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북플러스] 1. 두리안의 맛_수림문학상 작가와 함께 읽어요

D-29
안전망이라는 단어가 정말 좋은 것 같아요. 쉼터가 될 수 있다는 것만 알아주길 바라는, 아드님에 대한 그 마음도 정말 따스하게 느껴집니다.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주고 계신 것 같은걸요.
따스한 말씀, 감사합니다. 그런데 가족이기에 거리두기를 할 수가 없고 그래서 불안한 마음에 상처를 주기도 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이상적인 가족은 참 힘들다는 생각이 듭니다. ^^*
제가 아이를 양육한 경험이 없어 조심스럽지만, 말씀하신 부분은 정말 공감합니다. 가족이기에 거리두기를 할 수가 없고 그래서 불안한 마음에 상처를 주기도 혹은 받기도 하는. 가족은 참 오묘하고 복잡한 관계 같아요.
해가 갈수록 가정의 형태도 점점 더 다양하게 변모하는 것 같습니다. '정상 가족'이라는 틀도 서서히 옅어져가는 것 같고요. 제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가족의 모습은 구성원이 어떠한지보다는 인원이 많든 적든, 성별과 나이가 어떠하든. 그 모든 걸 떠나 건강한 대화가 지속 가능한 형태이길 지향합니다. 위계나 권위가 당연시되지 않고, 편하다는 이유로 서로의 선을 함부로 넘나들지 않는 관계랄까요(편한 것과 편안한 것은 다르다 생각합니다). 명절만 되면 오고 가는 말에서 마음이 상하는 일이 생기는 게 단편적인 예이지 않을까 싶은데요. 그렇게 소중하다면서 왜 이렇게 함부로 대하는지 참... 서로가 서로를 지탱할 수 있는, 연대할 수 있는 건강한 관계라면 꼭 피가 섞이지 않아도 '주영'과 '수현', '유지'와 '효나'처럼 끈끈하게 응원할 수 있는 가족의 형태이지 않을까 싶어요.
최진영 작가님의 『겨울방학』이라는 소설집에 '가족'이라는 제목의 단편이 있는데요. 저는 읽으면서 웃기기도 하고, 씁쓸하기도 했는데, 이 질문에 답하다가 문득 그 소설의 문장들이 떠올랐습니다. 결혼을 앞둔 두 남녀가 대화를 나누는 부분이에요.
겨울방학장편소설 <해가 지는 곳으로>를 통해 순도 높은 사랑을 선보이며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작가 최진영 소설집. 폭력과 고통의 세계를 거침없이 펼쳐 보였던 이전과는 조금 달라진 자세와 눈빛으로 우리의 아홉 살을, 열두 살을, 그리고 현재를 바라본다.
가족은 가장 가까운 사이 아닌가? 글쎄. 태어난 순간에는 그렇겠지. 근데 점점 멀어지는 것 같아. 무중력 우주에서 약한 힘을 받은 것처럼. 태어나는 순간 그 힘을 받아서, 만나자마자 멀어지는 거야. 서로의 한쪽만을 보면서 서서히 멀어지는 거지. ......쓸쓸한 말이네. 그래도 난 너와 같이 살고 싶어. 멀어지더라도? 그래도 오늘은 가장 가까이 있으니까. ......30년 뒤에 우린 어떤 대화를 하게 될까. 자다가 방귀 뀌는 소리는 절대로 하지 않을게.
겨울방학 최진영 지음
아빠, 엄마, 그리고 자녀로 이루어진 가족만을 지칭하던 '정상 가족'의 틀이 점점 넓어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매스 미디어에 보다 다양한 형태의 가족이 비춰지기 시작한 영향이 큰 것 같습니다. TV 드라마를 비롯해서 청소년 소설까지, 그동안 현실에 존재했으나 스포트라이트를 (의도적으로) 받지 못했던 모든 가족들에게 골고루 빛이 돌아가기 시작한 것 같아요. 다만 아직 시작 단계이기 때문에 그동안 탄탄히 쌓인 '아빠-엄마-그리고 나'라는 가족 정형의 벽을 무너트리기는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아쉽지만 아직도 대중의 맘 속에 "정상 가족"의 대표적인 형태는 고정 되어있다고 생각해요. 저는 이상적인 가족이란... 나에게 위기가 닥쳤을 때 숨김없이 고백할 수 있는 사람으로 이루어진 집단이라고 생각해요. 혈연이나 결혼 여부는 크게 중요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서로의 위기를 고백하고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만큼, 나도 그 사람의 위기에 적극적으로 개입할 준비가 되어있다면 이상적인 가족이라고 생각해요.
