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디에 저도 10년 이상 알고지냈는데 겉도는 사이인 지인이 있는데요 요즘은 그런 관계도 나름의 인연일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사이랄까요. 깊게 마음을 나누진 않지만 안 보이면 궁금해지는 그런 사람이요. 그렇다고 그 사람이 싫은것도 아니고 오묘한 관계네요 ㅎㅎ 그러고보니 서로 최소한의 예의를 지키고 있어서 오랜 시간 관계가 유지되어온 것 같네요.
[📚수북플러스] 1. 두리안의 맛_수림문학상 작가와 함께 읽어요
D-29

김의경

siouxsie
JINIUS님의 대화: 오. 오프모임도 해요? 보통 정성이 아닌데요!! 사람 모이고, 만나고, 이야기나누고, 관계를 지속시키는 일련의 과정들이 참 노오력이 필요하다는 걸 점점 실감하고 있습니다.
오프모임은 가끔 하고 자유 참가이기 때문에 부담 없어 좋습니다. 그믐에서 하는 오프 모임 다 좋았습니다. ^^
제가 원래 돌아다니는 거 안 좋아하는데, 아이가 생기고 아이랑 어디를 가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휩싸여 있을 때가 있었어요. 근데 어느 순간 내가 왜 이렇게 가고 싶지도 않은 곳 가면서, 아이 중심으로만 사나 싶었던 거죠(저희 남편이 들으면 니가 언제?라고 할 게 눈에 선하지만). 게다가 노산이라 애는 아직 어린데 저는 너무 빨리 늙는 거 같아 체력이 달려도 이젠 마음이 가면 무조건 갑니다. 무릎이 허락하는 한! 그래서 몸이 너어무 피곤해요. ㅎㅎㅎ

siouxsie
아린님의 대화: 사실 저도 눈이 아플때..아..눈은 안돼!!라고 생각은 하는데..
기술이 발전하면 조만간 자기 눈 시력에 자동으로 조정?보정?되는 안경이 생길거라는데..그럼 걱정할 필요가 없으려나..싶기도 하고요 ~
눈에 렌즈 삽입하는 게 제일 안전하고 오래 간대요~ 그리고 수정액 교체하면 세상이 맑아지고요. 10년 후 쯤에 그믐에서 다같이 모여서 안과 가면 할인해 주시지 않을까요? ㅎㅎ
화제로 지정된 대화

