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북플러스] 1. 두리안의 맛_수림문학상 작가와 함께 읽어요

D-29
김의경님의 대화: 11. 열한번째 질문입니다. <나비>는 신문기사 한줄에서 시작된 소설입니다. 어린 여학생들이 장애가 있는 친구를 이용해서 성매매를 했다는 충격적인 기사였는데요, 그런 사건이 한줄로 요약될 수 있다는 게 오히려 이상하게 느껴졌습니다. 도대체 어떤 일이 있었던 걸까. 한 줄로는 도저히 설명될 수 없는 진실에 가까이 가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고, 그게 소설의 씨앗이 되었습니다. 글을 쓰면서는 처음에는 분명히 가해자라고 생각했던 아이들조차 어쩌면 방치되고 상처입은 피해자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혹시 여러분도 신문기사나 실제 있었던 사건에서 출발해 소설을 써보고 싶다고 느낀 적이 있나요? 있다면 어떤 이야기였는지, 또 왜 마음에 남았는지 듣고 싶습니다.
저는 얼마 전에 이사를 가서 3호선을 타기 시작했는데요. 퇴근 후에 회사에서 충무로역까지 걸어갈 때마다 어디서 자꾸 북 치는 소리가 나는 거예요. 자세히 보니, 명동역 출구 앞 도로 위에 설치된 지하차도 진입 차단시설 위에 사람이 앉아 북을 치고 있더라고요. 궁금해서 검색을 해봤는데, 매일 북을 치고 계신 그분은 한때 세종호텔의 일식 요리사(20년 동안)였던 고진수 세종호텔지부장이었고, 정리해고 철회를 위한 투쟁의 현장이었어요(코로나로 인한 경영상의 어려움 등 여러 이야기가 있습니다). 세종호텔 투쟁이 ‘고용 안정을 말하는 구심점’이 되기를 바란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계셨는데, 10m 높이의 그 구조물이 큰 차가 지나가면 흔들리는 시설이라고 하니 걱정이 올라오기도 합니다(오늘도 퇴근길에 그분의 북소리를 듣겠네요). 노동과 관련된 기사를 볼 때마다, 한때 진심을 다해 일했을 그분들의 모습을 가만히 그려봅니다. 좋은 일만 가득하지는 않았겠지만, 강제로 해고당할 만큼 싫지도 않았을 텐데요. 이 모임과 더불어 그믐의 벽돌 책 모임에서 《냉전》을 읽고 있는데요. 그 책을 읽다보면 한 명의 독재자의 횡포가 얼마나 많은 희생자를 만들어내는지 치가 떨리는 대목이 많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의 현실은 그때와 많이 다른가를 곰곰이 생각해보면요. 꼭 그렇지만도 않은 것 같아요. 여전히 전쟁 중인 나라들이 있고, 희생되는 사람들이 있으니까요. 그리고 소설로 써보고 싶은 또 한 가지는 '층간소음'입니다. 저는 실제로 층간소음으로 오랜 기간 고통을 겪었던 경험도 있고(한동안 정신과를 다닐 정도로요), 관련 기사를 읽을 때마다 심장이 쿵 내려앉을 때가 많은데요. 층간소음으로 이웃 간의 분쟁이 심해지다 살인까지 일어나는 기사를 접할 때면, 이건 또 어떤 세상일까 싶었거든요. 제 개인적인 경험담까지 덧붙이면 꽤 신랄한 소설이 될 것 같기도 합니다(푸념의 장이 되지는 않기를...). 두 편 모두 전체적인 분위기는 좀 어둡지 않을까 싶습니다.
냉전 - 우리 시대를 만든 냉전의 세계사우리는 냉전을 경계가 정해진 충돌로 생각하기 쉽다. 제2차 세계대전의 잿더미에서 탄생해서 소련의 붕괴와 맞물려 극적으로 종언을 고한, 두 초강대국 ‘미국’과 ‘소련’이 부딪힌 충돌로 보는 것이다. 하지만 세계적인 냉전 연구자 오드 아르네 베스타는 이 묵직한 책에서 냉전을 산업혁명에 뿌리를 두고 세계 곳곳에서 지속해서 반향을 미치고 있는 전 지구적 이데올로기 대결로 이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Kiara님의 대화: 악에도 익숙해져가는 사회.. 저도 마찬가지고요.. 이 사회에 만연한 이런 현상이.. 너무 씁쓸해요... 찢어진 날개로 수면 위에 떠있는 나비를 바로 먹어버리는 잉어와 이를 지켜보며 키득거리는 아이들. 이를 보며 보호 받아야 할 약자가 생명조차 존중 받지 못하는 많은 경우들이 떠올라서 심장이 쿵쿵거렸습니다...
