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북플러스] 1. 두리안의 맛_수림문학상 작가와 함께 읽어요

D-29
식구라는 말이 더 따듯하게 느껴지네요. 저도 자취를 한 이후로 진짜 제 삶이 시작되었던 것 같아요 가끔 집밥이 그립기도 했지만 혼자서 장을 보고 밥을 짓고 생활을 해나가는 성취감이 대단했던 거 같아요. 제한이 많은 식취향을 이해해주는 연인이 있다니 부럽습니다^^
따스한 말씀 정말 감사합니다. 자취를 한 이후로 진짜 삶이 시작되었다는 말씀이 든든하게 닿고 있어요. 모든 걸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는 건 저에게 굉장히 건강한 경험이더라고요. 여담이지만 저는 사실 집안일 하는 것도 좋아합니다. 제 공간을 지키는 행위라는 생각에 귀찮지도 않고, 하면 할수록 스스로가 대견해져요. 식취향뿐만 아니라 저의 모든 걸 존중해주는 연인의 존재는 고맙고 감사할 때가 많은 것 같습니다(제가 더 잘 해야겠지요).
밥 한번 먹자는 공수표에 언제 만나나... 늘 고민하는 소심한 1인입니다...;;;; 그렇게 서로 이해하고 보듬을 수 있는 편안한 연인 사이가 쉽지 않은데 연해님, 부럽습니다!!!!! 가족이든 지인이든 나에게 조금이라도 해가 된다면 거리를 두는 게 필요한 것 같아요. 그 거리두기에는 용기도 필요하고요, 연해님 멋찜 ><
제가 유년 시절을 거친 70년대만해도 ‘정상적인‘ 가족형태라는게 분명히 존재했다고 생각하지만 요즘엔 정말 다양한 형태의 가족이 존재합니다. 그래서 버는 정상/비정상이라는건 사람에 따라 의견은 있을 수 있겠지만 규정가능하다고는 생각되지 않네요. 저는 이상적인 가족은 각자가 함께할 때도 따로 개인적인 생활을 할 때도 즐겁고 서로에게 이해시킬 필요가 없는 거라는 생각이 드네요? ^^
서로 이해시킬 필요가 없는 사이, 좋네요. 친구들에게 가족에 대해 물으니 몇명이 '애증'의 관계라고 하더군요. (사실은 저도 그렇고요) 자주 싸워도 끈끈하다는 뜻 같은데 애증의 관계가 정말 좋은 것인지는 의문이에요.
"서로에게 이해시킬 필요가 없는 사이"라는 새벽서가님의 말씀이 저도 정말 좋았어요. 그럼에도 '애증'이라는 단어에는 생각이 복잡해집니다. '애'만 있으면 안 되나 꼭 '증'이 붙어야만 하나 싶더라고요. 애증은 어떤 의미로는 자주 싸워도 끈끈하니까 싸우는 게 괜찮다(당연하다)는 말처럼 느껴지기도 해요. 싸운다는 게 나쁘다는 게 아니라 좋은 싸움이 있고, 나쁜 싸움이 있다 생각하거든요. 어쩔 수 없이 싸워야만 하는 순간은 서로를 이해하는 방식을 다듬기 위해 싸워야겠지만(이건 건강한 싸움이라고 생각합니다), 충분히 싸움을 피해 갈 수 있는 방법이 있는데도 피하지 않는 건, 복잡한 전자를 택하기 보다 손쉬운 후자를 택해서 분출(내가 화가 난다고! 화 낼 거라고!)하는 관계라 좀 싫더라고요. 편한 것과 편안한 것은 다른 것인데 말이죠. 이걸 구분할 수 있는 관계가 좋은 것 같다는 생각도 들어요. 그런 의미에서 저는 '봉합'이라는 단어를 좋아하는데, 가끔은 너무 심하게 벌어져서 봉합하려해도 다시 벌어지는 관계가 있더라고요. 제 경우는 원가족이 그렇습니다.
