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공공도서관 "도도한 북클럽" <두 사람의 인터내셔널>

D-29
도서관에서 제일 바쁜 4, 5월입니다. 그럼에도 도서관 근무자라면 한 권쯤은 읽을 수 있겠죠? 2024년도에 너무나 뜨거웠던 김기태 작가의 <두 사람의 인터내셔널>이 이번 달 선정도서입니다. 이 책에는 각종 상을 휩쓴 단편 9편이 수록되어 있는 소설집입니다. 사회 세태를 반영한 소설을 써서 생각할 거리도 많지만 재미는 덤입니다. 9편을 다 읽기란 힘들 수 있으니, 그 중에 한 편 정도를 다뤄볼까 합니다. <보편교양>은 교육 문제를 다루고 있고 고전 읽기에 진심(?)인 선생님이 주인공입니다. 그럼 5월에는 가볍게 단편 하나 읽어볼까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약 30페이지 정도 분량의 단편을 읽어본 소감은 어떠신가요? 나에게 "고전"이란 무엇이며, 읽었던 '고전' 중 기억에 남는 책을 써주세요. 좋아하는 이유와 추천글도 함께 써 주세요~
어릴 때 필독서 목록으로 고전을 접했을때는 어렵기도하고 숙제같기도해서 항상 중간에 포기했던 기억이 납니다. 자료실에 근무하고서부터는 고전하면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이 생각나네요. 이제는 왜 이 작품들이 지금 시대까지 고전문학이라는 이름으로 사람들에게 언급되는지 알겠더라고요. 바뀐 시대상을 감안하면서 읽어야 하지만요. 지금 생각나는 고전은 단테의 신곡입니다. 아무래도 문학이네요. 읽는 내내 흥미롭고 재미있었지만 제 짧은 배경지식으로 두루뭉술하게 넘겼던 부분이 많아서 아쉬움도 컸습니다. 제가 읽었던 책에 실려있던 윌리엄블레이크의 삽화가 인상적이기도 했고요.
"고!전!" 간만에 고전이란 무엇인가를 인터넷으로 검색을 해 보았네요. 학생시절 고전을 읽어보겠다고 과감하게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 벌"을 선정. 읽어내려갈수록 도대체 뭔 내용인지 이해를 못했던 기억과 함께 너무 광대한 페이지에 그만 손을 놓아버렸던 슬픈 기억이 납니다. 그 후로 몇권의 고전을 읽었지만 기억에는 지워져버린 고전들! 짧은 페이지의 고전부터 다시 도전해 봐야크~~을.... 아기달별님이 보내 준 30페이지의 내용을 읽으면서 비교과 교사들의 애환을 느꼈고, 우리 학교의 현실을 보게 되었고, 꿋꿋하고 자신의 마음 가짐으로 진정성을 보인 은재의 모습에 박수를 보내게 되었네요. 아기달별님 "쌩유"~~
@아기달별 님... 담에도 이번추륵 해줘요~~
개인적인 경험과 기억이 사라나는 이야기에 숨이 막혔다가 스르르 내어 쉬었다가 세상이 변했구나 안도했습니다. 교사의 태도에 감동 받고 과거 저의 생각과 행동에 반성을 했습니다. 최근 '이방인'을 다시 읽었습니다. 텀을 두고 주기적으로 읽게 되는 책이 고전 같습니다. 읽기는 하는데 잘 이해하고 있는지 의문입니다. 논어나 맹자를 읽으며 멍 해졌다가 무릎을 탁 치게 되는 구절이 나오면 놀랍기도 합니다. 동물농장과 어린왕자는 더 자주 읽게 됩니다. 고착화 되는 나이일수록 경계하려는 몸부림이고 나이와 반대로 순수한 마음이 소중하게 느껴지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보편교양>의 교사와 학생이 있을지 의문이 듭니다. 물론 어딘가에 있겠지만, 이런 단편을 보며 희망을 품기에는 암담합니다. 책, 고전과 가장 가까운 일터인 도서관 또한 이런 마음을 품거나 시도를 할 수 없는 환경인 것 같습니다. 다른 일을 공모할 여유가 없고 눈앞의 바쁜 일을 처리하느라 허덕이고 있지 않나요. 어렸을 적 친구네 놀러 갔을 때 <앵무새 죽이기>라는 책이 놓여 있어서 공포 소설인 줄 알고 이건 무슨 책이냐 물었더니, 어려워서 너는 못 읽을 거라는 대답을 들었습니다. 이후 몇 년이 흘러 그 책을 손에 들었고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고, 재밌었고, 감동적이어서 한동안 뿌듯했던 기억이 납니다. 특히 주인공의 아버지는 저의 롤모델로 오래 자리잡았습니다. 지금 읽으면 동화 같은 면이 없지 않나 싶지만, 그 책이 말하는 주제는 지금 시대에도 여전히 적용되고 있는 것 같네요.
