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디에님의 대화: 소설 속에서 '순간접착제'는 사회가 바라보는 일용직 및 계약직 노동자, 알바생, 파트타임 노동자를 바라보는 시선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은이 순간접착제를 다 떨어진 신발에 바를 때마다 쓸모에 대해 생각했다는 것 자체가 참 마음이 아프더군요. 종종 노년층이 상실감을 가장 크게 느낄 때가 자신이 쓸모 없는 존재로 느껴졌을 때라고 하는 통계 자료나 문헌을 접할 때가 있습니다. 하물며 20대 젊은이들이 자신의 쓸모에 대해 의심하는 사회는 분명 건강하지 못한 거겠죠. 아직까지는 제 쓸모에 대한 고민을 크게 한 적은 없었지만, 살면서 적어도 한 번쯤은, 어느 순간에 접할 수 있는 감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청년 세대가 자신의 '쓸모'를 생각하는 것은 사회가 병들어있다는 반증이라고 생각합니다. 양질의 일자리가 줄어들고 취업하기 힘든 요즘 그런 생각에 빠져들기 쉬울 거라고 생각합니다. 쉽게 대체될 수 있는 최저시급의 일자리를 감당하고 있는 사람들이 스스로 순간접착제같다는 생각을 버리기 힘들거라고 생각해요. 공장 알바를 한적이 있는데 사소한 일로 소리를 버럭버럭 지르는 관리자를 대하면서 그런 생각을 했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