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렌마트 희곡선> 고전문학 읽기 열세번째

D-29
당신들 희망은 미친 짓이었고, 기다림은 무의미했으며, 당신들이 한 희생은 어리석었으니 당신들의 일생은 헛되이 탕진된 거예요.
뒤렌마트 희곡선 - 노부인의 방문.물리학자들 99, 프리드리히 뒤렌마트 지음, 김혜숙 옮김
이 작은 도시들을 떠나던 그 옛날 거울이었지. 학생용 세일러복을 입고 붉은 머리카락을 땋아 늘인 채 만삭의 몸으로 길을 나서는 내 뒤에서 주민들은 입을 비죽이며 웃었어. 나는 추위에 떨며 함부르크로 가는 열차에 앉아 있었지. 차창에 낀 성애 뒤로 페터네 헛간이 희미해질 때 결심했어요. 언젠간 돌아오겠다고. 이제 나는 돌아왔어요.
뒤렌마트 희곡선 - 노부인의 방문.물리학자들 99, 프리드리히 뒤렌마트 지음, 김혜숙 옮김
이의를 제기하는 바요! 이 세상 모든 사람을 향해! 귈렌은 끔찍한 짓을 모의하고 있습니다!
뒤렌마트 희곡선 - 노부인의 방문.물리학자들 110, 프리드리히 뒤렌마트 지음, 김혜숙 옮김
사람들이 당신을 죽일 거요. 나는 처음부터 알고 있었지. 당신 역시 이미 오래전에 알았고. 귈렌 사람치고 그걸 인정 하려 할 사람은 없을 거야. 유흑은 너무 크고, 우리의 가난은 너무 혹독하오. 나는 한 가지를 더 알고 있소. 나도 그 일에 가담할 거란 사실이오. 서서히 살인자로 변해 가는 나 자신이 느껴지오. 인간성 대한 믿음은 힘이 없어요. 그걸 알기에 술을 마시지 않을 수 없었소. 나는 두렵소, 일 씨. 당신이 그랬듯 두려워요. 아직은 압니다. 우리에게도 한 번은 저런 노부인이 오게 되겠지요. 언젠가는 말이오. 그러면 지금 당신이 겪는 일을 우리도 당하게 될 거라는 사실을 아직은 알고 있어요. 하지만 곧, 아마도 두세 시간만 지나도 나는 그런 사실을 망각하게 될거요.
뒤렌마트 희곡선 - 노부인의 방문.물리학자들 115, 프리드리히 뒤렌마트 지음, 김혜숙 옮김
당신들은 이제 나를 심판해야 하오. 당신들의 판결이 어떻든 나는 거기에 복종할 거요. 그것이 내겐 정의니까요. 당신들에게 무슨 의마가 될지는 모르겠소. 당신들이 자신의 판결 앞에 떳떳하길 간절히 빌 뿐이오. 당신들은 날 죽일 수 있어요. 나는 탄식하지 않을 것이며, 항의하지도 않겠소. 저항도 없을 거요. 그러나 당신들이 할 행위를 면제해 줄 생각은 없습니다.
뒤렌마트 희곡선 - 노부인의 방문.물리학자들 122, 프리드리히 뒤렌마트 지음, 김혜숙 옮김
예전의 잿빛 세상은 약간의 기술로 인해 반지르르하고 부유한 세상으로 바뀌었고, 이제 해피 엔드 세계와 합류하는 것이다. 깃발, 화환, 포스터, 네온사인 등이 개축된 기차역을 둘러싸고 있다. 거기에 귈렌의 여자들과 남자들이 이브닝드레스와 연미복으로 차려입고 두 개의 합창단을 구성하고 있다. 그리스 비극의 합창단을 연상시키는 모습이다.
뒤렌마트 희곡선 - 노부인의 방문.물리학자들 150, 프리드리히 뒤렌마트 지음, 김혜숙 옮김
보호하소서 우리의 신성한 재산을, 보호하소서. 평화를 보호하소서 자유를. 밤은 멀리 두시고 다시는 어둡지 않게 하여 주소서. 우리의 도시, 새로이 소생한 화려한 도시, 우리의 행운을 행복하게 즐기도록 하소서.
뒤렌마트 희곡선 - 노부인의 방문.물리학자들 154, 프리드리히 뒤렌마트 지음, 김혜숙 옮김
조금만 읽어야지 하면서 시작한 희곡 <노부인의 방문> 숨 고르면서 끝까지 읽을 수 밖에 없었다. 이들이 합창했듯 신성한 재산을, 화려한 도시를 지킬 수 있을까. 교장이 말했듯 그들에게도 노부인의 방문이 올 것이다. 어느 순간에 말이다. 다시 쓰러져 가는 역사를 만나게 될 것이다.