김의경
5. 다섯번째 질문입니다. 소설집 <두리안의 맛>에는 다양한 직업이 등장합니다. 여행기자, 자유기고가, 연극연출가, 파워블로거 유튜버 인플루언서와 같은 디지털크리에이터, 여행카페 매니저, 팸투어 가이드..... 불안정해 보일수 있지만 자유로워 보이는 직업들이기도 한데요, 굳이 어느 곳에 소속되지 않아도 명함 한 장 파서 활동할 수 있는 직업들입니다. 최근은 이런 일자리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인데요. 저는 이런 경향을 소설에서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소설에 나오진 않았지만 드라마평론가, 고양이탐정 같은 직업들이 떠오르네요. 오래전에 한 선배가 드라마를 좋아하면 드라마 평론가를 해보라고 해서 그런게 다 있냐고 했더니 신춘문예에 드라마 평론이 없으니 관문을 통과할 필요도 없고 오늘부터 명함 파서 돌리고 드라마 평론을 쓰면 되는 거야, 라고 했던 기억이 납니다.
여러분은 이런 직업에 대해서 생각하시나요? 만약 명함을 한장 파서 돌리고 지금 하고 있는 일과 별개로 당장 내일부터 활동한다면 명함에 뭐라고 적어넣으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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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해
siouxsie님의 대화: 전 그믐에서 만난 분들을 오프라인에서 처음 뵈었을 때를 아직도 잊지 못합니다!
작년 8월에 쪄죽을 거 같은 여름날이었는데, 아직도 꿈같고 작년 생각하면 그 날이 가장 먼저 떠올라요.
다들 떨려 죽겠다고 게시판에 글 올리고, 그 근처를 배회하시고....
너무 신기한 건 아무도 연락처를 묻지 않는 거였어요. ㅎㅎ
그래서 게시판에서 계속 만나도 신비로움을 간직할 수 있는 것 같아요.
그 이후에도 좋은 만남들이 정말 많았는데, 각 잡고 만난 건 저날이 처음이라 더 기억에 남아요.
불쾌한 경험은....제가 기분 나쁜 일이 있으면 머릿속으로 인간이 상상할 수 있는 최대의 보복을 하기 때문에 잊어버리려고 책을 읽어요. 효과는 만점입니다! 아님 태어나길 망각천재로 태어나서 잘 잊어버리는 걸 수도 있고요.
그리고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제가 훅 들어가서 막 물어보는 버릇이 있어서 그 부분을 자제하려고 많이 노력하는데 잘 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노력은 합니다아아아~~~~~~~~
혹시 '작년 8월에 쪄죽을 거 같은 여름날'의 모임이 제가 알고 있는 그 모임이 맞는 것이라면! 저도 같은 마음이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정말 한여름 밤의 꿈 같았던 시간이었고, 날씨는 또 어찌나 습했던지요. 저도 낯가림 때문에 일찍 도착해놓고도 그 앞을 계속 배회하고, 애꿎은 마트에 들렀다가 모임분이 저를 알아보셔서 머쓱해하고(하하). 근데 정말 연락처를 아무도 묻지 않았었네요. 이게 또 그믐의 매력이 아닌가 싶습니다. 만날 때 즐겁고, 헤어질 때는 또 각자의 길로 묵묵히 향하는, 느슨하지만 건강한 관계랄까요. 말씀하신 것처럼 신비로움을 간직한 채로요.
참, 수지님은 알면 알수록 재미있고 따스한 분 같아요:)
(마지막 문장을 읽으면서도 살짝 미소 지었습니다)

연해
하금님의 대화: 저는 평생을 덧글 달지 않는 관람인으로 SNS 생활을 하다가 올해 초 부터 덧글 달기 연습을 시작했어요. 특별한 계기가 있던건 아니고 어느날 문득 ‘좋으면 좋다고 말을 해야겠구나‘란 생각이 들었던 것 같아요. 어쩌면 ‘내 알고리즘은 내가 빚는다‘라는 생각에 시작했던 것 같기도하고요.
긍정적인 영향인지는 모르겠는데... 어느 날은 인스타그램 릴스 피드에서 한국 드라마 클립을 마주쳤어요. 여성 캐릭터가 남성 캐릭터의 성차별적 발언과 행동에 통쾌하게 맞서는 일종의 ‘사이다‘ 콘텐츠였는데, 덧글에 외국 유저가 ‘이 행동이 한국에서 어떤 뉘앙스를 갖는거야?‘라는 질문을 남겼더라구요. 본 김에 설명해줘야겠다, 싶어서 조금 상세하게 답글을 남겨줬는데 고맙다는 답글을 받았어요. 3월 말 즈음에 달아둔 그 답글에 요새도 좋아요를 누르는 사람이 많다는 점이 조금.. 뭐라고 해야할까, 귀여워요ㅎ. 별거 아닌데 그걸 볼 때마다 제 기분도 조금 좋아지더라구요.
"‘좋으면 좋다고 말을 해야겠구나‘란 생각이 들었던 것 같아"라는 문장에 마음이 포근해지네요.

