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북플러스] 1. 두리안의 맛_수림문학상 작가와 함께 읽어요

D-29
Alice2023님의 대화: 저는 개인적으로 이번 소설집에서 <주인집 딸>이 가장 좋았어요. 마치 한편의 단편 영화를 보는 느낌이었다고 할까요. 평범하지만 너무 인간적인 이야기라서 나라면 어땠을까 생각하며 읽게 되는데 저도 주인공 처럼 처음에는 주변인들 말에 휘말려서 화도 내보고 차갑게도 대해 보지만 계속 마음에 걸리는 찝찝함에 결국 내 마음이 편한 쪽으로 뭔가 도움이 되려고 하지 않았을까 싶었거든요. 아이를 키우다 보면 특히 생판 처음 보는 사람이지만 아이의 실수를 사과하거나 아이의 귀여움을 공유하다가 너무 쉽게 공감대를 형성할 일이 많더라구요. 물론 아이 때문에 더 예민해 질 때도 있지만.. 내가 엄마이기 때문에 더 공감해 줄수 있는 상황이 하나 더 생긴것 같아 뭔가 넓어진 느낌이랄까요.
주인집 딸이 좋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데요, 예상치 못한 반응이었어요. 시간이 촉박해서 좀 급하게 쓴 소설이었거든요. 모녀에 대한 이야기는 너무 많은 것 같지만 하나하나 다 새로운 것 같습니다.
하금님의 대화: 아빠, 엄마, 그리고 자녀로 이루어진 가족만을 지칭하던 '정상 가족'의 틀이 점점 넓어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매스 미디어에 보다 다양한 형태의 가족이 비춰지기 시작한 영향이 큰 것 같습니다. TV 드라마를 비롯해서 청소년 소설까지, 그동안 현실에 존재했으나 스포트라이트를 (의도적으로) 받지 못했던 모든 가족들에게 골고루 빛이 돌아가기 시작한 것 같아요. 다만 아직 시작 단계이기 때문에 그동안 탄탄히 쌓인 '아빠-엄마-그리고 나'라는 가족 정형의 벽을 무너트리기는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아쉽지만 아직도 대중의 맘 속에 "정상 가족"의 대표적인 형태는 고정 되어있다고 생각해요. 저는 이상적인 가족이란... 나에게 위기가 닥쳤을 때 숨김없이 고백할 수 있는 사람으로 이루어진 집단이라고 생각해요. 혈연이나 결혼 여부는 크게 중요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서로의 위기를 고백하고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만큼, 나도 그 사람의 위기에 적극적으로 개입할 준비가 되어있다면 이상적인 가족이라고 생각해요.
위기에 닥쳤을 때 숨김없이 고백하고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사람. 그러고 보니 사실 우리가 위기에 닥쳤을 때 가족에게 모두 털어놓을 수 있기가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저도 가족에게 그런 사람인가 생각해보게 되네요.
김의경님의 대화: 9. 아홉 번째 질문입니다. <주인집 딸>에서 주인집 딸은 어찌 보면 나와 접점이 별로 없는 사람인데 암에 걸린 어머니 때문에 세입자인 나와 대화를 하게 되고 갈등이 생기는데요, 타인이지만 죽어가는 어머니를 둔 주인집 딸의 어려움을 외면할 수 없는 것은(나는 혼자서 주인집딸이 들어갈 방을 알아보고 다니기도 합니다) 내가 주인집 딸의 처지를 보면서 나라도 저런 상황이라면 저럴 수 있겠다고 공감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배 속에 아기가 자라고 있기도 하고, 자신을 낳아준 어머니가 떠올라서일 수도 있고요. 여러분은 생판 모르는 사람과 잠시나마 생각과 감정을 공유한 적이 있나요? 나와 상관없는 일이지만 함께 분노하거나 공감하면서 도움을 주고 싶었던 적이 있나요?
