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온한 상상력과 날카로운 비판 의식으로 현대 시민 사회의 허상을 정면에서 고발한 작가 프리드리히 뒤렌마트의 대표 희곡을 모았다. 프리드리히 뒤렌마트는 전후 독일어권 연극의 중흥을 일으켰다는 평을 얻은 대표적인 극작가로, 특별한 개성이 빛나는 희곡 외에도 탐정 소설, 방송극 등 다양한 방면에서 재능을 드러내었다.
이 책에 수록된 작품은 작가 최대의 성공작이기도 한 '노부인의 방문'과 '물리학자들'로, 충격적인 설정과 기괴하고 과장된 전개, 인간 본성을 그대로 노출한 인물 군상을 통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가 느끼는 개인과 사회 사이의 괴리를 예리하게 파헤쳐 보여준다.
'노부인의 방문'은 세계적인 대부호인 노부인이 쇠락한 도시를 찾아와 막대한 기부금을 약속하며 그 대신 도시 주민들에게 단 한 명의 살해를 요구한다는 설정의 작품이다. '물리학자들'에서는 정신 병원에 스스로를 격리시킨 세 명의 물리학자들을 통해 냉전 체제의 모순과 과학 기술에 대한 인간의 책임을 극단적인 형태로 질문하고 있다.
< 알라딘 책소개>
<뒤렌마트 희곡선> 고전문학 읽기 열세번째
D-29

지구여행자모임지기의 말

지구여행자
온 나라가 번창하고 있는데, 하필 행복 성공 제련 공장을 가진 귈렌이 파산이라니요.
『뒤렌마트 희곡선 - 노부인의 방문.물리학자들』 15, 프리드리히 뒤렌마트 지음, 김혜숙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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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여행자
5년전만 해도 일급도시, 문화도시였던 귈렌.
황금 사도 호텔에 괴테가 묵고, 이 곳에서 브람스가 4중주곡을 작곡했다.
그런데, 왜 이곳은 몰락하고 황폐해 졌을까?

지구여행자
조건을 말하지요. 여러분에게 10억을 주고 정의를 사겠습니다.
『뒤렌마트 희곡선 - 노부인의 방문.물리학자들』 48, 프리드리히 뒤렌마트 지음, 김혜숙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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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여행자
정의를 돈으로 살 수 있을까?

지구여행자
이것이 전모입니다. 한 명의 판사, 한 명의 피고, 두 명의 위증인, 1910년의 오판. 그렇지 않습니까. 원고?
『뒤렌마트 희곡선 - 노부인의 방문.물리학자들』 52, 프리드리히 뒤렌마트 지음, 김혜숙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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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여행자
노부인 클레어 자하나시안의 집사가 된 판사의 대사이다.

지구여행자
이제 나는 우리 두 사람에 대해 담판을 짓겠어요. 당신은 당신 삶을 선택했고, 내 삶을 결정지었죠.
『뒤렌마트 희곡선 - 노부인의 방문.물리학자들』 53, 프리드리히 뒤렌마트 지음, 김혜숙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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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여행자
“ 자하나시안 여사. 우리는 아직 유럽에 살고 있습니다. 우리는 아직 신앙을 버리지 않았습니다. 나는 귈렌 시의 이름으로 여사의 제안을 거절합니다. 인간성의 이름으로 거절합니다. 손에 피를 묻히느니 차라리 가난하게 살겠습니다. ”
『뒤렌마트 희곡선 - 노부인의 방문.물리학자들』 54, 프리드리히 뒤렌마트 지음, 김혜숙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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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여행자
귈렌시의 시민들은 신앙을 인간성을 지킬 수 있을까?

