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훈의 하얼빈 그리고 영화 하얼빈

D-29
안중근은 도대체 어떤 생각이었을까
영상미가 좋은 영화였다. 시작되는 한 컷은 한편의 그림처럼 다가왔고, 그것이 연속되어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영상미가 매우 우수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조명과 각도 인물의 배치가 인상적이었던 장면이 꽤 많았다. 나중에 시간이 된다면 찬찬히 다시 볼 영화다
안중근. 그의 생각은 나로서는 다가갈 수 없다. 가 닿을 수 없어 차츰 멀어져 간다. 나이가 들면서, 시대가 바뀌면서... 더욱 그러하다. 자기 목숨을 바칠 조국이란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자기 처와 자식들을 내팽개치고 추구해야 할 가치가 있을 수 있지만, 그것이 실제적이지 않으며 이미 남의 손에 넘어간 국가라는 점에서 나의 불공감은 더해간다.
영화에서는 거사 7일일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고, 거사 이후의 이야기는 거의 다루어지지 않으며 그마저도 허구이다. 내가 알고 있던 이야기에서 벗어나는 것은 없었으며, 허구의 인물들이 몇 추가되어 영화의 흥미를 채웠다. 어쩌면 밋밋하고 혹은 지루해질 수 있는 이야기를 - 허구의 인물들이 채웠더라도 - 그나마 보완해주는 것이 바로 영상미였다. 그 아름다움이 없었더라면 난 이 영화를 마치지 못했을 것이다.
나중에 안중근이 죽고, 그의 후손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더 알고 싶다. 2남 1녀로 알고 있고, 장남은 일본인에 의해 독살되었으며 차남은 변절하여 나중에 아버지의 잘못을 고백하고 사죄하기까지 했다니, 아비의 입장에서는 어찌했을까. 조마리아 할머니의 가르침과 영향력이 왜 미치지 못했을까. 안중근의 부인은 그러한 의식이 없었을까. 아니면. 아버지의 가족에 대한 무책임적 행동이 뼈에 사무치게 싫었을 수도 있다. 그게 나와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내 아비가 중국 기차역에서 목숨걸고 이등박문을 살해한 것은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며. 나는 그러한 아버지와 생각의 괘를 같이 할 수 없다. 다만, 아버지가 살해한 사람에 대해 자식된 도리로서 사죄를 했을 뿐일까? 정말 슬픈 현대 한국의 역사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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