연해
호디에님의 대화: 댓글을 달거나 좋아요를 많이 누르는 편이 아니라서 크게 불쾌한 경험은 없는 것으로 기억합니다. 아마 낯을 많이 가리는데다 조심스러워하는 제 성향 때문일테죠('낯'을 가리는 건 비대면이라도 마찬가지더라고요).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사람과 관계를 맺을 때 거리두기를 조절하고 대화에 예의를 갖추는 것에 신경을 씁니다. 오래 만난 사이라고 해서 거리가 가까운 것은 아니고요, 대화를 해보면 알게 되더군요. 그리고 예의를 너무 지키면 가까워지기 어렵다는 지인들이 간혹 있는데, 저는 허물없는 사이와 예의는 별개라고 생각합니다. 대화를 할수록 거리가 좁혀지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아무리 대화를 해도 겉도는 사람이 있기도 하죠. 물론 관계에 있어서 쌓이는 시간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저는 그 시간이 타인과 감정을 교류하는 데 절대적이지는 않더라고요. 아무튼 타인과 관계를 맺을 때 스스로 지키는 점은 거리두기와 최소한의 예의입니다.
"대화를 할수록 거리가 좁혀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아무리 대화를 해도 겉도는 사람이 있기도 하죠."라는 말씀에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 저도 오래된 사이라고 해서 무작정 끈끈하다고 묶는 사회적 시선이 불편할 때가 있더라고요. 만남의 빈도나 연락의 횟수, 시간의 누적이 관계의 깊이를 증명한다고 생각하지는 않거든요. 자주 만나지 않아도 만날 때마다 기분이 좋아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아무리 만나도 도저히 정이 안 가는(심지어 끊어내고 싶은) 사람도 있는 것 같아요. 말씀하신 거리두기와 최소한의 예의가 정말 중요한 것 같습니다.

연해
김의경님의 대화: 4. 네 번째 질문입니다. <두리안의 맛>에서 윤지는 파워블로거, 인플루언서로 활동하면서 어쩌면 현실 에서 만날 일이 없는 사람들을 온라인상에서 만납니다. 스파이더맨도 그런 사람일 텐데요, SNS일 뿐이다, 라고 하기에는 이제 SNS는 우리의 일상에 깊이 침투해서 나와는 아무런 상관없는 공간은 아닌 것 같아요. 누군가 별 생각 없이 단 댓글에 불쾌해지기도 하고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인친이나 페친을 마음으로 응원하기도 하고요. 누군가 보낸 DM 한 줄에 살아갈 힘을 얻기도 합니다. 이제 온라인, 오프라인이 혼재되어 우리의 삶을 형성하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어쩌면 현실에서는 만날 일이 없기에 SNS를 통해서 만난 사람에게 더 솔직하게 속을 털어놓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애의 후배>에서처럼 온라인에서 만난 사람을 현실에서 만나 인상적인 하루를 보낼 수도 있을 테고요.
여러분은 인터넷을 통해서 소중한 인연을 만난 경험이 있다든가, 긍정적인 영향을 받은 경험이 있나요? 반대로 불쾌한 경험은요? 혹은 온라인상에서 사람과 관계를 맺을 때 스스로 지키고 있는 점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저는 코로나가 한창 기승을 부릴 때, 온라인에서 글을 쓰는 친구들을 만났어요. 주제가 정해지면 매일 한 편의 글을 (의무감 없이) 자유롭게 올리고, 댓글도 달았죠. 주제는 평일에만 올라왔는데(리더님이 올려주셨어요), 자그마치 2년을 그렇게 꼬박 글을 썼습니다. 글을 쓰며 좋았던 건 다들 서로를 모르다보니 가까운 가족, 친구, 연인에게조차 하기 어려운 내밀한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풀어냈다는 건데요. 그렇게 함께 울고, 웃고, 응원하면서 글쓰기를 이어갔어요.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지속했는데, 지금은 함께 글을 쓰고 있지는 않지만 서로 안부를 주고 받으며 여전히 좋은 관계를 이어가고 있답니다. 총 9명인데, 결국 오프라인으로도 만났어요. 사는 곳도 다 다르고, 직업도 다채롭고, 나이도 2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해요(하지만 서로를 친구라고 부릅니다). 진로를 바꿔 해외에 나가계신 분도 있고, 다음 달이면 결혼하는 분(중간에 결혼하신 분도) 계시죠. 정기적으로 모임을 갖는 건 아니지만 누군가의 생일에 '우리 한 번 모일까요?'라고 누군가가 말합니다. 그러면 시간이 맞는 사람들만 자연스럽게 모임을 갖지요. 그렇게 '헤쳐 모여'가 자유롭다는 게 이 멤버들과 조화로운 이유인 것 같아요(참, 서로 말을 놓지 않는 것도요).