저는 한 사람의 서사를 천천히 따라가다보면 자연스럽게 감정이 전이되는 것 같아요. 좋을 때도 많지만 이용당하는 경험도 종종 있었던 터라, 정서적 공감과 인지적 공감을 잘 구별하려 하는데, 이것도 참 어렵더라고요. 그럼에도 여전히 개개인의 이야기에 몰입하게 되는 순간이 많습니다. 그게 꼭 가까운 관계가 아니더라도 낯선 경로로 접하게 되는 경우가 왕왕 생기더라고요. 재작년에 만난 282북스라는 사회적 기업도 마찬가지 경우였고요. 이곳에서는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데, 제가 가장 마음을 담아 응원하고 있는 건 '탈 가정 청년들(서울청년정책네트워크(청정넷)은 탈가정 청년을 가정폭력, 파산, 아웃팅 등 다양한 이유로 원가족과 갑작스럽게 단절돼 긴급하게 자립해야 하는 청년으로 정의했다)'이에요.
김의경님의 대화: 언젠가는 1인가구가 일반화되는 때가 올 수도 있지 않을까 싶은데요 4인가족이 공익광고에 등장한 것이 20년 전이군요.
오, 저도 1인 가구 7년 차인데, 주변에도 혼자 사시는 분들이 꽤 있거든요. 점점 더 이런 형태의 삶이 늘어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서로 어려운 일이 생겼을 때 상황을 공유하기도 합니다(해결은 못 해주지만 마음이라도 편안할 수 있게).
드라이아이스님의 대화: 사실 결혼이라는 제도가 그렇잖아요. 생판 남인데 가족을 이루기로 약속하는 것. 남녀 사이의 애정을 전제로 한 결혼은 정상 가족이라고 인정하면서 다른 사랑하는 사람들의 합의에 의한 관계는 가족으로 인정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이상하다고 생각해요. 서로에게 기대어 서로의 안전망이 되어 주고 살아갈 힘을 주는 관계라면 이상적인 가족이 아닐까요? 저는 요즘 힘들어하는 아들에게 위로가 되지 못하고 있다는 자책감을 느끼고 있는 중인데...제대로 위로해주거나 해결책을 주지 못하는 엄마라도 정말 힘들 때 마지막 보루이자 쉼터는 될 수 있다는 것만은 알아주었으면 좋겠어요.
안전망이라는 단어가 정말 좋은 것 같아요. 쉼터가 될 수 있다는 것만 알아주길 바라는, 아드님에 대한 그 마음도 정말 따스하게 느껴집니다.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주고 계신 것 같은걸요.
하금님의 대화: 감정을 공유할 수 있는 일은 잦아도, 왠지 생각을 공유할 수 있는 기회는 너무 드문 것 같아요. 저는 작년 12월 이후로 온라인 정치 공론장 활동이나 청원 활동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되었는데- 이런 일이 감정을 공유하는 일인지 혹은 생각을 공유하는 일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제 생각에 이런 류의 '대의'에 참여하는 일은 뭔가 <주인집 딸>에서 느낀 개인과 개인의 연대와는 느낌이 너무 다른 것 같아요. '나와 상관없는 일이지만 함께 분노하거나 공감'하는 일에는 분명 해당 되지만요. 영화나 소설을 읽으면서 (혹은 기타 예술 매체를 접하면서) 등장인물의 감정과 행동에 공감하는 일도 질문 주신 내용에 해당 되는 케이스일지 궁금했는데, 마찬가지로 역시 인간 대 인간으로 쌓는 유대와는 그 결이 다른 것 같아요. <주인집 딸>은 뭔가 전혀 모르는 타인끼리, 사회를 이루는 한 명의 개인으로서 서로에게 해줄 수 있는 최선을 다 했다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학교를 다닐 때는 이런 식의 교류가 가능했던 것 같단 생각이 들어요. 다들 이미 '같은 학교의 학생'이라는 유대를 가진 상태라 그랬을 것 같아요. 학교, 혹은 회사 밖의 사회는 이런 "한 묶음"이라는 의식이 옅기 때문에 유대감을 느끼기 어렵지 않은가 싶고요. 같은 건물 혹은 동네에 거주한다는 사실만으로 타인과 한 묶음으로 묶이지 않는다는 생각이 되려 현대 사회에선 더 강한 것 같아요. 그래도 저는 가끔 동네 산책로를 걸으면서 동네 사람들을 구경할 때 나름의 유대감을 느끼고 있어요. 이런 사람들이 이 동네에 사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 가끔 제 옆을 지나가는 사람들이 나와 전혀 상관없는 NPC보다 조금 더 하나의 개인으로 보이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청원에 참여하면 감정과 생각 모두 공유하게 되는것 같아요. 저는 그알 같은 방송에서 미제사건이 나올 때 분노하고 공감하면서 유족에게 도움을 주고 싶었는데 요즘은 마음이 아파서 못 보겠더라고요. 결국 아무런 도움을 줄수 없구나 싶으면서 마음이 무거워지고요. 그래도 현실에서건 드라마나 책을 볼때건 그런 감정을 느끼는 건 의미가 있겠지요. 나와 상관없는 일일지라도 내가 속한 사회에서 일어난 일이니 계속 관심을 가지겠다고 다짐하는데 너무 감정이입을 하면 힘들더라고요.