엔솔로지 나왔을때부터 읽어주셨군요~ 저는 절친대행 너무 재미나서 요즘도 가끔 꺼내봅니다 ㅎㅎ
화제로 지정된 대화
9. 아홉 번째 질문입니다. <주인집 딸>에서 주인집 딸은 어찌 보면 나와 접점이 별로 없는 사람인데 암에 걸린 어머니 때문에 세입자인 나와 대화를 하게 되고 갈등이 생기는데요, 타인이지만 죽어가는 어머니를 둔 주인집 딸의 어려움을 외면할 수 없는 것은(나는 혼자서 주인집딸이 들어갈 방을 알아보고 다니기도 합니다) 내가 주인집 딸의 처지를 보면서 나라도 저런 상황이라면 저럴 수 있겠다고 공감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배 속에 아기가 자라고 있기도 하고, 자신을 낳아준 어머니가 떠올라서일 수도 있고요. 여러분은 생판 모르는 사람과 잠시나마 생각과 감정을 공유한 적이 있나요? 나와 상관없는 일이지만 함께 분노하거나 공감하면서 도움을 주고 싶었던 적이 있나요?
저는 개인적으로 이번 소설집에서 <주인집 딸>이 가장 좋았어요. 마치 한편의 단편 영화를 보는 느낌이었다고 할까요. 평범하지만 너무 인간적인 이야기라서 나라면 어땠을까 생각하며 읽게 되는데 저도 주인공 처럼 처음에는 주변인들 말에 휘말려서 화도 내보고 차갑게도 대해 보지만 계속 마음에 걸리는 찝찝함에 결국 내 마음이 편한 쪽으로 뭔가 도움이 되려고 하지 않았을까 싶었거든요. 아이를 키우다 보면 특히 생판 처음 보는 사람이지만 아이의 실수를 사과하거나 아이의 귀여움을 공유하다가 너무 쉽게 공감대를 형성할 일이 많더라구요. 물론 아이 때문에 더 예민해 질 때도 있지만.. 내가 엄마이기 때문에 더 공감해 줄수 있는 상황이 하나 더 생긴것 같아 뭔가 넓어진 느낌이랄까요.
저도 이 소설이 좋았습니다. :)
주인집 딸이 좋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데요, 예상치 못한 반응이었어요. 시간이 촉박해서 좀 급하게 쓴 소설이었거든요. 모녀에 대한 이야기는 너무 많은 것 같지만 하나하나 다 새로운 것 같습니다.
생판 모르는 사람과 생각과 감정을 공유한 적... 독서모임이나 북토크를 제외하면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타인의 감정에 적극적으로 표현해주시는 분들은 부럽더라고요. 책에 실린 <주인집 딸>도 그렇고, 엊그제 읽은 <소란한 속삭임>이라는 책에서도 낯선 이들과 분위기나 공기를 만들어가는 사람들에 대한 얘기가 나오는데요, 이런 이야기들은 가슴을 미지근하게 만들어 주어서 좋습니다.
어찌보면 서로 대화할 일이 없는 사이인 것 같은데 만나게 되는 이야기에 끌립니다%%
감정을 공유할 수 있는 일은 잦아도, 왠지 생각을 공유할 수 있는 기회는 너무 드문 것 같아요. 저는 작년 12월 이후로 온라인 정치 공론장 활동이나 청원 활동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되었는데- 이런 일이 감정을 공유하는 일인지 혹은 생각을 공유하는 일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제 생각에 이런 류의 '대의'에 참여하는 일은 뭔가 <주인집 딸>에서 느낀 개인과 개인의 연대와는 느낌이 너무 다른 것 같아요. '나와 상관없는 일이지만 함께 분노하거나 공감'하는 일에는 분명 해당 되지만요. 영화나 소설을 읽으면서 (혹은 기타 예술 매체를 접하면서) 등장인물의 감정과 행동에 공감하는 일도 질문 주신 내용에 해당 되는 케이스일지 궁금했는데, 마찬가지로 역시 인간 대 인간으로 쌓는 유대와는 그 결이 다른 것 같아요. <주인집 딸>은 뭔가 전혀 모르는 타인끼리, 사회를 이루는 한 명의 개인으로서 서로에게 해줄 수 있는 최선을 다 했다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학교를 다닐 때는 이런 식의 교류가 가능했던 것 같단 생각이 들어요. 다들 이미 '같은 학교의 학생'이라는 유대를 가진 상태라 그랬을 것 같아요. 학교, 혹은 회사 밖의 사회는 이런 "한 묶음"이라는 의식이 옅기 때문에 유대감을 느끼기 어렵지 않은가 싶고요. 같은 건물 혹은 동네에 거주한다는 사실만으로 타인과 한 묶음으로 묶이지 않는다는 생각이 되려 현대 사회에선 더 강한 것 같아요. 그래도 저는 가끔 동네 산책로를 걸으면서 동네 사람들을 구경할 때 나름의 유대감을 느끼고 있어요. 이런 사람들이 이 동네에 사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 가끔 제 옆을 지나가는 사람들이 나와 전혀 상관없는 NPC보다 조금 더 하나의 개인으로 보이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청원에 참여하면 감정과 생각 모두 공유하게 되는것 같아요. 저는 그알 같은 방송에서 미제사건이 나올 때 분노하고 공감하면서 유족에게 도움을 주고 싶었는데 요즘은 마음이 아파서 못 보겠더라고요. 결국 아무런 도움을 줄수 없구나 싶으면서 마음이 무거워지고요. 그래도 현실에서건 드라마나 책을 볼때건 그런 감정을 느끼는 건 의미가 있겠지요. 나와 상관없는 일일지라도 내가 속한 사회에서 일어난 일이니 계속 관심을 가지겠다고 다짐하는데 너무 감정이입을 하면 힘들더라고요.