위기에 닥쳤을 때 숨김없이 고백하고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사람. 그러고 보니 사실 우리가 위기에 닥쳤을 때 가족에게 모두 털어놓을 수 있기가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저도 가족에게 그런 사람인가 생각해보게 되네요.
요즘 다양한 가족의 형태에 대해서 알아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상이다 비정상이다라는 표현은 어울리지 않는 것 같아요ㅎ 이상적인 가족의 모습은 너와 내가 서로 긍정적인 면에서 발전할 수 있는 관계가 이상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저 어릴때만해도 이혼한 집 애들은 쳐다도 보지 말란 소리를 들었는데 지금은 이혼은 삶의 이벤트 정도로 여길뿐더러 정말 다양한 형태의 가족이 생겨나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한부모 가족, 다문화 가족이라고 하면 뭔가 사는게 힘들고 애들이 고생이 많을거란 선입견이 지배적인게 아쉽기는 하지만 이 또한 시간이 지나면서 긍정적인 인식이 주를 이루겠지요. 어찌되었든 이에 걸맞는 문화수준이나 복지제도 수준도 같이 향상될 수 있을테니 동성가족도 양지로 나왔으면 싶네요. 저는 책을 많이( 읽었다고 말할 순 없지만) 읽을수록 '책은 그저 책일 뿐일까? 책도 결국 시간 때우기용 오락거리에 지나지 않는 걸까? 내가 너무 책에 의미를 많이 두는 걸까?'라는 의심이 자꾸 듭니다. 세상에 나와있는 수많은 책들은 결국 사람에 대한 이야기, 그것도 사랑에 대한 이야기들인데 현실은 왜이리 삭막한 전쟁터인지. 그 괴리가 느껴질 때마다 우울해집니다.
'책은 그저 책일 뿐일까?'라는 문장에 고개를 주억거리게 됩니다. 저는 어릴 때,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서 그런 생각을 자주 했어요. 우리도 저렇게 아름답게 살 수는 없는걸까, 다정한 언어를 낯간지러워하지 않고, 매일 사랑한다 말할 수는 없는걸까, 하고요. 현실에서도 가능은 한데, 가능한 사람들끼리('너 왜 이래?'라고 되묻지 않는 사람)만 가능한 것 같다는 생각도 들어요. 현실은 삭막하지만 적어도 이 공간 안에서는 책에 대한 깊고도 진솔한 대화가 오가는 것 같아 마음이 따뜻합니다.
아름답게 살아보아요❤️ 처음 잠깐의 부끄부끄만 잘 넘기면 루틴이 되더라고요 ㅎㅎ
국민학교 다닐때 선생님이 눈감으라고 하고서 이혼한 사람 손들어봐~ 하던 게 생각나네요. 이혼가정의 아이가 문제가 있다는 것도 근거가 없는 말이고 너무 미개한 시절이었어요ㅜㅜ
근데 아직도 아이 가정환경조사?에 부모 최종학력 적는 란이 있어서 놀랐어요. 이건 안 없앤 이유가 있는 건가요? 혹시 아시는 분? 다 커서 알았는데 저희 엄마는 제가 상처 받을까 봐 제 가정환경조사표에 동네 있는 아는 고등학교 이름을 썼었대요. 나중에 뭐 때문인지 모르겠는데, 엄마의 최종학력을 증명해야 할 일이 있어서 고등학교 졸업장 같은 거 받을 수 있냐니까 "엄마 중학교까지밖에 못 나왔어."라고 고백을 하시더라고요. 굉장히 부끄러워 하시면서요. 아마 어렸을 때였으면 저도 상처받고, 이런 거 쓰게 하는 시스템 원망하고 엄마까지 원망했을 거 같은데 이젠 뭐 무학력인들 어떠리오~절 이렇게 키워 줬는데~란 마음 뿐입니다. (참고로, 엄마와 사이는 그닥 좋지 않습니다. ㅎㅎ)
아직도 그런 걸 쓰게 하나요? 헉... 지금 생각하면 어머니들이 상처 많이 받으셨을 거 같아요. 그 시절에 여성들은 똑똑해도 진학을 포기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잖아요. 나름 가정환경 조사를 한다고 하는 거 같은데 이해가 안 가네요.
