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2. <어머니의 탄생>

D-29
8장에서… 초경 후 임신이 안되도록 보호되는 기간이 6개월에서 3년이란 걸 모르다니... 부끄러웠네요. "어머니의 유전자는 자신의 투자를 장기적인 번식 성공으로 가장 잘 변환시켜 중 자식은 누구인지를 분석하는 능력 또는 아버지와 대행부모로부터 얻어 낼 수 있는 도움의 양에 따라 인구 집단에서 계속 나타날 수도 있고 사라질 수도 있다." 정착과 농경시대. 돌연 등장한 동생. 어머니의 조건부 투자. 아버지는 나오겠지만, 나이차이가 많이 안나는 자매형제들이 어머니의 투자를 받기 위한 경쟁도 앞으로 나올지 문득 궁금해지네요.. 흥미진진합니다. ㅋ
8장 읽는 중인데 저도 ‘사춘기 번식력 미달’ 기간이 있다는 걸 처음 알았어요.
저는 나이가 드니까 성추행 당하는 일이 줄긴 하더군요. 아무래도 생활 반경이 예전만큼 활발하지 않아서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작년인가? 재작년에 마트에서 당했습니다. 그러니까 오랜만에 내 안에서 뭔가 알지못하는 도파민인지 아드레날린인지가 솟더군요. 나이가 거의 40대 후반? 50도 되어보이고, 좀 꾀제제한 것이 노동 일을 하는 쉐끼 같아 보였습니다. (미안합니다. 난 그 쉐끼한테 사람이란 칭호를 쓰고 싶지 않습니다.) 처음엔 마트 1층 로비에서 우연히 봤는데 그런 사람이 있는가 보다 했습니다. 그런데 이 쉐끼가 나를 타킷으로 삼았더군요. 어느 새 내 뒤를 쫓아 마트에 따라와서 제가 물건을 고르며 주위 신경 안 쓰는 틈을 타 갑자기 나한테 길을 비켜 달라면서 내 엉덩이를 손으로 밀면서 지나가는 겁니다. 물론 얼떨결에 비켜주긴 했는데 어찌나 기분이 나쁘던지, 그 다음 날도 찝집하고 암튼 꽤 오래갔죠. 내가 왜 그때 어디를 만지냐고 호통을 쳤어야 하는 건데 바보 같이 비켜주기만 했나? 그랬으면 현행범으로 잡을 수도 있지 않나 벼라별 생각이 들더군요. 물론 그 새끼 내가 언제 그랬냐고 잡아 뗄 수도 있으니 CC TV 증거 확보할 수 있는 거 아닌가? 그런 생각이 나중에야 들었습니다. 이 쉐끼는 그걸 노렸을 겁니다. 내가 소리치지 못할 거란 거. 그래서 더더욱 소리쳤어야 하는 건데 후회가 되더군요. 쪽팔리는 거야 잠시고. 물론 나중에서야 1층 로비에서 본 그 놈이 그 놈이라는 걸 뒤늦게 깨달은 것도 후회되고. 그래서 가만있으면 안 되겠다 싶어 일단 마트에 전화를 해 보기로 했습니다. 아무래도 이 쉐끼 처음하는 것 같진 않고, 보통 녹화분 못해도 3, 4일은 보관할테니 이 새끼가 전에도 여기 자주 나타나는지 알아라도 보려고. 하지만 전화를 받지 않아 결국 아무 것도 못했습니다. 하지만 한동안 이 새끼 다시 볼까봐 마트 가는 게 꺼려지기도 하고 그러다가도 차라리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더군요. 저한테 하는 짓을 똑같이 누구에겐가 하지 않을까? 그럼 저 새끼 잡으라고 직원한테라도 얘기하면 좋을텐데 하는 생각에. 제가 왜 이 얘기를 하냐면, 몇년 전 길을 건너는데 어느 나이 많은 여사님께서 함께 건너다 어떤 자가용이 멈추지 않아 다칠 뻔했죠. 그랬더니 그 여사님 운전자한테 막 노발대발 성을 내더라구요. 물론 보기 따라선 분노조절장애라고 볼 수도 있지만, 전 왠지 그 여사님 같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도 그런 일이 몇번 있었는데 그때마다 안 다쳤으면 됐지 하고 운전자를 째려 보기만 하고 지나갔거든요. 진짜 사람 안 다치면 단가 싶더군요. 그런 것처럼 추행도 쪽팔리다고 나 한 번 기분 나쁘고 말지 할게 아니라 이 새끼가 나 추행했다고 만방에 오히려 떠들어서 창피를 주고 필요하면 경찰서도 가고 그래야 없어지는 거 아닌가 싶더군요. 미투 운동도 했는데 말입니다. 어쩌면 제가 여성성이 줄고 남성성이 늘어서 이런 생각을 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솔직히 대한민국에서 제일 무서운 집단이 중2라고 하지만 진짜 무서운 집단은 저를 포함한 아줌마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갈수록 무서운 게 없어지더라구요. ㅋㅋ 근데 이건 정말 심각하게 생각해야하고 연대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와.. 리얼한 경험담이네요.. 저도 그래서 여자직원들에게 회식자리에서 술 잔뜩 먹이고 추잡한 짓하는 교수님들한테 대놓고 화내거나 저지시키고 오히려 그들에게 술을 더 먹였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제가 술자리에서 젤 무섭다는 소문이 나더라구요..ㅎㅎㅎ 연대와 정당한 분노 표현.. 정말 필요한 것 같아요.