김의경님의 대화: 9. 아홉 번째 질문입니다. <주인집 딸>에서 주인집 딸은 어찌 보면 나와 접점이 별로 없는 사람인데 암에 걸린 어머니 때문에 세입자인 나와 대화를 하게 되고 갈등이 생기는데요, 타인이지만 죽어가는 어머니를 둔 주인집 딸의 어려움을 외면할 수 없는 것은(나는 혼자서 주인집딸이 들어갈 방을 알아보고 다니기도 합니다) 내가 주인집 딸의 처지를 보면서 나라도 저런 상황이라면 저럴 수 있겠다고 공감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배 속에 아기가 자라고 있기도 하고, 자신을 낳아준 어머니가 떠올라서일 수도 있고요. 여러분은 생판 모르는 사람과 잠시나마 생각과 감정을 공유한 적이 있나요? 나와 상관없는 일이지만 함께 분노하거나 공감하면서 도움을 주고 싶었던 적이 있나요?
생각과 감정이 비슷한 사람들이 모이는 경우, 그러니까 특별한 목적을 가지고 모임이나 행상에 가면 쉽게 다른 사람들과 공감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또한 유명한 관광지 (특히 역사상 위인과 관련이 있는 곳) 등에 가면 역시 모인 사람들과 한 마음 한 뜻이란 걸 쉽게 느끼는 것 같습니다. 제 경험으로는 잘스부르크의 모차르트 생가를 간 적 있는데 그 곳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모두 같은 모차르트를 생각하는 마음이라는 것 느끼는 아주 기분 좋은 체험을 한 적 잇습니다.
김의경님의 대화: 8. 아침부터 산에 다녀와서 한바탕 대청소를 한 다음 질문 드립니다. (지영 작가님이 주신 질문에 제가 조금 덧붙였습니다. ) <유라tv>에 나오는 두 가족의 관계에 시선이 가더라고요. <주인집 딸>이나 <나비>에 나오는 가족이 구성원에게 울타리가 되어 주지 못하는 것과 대조적으로 ‘주영’과 ‘수현’, 그들의 아이인 ‘유지’와 ‘효나’가 이루어온 보살핌과 챙김이 좋았습니다. 위태로운 ‘유지’와 ‘효나’가 일어설 수 있을 버팀목이 되어 줄 거라는(꼭 그랬으면!) 믿음도 갖게 되고요. 이들을 한 부모 가정의 집합으로 설정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여러분은 정상 가족이라는 게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완벽한 가족은 존재하지 않겠지만) 여러분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가족은 어떤 모습인가요?
요즘 다양한 가족의 형태에 대해서 알아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상이다 비정상이다라는 표현은 어울리지 않는 것 같아요ㅎ 이상적인 가족의 모습은 너와 내가 서로 긍정적인 면에서 발전할 수 있는 관계가 이상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김의경님의 대화: 앗... 결혼반지 ㅋㅋ 저는 커플반지를 녹여서 엿바꿔먹고 싶을 때가 있어요. 참아야겠죠....
저는 아이들 돌반지요........저거 팔면 돈 좀 되겠는데? 같은 느낌으로다가 묵혀놓고 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금아 올라랏!