인상깊게 읽고 sns에 짧게 감상평 올렸던 책이라 개인적으로는 매우 반가웠습니다. 교사가 '보편교양'이라고 생각하는 책의 목록들에 주눅이 들기도 했구요. 이런 책들이 '보편'적으로 지녀야할 교양인 읽어야할 책이라면 난 평생 교양인 못할거 같은데... 책을 전혀 읽지 않는 '비독서 학생'들에게 어떻게든 한 권이라도 읽혀보려고 고군분투하는 특성화고 국어 선생님 친구가 생각나기도 했어요. 이젠 밥벌이로서의 기능이 훨씬 크지만 아직 일에 대한 직분?을 느끼며 어쩌면 그걸 같이 부풀릴 누군가가 있지 않을까 기대하며 일을 도모해보는 한풀 꺾인 순진함이 짠하기도 하고... 마음이 많이 갔습니다. 단 한 사람이라도 그걸 알아봐주는 사람이 있다면 무의미한 일이 아니지 않을까 하는 나이브한 생각을 해봤네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고전"에 대한 여러분의 깊은 생각에 감명 받았습니다. 이토록 책을 사랑하는 분들이 업무에 치여 잊고 있거나 읽을 시간이 없어 책을 깊이 있게 대하지 못하는 건 너무나 슬픈 일이에요. 근래에 제주도에 불미스러운 사건이 있었지요. 이 단편 첫부분을 다시 읽으면서 그 선생님이 생각나 마음이 너무 아팠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보편교양에 나온 교사 '곽'은 굉장히 열정적인 것 같으면서도 냉소적이기도 하고 현실적이기도 하죠. '곽'에 대한 느낌은 어땠나요? 어떤 교사로 보이시나요? '곽'의 성격이 드러나는 부분을 문장 발췌로 올려봐주세요~
......하지만 학생들은 나의 식민지가 아니다.
두 사람의 인터내셔널 p160, 김기태 지음
교사는 감사한 직업이고, 가끔은 아주 감사한 직업이에요. 학생에게 뭘 가르치려고 하지 않는다면 말예요.
두 사람의 인터내셔널 150-151쪽, 김기태 지음
나는 『자본론』을 제대로 읽지도 않고 수업을 했다.
두 사람의 인터내셔널 p.177, 김기태 지음
곽은 아주아주 열정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했어요. 최선을 다했기때문에 더더욱 냉소적으로 상황을 받아들인것 같아요 고전 수업을 시간을 들여 준비하고 또 그 과정을 돌아보는 점이 인상깊었지만 최근 뉴스에 나오는 선생님들 소식을 보면, 본문의 민원(?)이 현실에서라면 가볍게 넘어가지 않았을 것 같아서 슬프네요.
고전은 읽는 동안에는 정말 고전하는 책이죠ㅎㅎ 무언가 얻어갈 거란 마음으로 펼치지만, 읽는 내내 머리가 혼미해지는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되는데요,,, 쉽진 않지만 고전은 한 번 읽으면 오래도록 마음에 남는 것 같아요.
