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2. <어머니의 탄생>

D-29
제가 1980년대생인데 그때만 해도 선별적 여아 중절이 흔했죠. 오죽했으면 병원에서 부모에게 태아의 성별을 미리 알려주는 게 금지되어 “파란옷이 어울리겠네”, “분홍신을 준비하세요” 이런 식으로 돌려 말하고 그랬었죠 아마? 이젠 세상이 바뀌어 의료진이 성별을 말해주는 것이 가능하다고 들었어요. 제 친구는 장녀인데, 애 이름을 남자 이름으로 지으면 둘째는 아들을 낳을 수 있다는 얘기를 부모님이 어디서 들으시는 바람에 그 친구 이름이 남자 이름이에요, 찐 아저씨 이름. 그 덕(?)에 둘째는 진짜 아들이 나왔죠.
헉, 그런 일이....?! 그래서 가끔 여아에게 남자 이름, 남아에게 여자 이름을 쓰기도 하는가 봅니다. 여아의 비율이 훨 많겠지만. 대표적인 예가 배우 최명길 씨잖아요. 남동생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전 한때 그 이름을 좋아했죠. 전 한자론 꼭 그렇지마는 않은데 음으론 여성스런 이름이라. 아, 그래서 남동생이 태어났는지도 모르겠네요. 교묘하게.ㅋ
열심히 달려서 2부 14장까지 읽으니 600쪽이네요. 조금 얇은 벽돌책이었다면 끝나는 건데 아직 본문만 250쪽이 더 남았군요. ㅋㅎ
@밥심 그게 또 벽돌 책의 매력 아니겠습니까? :) 나머지도 열심히 달려 보죠!
기근과 가뭄의 위험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지역들에서는 땅이 없고 소유가 없는 사람들은 가계 생존을 실현할 수 있는 기회의 측면에서 한결같이 최악의 상황에 있다. 그렇게 가혹한 상황 속에서 생존할 확률이 가장 높은 사람들은, 경작 가능한 땅과 같은 자원에 접근할 수 있는 가족에게로 시집간 어머니의 아이들뿐이다. 상승혼(여자들이 결혼해 신분이 상승되는 것)은 요행이 아니다. 그것은 가계 생존을 위해 오랜 동안 요청되어 온 필연이었다. 뿐만 아니라 그것으로 이끄는 선택이 유전적 결과를 갖지 않는다고 말할 수 없다.
어머니의 탄생 - 모성, 여성, 그리고 가족의 기원과 진화 세라 블래퍼 허디 지음, 황희선 옮김
수세기 동안 시행된 상승혼은 결혼해서 자손을 낳은 두 성에 뒤따르는 서로 다른 경로를 기록함으로써 인도 카스트 제도의 숲 속으로 뻗은 빵 부스러기처럼 유전적 표지의 자취를 남긴다. 오직 어머니로부터만 자손에게 전해지는 미토콘드리아 DNA(체세포와 난자에는 있지만 정자에는 없는 DNA)를 통해 전달되는 유전적 특질들에 대한 검사는 어머니에 의해 전수되는 특질들이 전통적인 카스트 경계를 넘어 멀리 퍼진다는 점을 보여 주었다. 이 유전적 표지들은 수세기 동안 보다 높은 카스트의 가족으로 시집감으로써 신분이 상승한 신부와 첩들이 운반해 왔다.
어머니의 탄생 - 모성, 여성, 그리고 가족의 기원과 진화 세라 블래퍼 허디 지음, 황희선 옮김
이와 대조적으로 부계로 전수되는 표지들, 즉 Y염색체 위에 있어 아버지로부터 아들에게 전해지는 특질들은 덜 유동적이다. 아버지가 전수하는 특질들은 국소화되어 있고, 발원지가 되는 카스트를 넘어 퍼지는 법이 드물다. 이것은 어머니가 전수하는 특질보다 남성 특질들이 절멸에 더 취약한 까닭을 설명해 주는 한 가지 원인이 될 수 있다. 따라서 기존에 순수하게 문화적인 것으로 간주되었던 관습들은 인구학적, 유전학적으로 중요한 결과를 가져오며, 아이들에 대한 인간의 동기와 결정 규칙들에 깊은 근원을 둔다.
어머니의 탄생 - 모성, 여성, 그리고 가족의 기원과 진화 세라 블래퍼 허디 지음, 황희선 옮김
엘리트 계층에서의 남아 선호가 빈곤한 자들 사이에서의 여아 선호와 대칭되는 것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양상이다. 여아 선호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헝가리의 집시들을 비롯한, 불리한 위치의 집단에서 발견된다.