어떤 일이든 반복되면 무디고 익숙해질 거 같아요. 아예 발을 담그지 말아야 하나봐요.
물고기먹이님의 대화: 개그우먼 박지선씨의 극단적 선택을 보고 박지선씨의 어머님께서도 따라서 극단적인 선택을 하였던 그 일은 살아가면서도 문뜩 생각나게 됩니다. 벌써 5년이란 시간이 흐르고 있네요. 개그우먼이였던 박지선씨가 생전 트위터에 올렸던 엄마와의 일화는 저도 깔깔거리며 웃을정도로 참 행복한 에피소드였기 때문에 더 마음이 아팠던 것 같아요. 문득 제 곁에있는 딸을 보며 딸이 그러한 선택을 했을 때 나도 그럴 수 있겠다란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그만큼 정말 없어서는 안될 저에게 소중한 존재라는 거죠. 고인으로 글을 쓸 수는 없지만 작가님께서 씨앗 주제를 주셨을 때 계속 이 이야기가 떠올랐던 것 같아요. 내 자신보다 더 소중한 존재가 있다는 것. 종종 다른 사람을 위해 목숨을 바치는 이야기들 있잖아요. 다 거짓뿌렁이라고 생각했는데 제 입장이 된다 생각해보면 그럴수도 있겠다란 생각을 하게 되었던 것 같앙. 그런 씨앗으로 글을 써보는 건 어떨까 싶은데 그런 마음을 글로 표현할 수 있을까? 글을 쓴다는 것이 참 어려운 일 인 것 같습니다
너무 안타까운 사건이었죠.. 기사로는 한두줄로 쓸 수 있는 것을 길게 풀어서 쓰는 것이 소설인지도 모르겠어요.
마키아벨리1님의 대화: 자신들은 노래방 도우미를 하는 것에도 두려움을 느끼지만 지적장애가 있는 친구를 성매매를 시키는 것도 충격적이지만 역시 애를 지우기 위해 그 친구를 계단에서 구르게 하는 것이 더욱 충격적이었습니다. 친구라고 부르기는 했지만 사실은 같은 인격체로 생각하지 않는 정말 잔인한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시작은 자신만 생각하고 다른 존재는 이용하는, 이기심에서 모든 것이 시작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약한 존재에게 가해진 폭력이라는 점에서 더 무력감이 느껴지는 것 같아요. 쟤는 자기가 당하는 것도 모를거야, 라고 생각하고 별다른 죄책감을 느끼지 못했을거 같아요.
저는 마녀사냥으로 몰아가는 연예인에 대한 뉴스를 보면 가끔 안타까워서 정말 언론에서 얘기하는 게 다일까 그 안에 숨어 있는 수많은 사연들을 우리가 다 알고서도 이렇게 한 마음으로 비난하고 매도할 수 있을까 그런 안타까운 마음에 다양한 측면을 풀어내는 소설을 쓰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어요. 연예인이라는 이유로 너무 쉽게 사생활까지 폭로되고 비난받는게 맞는지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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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ice2023님의 대화: 저도 나비가 이 책에서 가장 마음이 힘든 소설이었어요. 읽는 내내 이 아이들은 왜 이렇게 되었을까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이아들을 고쳐 쓸 수 있을까 ^^ 하는 생각이 계속 들었어요. 저는 순진하게도 어느 순간 셋 중에 하나는 뭔가 양심에 걸려 제동을 걸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가지고 읽어 나가는데 점점 더 나쁜 행동이 도를 넘는 것 같아서 그것 자체가 충격이었어요. 양심이나 죄책감이 거의 없는 모습.. 그런 감정을 느끼지 못하게 된 것이 단지 부모님들의 충분한 관심과 사랑을 받지 못해서인지 이런 아이들을 이용하던 주변의 어른들 떄문인지 혼란스러웠어요.