읽은 고전이 많이 없지만,,, 어렸을 때 만화책으로 읽은 『죄와 벌』 은 줄거리가 아직도 기억날 만큼 인상 깊은데요. 어렸을 때 읽은 거랑 지금 어른이 되어서 다시 읽어보니 다르게 느껴졌어요. 어린 시절에는 살인 사건 내용에 충격받은 제 모습이 생각나는데요…ㅎ 나중에 자수하는 주인공을 보면서 속죄하는 교훈적인 이야기로 느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어른이 되어 다시 읽어보니, 그때와는 전혀 다르게 느껴졌어요. 주인공은 자신만의 신념에 따라 살인을 저지르고도 죄책감 없이 자기합리화를 이어가다가 결국에는 자수하는데요. 저는 그 이유가 양심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죄를 짓고도 법적인 처벌을 받지 않았는데 자수하는 모습을 보면서 죄는 법의 문제가 아니라 자기 안의 양심과 마주하는 문제라는 걸 느꼈어요.
역사 속 수많은 전쟁도 누군가의 잘못된 신념에서 시작된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요. 자신이 옳다고 믿는 생각 하나가 얼마나 큰 비극을 만들 수 있는지, 자신의 신념이 올바른지 계속 돌아보고 올바른 신념을 갖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해준 고전이예요!
'곽' 교사님이 자신의 일에 진심인 모습이 멋있었어요. 학생에게 강요하거나 무시하지 않고 존중하는 태도도 배울 점이라고 생각하구요. 저는 '곽' 교사님의 말보다 다른 사람에게 비춰지는 '곽' 교사님의 모습을 말하고 싶어요. 은재가 “선생님 좀 진심이신 것 같았거든요”라고 말하는 장면이 기억에 남는데, 이 한마디가 '곽' 교사님을 가장 잘 표현해주는 말이 아닐까 싶어요.
스스로 솔직하고, 적당히 충실하게 현실과 맞서지 않는 유연함으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물러서지 않는 선을 지키는 사람. 과정에서 고민하고 방황하는 일상. 담담한 글에 담긴 상황들이 그려져서 참담했다가 막막했다가 와 하고 놀랬다가 결론이 다행이었습니다.
pdf로 읽는게 익숙치 않아서 처음엔 집중이 잘 안됐는데, 갈수록 몰입해서 읽었습니다! '곽'은 선생님뿐만 아니라 현대사회 평범한 직장인, 아니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저를 대변하는 인물이라고 느꼈어요. 곽이 수업할 때 굳이 자고 있는 아이들을 깨우려고 하지 않는 것처럼, 저도 비예산으로 프로그램을 더 만들어보고 더 적극적으로 일할 수 있지만(ㅋㅋ) 하지는 않죠.. 또한 곽이 의도한 수업내용을 잘 이해하고 있는 은재를 통해 일의 보람을 느끼는 것처럼, 저도 도서관에 놀러와서 예쁘게 인사해주는 친구들 덕분에 일의 보람을 느끼기도 해요. 그러면서도 곽은 선생님이라는 일에 큰 애착을 갖고있는 모습이 여러군데에서 보이는데 이또한 저랑 비슷해요. 사서는 제가 평생을 꿈꿔오던 최고의 직업이니까요. (자는 아이들을 굳이 깨우지 않고 수업하면서도 아이들의 이름은 정확히 외우고 있는 모습에서 특히 잘 드러난다고 생각합니다. p.178 "곽은 졸업을 축하한다고 말하며 셋의 이름을 정확히 불렀다. 셋은 놀라며 '대박'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그런 면에서 아기달벌님이 말씀하신 '굉장히 열정적인 것 같으면서도 냉소적이기도 하고 현실적이기도 한' 곽은 현대사회의 평범한 직장인, 그리고 저와도 많이 닮았다고 생각합니다.
곽은 졸업을 축하한다고 말하며 셋의 이름을 정확히 불렀다. 셋은 놀라며 '대박'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두 사람의 인터내셔널 p.178, 김기태 지음
글타래
화제 모음
지정된 화제가 없습니다
[책나눔 이벤트] 지금 모집중!
