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 즈음

D-29
또 마광수를 만난다. 아, 아깝다. 더 살고 좋은 글을 더 썼어야 했는데. 이런 사람은 일찍 죽고 별 필요도, 아니 없는 게 나은 인간은 참 오래 오래 사는구나. 세상이 이치에 안 맞는다. 모순 덩어리다. 인간의 마음을 자연은 알아주지 않는 구나. 할 수 없다. 그냥 주어진 대로 살아야지.
못사는 사람들과 그 골목이 있어야 삶이 재미있는 법이다.
마광수처럼 마른 사람은 소화를 잘 못 시키고 절대적으로 먹는 양이 적다.
이 책은 2014년에 썼고 마광수는 아깝게 2017년에 죽는다.
공기업 같은 데 다니면서 문학을 하면 좋다. 글을 쓰는 것이다.
60이 넘어 20대를 생각하며 쓴 글이다. 그가 한 70이 넘어 쓴 글을 읽고 싶은데 지금은 세상에 없으니 역시 너무 아쉽다.
유튜브에서 한국 음식을 먹는 일본인은 하나같이 다 젊고 예쁜 일본 여자들이다. 다른 일본인도 한국 음식을 먹을텐데.
글 쓰는 힘 해마다 한 권씩을 내서 여섯 권째 내고 있는데, 그러면서 든 생각을 적자면 글을, 꾸준히 쓰는 힘은 다음과 같은 데서 오는 것 같다. “...그립고 아쉬움에 가슴 조이던 머언 먼 젊음의 뒤안길에서 인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내 누님같이 생긴 꽃이여...” 라고 미당 서정주 시인이 『국화 옆에서』에서 노래했듯이, 삶의 뒤안길에서 한껏 헤매다가 돌아올 수밖에 없는 어떤 운명과 체념, 그로 인한 성숙한 삶의 여정처럼 우선 기질(Temperament)이 좌우하는 것 같다. 이건 운명적인 것인데 결국 돌고 돌아 책으로, 글쓰기로 다시 돌아오고야 마는 것 같은 것. “뛰어봤자 부처님 손바닥 안.” 이런 것. 아마도 떠돌아다니는 신세인 역마살(驛馬煞) 같은 그런 운명적인 것. 뭔가 다른 걸 하면서도 “이건 아닌데.” 하며 가슴 한구석에 항상 글쓰기가 들어앉아 있는 것이다. 아마 이런 타고난 기질 같은 게 글 쓰는 힘의 한 50% 이상은 차지한다고 본다. 특히 예술가 중엔 자기도 어쩌지 못하는-벗어나지 못하는-팔자소관(八字所關). 사상의학(四象醫學)이고, 요즘으로 치면 MBTI 같은 것. 어릴 적 할머니가 그랬든 누가 늘 그랬든 자기는 그들의 말에 의해 하찮은 존재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그걸 글로 털어놓는 순간 그것은 이제 내 것이 아니게 된다. 뭔가 지금까지 찝찝한 것을 털어내기 위한 강한 집필 욕망이다. 이건 운명적인 것하고는 좀 다른 것인데, 뭔가 스트레스가 쌓이다가도 글쓰기를 하면 정상으로 돌아와 평온을 찾는 것이다. 자기와 쿵짝이 잘맞는 궁합 같은 것이다. 이것만이 꼭 자기 자리인 것 같은 것이다. 전업주부가 시댁과 친정에서 이젠 돌아와 왕국인 자기 부엌에서 비로소 안정감을 찾는, 그런 거라고나 할까. 쓰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뭔가 삶의 곡절(曲折) 같은 걸 적어나가면서 그것과 거리를 두는 것이다. 글을 통해 자기 내부와 외부를 동시에 보는 것이다. 깊이 감춰진 축축한 상흔을 글로 펼쳐 말리는 것이다. 멋있는 말로는 승화(Sublimation)하는 것이다. 그 분출이 바람직하지 않은 곳이 아닌 바로 글로 향하는 것이다. 그걸 하고 있으면 마음이 가라앉고 평온하고 안정되고 즐거운 것이다. 좋아하는 것을 넘어 즐기는 것이다. 자꾸 쓰고 싶은 게, 한 30% 정도는 글을 쓰는 힘에 작용하는 것 같다. 마지막으로 재능(Ability)이다. 이걸 어떻게 아느냐면 누군가에게 “너는 말보단 글을 더 잘 쓰는 것 같아.”라는 말을 들으면 좀 재능이 있다고 보면 된다. 왜냐면 말로 할 걸, 글로 대신하기 때문이다. 백일장(白日場) 같은 데서 상은 못 받았더라도 가끔은 남들로부터 “글 좀 쓰네.”라는 말을, 살면서 한두 번 들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지만, 너무 그런 말을 안 들은 경우라도 그냥 기질(氣質)과 쓰고 싶은 것만 합쳐 80% 이상은 확보되었으니, 그것만 가지고도 글을 쓸 수 있다. 재능은 단지 20% 이하로 글을 쓰는 힘에 작용할 뿐이다. 인생살이에서 본래 자기 자리로 돌아와 안착하고, 거기서 진정한 즐거움을 만끽(滿喫)하고 행복을 향유(享有)하면 더 바랄 게 뭐가 있겠나. 글 쓰는 힘 ● 타고난 팔자 50% ● 쓰고 싶은 마음 30% ● 글에 대한 남의 칭찬 20%
마광수는 중학교나 고등학교 때는 연애는 안 하고 그냥 공부만 한 것 같고 대학에 가서 연애를 좀 한 것 같다.
마광수가 주장하는 것을 척 보면 일본 AV가 딱 맞는 것 같다. 그리고 버트런드 러셀은 칭찬한다. 아마도 기독교를 비판해서 그런 것 같다.
역시 마광수가 60이 넘어 쓴 글이라 읽을 만하다.
마광수는 성에 대해 끝없이 다루고 있다.
마광수는 실질을 숭상한다.
여자에게 너무 빠진다 싶으면 대낮에 적나라하게 진면목을 보면 조명 아래에서 본 그 환상이 다 깨져 많은 도움이 된다.
40도 넘는 양주나 고량주는 먹으면 안 될 것 같다. 나와 안 맞는다.
아까 오전에 글쓰기가 안 되었다.
돈이 모인 것은 예상보다 덜 모여 있고 쓴 것은 예상보다 덜 쌓여 있다. 원래 인간은 그런 것이다.
나는 위대한 책에 고맙다고 매일 절을 세 번씩 올린다. 오늘도 올렸다.
오늘도 지금 읽고 있는 책, 스물 즈음에 감사의 절을 세 번 올렸다.
마광수는 자연 미인보다 짙게 인공적인 화장을 하고 장식을 많이 한 여자를 좋아한다.
마광수는 말 없는 여자를 좋아하고, 대신 몸의 대화를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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