연해
연해님의 대화: 저는 코로나가 한창 기승을 부릴 때, 온라인에서 글을 쓰는 친구들을 만났어요. 주제가 정 해지면 매일 한 편의 글을 (의무감 없이) 자유롭게 올리고, 댓글도 달았죠. 주제는 평일에만 올라왔는데(리더님이 올려주셨어요), 자그마치 2년을 그렇게 꼬박 글을 썼습니다. 글을 쓰며 좋았던 건 다들 서로를 모르다보니 가까운 가족, 친구, 연인에게조차 하기 어려운 내밀한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풀어냈다는 건데요. 그렇게 함께 울고, 웃고, 응원하면서 글쓰기를 이어갔어요.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지속했는데, 지금은 함께 글을 쓰고 있지는 않지만 서로 안부를 주고 받으며 여전히 좋은 관계를 이어가고 있답니다. 총 9명인데, 결국 오프라인으로도 만났어요. 사는 곳도 다 다르고, 직업도 다채롭고, 나이도 2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해요(하지만 서로를 친구라고 부릅니다). 진로를 바꿔 해외에 나가계신 분도 있고, 다음 달이면 결혼하는 분(중간에 결혼하신 분도) 계시죠. 정기적으로 모임을 갖는 건 아니지만 누군가의 생일에 '우리 한 번 모일까요?'라고 누군가가 말합니다. 그러면 시간이 맞는 사람들만 자연스럽게 모임을 갖지요. 그렇게 '헤쳐 모여'가 자유롭다는 게 이 멤버들과 조화로운 이유인 것 같아요(참, 서로 말을 놓지 않는 것도요).
그리고 그믐이 있지요:)
처음 이곳을 알게 된 건 장강명 작가님의 책 덕분이었는데요. 그렇게 그믐의 세계를 천천히 알아가면서 이곳만의 매력에 푹 빠져있습니다(그믐이 없는 세계는 상상하고 싶지 않아요). 많은 모임에 참석 버튼을 누르지는 못하지만(멀티를 잘 못합니다), 며칠을 고심하다가 마음에 드는 모임을 만나면 용기 내어 버튼을 누르곤 하죠. 막상 시작되면 왜 고민했나 싶을 정도로 신나게 이야기를 나누곤 하는데요. 그믐 을 통해 새롭게 알게 된 책도 많고, 혼자라면 읽기 버거웠을 책도 차근차근 함께 읽어나갈 수 있어 좋아요.
온라인상에서 사람들과 관계를 맺을 때 지키려 노력하는 건 책임감입니다. 익명의 공간이고, 온라인이지만 가볍게 반응하거나 무책임하게 말하거나 예의 없는 행동을 하지 않도록 선을 지키려 하는데, 잘 하고 있는 건지는 잘... (하하) 모르겠지만 노력하고 있고, 앞으로도 노력하겠습니다(꾸벅).
Rhong
저는 블루베리요. 진짜진짜 오래전에 미국에서 딱 이만때쯤 블루베리를 처음 접했어요. 그때는 시즌일때만 과일이 나오는 그런 시절이었는지, 엄청 많은 양을 엄청 싸게 파는 2달정도 너무 먹어서 몸이 후덜덜했던 기억이 있어요. 아직도 너무 좋아합니다. 그릭오거트에 블루베리와 치즈는 제가 제일 좋아하는 아침 메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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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hong
김의경님의 대화: 2. 과일에 대한 질문으로 시작했더니 기분이 상큼하네요. 지금 대부분 첫 번째 소설을 읽고 계실 것 같은데요, 두 번째 질문 드리겠습니다.(지영 작가님이 주신 질문입니다)
<순간접착제>에서 ‘예은’이 무쇠 밥솥 안으로 들어가고 싶다, 쌀 한 톨이 돼서 밥으로 태어나고 싶다며 “뭔가 쓸모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라고 말하는 장면이 기억에 오래 남았어요. 며칠 간격으로 신발에 순간접착제를 발라가며 살아가는 ‘예은’이 스스로 쓸모없다고 여기는 게 씁쓸하고 마음이 아팠고요. 저도 저 자신의 쓸모를 지독하게 고민하던 때가 있었기에 오래 붙든 내용인 것도 같습니다. 쓸모의 기준은 제각각일 텐데요. 어떤 경우에 자신이 쓸모가 있다고/없다고 생각하는지 이야기 나누고 싶습니다.
쓸모없다는 감정보다 더 비참한 감정은 없는 거 같아요. 주로 남에게 도움을 주었다는 맘이 들 때, 쓸모있다고 느끼곤 했기에 이타적으로 살려 노력했던 거 같아요. 이제는 쓸모있음의 정의가 좀 많이 달라져도 괜찮을만큼 성장하려고 노력중입니다. The Last Rifleman에서 비참하게 끝까지 살아남은 사람이 영웅으로 불리는 것이 괜찮아지는 주인공처럼요.
Rhong
김의경님의 대화: 3. 세 번째 질문입니다. 저는 오늘 <시디팩토리>까지 읽었는데 잘 따라오고 계신가요?
<시디팩토리>에서 하령은 죽으면 영혼이 되어 시디속으로 들어가고 싶다고 말합니다. 시디 속으로 들어가서 음악이 되어 살고 싶다고요. 팍팍한 현실 속에서도 하령이 음악으로부터 위로를 받는다는 걸 알 수 있는데요, 여러분에게도 지친 나의 영혼을 위로해주는 무언가가 있을까요? 있다면 어떤 것인지 궁금합니다.