반드시 환경, 주변 어른 탓을 할 순 없겠지만(화목한 가정에서 연쇄살인범이 나오기도 하니까요) 외부요인이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여러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거고요. 저는 소설이나 영화에서 저 사람은 아무 이유없이 싸이코패스 살인범이 되었다, 원래 그렇게 태어났다는 식으로 풀어나가면 답답하더라고요. 독자가 그가 괴물이 된 이유를 희미하게라도 짐작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김의경님의 대화: 10. 지금쯤은 대부분 책을 다 읽으셨을 거라고 생각하는데요, 오늘은 <나비>에서 질문 드리겠습니다. <나비>에는 지적장애가 있는 나비라는 친구를 이용해서 성매매를 하는 여고생들이 나옵니다. 소설집에서 가장 어두운 작품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학생들은 나비를 이용하면서도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 것 같습니다. 나비를 제외한 친구들 간의 관계도 사실 친구라고 보기는 어려운 것 같아요. 여고생들이 나비에게 그런 짓을 할 수 있었던 건 나비가 자신이 이용당하고 있다는 것조차 모를 거라고 생각해서일 텐데요, 이 소설을 읽으면서 가장 충격적인 순간은 언제였나요? 그 감정은 어디에서 비롯되었다고 생각하시나요?
소설 <나비>는 사건마다 다 충격이었습니다. 말씀하신대로 지적장애가 있는 친구를 이용하는 가해 학생 세 명도 서로의 필요에 의해서 붙어다니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가장 끔찍한 건 가해자들이 아직 어려서 뭘 모르기 때문이 아니라 자기들이 무슨 짓을 하는지 충분히 알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임신한 아이를 계단에서 밀어버릴 수도 있었겠죠. 이런 일들이 실제로 일어나고 있다고 하니 더 씁쓸합니다.
김의경님의 대화: 국민학교 다닐때 선생님이 눈감으라고 하고서 이혼한 사람 손들어봐~ 하던 게 생각나네요. 이혼가정의 아이가 문제가 있다는 것도 근거가 없는 말이고 너무 미개한 시절이었어요ㅜㅜ
근데 아직도 아이 가정환경조사?에 부모 최종학력 적는 란이 있어서 놀랐어요. 이건 안 없앤 이유가 있는 건가요? 혹시 아시는 분? 다 커서 알았는데 저희 엄마는 제가 상처 받을까 봐 제 가정환경조사표에 동네 있는 아는 고등학교 이름을 썼었대요. 나중에 뭐 때문인지 모르겠는데, 엄마의 최종학력을 증명해야 할 일이 있어서 고등학교 졸업장 같은 거 받을 수 있냐니까 "엄마 중학교까지밖에 못 나왔어."라고 고백을 하시더라고요. 굉장히 부끄러워 하시면서요. 아마 어렸을 때였으면 저도 상처받고, 이런 거 쓰게 하는 시스템 원망하고 엄마까지 원망했을 거 같은데 이젠 뭐 무학력인들 어떠리오~절 이렇게 키워 줬는데~란 마음 뿐입니다. (참고로, 엄마와 사이는 그닥 좋지 않습니다. ㅎㅎ)
김의경님의 대화: 사실은 그 소설을 쓰려고 운전학원에 등록했답니다...ㅋㅋ