[📚수북플러스] 3. 깊은숨_수림문학상 작가와 함께 읽어요[책 증정] <그 남자는 책을 읽었다> 편집자와 함께 읽기
💡독서모임에 관심있는 출판사들을 위한 안내
출판사 협업 문의 관련 안내
그믐 새내기를 위한 가이드
그믐에 처음 오셨나요?[메뉴]를 알려드릴게요. [그믐레터]로 그믐 소식 받으세요
인터뷰 ; 누군가를 알게 되는 가장 좋은 방법
책 증정 [박산호 x 조영주] 인터뷰집 <다르게 걷기>를 함께 읽어요 [그믐북클럽Xsam] 24. <작가란 무엇인가> 읽고 답해요[그믐밤] 33. 나를 기록하는 인터뷰 <음악으로 자유로워지다>
[그믐클래식] 1월부터 꾸준히 진행중입니다. 함께 해요!
[그믐클래식 2025] 한해 동안 12권 고전 읽기에 도전해요! [그믐클래식 2025] 1월, 일리아스 [그믐클래식 2025] 2월, 소크라테스의 변명·크리톤·파이돈·향연[그믐클래식 2025] 3월, 군주론 [그믐클래식 2025] 4월, 프랑켄슈타인 [그믐클래식 2025] 5월, 월든[그믐클래식 2025] 6월, 마담 보바리 [그믐클래식 2025] 7월, 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
7월 23일 그믐밤 낭독은 <리어 왕>
[그믐밤] 37. 달밤에 낭독, 셰익스피어 3탄 <리어 왕> [그믐연뮤클럽] 3. "리어왕" 읽고 "더 드레서" 같이 관람해요
수북탐독을 사랑하셨던 분들은 놓치지 마세요
[📚수북플러스] 2. 귀하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_수림문학상 작가와 함께 읽어요[📚수북플러스] 1. 두리안의 맛_수림문학상 작가와 함께 읽어요
우리가 몰랐던 냉전의 시대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4. <소련 붕괴의 순간>[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3. <냉전>[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16. <마오주의>
댓글로 쌓아올린 세포, 아니 서평들
작별하지 않는다도시의 마음불안세대
편집자와 함께 읽어요!
[김영사/책증정] ★편집자와 함께 읽기★ 《죽은 경제학자의 살아있는 아이디어: 개정증보판》[도서 증정] 내일의 고전 <불새> 편집자와 함께 읽어요!1인출판사 대표이자 편집자와 책읽기[도서 증정] <먼저 온 미래>(장강명) 저자, 편집자와 함께 읽어요!
제발디언들 여기 주목! 제발트 같이 읽어요.
[아티초크/책증정] 구병모 강력 추천! W.G. 제발트 『기억의 유령』 번역가와 함께해요.(8) [제발트 읽기] 『이민자들』 같이 읽어요(7) [제발트 읽기] 『토성의 고리』 같이 읽어요(6) [제발트 읽기] 『전원에서 머문 날들』 같이 읽어요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서리북 아시나요?
<서리북 클럽> 두 번째_편집자와 함께 읽는 서리북 여름호(18호) 혼돈 그리고 그 너머서울리뷰오브북스 북클럽 파일럿 1_편집자와 함께 읽는 서리북 봄호(17호) 헌법의 시간 <서울리뷰오브북스> 7호 함께 읽기
문풍북클럽의 뒷북읽기
[문풍북클럽] 뒷BOOK읽기 : 7월의 책 <혼모노>, 성해나, 창비[문풍북클럽] 6월 : 한 달간 시집 한 권 읽기 [문풍북클럽] 뒷BOOK읽기 : 5월의 책 <죽이고 싶은 아이 1,2권>[문풍북클럽] 뒷BOOK읽기 : 4월의 책 <예술도둑>
모집중밤하늘
내 블로그
내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