김의경님의 대화: 수지님 저도 없어요. 최근에 노력했는데 떨어졌어요. 총3번 떨어졌더니 친구들이 도로의 매연에 오염되지 않았다고 천연기념물이라고 하네요 ㅎㅎ 무형문화재는 힘들지만 천연기념물로 올려드릴게요^^ 도로주행 시험관이 60번 떨어진 사람도 있다고 위로해주시더군요
그래서 도파민이 탄생했나봅니다 굳굳굳
김의경님의 대화: 9. 아홉 번째 질문입니다. <주인집 딸>에서 주인집 딸은 어찌 보면 나와 접점이 별로 없는 사람인데 암에 걸린 어머니 때문에 세입자인 나와 대화를 하게 되고 갈등이 생기는데요, 타인이지만 죽어가는 어머니를 둔 주인집 딸의 어려움을 외면할 수 없는 것은(나는 혼자서 주인집딸이 들어갈 방을 알아보고 다니기도 합니다) 내가 주인집 딸의 처지를 보면서 나라도 저런 상황이라면 저럴 수 있겠다고 공감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배 속에 아기가 자라고 있기도 하고, 자신을 낳아준 어머니가 떠올라서일 수도 있고요. 여러분은 생판 모르는 사람과 잠시나마 생각과 감정을 공유한 적이 있나요? 나와 상관없는 일이지만 함께 분노하거나 공감하면서 도움을 주고 싶었던 적이 있나요?
나와 상관없는 일이지만 도움을 주고 싶었던 일명 오지라퍼라고도 불리우는 행동을 저는 매일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최근에 가장 기억에 있는 건 도서관에서 유모차를 끌며 책을 물어보시는 분이 계셨는데 아이가 잠이 왔는지 엄청 찡얼찡얼거려서 그 근처에 얼쩡거리면서 굉장히 우스꽝스러운 표정으로 아이랑 아이컨택 했거든요 아이표정이 진짜 '저 아줌마 왜저래' 하면서 우는 걸 그때는 멈췄는데 ㅎㅎㅎㅎㅎㅎㅎ 그 어머님께서 굉장히 초연하셨다고 할까....아이가 저렇게 울면 당황스럽긴 할텐데 싶었는데 알고보니 아이 넷 엄마시더라구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 최근 오지랖 이였습니다 하하핫
연해님의 대화: 안전망이라는 단어가 정말 좋은 것 같아요. 쉼터가 될 수 있다는 것만 알아주길 바라는, 아드님에 대한 그 마음도 정말 따스하게 느껴집니다.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주고 계신 것 같은걸요.
따스한 말씀, 감사합니다. 그런데 가족이기에 거리두기를 할 수가 없고 그래서 불안한 마음에 상처를 주기도 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이상적인 가족은 참 힘들다는 생각이 듭니다. ^^*
하느리님의 문장 수집: "안전은 돈으로만 보장받을 수 있는 걸까. 코로나는 부자도 피해갈 수 없었다. 하지만 일용직 노동자들은 코로나에 좀 더 노출될 수밖에 없지 않을까."
저도 이 문장이 짠했어요. 코로나때 전 해외에 있었는데, 뉴스에 나오는 코로나 사망자들이 거의 다 일용직 노동자들, 그것도 인근 나라에서 넘어온 불체자들이었어요. 뉴스 보는 내내 마음 아팠던 기억이 떠올려지던 부분이었네요. ㅜㅜ
물고기먹이님의 대화: 저는 아이들 돌반지요........저거 팔면 돈 좀 되겠는데? 같은 느낌으로다가 묵혀놓고 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금아 올라랏!
전 전쟁나면 들고 튀려고 일단 집에 킵해 놨어요. 근데 어디 있는지 모르겠어요;;;; 킵해 놨다는 사실만 기억중
김의경님의 대화: 8. 아침부터 산에 다녀와서 한바탕 대청소를 한 다음 질문 드립니다. (지영 작가님이 주신 질문에 제가 조금 덧붙였습니다. ) <유라tv>에 나오는 두 가족의 관계에 시선이 가더라고요. <주인집 딸>이나 <나비>에 나오는 가족이 구성원에게 울타리가 되어 주지 못하는 것과 대조적으로 ‘주영’과 ‘수현’, 그들의 아이인 ‘유지’와 ‘효나’가 이루어온 보살핌과 챙김이 좋았습니다. 위태로운 ‘유지’와 ‘효나’가 일어설 수 있을 버팀목이 되어 줄 거라는(꼭 그랬으면!) 믿음도 갖게 되고요. 이들을 한 부모 가정의 집합으로 설정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여러분은 정상 가족이라는 게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완벽한 가족은 존재하지 않겠지만) 여러분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가족은 어떤 모습인가요?
