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북플러스] 1. 두리안의 맛_수림문학상 작가와 함께 읽어요

D-29
화제로 지정된 대화
7. 어느덧 모임이 중간에 다다랐는데요 일곱 번째 질문 드리겠습니다. 윤주와 혜수는 돈을 내고도 호캉스를 즐기지 못합니다. 그곳에서 만난 감정노동자들이 자꾸만 신경이 쓰입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은 분명 많은 것을 해결해줍니다. 윤주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힐링이란 누군가의 감정을 사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그런 윤주에게 혜수는 이런 말을 하죠. “그런데 그 힐링이란 거 말이야. 꼭 누군가의 감정을 소모시키면서 해야 하는 걸까?” 소설 속 문장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즐거움과 죄책감이 동시에 드는 순간들을 어떻게 해석할 수 있을까요?
힐링은 누군가의 감정을 소모시킨다는 말에는 반대합니다. 아르바이트나 타인을 대할 때를 생각해보면 친절한 응대가 힘들기도 하지만 친절하게 돌아오는 상대방이 있으면 제 친절도 진심이 되고, 감정이 소모된다고 느껴지지 않았어요. 그럼 마찬가지로 힐링을 하면서 서비스직원들을 만날 때 진상을 부리지 않고 친절하게 대한다면 서로 감정이 소모되지 않고 즐겁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비슷하게..너무 친절한 곳에 가면 오히려 너무 불편해요.. 오래전이긴 한데..그냥 라멘집? 이었나.. 주문을 무릎꿇고 받아서 기겁한적 있어요. 오히려 사장은 알바들에게 이런 감정 노동을 시키나?싶어서 찝찝했던 기억이 있어요. 밥먹으러 가서는 밥먹을 수 있을 정도의 간결한 서비스만 주고받아도 충분하다고 생각해요.
지나친 서비스는 부담스러워요. 물론 지나친 서비스를 받아본 적도 없지만요...^^; 외국에 아주 비싼 호텔이 있는데 직원들이 절대 굽신거리지 않고 지시하고 권유하는 식으로 고객과 동등한 입장에서 전문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데도 모두가 최상의 서비스라고 만족하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그들이 호텔의 서비스를 최상으로 누리는 방법을 알려주기 때문이래요. 과도한 감정노동이 서비스에서 필수요소는 아니지 않은가 생각합니다.
자부심을 갖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감정노동자도 많지요. 저는 동네 미용실 원장님을 존경합니다. 실력도 최고 성격도 최고세요.
제 친구는 시각장애인 마사지사에게 한달에 한번씩 마사지를 받는데 마사지사가 너무 즐겁고 프로답게 일을 하셔서 거기만 갔다오면 힐링이되고 치유받는다네요. 저도 그분께 마사지를 한번 받아보고 싶어요 ㅎㅎ
저도 이 부분에서 양가감정이 올라왔어요. 저의 울적함을 해소하기 위해 누군가에게 감정 서비스를 받게 되면 그 상대는 감정을 소모하는 것이 아닐까. 상담처럼 직업적인 것일지라도요. 저는 발이 잘 붓는 편이라 발마사지를 주기적으로 받았던 적이 있는데요. 그때마다 뭔가 마음이 복잡했습니다. 반면에 제 지인 중에 피부관리사로 일하는 분이 계신데, 그분은 자신의 직업을 정말 좋아하는 게 느껴질 때가 많았어요. 피곤한 몸을 이끌고 방문했던 손님들이 상쾌한 표정으로 가게를 나설 때면 그게 그렇게 뿌듯하다고. 즐거움과 죄책감이 동시에 드는 순간은 힐링뿐만 아니라 삶에 곳곳에도 묻어나는 것 같습니다. 얼마 전에 읽은 「제16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의 여러 단편 중 '길티 플레저(죄책감을 뜻하는 길티와 기쁨을 의미하는 플레저의 합성어로, 어떤 행위로부터 즐거움을 느끼지만 그를 통해 사회적으로 비난받을 수 있기에 떳떳해질 수 없는 마음을 가리킨다)'를 주제로 한 단편이 있었는데요. 그 부분이 떠오르기도 했어요. 뜬금없지만요. 하지 말아야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중독처럼 하게 되는 (나만 아는) 무언가가 저에게는 '재차 확인하기'입니다. 강박증이 좀 심해요(편집증 같기도 하고). 적어도 이 행위가 타인의 감정을 소모시키지는 않는다는 게 그나마 다행인 것 같습니다(하하...).
2025 제16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한국문학의 새로운 미래를 함께하고자 2010년 제정된 젊은작가상이 올해로 어느덧 16회를 맞이했다. 데뷔 십 년 이내의 젊은 작가들이 한 해 동안 발표한 소설 가운데, 지금 여기에서 창발하는 문제의식을 가장 예리한 시선으로 포착해낸 작품에 주목하고자 한다.
어릴 때 목욕탕에 가면 때밀이 아줌마가 몸을 밀어주셨는데요, 엄마 밀어주고 나서 제 몸도 밀어주셨거든요. 너무 당당하고 씩씩하게 비키니 차림으로 등짝을 때려가면서 때를 밀어주시는 아줌마를 떠올리면 기분이 좋아요. 몸에 요플레도 발라서 피부마사지도 해주시고요 ㅎㅎ 아줌마가 굽신거리는 분위기가 아니어서 더 좋았던거 같아요.