페북에서 작가님의 운전면허 도전기 보면서 열심히 응원하고 있습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12. 주말 아침, 상쾌하게 시작하셨나요? 열두 번째 질문 드립니다. <최애의 후배>에는 아이유의 팬이라는 싱가포르 남자가 나옵니다. 그는 비행기를 타고 한국을 방문해 아이유가 다녔던 고등학교를 탐방하기도 하고, ‘나’가 아이유의 고등학교 후배라는 이유만으로 예의 바르게 대합니다.좋아하는 것 하나만 있어도 살아갈 수 있다고 하죠. 이렇게 우리는 좋아하는 것을 통해 타인과 연결되기도 하는데요, 무언가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갖는 것은 우리 삶의 동력이 되기도 하는 것 같아요. 덕질을 통해 삶에 활력을 얻은 적이 있나요? 혹시 누군가를 향한 덕질이 외로움을 덮는 도구가 된 적은 없었나요? 지금 덕질을 하고 있다면 어떤 것에 대한 덕질을 하고 있는지 알려주세요. 그리고 그 덕질이 당신의 삶에 어떤 의미인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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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의요정님의 대화: 근데 아직도 아이 가정환경조사?에 부모 최종학력 적는 란이 있어서 놀랐어요. 이건 안 없앤 이유가 있는 건가요? 혹시 아시는 분? 다 커서 알았는데 저희 엄마는 제가 상처 받을까 봐 제 가정환경조사표에 동네 있는 아는 고등학교 이름을 썼었대요. 나중에 뭐 때문인지 모르겠는데, 엄마의 최종학력을 증명해야 할 일이 있어서 고등학교 졸업장 같은 거 받을 수 있냐니까 "엄마 중학교까지밖에 못 나왔어."라고 고백을 하시더라고요. 굉장히 부끄러워 하시면서요. 아마 어렸을 때였으면 저도 상처받고, 이런 거 쓰게 하는 시스템 원망하고 엄마까지 원망했을 거 같은데 이젠 뭐 무학력인들 어떠리오~절 이렇게 키워 줬는데~란 마음 뿐입니다. (참고로, 엄마와 사이는 그닥 좋지 않습니다. ㅎㅎ)
아직도 그런 걸 쓰게 하나요? 헉... 지금 생각하면 어머니들이 상처 많이 받으셨을 거 같아요. 그 시절에 여성들은 똑똑해도 진학을 포기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잖아요. 나름 가정환경 조사를 한다고 하는 거 같은데 이해가 안 가네요.
연해님의 대화: 오, 저도 1인 가구 7년 차인데, 주변에도 혼자 사시는 분들이 꽤 있거든요. 점점 더 이런 형태의 삶이 늘어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서로 어려운 일이 생겼을 때 상황을 공유하기도 합니다(해결은 못 해주지만 마음이라도 편안할 수 있게).
제가 사는 동네는 독거노인이 많은데 사회복지사 선생님이 매주 오세요. 사회복지사를 가족처럼 생각하시더라고요. 제도적으로도 점점 더 좋아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호디에님의 대화: 생판 모르는 사람과 생각과 감정을 공유한 적... 독서모임이나 북토크를 제외하면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타인의 감정에 적극적으로 표현해주시는 분들은 부럽더라고요. 책에 실린 <주인집 딸>도 그렇고, 엊그제 읽은 <소란한 속삭임>이라는 책에서도 낯선 이들과 분위기나 공기를 만들어가는 사람들에 대한 얘기가 나오는데요, 이런 이야기들은 가슴을 미지근하게 만들어 주어서 좋습니다.
어찌보면 서로 대화할 일이 없는 사이인 것 같은데 만나게 되는 이야기에 끌립니다%%
연해님의 대화: 엇! 요즘도 구령에 맞춰 가끔 하신다니 괜히 제가 다 반갑네요. 저도 초등학생 때는 체육시간이나 운동회 할 때마다 국민체조로 모든 걸 시작하니까(약간 신호탄 같달까요), 좀비처럼 흐물거리는 날도 많았는데요. 지금 생각해보면 다 추억인 것 같습니다. 작가님 혹시 새천년 건강체조도 아시나요? 저는 이 체조는 음악이 흥겨워서 더 신났던 기억이 나요. 이 글을 쓰면서도 혼자 피실피실 웃고 있습니다.
