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공공도서관 "도도한 북클럽" <두 사람의 인터내셔널>

D-29
곽은 아주아주 열정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했어요. 최선을 다했기때문에 더더욱 냉소적으로 상황을 받아들인것 같아요 고전 수업을 시간을 들여 준비하고 또 그 과정을 돌아보는 점이 인상깊었지만 최근 뉴스에 나오는 선생님들 소식을 보면, 본문의 민원(?)이 현실에서라면 가볍게 넘어가지 않았을 것 같아서 슬프네요.
고전은 읽는 동안에는 정말 고전하는 책이죠ㅎㅎ 무언가 얻어갈 거란 마음으로 펼치지만, 읽는 내내 머리가 혼미해지는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되는데요,,, 쉽진 않지만 고전은 한 번 읽으면 오래도록 마음에 남는 것 같아요.
읽은 고전이 많이 없지만,,, 어렸을 때 만화책으로 읽은 『죄와 벌』 은 줄거리가 아직도 기억날 만큼 인상 깊은데요. 어렸을 때 읽은 거랑 지금 어른이 되어서 다시 읽어보니 다르게 느껴졌어요. 어린 시절에는 살인 사건 내용에 충격받은 제 모습이 생각나는데요…ㅎ 나중에 자수하는 주인공을 보면서 속죄하는 교훈적인 이야기로 느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어른이 되어 다시 읽어보니, 그때와는 전혀 다르게 느껴졌어요. 주인공은 자신만의 신념에 따라 살인을 저지르고도 죄책감 없이 자기합리화를 이어가다가 결국에는 자수하는데요. 저는 그 이유가 양심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죄를 짓고도 법적인 처벌을 받지 않았는데 자수하는 모습을 보면서 죄는 법의 문제가 아니라 자기 안의 양심과 마주하는 문제라는 걸 느꼈어요.
역사 속 수많은 전쟁도 누군가의 잘못된 신념에서 시작된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요. 자신이 옳다고 믿는 생각 하나가 얼마나 큰 비극을 만들 수 있는지, 자신의 신념이 올바른지 계속 돌아보고 올바른 신념을 갖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해준 고전이예요!
'곽' 교사님이 자신의 일에 진심인 모습이 멋있었어요. 학생에게 강요하거나 무시하지 않고 존중하는 태도도 배울 점이라고 생각하구요. 저는 '곽' 교사님의 말보다 다른 사람에게 비춰지는 '곽' 교사님의 모습을 말하고 싶어요. 은재가 “선생님 좀 진심이신 것 같았거든요”라고 말하는 장면이 기억에 남는데, 이 한마디가 '곽' 교사님을 가장 잘 표현해주는 말이 아닐까 싶어요.
스스로 솔직하고, 적당히 충실하게 현실과 맞서지 않는 유연함으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물러서지 않는 선을 지키는 사람. 과정에서 고민하고 방황하는 일상. 담담한 글에 담긴 상황들이 그려져서 참담했다가 막막했다가 와 하고 놀랬다가 결론이 다행이었습니다.
pdf로 읽는게 익숙치 않아서 처음엔 집중이 잘 안됐는데, 갈수록 몰입해서 읽었습니다! '곽'은 선생님뿐만 아니라 현대사회 평범한 직장인, 아니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저를 대변하는 인물이라고 느꼈어요. 곽이 수업할 때 굳이 자고 있는 아이들을 깨우려고 하지 않는 것처럼, 저도 비예산으로 프로그램을 더 만들어보고 더 적극적으로 일할 수 있지만(ㅋㅋ) 하지는 않죠.. 또한 곽이 의도한 수업내용을 잘 이해하고 있는 은재를 통해 일의 보람을 느끼는 것처럼, 저도 도서관에 놀러와서 예쁘게 인사해주는 친구들 덕분에 일의 보람을 느끼기도 해요. 그러면서도 곽은 선생님이라는 일에 큰 애착을 갖고있는 모습이 여러군데에서 보이는데 이또한 저랑 비슷해요. 사서는 제가 평생을 꿈꿔오던 최고의 직업이니까요. (자는 아이들을 굳이 깨우지 않고 수업하면서도 아이들의 이름은 정확히 외우고 있는 모습에서 특히 잘 드러난다고 생각합니다. p.178 "곽은 졸업을 축하한다고 말하며 셋의 이름을 정확히 불렀다. 셋은 놀라며 '대박'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그런 면에서 아기달벌님이 말씀하신 '굉장히 열정적인 것 같으면서도 냉소적이기도 하고 현실적이기도 한' 곽은 현대사회의 평범한 직장인, 그리고 저와도 많이 닮았다고 생각합니다.