저는 한 사람의 서사를 천천히 따라가다보면 자연스럽게 감정이 전이되는 것 같아요. 좋을 때도 많지만 이용당하는 경험도 종종 있었던 터라, 정서적 공감과 인지적 공감을 잘 구별하려 하는데, 이것도 참 어렵더라고요. 그럼에도 여전히 개개인의 이야기에 몰입하게 되는 순간이 많습니다. 그게 꼭 가까운 관계가 아니더라도 낯선 경로로 접하게 되는 경우가 왕왕 생기더라고요. 재작년에 만난 282북스라는 사회적 기업도 마찬가지 경우였고요. 이곳에서는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데, 제가 가장 마음을 담아 응원하고 있는 건 '탈 가정 청년들(서울청년정책네트워크(청정넷)은 탈가정 청년을 가정폭력, 파산, 아웃팅 등 다양한 이유로 원가족과 갑작스럽게 단절돼 긴급하게 자립해야 하는 청년으로 정의했다)'이에요.
생각과 감정이 비슷한 사람들이 모이는 경우, 그러니까 특별한 목적을 가지고 모임이나 행상에 가면 쉽게 다른 사람들과 공감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또한 유명한 관광지 (특히 역사상 위인과 관련이 있는 곳) 등에 가면 역시 모인 사람들과 한 마음 한 뜻이란 걸 쉽게 느끼는 것 같습니다. 제 경험으로는 잘스부르크의 모차르트 생가를 간 적 있는데 그 곳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모두 같은 모차르트를 생각하는 마음이라는 것 느끼는 아주 기분 좋은 체험을 한 적 잇습니다.
공통의 목적을 가진 사람들과 만나면 시간을 아끼는 기분이 들어요. 서론을 생략할 수 있달까요. 모차르트 생가에 모인 사람들이라니 상상만 해도 미소가 떠오르네요. 모차르트는 제가 작업할 때 자주 듣는 음악입니다. 모차르트는 졸리지 않아요....ㅎㅎ
나와 상관없는 일이지만 도움을 주고 싶었던 일명 오지라퍼라고도 불리우는 행동을 저는 매일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최근에 가장 기억에 있는 건 도서관에서 유모차를 끌며 책을 물어보시는 분이 계셨는데 아이가 잠이 왔는지 엄청 찡얼찡얼거려서 그 근처에 얼쩡거리면서 굉장히 우스꽝스러운 표정으로 아이랑 아이컨택 했거든요 아이표정이 진짜 '저 아줌마 왜저래' 하면서 우는 걸 그때는 멈췄는데 ㅎㅎㅎㅎㅎㅎㅎ 그 어머님께서 굉장히 초연하셨다고 할까....아이가 저렇게 울면 당황스럽긴 할텐데 싶었는데 알고보니 아이 넷 엄마시더라구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 최근 오지랖 이였습니다 하하핫
전 주로 걸어다니는 편인데, 건널목에 서서 신호를 기다리고 있으면 옆에 서 있던 할머니가 얘기를 걸때가 종종 있어요. 일정이 바쁘면 간단히 호응하고 내 갈 길 가지만 여유가 있으면 길가 벤치에 앉아 좀더 수다 떨다 가요. 첨엔 오죽 외로우시면 나한테 말을 다 걸까 싶은 마음에 들어 드렸는데 6.25 전쟁통에 살아남은 이야기도 듣게 되고 일제시대 때 겪었던 악덕 일본인 얘기도 듣게 되고 정말 살아있는 역사 얘기에 흠뻑 빠지다보니 어떨 땐 제게 말 걸어줄 할머니를 기다리게 되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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