좀비 흐물...ㅋㅋㅋ 새천년체조는 몰랐는데 찾아보니 국민제초보다 재밌게 할수 있겠네요. 국민체조와 비슷하면서도 더 신나 보여요^^
김의경님의 대화: 12. 주말 아침, 상쾌하게 시작하셨나요? 열두 번째 질문 드립니다. <최애의 후배>에는 아이유의 팬이라는 싱가포르 남자가 나옵니다. 그는 비행기를 타고 한국을 방문해 아이유가 다녔던 고등학교를 탐방하기도 하고, ‘나’가 아이유의 고등학교 후배라는 이유만으로 예의 바르게 대합니다.좋아하는 것 하나만 있어도 살아갈 수 있다고 하죠. 이렇게 우리는 좋아하는 것을 통해 타인과 연결되기도 하는데요, 무언가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갖는 것은 우리 삶의 동력이 되기도 하는 것 같아요. 덕질을 통해 삶에 활력을 얻은 적이 있나요? 혹시 누군가를 향한 덕질이 외로움을 덮는 도구가 된 적은 없었나요? 지금 덕질을 하고 있다면 어떤 것에 대한 덕질을 하고 있는지 알려주세요. 그리고 그 덕질이 당신의 삶에 어떤 의미인지 궁금합니다.
그럼요, 이제 장거리 운전도 잘하잖아요
두리안의 맛 최애의 후배, P.273, 김의경 지음
김의경님의 대화: 12. 주말 아침, 상쾌하게 시작하셨나요? 열두 번째 질문 드립니다. <최애의 후배>에는 아이유의 팬이라는 싱가포르 남자가 나옵니다. 그는 비행기를 타고 한국을 방문해 아이유가 다녔던 고등학교를 탐방하기도 하고, ‘나’가 아이유의 고등학교 후배라는 이유만으로 예의 바르게 대합니다.좋아하는 것 하나만 있어도 살아갈 수 있다고 하죠. 이렇게 우리는 좋아하는 것을 통해 타인과 연결되기도 하는데요, 무언가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갖는 것은 우리 삶의 동력이 되기도 하는 것 같아요. 덕질을 통해 삶에 활력을 얻은 적이 있나요? 혹시 누군가를 향한 덕질이 외로움을 덮는 도구가 된 적은 없었나요? 지금 덕질을 하고 있다면 어떤 것에 대한 덕질을 하고 있는지 알려주세요. 그리고 그 덕질이 당신의 삶에 어떤 의미인지 궁금합니다.
나이가 들면서 덕질을 거의 하지 않습니다만, 나름 덕질이라고 이야기 할 만한 것은 팟캐스트 듣기입니다. 독서 팟캐스트(라디오 방송)이 최근 많아져서 YG와 JYP의 책걸상, 알릴레요 북스, 다독다독, KBS 작은 서범, 책하고 놀자, 라디오 북클럽 등의 방송을 받고 그곳에 추천 받은 책을 찾아 읽기가 삶을 구성하는 주용한 요소입니다.
마키아벨리1님의 대화: 나이가 들면서 덕질을 거의 하지 않습니다만, 나름 덕질이라고 이야기 할 만한 것은 팟캐스트 듣기입니다. 독서 팟캐스트(라디오 방송)이 최근 많아져서 YG와 JYP의 책걸상, 알릴레요 북스, 다독다독, KBS 작은 서범, 책하고 놀자, 라디오 북클럽 등의 방송을 받고 그곳에 추천 받은 책을 찾아 읽기가 삶을 구성하는 주용한 요소입니다.
나이가 들면서 덕질의 형태도 변하는 거 같아요. 은근히 좋아하는 방식으로 바뀐다할까요. 팟캐스트 좋아하시는군요. 티비와는 다른 듣는 방송의 매력이 있는 거 같아요. 마키아벨리 님은 팟캐도 책 관련 방송을 선호하시네요. 저는 사람을 만나고 싶진 않지만 적적할 때 라디오나 팟캐스트를 듣습니다.