곽은 졸업을 축하한다고 말하며 셋의 이름을 정확히 불렀다. 셋은 놀라며 '대박'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두 사람의 인터내셔널 p.178, 김기태 지음
학생들이 서점이나 도서관에 갈 필요없이 손만 뻗으면 책을 읽을 수 있어야 했다. 차분한 암녹색과 진회색으로 교실을 칠하고 타탄체크 커튼을 구매했다. 개학 전날 빈 교실에서 커튼에 핀을 꽂고 있을 때 지나가던 동료가 "정성이네, 정성이야"하며 거들었다. 곽은 의자에 올라가 커튼을 달며 말했다. "어때요? 막 책을 읽고 싶어지는 분위기 아니에요?"
두 사람의 인터내셔널 p.155, 김기태 지음
화제로 지정된 대화
곽의 수업(딱히 수능이나 내신에 도움이 되지 않는)은 '좋은 책을 읽고 그 생각을 꾸준히 독서록에 써봄으로써 최종적으로 자신의 주장을 담은 글 한편을 써보는' 과정입니다. 곽의 수업을 열심히 들었던 은재가 서울대에 합격하고, 그로 인해 '고전 읽기' 수업이 재조명되어 '결론은 다행'(skygksmg님의 표현대로)인데 이는 "한 권의 책을 손에 쥐는 경험은 유의미하다(153쪽)"는 곽의 주장이 먹혀들었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저는 우리나라 교육이 읽고 생각하고 쓸 수 있는 '지성'을 가르치는 게 아니라 정답을 맞히는 기술을 가르치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자녀를 키우는 학부모 입장에서 선택이 쉽지 않겠지만, 어떻게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과연 곽의 수업은 오~래 지속될 수 있을까요?
책을 읽는 사람이 있는 한 곽의 수업은 이곳저곳 소수로 있긴 할 겁니다.
이상적으로는 곽의 수업 방식이 늘어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현실은 어렵지요.. 그래서 도서관에서 북클럽 같은 프로그램을 더 열심히 운영하고 있지않나싶습니다.
양육은 스스로 살아갈 수 있도록 길러내는 것이라면 교육은 스스로 학습하고, 아는 만큼 실천하며 자립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명문대 진학을 위한 도구로 전락한 수업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그런 점에서 현재 대한민국 공교육은 암담하죠. 교사 한 사람의 힘으로 바뀌기 어려워 보입니다. 곽 선생의 수업은 서울대 합격자가 나와서 다음해는 유지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그 다음해는 모르죠. 곽 선생의 수업목표대로 '스스로 책을 선정해서 읽고 그 내용을 정리해 보고 내용에 대한 내 생각을 꾸준히 독서록에 써봄으로써 최종적으로 자신의 주장을 담은 글 한편을 써 보는' 과정 자체가 수업의 목표가 되는 교육과정이 당연시 되는 교육 문화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학벌이나 학력으로 사람의 됨됨이를 알 수는 없습니다. 여전히 사회 전반적으로 그런 시선과 평가가 존재하고 갈수록 깊어집니다. 이런 부분에 대한 시민들의 생각이 달라져야 교육현장에서 명문대를 목표로 하는 교육이 사라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자녀를 키운다면 곽의 수업을 쫓아다니며(?) 듣게할 것 같아요. 오직 정답만을 찾게 만드는 수업은 이미 차고 흘러넘치지만, 곽의 수업처럼 '한권의 책을 손에 쥐게 하는', 말그대로 정답이 아니라 '생각'을 할 수 있게 만드는 수업은 찾기 힘드니까요. 아이를 기른다면 꼭 그런 수업을 듣게 해주고 싶어요. 궁극적으로는 그게 진짜 지성에 다가가는 길이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 곽의 수업이 오래 지속될 수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지속되어야'만' 한다고는 생각합니다. ㅋㅋ
화제로 지정된 대화
그럼 마지막 질문입니다. 역시나 마지막은 도서관 관련 질문일 수밖에 없는 (사서의 운명이랄까?)것 같은데 저는 곽이 고전 도서를 열심히 큐레이션 하는 걸 보면서 우리도서관에서 따라해 보고 싶은 마음이 샘솟더라구요. 혹시 도서관에서 북큐레이션을 하면 어떤 주제로 어떻게 해보고 싶은지, 실현가능성 없어보이는 아이디어를 마구마구 들어보고 싶어요!!
고전 365 (강의 연계) 세계지도 만들어서 하나하나 클리어
하나의 아주 좁은 주제 분야로 일년을 쭉 진행해보고싶네요 한두달에 한권만 하고 전문 강의도 포함해서 커리큘럼처럼요 사실 제가 듣고싶은 분야로 해서 제 사심채우기가 목적이 될것같습니다 ㅋㅋ
글타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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