저부터 말씀드린다면 저는 영화, 드라마인 것 같아요. 저는 홍콩배우 양조위와 이와이슌지의 영화를 좋아했는데요 꼬꼬마 시절부터 양조위가 나오는 영화, 드라마를 죄다 빌려서 여러 번 봤답니다. 요즘도 마음이 지치면 '러브레터' ost를 듣고, 조위 오빠가 나오는 영화를 배경음악처럼 틀어놓는답니다. 향수 같은 건지 오래전에 좋아했던 것들을 뒤적이면 마음이 편해지거든요.
제게도 음악이요. 운전하다가 라디오에서 나오는 음악들이 내맘을 대변하거나 위로해주는 느낌이 들어 울컥한 경우가 많아요. 때로는 차를 잠시 세우고 엉엉 울기도 하지요. 그러고 나면, 또 다시 가던 길을 갈 수 있을 만큼 가벼워져 있더라구요. 음악이 제 지친 영혼을 달래준다면, 영화나 드라마는 지루한 제 인생을 재미나게 해준다고 봐요. 갇힌 제 자신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는 활동은 당연히 여행이고요. 출발 전, 공항대기실에서 유리창 밖 비행기를 보며 커피와 치아바타샌드위치를 먹는데 너무 행복하더라고요.
Rhong
김의경님의 대화: 4. 네 번째 질문입니다. <두리안의 맛>에서 윤지는 파워블로거, 인플루언서로 활동하면서 어쩌면 현실에서 만날 일이 없는 사람들을 온라인상에서 만납니다. 스파이더맨도 그런 사람일 텐데요, SNS일 뿐이다, 라고 하기에는 이제 SNS는 우리의 일상에 깊이 침투해서 나와는 아무런 상관없는 공간은 아닌 것 같아요. 누군가 별 생각 없이 단 댓글에 불쾌해지기도 하고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인친이나 페친을 마음으로 응원하기도 하고요. 누군가 보낸 DM 한 줄에 살아갈 힘을 얻기도 합니다. 이제 온라인, 오프라인이 혼재되어 우리의 삶을 형성하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어쩌면 현실에서는 만날 일이 없기에 SNS를 통해서 만난 사람에게 더 솔직하게 속을 털어놓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애의 후배>에서처럼 온라인에서 만난 사람을 현실에서 만나 인상적인 하루를 보낼 수도 있을 테고요.
여러분은 인터넷을 통해서 소중한 인연을 만난 경험이 있다든가, 긍정적인 영향을 받은 경험이 있나요? 반대로 불쾌한 경험은요? 혹은 온라인상에서 사람과 관계를 맺을 때 스스로 지키고 있는 점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코로나로 집에 갇히고 덕질을 좀 하게 되었는데요. 같은 생각을 가진 덕메들과 디엠으로 행복할 때도 있지만,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의 공격성 DM이나 인용은 상당히 많이 상처가 되더라고요. 나의 sns는 나의 취향에 맞는 취미생활인데 굳이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찻아와서 댓글이나DM으로 공격하는 이유를 모르겠어요. 다 비뚤어진 인정욕구에서 온다고 보기에, 이제는 상처받는 대신 그냥 뮤트나 차단해버립니다. 우호적 관계에 있는 덕메들을 오프라인에서 만나지는 않아요. 저는 sns를 그냥 또다른 세상으로 남기고싶어요.
Rhong
김의경님의 대화: 5. 다섯번째 질문입니다. 소설집 <두리안의 맛>에는 다양한 직업이 등장합니다. 여행기자, 자유기고가, 연극연출가, 파워블로거 유튜버 인플루언서와 같은 디지털크리에이터, 여행카페 매니저, 팸투어 가이드..... 불안정해 보일수 있지만 자유로워 보이는 직업들이기도 한데요, 굳이 어느 곳에 소속되지 않아도 명함 한 장 파서 활동할 수 있는 직업들입니다. 최근은 이런 일자리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인데요. 저는 이런 경향을 소설에서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소설에 나오진 않았지만 드라마평론가, 고양이탐정 같은 직업들이 떠오르네요. 오래전에 한 선배가 드라마를 좋아하면 드라마 평론가를 해보라고 해서 그런게 다 있냐고 했더니 신춘문예에 드라마 평론이 없으니 관문을 통과할 필요도 없고 오늘부터 명함 파서 돌리고 드라마 평론을 쓰면 되는 거야, 라고 했던 기억이 납니다.
여러분은 이런 직업에 대해서 생각하시나요? 만약 명함을 한장 파서 돌리고 지금 하고 있는 일과 별개로 당장 내일부터 활동한다면 명 함에 뭐라고 적어넣으시겠어요?
프리랜서직업의 종류는 무한한게 맞지않나 싶어요.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직업들만이 직업이라는 프레임도 완전 부서지는게 맞고요. 인플루엔서는 30년쯤에는 생각지도 못한 직업이잖아요. 한계나 프레임 따위에 갇혀있었다면 존재불가능한 직업이었겠죠. 내가만든 직업명으로 내돈으로 명함을 만들어서 돌린다는데 그걸로 시비를 걸 자격은 누구에게도 없는거죠. 그런 의미로 제가 무언가 새로운 직업을 제게 부여한다면 과연 나는 무엇으로 살아가고싶은가에 대해선 고민을 해봐야겠습니다. DreamSeller 이런 것도 전 재밌겠어요.

