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북플러스] 1. 두리안의 맛_수림문학상 작가와 함께 읽어요

D-29
아름답게 살아보아요❤️ 처음 잠깐의 부끄부끄만 잘 넘기면 루틴이 되더라고요 ㅎㅎ
국민학교 다닐때 선생님이 눈감으라고 하고서 이혼한 사람 손들어봐~ 하던 게 생각나네요. 이혼가정의 아이가 문제가 있다는 것도 근거가 없는 말이고 너무 미개한 시절이었어요ㅜㅜ
근데 아직도 아이 가정환경조사?에 부모 최종학력 적는 란이 있어서 놀랐어요. 이건 안 없앤 이유가 있는 건가요? 혹시 아시는 분? 다 커서 알았는데 저희 엄마는 제가 상처 받을까 봐 제 가정환경조사표에 동네 있는 아는 고등학교 이름을 썼었대요. 나중에 뭐 때문인지 모르겠는데, 엄마의 최종학력을 증명해야 할 일이 있어서 고등학교 졸업장 같은 거 받을 수 있냐니까 "엄마 중학교까지밖에 못 나왔어."라고 고백을 하시더라고요. 굉장히 부끄러워 하시면서요. 아마 어렸을 때였으면 저도 상처받고, 이런 거 쓰게 하는 시스템 원망하고 엄마까지 원망했을 거 같은데 이젠 뭐 무학력인들 어떠리오~절 이렇게 키워 줬는데~란 마음 뿐입니다. (참고로, 엄마와 사이는 그닥 좋지 않습니다. ㅎㅎ)
아직도 그런 걸 쓰게 하나요? 헉... 지금 생각하면 어머니들이 상처 많이 받으셨을 거 같아요. 그 시절에 여성들은 똑똑해도 진학을 포기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잖아요. 나름 가정환경 조사를 한다고 하는 거 같은데 이해가 안 가네요.
혼자 살게 되면서 부터 가족이 조금 더 애틋해 지기는 했는데요 (매일 매순간이 아니니까 조금만 참자, 조금 더 친절하게 대하자, 요런 생각도 하게되고요..), 평범하게 생각하는 부부로 이루어진, 혹은 부부와 자녀로 이루어진 가족의 형태보다는 함께 삶을 공유하고 (살아가고) 밥을 같이 먹는 상대가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가족이라는 말 보다는 식구라는 말을 더 좋아하게 된 것 같아요. 일주일 동안 연락이 안되어도 이상함을 모르는 가족보다는, 언니 독거 청년인데 하루만 더 연락 안되면 경찰에 신고하려고 했어 연락 좀 잘 받아, 라고 얘기해준 친한 동생에게 더 감사함을 느끼기도 합니다. 서로를 생각하고 위해주고 챙겨주는, 그렇게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인연이 이상적인 식구 같아요 :)
정말 안부를 확인해주는 친구 한 명만 있어도 든든할거 같아요. 근거리에 살면서 식사도 함께 하고 서로 건강에도 신경써주는 그런 친구요.