잘 하셨습니다. 보루미스님 짱입니다!👍
그런데 저는 남을 저주하는 기도는 정말 잘 안 하는데 이런 놈은 막 저주를 퍼부어 줍니다. 여자가 한을 품으면 오뉴윌에도 서리가 내린다잖아요. 지금쯤 어디가 뒈졌거나 크게 다쳤을지도. ㅋ
지난번에 잠깐 언급했던 『2025 제16회 젊은작가상 수상 작품집』에 실린 백온유 작가의 작품은 우리 함께 읽는『어머니의 탄생』과도 아주 밀접한 관계가 있어요. 지난번에 너무 납작하게 얘기했던 것 같아서 덧붙입니다. 노년의 어미니-중년의 딸-20대 손녀의 이야기예요. 어머니와 딸의 관계, 어머니와 손녀의 관계가 모성과 믿음, 생애주기와 자본(돈)의 문제와 함께 짧은 단편에서 밀도 있게 다뤄지고 있습니다. 저는 백온유 작가의 청소년 소설에서는 깊은 인상을 받지 못했는데 이 단편은 좋았어요. 함께 챙겨 읽기를 권합니다.
2025 제16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한국문학의 새로운 미래를 함께하고자 2010년 제정된 젊은작가상이 올해로 어느덧 16회를 맞이했다. 데뷔 십 년 이내의 젊은 작가들이 한 해 동안 발표한 소설 가운데, 지금 여기에서 창발하는 문제의식을 가장 예리한 시선으로 포착해낸 작품에 주목하고자 한다.
아.. 백온유 작가 이름을 어디서 들어봤나 했더니 저희 딸이 읽던 작가네요... 페퍼민트, 유원 등.. 마침 밀리의 서재에 올라와 있으니 함 읽어보겠습니다.
아, 그런 내용이군요. 저도 비슷한 구도를 가진 소설 한 편 늘 머리속에서 굴리고 있는데 선수를 놓쳤군요. ㅎㅎ
@stella15 서사 자체는 단순해요. 어머니가 남편의 사망 보험금으로 받은 5,000만 원을 딸과 손녀 몰래 집 여기저기에 숨겨 뒀습니다. 그러다, 자기 상태가 온전하지 못하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집 여기저기에 숨겨둔 5,000만 원을 한데 모아서 가방에 두었는데 사라져버린 것이죠. 그 일 이후에 일어난 갈등이 이 소설 이야기랍니다.
저도 좋았어요. 각각의 입장차이를 짧은 글에서 잘 표현하시고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돌봄 문제도 공감가게 쓰셨더라고요. 이번 수상작품들은 다 좋았어요. (아..다는 아니고요..) 예전보다 단편들을 읽고 더 좋아하게 된 것 같은데, 다 책걸상 덕분입니다. ^^
저도 흐름이 팍팍 끊기고 뭔가 항상 미적지근? 읽다 맥이 풀리는 느낌이 들어서 벽돌책을 선호하고 단편집을 별로 안 좋아하는데 덕분에 좋은 단편집도 소개받아서 좋네요.