엇! 저도 잊고 있었는데 작가님 덕분에 그때의 기억들이 새록새록 떠올랐습니다. 저는 때를 밀어주셨던 아주머니는 당당하고 씩씩하셨는데, 되레 제가 막 부끄러워서 몸을 움츠렸다죠. 사실 성인이 된 후로는 목욕탕이나 찜질방, 수영장도 잘 안 가는 편인데, 알몸(?)으로 돌아다니는 게 왜 이렇게 민망한지 모르겠어요(하하하).
참, 창원에 있던 목욕탕에는 등 때를 밀어주는 기계도 있었어요!
저는 기계는 못봤는데 ㅎㅎㅎ 검색해봐야겠어요. 궁금하네요.
저는 말씀하신 윤주와 혜수의 대화를 타인의 감정을 소모해야 나의 힐링이 가능한 선택지가 현대사회에 너무 만연하다는 사실을 짚어주는 대화로 받아들였어요. 요새는 모든 것이 돈을 주고 구매하는 서비스가 될 수 있는 시대잖아요. 한국의 배달 서비스, 일본의 유료 친구 서비스 등등... 제가 떠올리지는 못해도 ‘이런 것도 돈 내면 해주나?‘싶은 일들이 세상에 참 많잖아요. 하다못해 카페에 가서 커피를 사는 것도 타인의 감정을 사는 것일까, 갑작스레 고민이 되네요. 아무튼 저는 그런 이유로 윤주의 말에 어느 정도 공감해요. 혜수의 말에도 일리가 있는 것 같아요. 힐링은 꼭 타인과 접점을 만들어야 할 수 있는 행위가 아니니까요. 저는 힐링을 위해서라면 (커피를 사는 일을 제외하면) 오래오래 혼자 걷는 걸 좋아하거든요. 저는 즐거움과 죄채감이 동시에 드는, 타인의 감정과 시간을 양분삼아 나의 힐링을 챙기는, 그런 시간들을 저는 “이 시간을 최선을 다 해 즐겨야하는“ 이유로 해석하고 있어요.
예전에 스벅에서 메뉴 잘못 들었다고 직원에게 커피(액체)를 뿌린 아저씨를 봤는데요 그런 진상이 아니고서야 바리스타가 감정노동이 심하지는 않은 것 같아요. 다행히도 타인의 감정을 소모시키지 않고도 힐링할 수 있는 방법은 많은 것 같네요. 하지만 돈으로 힐링하는 사회에서는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상품들이 얼마든지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화가 풀릴 때까지 맞아주는 서비스라든가 강아지를 며칠 빌려주는 서비스라든가요.. (물론 이미 나와있을 거고 이미 거래가 이뤄지고 있겠지만요)
아이고, 세상에. 이 무슨...! 이런 걸 보면 아직도 가야 할 길이 멀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취준생 시절, 카페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밤늦게 찾아온 취객이 행패를 부려서 경찰에 신고했던 적이 있는데요. 10년도 더 지난 일인데, 아직도 그때 생각하면 아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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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 비즈니스 석이나 놀이 공원에 패스트 트랙을 보며 자본주의의 상징이라고들 하죠. 저는 이런 자본주의는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거의 주지 않으며 누군가의 감정도 소모하지 않고 돈으로 안락함이나 시간을 사는 거라고 생각하는데 반대로 추악한 자본주의의 모습이라고 보는 사람들도 많더라고요. 생각해 보면 누군가는 상대적 박탈감이나 억울함을 느낄수도 있겠지만 반대로 그들이 돈을 더 내서 비행기나 놀이공원이 운영이 되고 다른 사람들이 비교적 낮은 비용을 낼 수 있으니 모두에게 윈윈 이라고도 볼수 있다는 생각도 들어요. 결국 사람의 태도가 중요한 것 아닐까요.
“자본주의 사회에서 힐링이란 누군가의 감정을 사는 것”이라는 윤주의 말에는 일종의 보상심리가 작용한 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윤주가 호캉스를 자연스럽게 즐긴다기보다 '즐겨야만하는 것', 강박적으로 보였어요. 제 눈에는 배려로 느껴졌던 혜수의 행동이 윤주에게는 불편한 감정을 들게 한 것도 이와 마찬가지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같은 상황에서 다른 감정을 느끼는 데에는 두 인물의 성격 차이에 따른 것도 있으리라 여겨집니다. 민준과의 사연이나 여러 측면에서 봤을 때 혜수는 방어적인 성격으로 읽혀요. 반면에 윤주는 적극적이고요. 그리고 즐거움과 죄책감처럼 양가적 감정을 동시에 느끼는 일은 종종 있는 듯합니다. 예를 들면, 야근을 하다 일이 끝나서 신나게 퇴근 준비를 하다가 남아 있는 팀원을 보면 차마 발이 떨어지지 않는... .
누군가의 감정을 사야만 힐링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독서나 예술 활동 감상 같은 경우는 힐링이 되면서도 누군가의 감정을 상하게 하지는 않을 것 같으니까요 (작가님들이 치열하게 감정 활동하시는 것 까지는 고려하지 않는다면요) 즐거운 순간에 낭비나 환경파괴 같은 것이 심하다면 죄책감이 드는 것은 당연한 것 같고 이러한 즐거움은 피하는 것이 맞는 것 같습니다.
자유시장 중심의 자본주의에서 팔고 사는 이가 있는 아주 당연한 것을 너무 감정적으로만 표현한 거 아닌가 싶습니다. 다른 사람의 감정을 희생시키고 내가 행복해지는게 아니라 그저 서비스를 샀을 뿐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윤주가 보기에는 혜수가 지나치게 예민하다고 느낄 거라고 생각해요. 저도 사실 단순한 성격인데 혜수와 비슷한 친구가 있어서 같은 상황에서도 사람에 따라 느끼는 것, 생각하는 것이 참 다르구나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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