"그래서 가족이라는 말 보다는 식구라는 말을 더 좋아하게 된 것 같아요."라는 문장이 정말 좋습니다. 생각해보니 정말 그렇네요. 서류로 얽혀 있어 '가족'이라는 강제성을 부여하는 것보다 훨씬 더 유연하고 자유롭다 여겨져요. 저는 건강 때문에 못 먹는 음식이 많아 식문화에 큰 관심도 없고, 누구와 함께 밥을 먹는 걸 (사실) 싫어하는 편인데요. 그래서 흔히 하는 "밥 한번 먹자"라는 제안에도 거절 표시를 많이 합니다(코로나 시기가 저에게는 오히려 든든한 핑계였죠). 밥 먹자는 말을 인사치레처럼 건넨다는 걸 알면서도 명확하게 거절하는 건, 괜한 공수표를 날리거나 기대감을 드리고 싶지 않아서인데요(약속에 대한 책임감이랄까요). 그만큼 저에게 '식구'라는 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제한이 많은 제 식취향을 이해해줄 수 있는 상대라는 신뢰가 쌓여야만 비로소 한 끼를 먹게 되는 것일 테니까요. 그 신뢰라면 제도로 얽힌 '가족'이 아닌, 제가 선택한 '가족'이 되겠네요. 제 경우에는 지금 제 연인이 그러합니다. 연인을 제외한 누구와도 밥을 함께 먹지 않거든요(좀 지독한가요). 가족들(부모님과 오빠)과도 일 년에 딱 두 번(명절) 그것도 점심 한 끼만 같이 먹고 있는데, 너무 편하고 좋아요. 부모님과 함께 살 때는 엄마가 강제로 먹이는 음식들이 너무 싫었고, 토할 것 같다고 말해면 토하고 와서 다시 먹으라고 해서, 강제로 삼키고 게워낸 기억들이 정말 끔찍했거든요.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삶은 꽤 편안한 것 같고, 그걸 독립하고 난 후에야 알았습니다.
식구라는 말이 더 따듯하게 느껴지네요. 저도 자취를 한 이후로 진짜 제 삶이 시작되었던 것 같아요 가끔 집밥이 그립기도 했지만 혼자서 장을 보고 밥을 짓고 생활을 해나가는 성취감이 대단했던 거 같아요. 제한이 많은 식취향을 이해해주는 연인이 있다니 부럽습니다^^
따스한 말씀 정말 감사합니다. 자취를 한 이후로 진짜 삶이 시작되었다는 말씀이 든든하게 닿고 있어요. 모든 걸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는 건 저에게 굉장히 건강한 경험이더라고요. 여담이지만 저는 사실 집안일 하는 것도 좋아합니다. 제 공간을 지키는 행위라는 생각에 귀찮지도 않고, 하면 할수록 스스로가 대견해져요. 식취향뿐만 아니라 저의 모든 걸 존중해주는 연인의 존재는 고맙고 감사할 때가 많은 것 같습니다(제가 더 잘 해야겠지요).
밥 한번 먹자는 공수표에 언제 만나나... 늘 고민하는 소심한 1인입니다...;;;; 그렇게 서로 이해하고 보듬을 수 있는 편안한 연인 사이가 쉽지 않은데 연해님, 부럽습니다!!!!! 가족이든 지인이든 나에게 조금이라도 해가 된다면 거리를 두는 게 필요한 것 같아요. 그 거리두기에는 용기도 필요하고요, 연해님 멋찜 ><
제가 유년 시절을 거친 70년대만해도 ‘정상적인‘ 가족형태라는게 분명히 존재했다고 생각하지만 요즘엔 정말 다양한 형태의 가족이 존재합니다. 그래서 버는 정상/비정상이라는건 사람에 따라 의견은 있을 수 있겠지만 규정가능하다고는 생각되지 않네요. 저는 이상적인 가족은 각자가 함께할 때도 따로 개인적인 생활을 할 때도 즐겁고 서로에게 이해시킬 필요가 없는 거라는 생각이 드네요? ^^
서로 이해시킬 필요가 없는 사이, 좋네요. 친구들에게 가족에 대해 물으니 몇명이 '애증'의 관계라고 하더군요. (사실은 저도 그렇고요) 자주 싸워도 끈끈하다는 뜻 같은데 애증의 관계가 정말 좋은 것인지는 의문이에요.
