니.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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