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북플러스] 1. 두리안의 맛_수림문학상 작가와 함께 읽어요

D-29
저도 위의 콜센터 장면이 생생해요. 공감했었거든요. 전에 집 알아보러 다닐 때 많이 놀라기도 어느 면에서는 무섭기도 했는데, 연해님의 마음과 비슷했으려나요. 그 이후에 내가 뭐라고,,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어요. 겉으로 보이는 모습으로 판단하는 게 폭력적인걸 수 있으니까. 누군가는 나의 겉모습과 생활을 보고 그렇게 느끼고 판단할 수도 있는 거니까요...
공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Kiara 님 말씀을 읽고 보니 정말 그러네요. 제가 타인들을 낯설게 여겼던 것만큼 저 또한 타인에게 충분히 낯선 사람일 텐데. 왜 제 자신은 타인에게 무조건 안전한 사람일 거라 자신했는지, 다시 돌아보게 됩니다. 보여지는 모습으로만 사람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점도요.
친구 집만 가도 놀랄 때가 있어요. 저는 완벽히 정리된 친구 집을 보고 너무 놀랐어요. 성격이 털털한 친구라서 정리를 잘 안 할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정리와 청소에 대해서는 결벽증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하하, 사실 저도 친구분의 성향과 가깝습니다. 결벽증을 넘어 강박증인 것 같아요. 이사 준비하면서 저희 집을 보러 오신 분들이 다 놀라셨더라는... 저는 그게 평범한 건 줄 알았는데, 아닌가 보더라고요. 방에 머리카락 한 올 떨어져 있는 것도 잘 못 보는데, 이정도면... (흠) 아 근데, 청소하는 걸 좋아하긴 합니다(치워야 직성이 풀린달까요).
사실 저는 경상도 창원에 살다가 서울로 전학오고, 한동안 적응하기 힘들었던 시기가 있었는데요. 대외적으로는 친구도 많고(반장도 하고), 학업 성적도 좋았는데, 마음이 계속 붕 뜬 느낌, 어디에도 정착하지 못하고 있는 느낌이었어요. 그럴 때마다 살갗이 피가 날 정도로 벅벅 씻었는데(당시 제 스트레스 해소법이었어요), 그게 결병증으로 자리잡은 것 같더라고요. 지금은 많이 나아지긴 했는데, 여전히 좀 지독한 면이 종종 나타나긴 합니다.
청소하면 개운한 거... 저 같은 사람은 절대 모르지만 저는 어지르고 같이 사는 사람은 쫓아다니면서 치워요^^;; 정리 못하는 것도 평생 못 고친다고 하는데 그래도 깔끔한게 백번 나은거 같아요.
경계심이 너무 없어도 곤란한 것 같아요. 낯선 사람만큼 무서운 것도 없죠. 소설을 읽는 것이 인간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소설을 읽는 것이 인간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 같다는 말씀에 정말 공감합니다. 근데 한편으로는 그래서 더 입체적으로 무서워질 때도 있... (죄송합니다) 경계심이 너무 없는 것도, 너무 많은 것도 곤란한 것 같은데, 적당히가 늘 어렵더라고요(하핫). 전에 혼자 템플스테이를 갔는데, 그때도 첫날은 그곳에 온 모든 사람들을 (혼자 열심히) 경계했는데요. 밤에 스님과 함께 하는 차담 시간에 갔더니, 다들 너무 좋은 분들인 거예요. 그때 속으로 눈물이 날 것 같았더랬죠(아... 세상은 따스한 사람이 많은데, 내가 오해를 했군). 그래서 다음 날부터는 경계심 풀고 편안하게 눈인사도 하면서 잘 다녔던 기억이 납니다. 타인의 서사를 알게 되면 의외로 쉽게 허물어지는 게 경계 같기도 하더라고요.
세상에는 좋은 사람도 많더라고요. 요즘은 제가 다른 사람들에게 좋은 사람이었나 생각해보게 됩니다... 타인의 서사를 알게 되면... 정말 그런 것 같아요^^
저는 평범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만 어떤 순간에,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 항상 경계인이 될 수 있지요. 예를 들어 예전에 외국에서 1년을 살았는데, 그 시간은 관광객이 아닌 경계인의 삶을 경험하는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경계인은 내가 모르는 낯선 이라서 보통 두려움이나 혐오의 감정을 가질 수 있지요. 반대로 신비하고 매력적인 존재로 느낄 수도 있구요. 중요한건 그 감정이 상대에게 폭력이 되지 않도록, 인간에 대한 예의와 존중을 늘 품어야 할 것 같습니다. 낯선 문화에 대한 이해와 포용력도 길러야 겠지요.
정말 그렇네요. 동네에 다양한 인종의 사람들이 사는데 저는 히잡을 쓴 아랍 여성들에 대해 신비감을 느끼는 거 같아요. 활짝 연 창문 사이로 반지하 집이 들여다 보이는데 집안에서도 히잡을 쓰고 수다를 떠는 모습을 볼 때마다 무슨 이야기를 나누는지 너무 궁금해요.