연해님의 대화: 저는 얼마 전에 이사를 가서 3호선을 타기 시작했는데요. 퇴근 후에 회사에서 충무로역까지 걸어갈 때마다 어디서 자꾸 북 치는 소리가 나는 거예요. 자세히 보니, 명동역 출구 앞 도로 위에 설치된 지하차도 진입 차단시설 위에 사람이 앉아 북을 치고 있더라고요. 궁금해서 검색을 해봤는데, 매일 북을 치고 계신 그분은 한때 세종호텔의 일식 요리사(20년 동안)였던 고진수 세종호텔지부장이었고, 정리해고 철회를 위한 투쟁의 현장이었어요(코로나로 인한 경영상의 어려움 등 여러 이야기가 있습니다). 세종호텔 투쟁이 ‘고용 안정을 말하는 구심점’이 되기를 바란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계셨는데, 10m 높이의 그 구조물이 큰 차가 지나가면 흔들리는 시설이라고 하니 걱정이 올라오기도 합니다(오늘도 퇴근길에 그분의 북소리를 듣겠네요). 노동과 관련된 기사를 볼 때마다, 한때 진심을 다해 일했을 그분들의 모습을 가만히 그려봅니다. 좋은 일만 가득하지는 않았겠지만, 강제로 해고당할 만큼 싫지도 않았을 텐데요. 이 모임과 더불어 그믐의 벽돌 책 모임에서 《냉전》을 읽고 있는데요. 그 책을 읽다보면 한 명의 독재자의 횡포가 얼마나 많은 희생자를 만들어내는지 치가 떨리는 대목이 많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의 현실은 그때와 많이 다른가를 곰곰이 생각해보면요. 꼭 그렇지만도 않은 것 같아요. 여전히 전쟁 중인 나라들이 있고, 희생되는 사람들이 있으니까요. 그리고 소설로 써보고 싶은 또 한 가지는 '층간소음'입니다. 저는 실제로 층간소음으로 오랜 기간 고통을 겪었던 경험도 있고(한동안 정신과를 다닐 정도로요), 관련 기사를 읽을 때마다 심장이 쿵 내려앉을 때가 많은데요. 층간소음으로 이웃 간의 분쟁이 심해지다 살인까지 일어나는 기사를 접할 때면, 이건 또 어떤 세상일까 싶었거든요. 제 개인적인 경험담까지 덧붙이면 꽤 신랄한 소설이 될 것 같기도 합니다(푸념의 장이 되지는 않기를...). 두 편 모두 전체적인 분위기는 좀 어둡지 않을까 싶습니다.
세종호텔에 그런 일이 있었군요.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는 일에만 관심을 기울여도 소설 쓸 것이 무궁무진하네요. 저는 이선균 정유미 주연의 '잠'을 아무런 정보 없이 보다가 층간소음을 소재로 한 영화라는 것을 알고 반가웠어요. 뻔하지 않았달까요. 층간소음이 무속과 결합되어 신선하게 느껴졌습니다.
행복한 신혼부부 현수와 수진. 어느 날, 옆에 잠든 남편 현수가 이상한 말을 중얼거린다. 그날 이후, 잠들면 마치 다른 사람처럼 변하는 현수. 깨어나면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는 현수는 잠들면 가족들을 해칠까 두려움을 느끼고 수진은 매일 잠드는 순간 시작되는 끔찍한 공포 때문에 잠들지 못한다. 치료도 받아보지만 현수의 수면 중 이상 행동은 점점 더 위험해져가고 수진은 곧 태어날 아이까지 위험에 빠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갖은 노력을 다해보는데…
Alice2023님의 대화: 저는 마녀사냥으로 몰아가는 연예인에 대한 뉴스를 보면 가끔 안타까워서 정말 언론에서 얘기하는 게 다일까 그 안에 숨어 있는 수많은 사연들을 우리가 다 알고서도 이렇게 한 마음으로 비난하고 매도할 수 있을까 그런 안타까운 마음에 다양한 측면을 풀어내는 소설을 쓰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어요. 연예인이라는 이유로 너무 쉽게 사생활까지 폭로되고 비난받는게 맞는지 모르겠네요.
맞아요.. 연예인은 공인이라면서 사생활을 다 까발리고 과하게 공격하죠. 분명 겉으로 드러난 것과는 다른 사연이 있을 텐데요. 화려하면서도 고독한 직업이니 만큼 소설로 쓴다면 풍부한 이야기가 나올 것 같아요. 연예인 걱정은 하는 게 아니라고 하는데 저는 그 말이 너무 냉정하게 느껴지더라고요.