어머니의 탄생 - 모성, 여성, 그리고 가족의 기원과 진화 세라 블래퍼 허디 지음, 황희선 옮김
자식에 대한 부모의 헌신은 그 아이의 성별과 출생 순위가 욕망되는 규칙에 얼마나 잘 부합하느냐에 달려 있다. […] 이 어민들에게 태어난 딸들은 아들에 비해 생산성이 높다. 딸은 아들에 비해 동생들을 기르는 일 역시 더 많이 돕는다. 딸이 선호되는 것은 당연하다. 이상적인 배치를 얻은 부모들, 즉 첫아이를 딸로 얻고 그 후 아들을 낳은 부모들은 첫아이를 아들로 낳은 부모들에 비해 생활도 더 나았고 생존한 자식 역시 더 많았다. 전반적으로 번식 사업 초기에 딸을 낳은 어머니들은 아들을 먼저 낳은 여성들에 비해 더 큰 생애 번식 성공을 얻었다. […] 일본의 노우비 평야에 살던 18, 19세기 농부들에게 이상적인 자식 배치인 “첫아이는 딸, 아들은 그 다음”은 이치히메 니타로(“일공주 이장남”이라는 뜻. — 옮긴이)라 불리었다. 선호되는 성별은 아들이지만, 부모들은 주 상속자를 가능한 한 확실히 건강하게 잘 기르도록 도와줄 작은 대행 어머니를 두도록 배치하려 했다.
어머니의 탄생 - 모성, 여성, 그리고 가족의 기원과 진화 세라 블래퍼 허디 지음, 황희선 옮김
우리에게도 “첫딸은 살림 밑천”이라는 옛말이 있지요. 이말이 저말인갑네요! 정말 간담이 서늘.
그렇긴 하죠. 근데 전 지금도 잊히지 않는 게 아주 오래 전 제가 20대 때 미국에 사시는 막내 작은 엄마가 잠시 귀국해서 집에 오셨는데 울엄마한테 대뜸 제가 커서 살림에 도움이 많이되잖냐고 말씀 하시는데 좀 섭섭하더라구요. 뭐 일견 그렇게 말하는 거 이해 못하는 건 아니지만 내가 무슨 엄마 몸종도 아니고, 작은 엄니도 여성인데 스스로에 대한 인식이 낮으시구나 했어요. 그후 지금까지 뵌 적도 없지만.
네, 딸 입장에서 정말 간담이 서늘하다니까요(책에도 나온 표현이지만 하하) 부모도 하나의 생물이니만큼 결국 자신의 이해관계에 따라 행동하게 되는 거겠지요, 스스로 의식하든 아니든. “첫딸은 살림 밑천”이라는 말을 깊이 생각해본 적이 없었는데, 옛날 일본의 “이치히메 니타로” 얘기를 읽자마자 아 이거 우리도 있자나! 하고 바로 떠오르더라고요ㄷㄷ 섭섭한 정도가 아니라 무서워요.
저는 맏딸도 아닌데 그럽니다. 하하. 그때 언니가 결혼한지 얼마 안됐고, 비교적 이른 나이에 결혼해서 맏딸 컴플렉스같은 건 없었어요. 어릴 때 놀 때도 전 오빠와 동생이랑 많이 놀았지 언니하곤 별로 친하지 않죠. 내심 그게 이해가 안 갔어요. 전 남동생 말고 여동생 하나 있으면 정말 예뻐해 줄 텐데했죠. 지금은 부질없는 거지만. ㅋ
볼비는 이 무렵 어머니-영아의 분리를 발달장애의 근원으로 보기 시작했다.
어머니의 탄생 - 모성, 여성, 그리고 가족의 기원과 진화 613, 세라 블래퍼 허디 지음, 황희선 옮김
620쪽 붉은털 원숭이 실험은 마음 아프네요. 어미와의 분리 경험이 최대 2년후까지 부정적인 반응이 지속되었다는 것. 한번의 짧은 분리보다 반복적ㅇ니 분리가 훨씬 큰 영향을 주었다는 부분. 생각할 거리가 많네요.
애착 유형분류: 메리 에인즈워즈의 낯선 상황 실험 1) 안정애착 2) 불안/양가애착 3) 불안/회피 애착 4) 무질서/혼란애착 (메리메인이 새로 분류)
모든 육아방에는 유령이 있다. (가족의) 과거로부터 온 침입자들이 육아방을 점령해 살며 소유권을 주장한다. 그들은 둘 이상의 세대에 걸쳐 세례식에 참석했다. 이들 중 누구도 초대받지 않았지만(,) 유령들은 자리를 차지한 채 넝마가 된 대본을 갖고 가족 비극의 리허설을 상연한다.
어머니의 탄생 - 모성, 여성, 그리고 가족의 기원과 진화 628, 세라 블래퍼 허디 지음, 황희선 옮김
애착패턴이 세대를 거쳐 자녀에게 내려갈수 있다는... 슬픈 이야기네요.... ㅠㅠ
나 자신에게 오늘날까지 볼비의 산이 가져오는 고통은, 저명한 여성 과학자이며 아동의 젠더 정체성 발달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전문가로 이끈 연구 업적만큼이나 상냥함과 온화함으로 인해 모든 면모가 인상적인 여성인 안케 에르하르트가 했던 말을 계속 떠올리게 한다. 프라하에서 열렸던 과학 학회의 조찬 모임에서 이 비범할 만큼 양육적인 여성은 왜 자신이 아이를 절대 갖지 않겠다는 결정을 내렸는지를 고백했다. 아이들이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어머니의 탄생 - 모성, 여성, 그리고 가족의 기원과 진화 630-631, 세라 블래퍼 허디 지음, 황희선 옮김
볼비의 애착이론이 훌륭한 것은 맞지만, 결국 아기에게 어머니는 우주의 중심이니.... 과학자들에게까지 엄청난 도덕적, 정서적 부담을 주게 되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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