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의경님의 대화: 1. 첫번째 질문은 소설을 읽지 않아도 답할 수 있는 간단한 질문으로 시작하겠습니다. 소설의 표제작에는 독특한 과일이 등장합니다. 이 세상에 아직 먹어보지 못한 과일이 많다고 생각하면 저는 억울해지는데요, 좋아하는 과일이라든가 특별히 기억에 남는 과일이 있다면 그 과일과의 추억을 들려주세요. 저는 25살 즈음에 동대문 시장에 옷을 사러 갔다가 상인이 크고 딱딱한 코코넛에 구멍을 내어 빨대를 꽂아서 준 코코넛워터가 생각나는데요, 그런 과일을 처음 봐서 이게 뭐지? 했었어요. 생긴 것도 투박하고 맛도 없다고 생각했지만 중독성이 있는 맛이었던 것 같아요. 동대문시장에 갈 때면 그 음료를 찾아다녔고 다리가 아플 정도로 시장을 돌아본 다음에 마시면 갈증이 가시면서 아주 달게 느껴졌거든요. 그 음료를 떠올리면 그 묘한 음료의 맛과 함께 저의 스물다섯살 즈음이 떠오릅니다. 여러분의 인생 과일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인생과일은 아니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과일은 잭프루트입니다. 베트남에서 식사 중에 과일파는 할머니가 와서 2000원 정도에 팩에 담긴 과일을 팔았는데, 영어를 못하셔서 무슨 과일인지 알 수 없었어요. 호텔 직원에게 물어보니 잭푸르트 였습니다. 와우껌맛이 났는데 인공적인 맛으로 느껴졌던 맛을 천연 그대로의 과일에서 느끼니 매우 신기했습니다. 와우껌 맛도 그 과일을 그대로 표현한 것이 놀라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