물고기먹이
연해님의 대화: 혹시 '작년 8월에 쪄죽을 거 같은 여 름날'의 모임이 제가 알고 있는 그 모임이 맞는 것이라면! 저도 같은 마음이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정말 한여름 밤의 꿈 같았던 시간이었고, 날씨는 또 어찌나 습했던지요. 저도 낯가림 때문에 일찍 도착해놓고도 그 앞을 계속 배회하고, 애꿎은 마트에 들렀다가 모임분이 저를 알아보셔서 머쓱해하고(하하). 근데 정말 연락처를 아무도 묻지 않았었네요. 이게 또 그믐의 매력이 아닌가 싶습니다. 만날 때 즐겁고, 헤어질 때는 또 각자의 길로 묵묵히 향하는, 느슨하지만 건강한 관계랄까요. 말씀하신 것처럼 신비로움을 간직한 채로요.
참, 수지님은 알면 알수록 재미있고 따스한 분 같아요:)
(마지막 문장을 읽으면서도 살짝 미소 지었습니다)
@siouxsie 수지님 좋아요♥

물고기먹이
김의경님의 대화: 5. 다섯번째 질문입니다. 소설집 <두리안의 맛>에는 다양한 직업이 등장합니다. 여행기자, 자유기고가, 연극연출가, 파워블로거 유튜버 인플루언서와 같은 디지털크리에이터, 여행카페 매니저, 팸투어 가이드..... 불안정해 보일수 있지만 자유로워 보이는 직업들이기도 한데요, 굳이 어느 곳에 소속되지 않아도 명함 한 장 파서 활동할 수 있는 직업들입니다. 최근은 이런 일자리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인데요. 저는 이런 경향을 소설에서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소설에 나오진 않았지만 드라마평론가, 고양이탐정 같은 직업들이 떠오르네요. 오래전에 한 선배가 드라마를 좋아하면 드라마 평론가를 해보라고 해서 그런게 다 있냐고 했더니 신춘문예에 드라마 평론이 없으니 관문을 통과할 필요도 없고 오늘부터 명함 파서 돌리고 드라마 평론을 쓰면 되는 거야, 라고 했던 기억이 납니다.
여러분은 이런 직업에 대해서 생각하시나요? 만약 명함을 한장 파서 돌리고 지금 하고 있는 일과 별개로 당장 내일부터 활동한다면 명함에 뭐라고 적어넣으시겠어요?
당장 어떤 활동을 해야할지 모르겠지만 명함이 저를 나타내주는 것이라면
[물고기 하늘을 날다] 란 글씨를 메인으로 적어놓고, 모양은 물고기 모양으로 만들고 싶어요.
그리고 메인 글씨 밑에 글씨를 적을 수 있는 밑줄을 그어놓고 그때 그때 상황에 맞는 글을 살짝씩 적어서 드리고 싶어요 기본 반갑습니다겠지만 제가 활동을 한다면 그 활동으로 적어놓고 싶어요.
여행을 즐기는 사람, 비행기 검사하는 사람, 책을 좋아하는 사 람 등등이요 ㅎㅎㅎ