혼자 살게 되면서 부터 가족이 조금 더 애틋해 지기는 했는데요 (매일 매순간이 아니니까 조금만 참자, 조금 더 친절하게 대하자, 요런 생각도 하게되고요..), 평범하게 생각하는 부부로 이루어진, 혹은 부부와 자녀로 이루어진 가족의 형태보다는 함께 삶을 공유하고 (살아가고) 밥을 같이 먹는 상대가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가족이라는 말 보다는 식구라는 말을 더 좋아하게 된 것 같아요. 일주일 동안 연락이 안되어도 이상함을 모르는 가족보다는, 언니 독거 청년인데 하루만 더 연락 안되면 경찰에 신고하려고 했어 연락 좀 잘 받아, 라고 얘기해준 친한 동생에게 더 감사함을 느끼기도 합니다. 서로를 생각하고 위해주고 챙겨주는, 그렇게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인연이 이상적인 식구 같아요 :)
정말 안부를 확인해주는 친구 한 명만 있어도 든든할거 같아요. 근거리에 살면서 식사도 함께 하고 서로 건강에도 신경써주는 그런 친구요.
"그래서 가족이라는 말 보다는 식구라는 말을 더 좋아하게 된 것 같아요."라는 문장이 정말 좋습니다. 생각해보니 정말 그렇네요. 서류로 얽혀 있어 '가족'이라는 강제성을 부여하는 것보다 훨씬 더 유연하고 자유롭다 여겨져요. 저는 건강 때문에 못 먹는 음식이 많아 식문화에 큰 관심도 없고, 누구와 함께 밥을 먹는 걸 (사실) 싫어하는 편인데요. 그래서 흔히 하는 "밥 한번 먹자"라는 제안에도 거절 표시를 많이 합니다(코로나 시기가 저에게는 오히려 든든한 핑계였죠). 밥 먹자는 말을 인사치레처럼 건넨다는 걸 알면서도 명확하게 거절하는 건, 괜한 공수표를 날리거나 기대감을 드리고 싶지 않아서인데요(약속에 대한 책임감이랄까요). 그만큼 저에게 '식구'라는 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제한이 많은 제 식취향을 이해해줄 수 있는 상대라는 신뢰가 쌓여야만 비로소 한 끼를 먹게 되는 것일 테니까요. 그 신뢰라면 제도로 얽힌 '가족'이 아닌, 제가 선택한 '가족'이 되겠네요. 제 경우에는 지금 제 연인이 그러합니다. 연인을 제외한 누구와도 밥을 함께 먹지 않거든요(좀 지독한가요). 가족들(부모님과 오빠)과도 일 년에 딱 두 번(명절) 그것도 점심 한 끼만 같이 먹고 있는데, 너무 편하고 좋아요. 부모님과 함께 살 때는 엄마가 강제로 먹이는 음식들이 너무 싫었고, 토할 것 같다고 말해면 토하고 와서 다시 먹으라고 해서, 강제로 삼키고 게워낸 기억들이 정말 끔찍했거든요.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삶은 꽤 편안한 것 같고, 그걸 독립하고 난 후에야 알았습니다.
식구라는 말이 더 따듯하게 느껴지네요. 저도 자취를 한 이후로 진짜 제 삶이 시작되었던 것 같아요 가끔 집밥이 그립기도 했지만 혼자서 장을 보고 밥을 짓고 생활을 해나가는 성취감이 대단했던 거 같아요. 제한이 많은 식취향을 이해해주는 연인이 있다니 부럽습니다^^
따스한 말씀 정말 감사합니다. 자취를 한 이후로 진짜 삶이 시작되었다는 말씀이 든든하게 닿고 있어요. 모든 걸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는 건 저에게 굉장히 건강한 경험이더라고요. 여담이지만 저는 사실 집안일 하는 것도 좋아합니다. 제 공간을 지키는 행위라는 생각에 귀찮지도 않고, 하면 할수록 스스로가 대견해져요. 식취향뿐만 아니라 저의 모든 걸 존중해주는 연인의 존재는 고맙고 감사할 때가 많은 것 같습니다(제가 더 잘 해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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