지구여행자
“ 일 (시민 1의 발을 본다) 호프바우어 씨. 당신도 역시 새 구두를 신었군. (여 자들을 본다. 그들에게 결어간다 천천히, 두려움에 휩싸이며.) 댁들도. 노란 새 구두. 노란새 구두를
시민 1 무슨 영문인지 모르겠군
시민 2 허구한 날 낡은 구두를 신고 돌아다닐 순 없잖나.
일 새 구두 무슨 돈으로 새 구두를 샀지?
여자들 외상으로 했어요. 일 씨. 외상으로요. ”
『뒤렌마트 희곡선 - 노부인의 방문.물리학자들』 65, 프리드리히 뒤렌마트 지음, 김혜숙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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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여행자
아무도 날 죽이려고 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누군가가 그 일을 해주기를 너나없이 바라고 있어요. 그러다 언젠가 어느 한 사람이 실행을 하겠지요.
『뒤렌마트 희곡선 - 노부인의 방문.물리학자들』 70, 프리드리히 뒤렌마트 지음, 김혜숙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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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여행자
당신들 희망은 미친 짓이었고, 기다림은 무의미했으며, 당신들이 한 희생은 어리석었으니 당신들의 일생은 헛되이 탕진된 거예요.
『뒤렌마트 희곡선 - 노부인의 방문.물리학자들』 99, 프리드리히 뒤렌마트 지음, 김혜숙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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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여행자
“ 이 작은 도시들을 떠나던 그 옛날 거울이었지. 학생용 세일러복을 입고 붉은 머리카락을 땋아 늘인 채 만삭의 몸으로 길을 나서는 내 뒤에서 주민들은 입을 비죽이며 웃었어. 나는 추위에 떨며 함부르크로 가는 열차에 앉아 있었지. 차창에 낀 성애 뒤로 페터네 헛간이 희미해질 때 결심했어요. 언젠간 돌아오겠다고. 이제 나는 돌아왔어요. ”
『뒤렌마트 희곡선 - 노부인의 방문.물리학자들』 99, 프리드리히 뒤렌마트 지음, 김혜숙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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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여행자
이의를 제기하는 바요! 이 세상 모든 사람을 향해! 귈렌은 끔찍한 짓을 모의하고 있습니다!
『뒤렌마트 희곡선 - 노부인의 방문.물리학자들』 110, 프리드리히 뒤렌마트 지음, 김혜숙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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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여행자
“ 사람들이 당신을 죽일 거요. 나는 처음부터 알고 있었지. 당신 역시 이미 오래전에 알았고. 귈렌 사람치고 그걸 인정 하려 할 사람은 없을 거야. 유흑은 너무 크고, 우리의 가난은 너무 혹독하오. 나는 한 가지를 더 알고 있소. 나도 그 일에 가담할 거란 사실이오. 서서히 살인자로 변해 가는 나 자신이 느껴지오. 인간성 대한 믿음은 힘이 없어요. 그걸 알기에 술을 마시지 않을 수 없었소. 나는 두렵소, 일 씨. 당신이 그랬듯 두려워요. 아직은 압니다. 우리에게도 한 번은 저런 노부인이 오게 되겠지요. 언젠가는 말이오. 그러면 지금 당신이 겪는 일을 우리도 당하게 될 거라는 사실을 아직은 알고 있어요. 하지만 곧, 아마도 두세 시간만 지나도 나는 그런 사실을 망각하게 될거요. ”
『뒤렌마트 희곡선 - 노부인의 방문.물리학자들』 115, 프리드리히 뒤렌마트 지음, 김혜숙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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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여행자
“ 당신들은 이제 나를 심판해야 하오. 당신들의 판결이 어떻든 나는 거기에 복종할 거요. 그것이 내겐 정의니까요. 당신들에게 무슨 의마가 될지는 모르겠소. 당신들이 자신의 판결 앞에 떳떳하길 간절히 빌 뿐이오. 당신들은 날 죽일 수 있어요. 나는 탄식하지 않을 것이며, 항의하지도 않겠소. 저항도 없을 거요. 그러나 당신들이 할 행위를 면제해 줄 생각은 없습니다. ”
『뒤렌마트 희곡선 - 노부인의 방문.물리학자들』 122, 프리드리히 뒤렌마트 지음, 김혜숙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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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여행자
“ 예전의 잿빛 세상은 약간의 기술로 인해 반지르르하고 부유한 세상으로 바뀌었고, 이제 해피 엔드 세계와 합류하는 것이다. 깃발, 화환, 포스터, 네온사인 등이 개축된 기차역을 둘러싸고 있다. 거기에 귈렌의 여자들과 남자들이 이브닝드레스와 연미복으로 차려 입고 두 개의 합창단을 구성하고 있다. 그리스 비극의 합창단을 연상시키는 모습이다. ”
『뒤렌마트 희곡선 - 노부인의 방문.물리학자들』 150, 프리드리히 뒤렌마트 지음, 김혜숙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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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여행자
“ 보호하소서 우리의 신성한 재산을, 보호하소서.
평화를
보호하소서 자유를.
밤은 멀리 두시고
다시는 어둡지 않게 하여 주소서. 우리의 도시,
새로이 소생한 화려한 도시,
우리의 행운을 행복하게 즐기도록 하소서. ”
『뒤렌마트 희곡선 - 노부인의 방문.물리학자들』 154, 프리드리히 뒤렌마트 지음, 김혜숙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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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여행자
조금만 읽어야지 하면서 시작한 희곡 <노부인의 방문> 숨 고르면서 끝까지 읽을 수 밖에 없었다.
이들이 합창했듯 신성한 재산을, 화려한 도시를 지킬 수 있을까.
교장이 말했듯 그들에게도 노부인의 방문이 올 것이다. 어느 순간에 말이다.
다시 쓰러져 가는 역사를 만나게 될 것이다.

지구여행자
“ 우리는 빌라의 살롱을 한 번도 벗어나지 않을 것인데, 장소와 시간, 줄거리의 통일을 엄격하게 지키기로 마음먹었기 때문이다. 미친 사람들이 만들어 가는 이야기에는 고전저인 형식만이 적합할 것이다. ”
『뒤렌마트 희곡선 - 노부인의 방문.물리학자들』 182, 프리드리히 뒤렌마트 지음, 김혜숙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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