연해
아린님의 대화: 우와..손재주가 좋으신가봐여.
작년에 유튜브 보고 뜨개질 시도하다가 한 코도 못하고 내팽겨쳤는데..올해 겨울에 다시 해보려구요..
그리고 바둑도 배워보고 싶고.
그리고 영어나 일본어말고 진짜 딱히 커리어랑 관련 없을거 같은 말레이시아어나?그런 언어를 취미삼아 배워보면 어떨가 싶기도 하고요. ㅎㅎ
앗, 아닙니다. 손재주가 좋다기보다는 혼자 사부작사부작 꾸준히 하는 걸 좋아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익숙해지는 것 같아요. 뜨개질은 꼬꼬마 때 할머니께 배웠는데요. 실을 만지작거리는 느낌이 포근해서 지금도 종종 만들곤 해요.
아니 근데, 아린님이 나열해주신 하고 싶은 목록들 이 너무 좋은데요. 특히 말레이시아어! 신선합니다. 저도 제 업과 무관하게 이것저것 배우는 걸 좋아해요. 점점 나이를 먹을수록 지향하는 삶의 모습도 '끊임없이 공부(꼭 학문적인 지식이 아니더라도)하는 사람'인데요. 분야를 막론하고 계속해서 무언가를 배우면서 몰입하고, 탐구하고 싶어요. 오늘도 손기정문화도서관에서 하는 '일상철학 프로젝트' 강의를 듣고 왔는데, 이쪽도 평소 관심 있던 분야라 흥미롭더라고요.
아린님의 배움의 세계도 열렬히 응원합니다:)

연해
물고기먹이님의 대화: @siouxsie 수지님 좋아요♥
하하, 저도요(속닥).

연해
어떤 일이든 그렇지. 업이 되어버리면. 나도 문학 담당 기자 하기 전엔 책 좋아했어.
『두리안의 맛』 <두리 안의 맛> p.102, 김의경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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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해
- 공짜 여행 별로였어요.
여행 기간 동안 SNS에 올린 첫 진심이었다.
『두리안의 맛』 <두리안의 맛> p.121, 김의경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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