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청 관리국, 도난당한 시간들/도서 증정] 이지유 작가와 함께 하는 독서 모임

D-29
"리나가 스카이 카를 타고 집을 떠나면서 점점 멀어지는 걸 보며 인만과의 추억도 멀어지는 것만 같았다"라는 문장을 보며 슬펐어요.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만같은 느낌이여서요. 리나는 스카이 카를 타면서 무슨 생각들을 했을까요?
느티나무님 말씀대로 리나가 다시 그 때로 돌아갈 수는 없을 거예요. 과거에서 현재를 바로잡을 수 있는 걸 가지고 현재를 살아가는 게 우리가 사는 모습 중 하나인 것 같아요.:)
"침착해, 김린. 괜찮아" 리나는 자신의 본명을 부르며 스스로를 다독였다.
질병청 관리국, 도난당한 시간들 p156, 이지유 지음
겉포장을 어떻게 바꾸든 본질은 그대로인 것이죠. 리나가 갖고 있는 변함없는 정체성은 김린이기에, 스스로에게 솔직해질 때 본명을 말하는 것으로 표현했어요.
'이자카야 건물은 원래 쇼핑몰이었어.' 리나의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차올랐다. '나는 어릴 때 여기 온 적이 있어.'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 리나는 결국 구토를 하고 말았다.
질병청 관리국, 도난당한 시간들 p159, 이지유 지음
눈을 가리고 있던 것들이 벗겨지고 자신의 진실을 알았을 때, 이제껏 덮어왔던 것들에 대한 신물 나는 것과 더불어 리나가 육체적으로도 여러 기관의 작용 때문에 일어나는 반응을 겪는 부분이었어요.
아버지 인만은 질병청 관리국 바이러스 연구소에서 인공변이 바이러스가 유출되는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고모는 아빠 소식을 듣고 급하게 가다가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그 후 린의 기억에서 네 살부터 여섯 살까지의 시간이 사라졌다. 은경은 린의 해마 일부분에 자극을 주는 수술을 결정했다. 심한 충격을 받은 린이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었기에 결단한 일이었다.
질병청 관리국, 도난당한 시간들 p161, 이지유 지음
정말 끔찍한 경험은 심리적 작용으로 잊어버리고 사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해요. 리나의 어머니가 리나를 위해 해줄 수 있는 최선의 방법으로 기억 제거 수술을 선택한다고 설정했어요. 완벽히 통제 가능한 수술이 아니라는 전제 하에 현재에 이르러 기억이 되돌아온 걸로 했습니다.
“ 리나가 카페로 돌아오자 가토는 계산을 마치고 문 옆에 서 있었다. 저만치 우뚝 솟은 연구소 단지의 맨 앞 건물이 보였다. 20층 높이에 150평을 차지한 방탄유리 건물은 거만하고 차가워 보였다. ”
질병청 관리국, 도난당한 시간들 p169, 이지유 지음
오챠노미즈에 가서 어떤 건물을 봤는데 딱 저런 느낌이었어요. 연구소의 이미지도 그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가토는 싱긋 웃더니 이제 다음 차례로 가자며 리나를 앞서 보냈다. 가토는 자신의 몸으로 맞은편 에스컬레이터를 가리고 섰다. 한국 공공기관의 바이러스 연구사가 왔음에도 정작 중요한 실험실은 보여주지 않겠다는 의미였다.
질병청 관리국, 도난당한 시간들 p174, 이지유 지음
웃으며 통제하는 모습을 그리려고 했습니다.ㅎㅎ
환기구는 사람 하나가 겨우 통과할 정도의 크기였다. 리나가 벽에 붙은 철제 사다리를 타고 내려가니 시커먼 물이 퀴퀴한 냄새를 풍기며 흘러가고 있었다. 위에서 스기모토가 고개를 쑥 내밀었다. 리나는 어두운 데서 스기모토의 하얗게 화장한 얼굴을 보니 공포영화의 한 장면 같다고 느꼈다.
질병청 관리국, 도난당한 시간들 p186, 이지유 지음
이 장면은 저의 전작인 《깨끗한 살인》의 교회 묘사와도 통하는 데가 있습니다. 겉보기에는 멀쩡하지만 밑바닥은 망가지고 악취가 나는 부류들의 은유라고 봐주시면 좋겠어요. 실제로 도시의 모습도 이런 양면을 극명하게 갖고 있잖아요. 겉으로 화려하게 드러내기 위해 그렇지 못한 건 필사적으로 감추기도 하고요. 부실한 인간의 내면도 저렇지 않을까 싶어요.
어두운곳에서 스기모토의 하얗게 화장한 얼굴은 어떤 느낌이였을까요?
저는 심리공포물의 한 장면처럼 상상하시길 바라는 마음도 있었어요.^^;
우연히 일어나는 일은 별로 없다. 리나는 인만이 했던 말이 떠올랐다. 리나가 가지고 나온 참치범 피규어, 미국요원과 연락하는 홀로그램기를 숨겨놓았던 그 피규어에 프로젝터 기능이 있었다. 이런 우연이 있을 수 있나?
질병청 관리국, 도난당한 시간들 p206, 이지유 지음
우연이지만 준비된 듯 한 필연적인 요소들도 있는 거 같아요. 저는 그게 개인의 간절함과도 연관있다고 보거든요. 가까이 있거나 지니고 있는 것이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하기도 하는데, 그게 어떤 공식이나 법칙일 수도 있겠지만, 논리적 흐름 안의 비논리랄지, 그런 원함이나 간절함이 인도해간 것도 있다는 생각으로 썼어요.
한이 운전석 창문을 톡톡 건드렸다. 창문을 내리자 한이 말했다. "이제 뭐 할거에요?" "전화부터 하려고요. 그럼 저 먼저." 리나는 인사하고 창문을 다시 올렸다. 스카이 카를 띄운 리나는 한이 그의 차로 가는 걸 본 후 메인보드를 터치해서 '통화'이모티콘을 눌렀다. 귓속의 이어폰을 누른 리나가 말했다. "이은경 씨한테 전화." 리나는 잠깐 숨을 멈췄다가 말을 이었다. "우리 엄마."
질병청 관리국, 도난당한 시간들 p227, 이지유 지음
일종의 새로운 시작이 되는 엔딩으로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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