정당한 분노와 연대를 생각해보니... 실은 저번에 읽은 '호라이즌'에서도 나왔던 작가 배리 로페즈와 그의 형제가 어릴적 새아빠에게 당하던 성폭행 경험과 그것을 알고도 놔둔 어머니 이야기를 읽고 충격이었는데.. 단편소설로 유명한 노벨상 수상작가 앨리스 먼로도 자기 막내딸이 새아빠에게 성폭행 당하는 걸 알면서도 계속 그와 함께 했던 것이 사후에 막내딸이 폭로했는데요. 앨리스 먼로가 써왔던 소설들을 생각해보면 어떻게 그럴수가 있나.. 하고 놀랐는데 일부 단편소설에도 그런 비슷한 내용들이 나온다고 합니다. 먼로와 비슷한 연배이고 친했던 작가 마거릿 애트우드가 아마 앨리스 먼로 자신도 그런 성폭행을 당했을 거라고 그 당시 그렇게 당하고 침묵하는 게 너무 많았다고 털어놓더라구요. 캐나다 뿐 아니라 미국도 유럽도 미투가 많아졌어도 여전히 말 못하고 속으로 곪고 침묵하는 피해자들이 더 많을 것 같습니다.. 뉴욕타임스에 자세한 기사가 있습니다. https://www.munhwa.com/article/11440000
그러니까요. 상황을 정확하게 인지하는 것도 중요한데 그것을 왜곡하는 게 문제예요. 그랬으면 덜 불행했을텐데. 앨리스 먼로 참 아쉬운 분이네요. ㅠ
화제로 지정된 대화
오늘 5월 14일 수요일에는 9장 '세 남자와 아기 바구니'를 읽습니다. 저는 이번 9장을 특히 재미있게 읽었어요. 수컷의 부성과 양육이 이번 장의 주제이기도 하고(더불어, 암컷이 수컷을 이용하는 전략도!) 어쩔 수 없이 제가 열두 살 동거인 양육했던 과정을 떠올리기도 했거든요. 재미있는 포인트도 많으니 즐겁게 읽으세요. 이번 주는 쪽 수가 많기는 하지만, 또 훌훌 넘어가는 이야기가 많아서 읽기에 큰 부담은 없으실 것 같기도 하고. 이번 주 지나면 후반으로 넘어가니 다들 기운 내서 가봐요!
1만년의 세월이 대략 400세대밖에 안 된다는 사실에 새삼 놀랐습니다. 400세대를 거치며 크고 작은 진화가 일어났다는 사실은 더 놀랍구요. 6장까지 읽었는데 내용이 여성에 국한된 이야기만이 아닌 결국은 인류에 대한 이야기로서 흥미로운 부분이 많고 생소했던 부분도 알게되어 읽는 재미가 있네요. 그나저나 책과는 상관없이 궁금해서그러는데요. @YG 님께서는 가족을 동거인이라고 표현하시는 것 같은데 이유가 있으신지요. 보통은 그렇게 부르지 않기 때문에 무슨 사유나 지향하는바가 있으신건지요?
@밥심 아, 대단한 이유가 있어서는 아닙니다. 아이가 어렸을 때 SNS에 아들 이야기를 가끔 썼는데 처음부터 "세 살 동거인" "네 살 동거인" 이런 표현을 쓰다 보니 그게 익숙해서 글 쓰거나 방송에서 그렇게 언급하게 되었어요. 아마, 처음에 "동거인"이라는 표현을 썼던 이유는 지금은 어리고 가족으로 묶여 있지만, 언젠가는 떠나 보내야 할 "독립적인 인격체"이고 그래서 "잠시 같이 사는 동거인"일 뿐이라는 사실을 고민했었던 것 같네요. 그런데 정말, 이 표현을 거슬려하시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저는 그냥 별 의미 없이 재미로 쓰는 표현인데요. 하하하!
ㅎㅎ 거 보십시오. 저만 오해했던게 아니잖아요. 저는 첨에 정말 동거인이거나 아내분일 거라고 했는데 아이는 없고. 근데 자꾸 말이 달라져 그러면 조카나 후배하고 사는 노총각인가? 그랬다는 거 아닙니까? ㅎㅎㅎ 왜 또 그렇게 생각하냐면 목소리도 그렇고 너무 젊어 보여서. ㅋ 떠나도 부지지간 어디 가나요? 세상 사람들이 동거에 대한 고정관념이 있어서 오히려 YG님이 매번 설명하셔야하는 피곤한 상황이...^^
오 전 웬지 그런 의미가 있지 않을까.. 짐작만 했는데 맞네요. 좋은 생각이고 좋은 표현인 것 같은데요? 저도 실은 칼릴 지브란의 예언자에서 아이들에 대한 시가 제일 좋았는데요. 우리 부모는 활, 아이들은 떠나보내는 살아있는 화살들이라고 표현한 것에 감동받고 되도록 아이들이 자립하고 독립적인 인격체로 자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근데 동거인 맞는 거 같아요...특히 아덜들은... (제 경우엔 특히나!) 동거만 하다, 성인 되면 자립해서 얼른 날아가 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예전부터 그믐에 자주 썼습니다만, 돈 안 들고 공부 못해도 들어갈 수 있는 기숙 중학교 있으면 소개 부탁 드립니다 여러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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