저 어릴때만해도 이혼한 집 애들은 쳐다도 보지 말란 소리를 들었는데 지금은 이혼은 삶의 이벤트 정도로 여길뿐더러 정말 다양한 형태의 가족이 생겨나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한부모 가족, 다문화 가족이라고 하면 뭔가 사는게 힘들고 애들이 고생이 많을거란 선입견이 지배적인게 아쉽기는 하지만 이 또한 시간이 지나면서 긍정적인 인식이 주를 이루겠지요. 어찌되었든 이에 걸맞는 문화수준이나 복지제도 수준도 같이 향상될 수 있을테니 동성가족도 양지로 나왔으면 싶네요. 저는 책을 많이( 읽었다고 말할 순 없지만) 읽을수록 '책은 그저 책일 뿐일까? 책도 결국 시간 때우기용 오락거리에 지나지 않는 걸까? 내가 너무 책에 의미를 많이 두는 걸까?'라는 의심이 자꾸 듭니다. 세상에 나와있는 수많은 책들은 결국 사람에 대한 이야기, 그것도 사랑에 대한 이야기들인데 현실은 왜이리 삭막한 전쟁터인지. 그 괴리가 느껴질 때마다 우울해집니다.
김의경님의 대화: 9. 아홉 번째 질문입니다. <주인집 딸>에서 주인집 딸은 어찌 보면 나와 접점이 별로 없는 사람인데 암에 걸린 어머니 때문에 세입자인 나와 대화를 하게 되고 갈등이 생기는데요, 타인이지만 죽어가는 어머니를 둔 주인집 딸의 어려움을 외면할 수 없는 것은(나는 혼자서 주인집딸이 들어갈 방을 알아보고 다니기도 합니다) 내가 주인집 딸의 처지를 보면서 나라도 저런 상황이라면 저럴 수 있겠다고 공감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배 속에 아기가 자라고 있기도 하고, 자신을 낳아준 어머니가 떠올라서일 수도 있고요. 여러분은 생판 모르는 사람과 잠시나마 생각과 감정을 공유한 적이 있나요? 나와 상관없는 일이지만 함께 분노하거나 공감하면서 도움을 주고 싶었던 적이 있나요?
전 주로 걸어다니는 편인데, 건널목에 서서 신호를 기다리고 있으면 옆에 서 있던 할머니가 얘기를 걸때가 종종 있어요. 일정이 바쁘면 간단히 호응하고 내 갈 길 가지만 여유가 있으면 길가 벤치에 앉아 좀더 수다 떨다 가요. 첨엔 오죽 외로우시면 나한테 말을 다 걸까 싶은 마음에 들어 드렸는데 6.25 전쟁통에 살아남은 이야기도 듣게 되고 일제시대 때 겪었던 악덕 일본인 얘기도 듣게 되고 정말 살아있는 역사 얘기에 흠뻑 빠지다보니 어떨 땐 제게 말 걸어줄 할머니를 기다리게 되요. ㅎㅎ
갑질이라뇨. 제가 돈이 없어서 그래요. 1층은 5000만 원이거든요. 지층 3500만 원은 제가 어떻게든 끌어모아 돈을 해드릴 수 있는데 5000만원은 구할 수가 없어서 그래요.
두리안의 맛 p. 204, 김의경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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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린님의 문장 수집: "갑질이라뇨. 제가 돈이 없어서 그래요. 1층은 5000만 원이거든요. 지층 3500만 원은 제가 어떻게든 끌어모아 돈을 해드릴 수 있는데 5000만원은 구할 수가 없어서 그래요."