친구가 심리학 쪽에 있다보니 이번에 기질과 성격을 무료로 검사를 받아보았습니다. 저는 굉장히 타인과의 접촉에 허들이 낮은 편이 더라구요. 그렇다보니 기본적으로는 선입견 없이 사람을 대하는 편인데요. 아무래도 삶에 녹아져있는 태도와 말투 눈빛 행동등에서 두리안과 같은 경계인을 만나는 것 같습니다. 경계인을 만나게 되면 일단 그들의 삶에 관심이 없기 때문에 삶이 어떠한지는 자세히 모르겠지만 나와 다른 결이라고 생각하고 보통 1회성 만남으로 끝이 나는 것 같습니다. 감정은 크게 느끼지 않습니다. 그저 나와는 좀 결이 다른 사람이네?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경계인이라... 아마 시댁모임일때 느끼는 거 같아요.. 제가 이제 결혼했으니.. 시댁을 가족처럼 여겨야 겠다거나,, 그 반대이거나.. 그런 거 없이.. 그냥 남편의 가족.. 그 정도로만 여겨서 그런거 같아요. 여기에 뭐 나쁜맘 좋은맘 그런거 없이..남편의 가족이 팩트니까. 거기에 더도 덜도 아닌 마음이라 그런거 같고 경계인이라고 스스로 생각하는 거에도 불편한 마음도 없고,, 절대 친해지지 않을꺼야..하는 마음도 아니고. 예쁨받는 며느리가 될꺼야 그런 맘도 없어서,, 그런거 같아요..
많은 분들 공감하실 거 같아요. 경계인까지는 아니어도 혼자 겉도는 것 같다고 느끼는 사람은 많을거 같아요. 딸 같은 며느리는 판타지죠. 친정에 가도 경계인 같다고 느끼는 사람도 있을 거고요.
저는 제삶도 경계인이 아닌가 싶어요. 내나라가 아닌 장소들에서 서른해를 살아오고 있으니 말이에요. 이제는 한국에 가고 딱히 종속감을 느낄 수도 없구요. 당연히 직장에서도 비슷한 느낌을 갖습니다. 그런데, 이건 개인적인 기질도 한몫하는듯 해요. 제가 일단 사람에게 곁을 쉽게 내주는 성격은 아니라서요. 자의적이고 선택적인 경계인의 삶으 더 편하게 느끼나라는 생각을 문득 하개 되네요? 그래서인지 다른 경계인들을 봐도 각자에게 그 나름의 이유가 있겠지라고 생각하는거 같네요
30년이나 해외에 거주하시는군요. 어딘가 속하지 않으면 외로울 수도 있지만 말씀하신대로 자유로울 수 있겠네요. 쫓겨서 간 것도 아니고 선택한 삶이니 더 그럴 거 같아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14. 어느새 마지막 질문입니다. 그믐 동안 <두리안의 맛>을 함께 읽어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책을 출간한 다음 독자들과 함께 책을 읽은 시간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카페, 지하철 안... 다양한 장소에서 질문을 올리고 댓글을 달았네요. <두리안의 맛>에 실린 소설들은 대부분 코로나 때 썼습니다. 팬데믹을 견디면서 글을 썼고, 그 시간 동안 소설이 제게 큰 위안을 준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습니다. 어떤 상황에서건 조금씩이라도 글을 쓸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을 얻었어요. 오늘은 마지막 질문이니 내일 창이 닫힐 때까지 하고 싶은 말이나 문장 수집 등 어떤 글이든 올려주시면 되겠어요. 저도 창이 닫힐 때까지 댓글을 달겠습니다. 무더운 여름 건강하고 시원하게 보내세요!
팬데믹을 견디시며 이 책을 집필하셨군요. 소설이 작가님에게 큰 위안이 되었다는 말에 제 마음이 다 포근해집니다. 29일 동안 <두리안의 맛>에 담긴 소설들을 한 편 한 편 깊이 있게 나눌 수 있어 좋았어요. 올해 다시 시작된 수북플러스의 시작이 작가님의 책이라 더 좋았고요. 작년에 <콜센터> 모임에서 신간에 대한 말씀을 해주셨을 때부터 두근두근 기대했는데, 이렇게 그믐에서 작가님과 생생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니요! (역시 그믐 짱) 저 혼자 읽었다면 놓치고 지나쳤을 많은 부분들을 이 공간에서 새롭게 인지하고, 생각할 수 있어 더욱 풍성한 시간이었습니다. 작가님의 다정하고 정성스러운 답변들도 정말 감사했습니다:)
수북탐독 때부터 <두리안의 맛>을 기다려주셨군요.. 책은 혼자 읽는 것인 줄 알았는데 함께 읽기의 즐거움을 그믐을 통해서 알았네요. 연해님 항상 함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야말로 감사합니다! 위에 @아린 님 말씀처럼 작가님과 그믐을 통해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게 여전히 신비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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