"서로에게 이해시킬 필요가 없는 사이"라는 새벽서가님의 말씀이 저도 정말 좋았어요. 그럼에도 '애증'이라는 단어에는 생각이 복잡해집니다. '애'만 있으면 안 되나 꼭 '증'이 붙어야만 하나 싶더라고요. 애증은 어떤 의미로는 자주 싸워도 끈끈하니까 싸우는 게 괜찮다(당연하다)는 말처럼 느껴지기도 해요. 싸운다는 게 나쁘다는 게 아니라 좋은 싸움이 있고, 나쁜 싸움이 있다 생각하거든요. 어쩔 수 없이 싸워야만 하는 순간은 서로를 이해하는 방식을 다듬기 위해 싸워야겠지만(이건 건강한 싸움이라고 생각합니다), 충분히 싸움을 피해 갈 수 있는 방법이 있는데도 피하지 않는 건, 복잡한 전자를 택하기 보다 손쉬운 후자를 택해서 분출(내가 화가 난다고! 화 낼 거라고!)하는 관계라 좀 싫더라고요. 편한 것과 편안한 것은 다른 것인데 말이죠. 이걸 구분할 수 있는 관계가 좋은 것 같다는 생각도 들어요. 그런 의미에서 저는 '봉합'이라는 단어를 좋아하는데, 가끔은 너무 심하게 벌어져서 봉합하려해도 다시 벌어지는 관계가 있더라고요. 제 경우는 원가족이 그렇습니다.
엔솔로지 나왔을때부터 읽어주셨군요~ 저는 절친대행 너무 재미나서 요즘도 가끔 꺼내봅니다 ㅎㅎ
화제로 지정된 대화
9. 아홉 번째 질문입니다. <주인집 딸>에서 주인집 딸은 어찌 보면 나와 접점이 별로 없는 사람인데 암에 걸린 어머니 때문에 세입자인 나와 대화를 하게 되고 갈등이 생기는데요, 타인이지만 죽어가는 어머니를 둔 주인집 딸의 어려움을 외면할 수 없는 것은(나는 혼자서 주인집딸이 들어갈 방을 알아보고 다니기도 합니다) 내가 주인집 딸의 처지를 보면서 나라도 저런 상황이라면 저럴 수 있겠다고 공감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배 속에 아기가 자라고 있기도 하고, 자신을 낳아준 어머니가 떠올라서일 수도 있고요. 여러분은 생판 모르는 사람과 잠시나마 생각과 감정을 공유한 적이 있나요? 나와 상관없는 일이지만 함께 분노하거나 공감하면서 도움을 주고 싶었던 적이 있나요?
저는 개인적으로 이번 소설집에서 <주인집 딸>이 가장 좋았어요. 마치 한편의 단편 영화를 보는 느낌이었다고 할까요. 평범하지만 너무 인간적인 이야기라서 나라면 어땠을까 생각하며 읽게 되는데 저도 주인공 처럼 처음에는 주변인들 말에 휘말려서 화도 내보고 차갑게도 대해 보지만 계속 마음에 걸리는 찝찝함에 결국 내 마음이 편한 쪽으로 뭔가 도움이 되려고 하지 않았을까 싶었거든요. 아이를 키우다 보면 특히 생판 처음 보는 사람이지만 아이의 실수를 사과하거나 아이의 귀여움을 공유하다가 너무 쉽게 공감대를 형성할 일이 많더라구요. 물론 아이 때문에 더 예민해 질 때도 있지만.. 내가 엄마이기 때문에 더 공감해 줄수 있는 상황이 하나 더 생긴것 같아 뭔가 넓어진 느낌이랄까요.
저도 이 소설이 좋았습니다. :)
주인집 딸이 좋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데요, 예상치 못한 반응이었어요. 시간이 촉박해서 좀 급하게 쓴 소설이었거든요. 모녀에 대한 이야기는 너무 많은 것 같지만 하나하나 다 새로운 것 같습니다.
생판 모르는 사람과 생각과 감정을 공유한 적... 독서모임이나 북토크를 제외하면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타인의 감정에 적극적으로 표현해주시는 분들은 부럽더라고요. 책에 실린 <주인집 딸>도 그렇고, 엊그제 읽은 <소란한 속삭임>이라는 책에서도 낯선 이들과 분위기나 공기를 만들어가는 사람들에 대한 얘기가 나오는데요, 이런 이야기들은 가슴을 미지근하게 만들어 주어서 좋습니다.
어찌보면 서로 대화할 일이 없는 사이인 것 같은데 만나게 되는 이야기에 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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