결국 파이 싸움은 약자들끼리 인거 같아요. 비슷한 예일지는 모르겠는데 .. 예전에 학급운용을 도와달라고 학부모에게 요청하는데.. 워킹맘은 이런건 좀 전업맘이 해줘야 하는게 아니냐.. 전업맘은 왜 우리가 너네 회사다닌다고 다 해줘야 하냐..이런거 가지고 싸웠다고 하던데.. ( 그런 기사를 본적이 있어요) 그때..본질은 왜 아빠들은 이 싸움에 관망하고 남의 일처럼 아무도 뭐라 하지 않는 다는 거였어요.. 그때.. 참..이게 뭔가?? 싶었던 기억이 있어요. 사실 전 온라인 오프라인다 이런 엄마모임에? 소속되어 있지 않아서 그런지 막..엄청 피부에 와닿는 실제적인 느낌이 없긴 한데.. 결국 싸우는건 힘든 워킹맘과 전업맘끼리 였다는게 기분이 묘하더라고요
김의경님의 대화: 9. 아홉 번째 질문입니다. <주인집 딸>에서 주인집 딸은 어찌 보면 나와 접점이 별로 없는 사람인데 암에 걸린 어머니 때문에 세입자인 나와 대화를 하게 되고 갈등이 생기는데요, 타인이지만 죽어가는 어머니를 둔 주인집 딸의 어려움을 외면할 수 없는 것은(나는 혼자서 주인집딸이 들어갈 방을 알아보고 다니기도 합니다) 내가 주인집 딸의 처지를 보면서 나라도 저런 상황이라면 저럴 수 있겠다고 공감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배 속에 아기가 자라고 있기도 하고, 자신을 낳아준 어머니가 떠올라서일 수도 있고요. 여러분은 생판 모르는 사람과 잠시나마 생각과 감정을 공유한 적이 있나요? 나와 상관없는 일이지만 함께 분노하거나 공감하면서 도움을 주고 싶었던 적이 있나요?
제가 대학생때 집에서 알바하러 지하철 타고 가는데.. 그때 어떤 몸이 불편한 50대??아저씨가 계단 올라가는 것좀 도와달라고 하셨어요..그때는 지하철에 아마 엘베가 없었을 꺼예요.. 그래서 제가 그 분 팔을 제 어께에 둘러매고 같이 계단을 올라갔는데.. 뒤에서 어떤 아줌마 두분이서 저희를 보고.. 하이거..남사시러 요즘 애들은 저래 꼭 껴안고 다닌다..부끄럽게. 대충 그런 말을 큰소리로 하면서 저희를 지나쳐 가다가.. 남자분이 나이많은 장애인인걸 보고.. 아이고.. 효녀가 따로없네.. 기특해라.. 또 이러시는 거예요. 참 그때 어이 없다는 생각을 했고.. 마음이 많이 아팠던게..장애인들은 지하철 타기 참..힘들다... (그때는 더했고.. 지금은 나아졌겠지만 여전히) 그런 생각을 오랫동안 했어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10. 지금쯤은 대부분 책을 다 읽으셨을 거라고 생각하는데요, 오늘은 <나비>에서 질문 드리겠습니다. <나비>에는 지적장애가 있는 나비라는 친구를 이용해서 성매매를 하는 여고생들이 나옵니다. 소설집에서 가장 어두운 작품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학생들은 나비를 이용하면서도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 것 같습니다. 나비를 제외한 친구들 간의 관계도 사실 친구라고 보기는 어려운 것 같아요. 여고생들이 나비에게 그런 짓을 할 수 있었던 건 나비가 자신이 이용당하고 있다는 것조차 모를 거라고 생각해서일 텐데요, 이 소설을 읽으면서 가장 충격적인 순간은 언제였나요? 그 감정은 어디에서 비롯되었다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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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디언들 여기 주목! 제발트 같이 읽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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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노예제가 뭐에요?
노예제, 아프리카, 흑인문화를 따라 - 02.어둠의 심장, 조지프 콘래드노예제, 아프리카, 흑인문화를 따라 - 01.노예선, 마커스 레디커[이 계절의 소설_가을] 『이름 없는 여자의 여덟 가지 인생』 함께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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