김의경님의 대화: 12. 주말 아침, 상쾌하게 시작하셨나요? 열두 번째 질문 드립니다. <최애의 후배>에는 아이유의 팬이라는 싱가포르 남자가 나옵니다. 그는 비행기를 타고 한국을 방문해 아이유가 다녔던 고등학교를 탐방하기도 하고, ‘나’가 아이유의 고등학교 후배라는 이유만으로 예의 바르게 대합니다.좋아하는 것 하나만 있어도 살아갈 수 있다고 하죠. 이렇게 우리는 좋아하는 것을 통해 타인과 연결되기도 하는데요, 무언가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갖는 것은 우리 삶의 동력이 되기도 하는 것 같아요. 덕질을 통해 삶에 활력을 얻은 적이 있나요? 혹시 누군가를 향한 덕질이 외로움을 덮는 도구가 된 적은 없었나요? 지금 덕질을 하고 있다면 어떤 것에 대한 덕질을 하고 있는지 알려주세요. 그리고 그 덕질이 당신의 삶에 어떤 의미인지 궁금합니다.
제 지인 중에도 아이유 찐 팬이 있고 싱가폴에서 살다 왔는데 이 책을 보며 이런 우연을 발견하고 재미있었어요. 저도 이 후배처럼 평생 덕질을 거의 한적이 없어요. 좋아하는 가수가 있지만 그 노래를 즐겨 들을 뿐 팬클럽에 가입한다던가 굿즈를 사지 않으면 덕질이라 할 수 없겠죠. 팍팍한 인간관계에서 덕질이란 내가 오로지 100퍼센트를 다 줘도 되고 진심으로 잘되기를 빌어준다는 것이니까 제가 보기에 꽤 용기 있고 또 그런 누군가를 찾았다면 운이 좋은 일이라는 생각은 들어서 부럽기도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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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믐클래식 2025] 한해 동안 12권 고전 읽기에 도전해요! [그믐클래식 2025] 1월, 일리아스 [그믐클래식 2025] 2월, 소크라테스의 변명·크리톤·파이돈·향연[그믐클래식 2025] 3월, 군주론 [그믐클래식 2025] 4월, 프랑켄슈타인
6월의 그믐밤도 달밤에 낭독
[그믐밤] 36. 달밤에 낭독, 셰익스피어 2탄 <맥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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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북플러스] 2. 귀하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_수림문학상 작가와 함께 읽어요[📚수북플러스] 1. 두리안의 맛_수림문학상 작가와 함께 읽어요
🧱🧱 벽돌책 같이 격파해요! (ft. YG)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3. <냉전>[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2. <어머니의 탄생>[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1. <세계를 향한 의지>[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0. <3월 1일의 밤>
앤솔로지의 매력!
[그믐앤솔러지클럽] 1. [책증정] 무모하고 맹렬한 처음 이야기, 『처음이라는 도파민』[그믐미술클럽 혹은 앤솔러지클럽_베타 버전] [책증정] 마티스와 스릴러의 결합이라니?![책나눔] 어딘가로 훌쩍 떠나고 싶을 때, 시간을 걷는 도시 《소설 목포》 함께 읽어요. [장르적 장르읽기] 5. <로맨스 도파민>으로 연애 세포 깨워보기[박소해의 장르살롱] 20. <고딕X호러X제주>로 혼저 옵서예
내일의 고전을 우리 손으로
[도서 증정] 내일의 고전 <불새> 편집자와 함께 읽어요![도서 증정]내일의 고전 소설 <냉담> 편집자와 함께 읽어요! [이 계절의 소설_가을] 『냉담』 함께 읽기
댓글로 쌓아올린 세포, 아니 서평들
작별하지 않는다도시의 마음불안세대
제발디언들 여기 주목! 제발트 같이 읽어요.
[아티초크/책증정] 구병모 강력 추천! W.G. 제발트 『기억의 유령』 번역가와 함께해요.(8) [제발트 읽기] 『이민자들』 같이 읽어요(7) [제발트 읽기] 『토성의 고리』 같이 읽어요(6) [제발트 읽기] 『전원에서 머문 날들』 같이 읽어요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노예제가 뭐에요?
노예제, 아프리카, 흑인문화를 따라 - 02.어둠의 심장, 조지프 콘래드노예제, 아프리카, 흑인문화를 따라 - 01.노예선, 마커스 레디커[이 계절의 소설_가을] 『이름 없는 여자의 여덟 가지 인생』 함께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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