우리는 빌라의 살롱을 한 번도 벗어나지 않을 것인데, 장소와 시간, 줄거리의 통일을 엄격하게 지키기로 마음먹었기 때문이다. 미친 사람들이 만들어 가는 이야기에는 고전저인 형식만이 적합할 것이다.
뒤렌마트 희곡선 - 노부인의 방문.물리학자들 182, 프리드리히 뒤렌마트 지음, 김혜숙 옮김
정신병원 설립자인 명예 의학박사 마틸데 폰 찬트는 유서깊은 가문의 후손이고 인도주의자이자 정신과 의사로서 명성을 얻고 있어. 정신적인 문제를 가진 모든 엘리트가 그녀의 환자이다. 저명인사 환자들은 우아하고 빛이 잘 드는 새 건물로 옮겨갔고, 현재 빌라의 살롱에는 물리학자 세명이 환자로 입원해있다. 그들은 모범적인 환자인데, 최근에 우려할 만한 일이 생겼다. 환자 한명이 간호사 한명을 목졸라 죽였는데, 지금 동일한 사건이 또 일어난 것이다.
이처럼 인간적인 방식이지요. 기왕 정신 병원에 있는 다음에야 미친 짓을 해 쥐야 과거를 지워 버리기가 쉬운 거요. 내 가족은 양심의 가책을 느길 필요 없이 나를 잊을 수 있소. 소동을 부려서 다시 한번 나를 찾으려는 마음을 없애 버렸지. 그 결과 내가 어떻게 될지는 중요하지 않아요. 병원 밖 가족의 삶이 의미 있을 뿐이요. 미친 척하는 것도 돈이 들어요. 십오 년 동안이나 내 착한 아내는 엄청난 금액을 지불했으니, 결말을 내야만 했던 거요. 오늘이 좋은 기회였소. 솔로몬이 계시해 줘야 할 것을 계시해 준 셈이지. 가능한 모든 발명들의 체계는 종결되있고, 마지막 페이지들이 구술되었으며, 내 아내는 새 남편을 찾았소. 고지식하도록 착한 로제 씨를 말이오. 모니카 간호사는 안심해도 돼요. 이제 모든 것이 제대로 된 것이오. (들어가려 한다) 모니카 간호사 계획적으로 행동하시는구요
뒤렌마트 희곡선 - 노부인의 방문.물리학자들 220, 프리드리히 뒤렌마트 지음, 김혜숙 옮김
<수사빈장> 그런데 말입니다. 나는 해마다 이 소도시와 인근에서 살인자를 몇 명 체포합니다. 많지는 않아요. 여섯 명도 채 안 되니까요. 두세 명은 기쁜 마음으로 체포합니다. 나머지 사람들한텐 안됐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도 나는 그 사람들을 체포해야 합니다. 정의는 정의이니까요.
뒤렌마트 희곡선 - 노부인의 방문.물리학자들 241, 프리드리히 뒤렌마트 지음, 김혜숙 옮김
그런데 선생과 선생의 두 동료가 일을 낸 겁니다. 처음에는 내가 개입할 수 있다는 사실에 화가 났죠. 하지만 지금요? 갑자기 그것을 즐기게 되었어요. 환성을 올린 정돕니다. 체포하지 않아도 양심에 거리낌을 느낄 필요가 없는 살인자 세 명을 발견한 겁니다. 최초로 정의가 휴가를 받은 셈이죠. 굉장한 기분입니다. 정의라는 건 말입니다. 전쟁, 사람을 혹사시켜요. 정의에 헌신하다 보면 건강상으로나 도덕상으로 황폐해진답니다. 난 휴식이 필요했지요. 고마워요. 이런 즐거움은 선생 덕이니, 부디 건강하십시오. 뉴턴과 아인슈타인에게도 안부 전해 주세요. 솔로몬 왕에게 제 말 좀 잘 해주시고.
뒤렌마트 희곡선 - 노부인의 방문.물리학자들 241, 프리드리히 뒤렌마트 지음, 김혜숙 옮김
이상하군. 보통 우린 저녁 식사를 가볍게 했는데. 간단한 음식으로. 다른 환자들이 새 건물로 간 다음부터 그랬지.
뒤렌마트 희곡선 - 노부인의 방문.물리학자들 242, 프리드리히 뒤렌마트 지음, 김혜숙 옮김
<아인슈타인> 자발적인 실종이었소.
뒤렌마트 희곡선 - 노부인의 방문.물리학자들 246, 프리드리히 뒤렌마트 지음, 김혜숙 옮김
우리가 닦아 놓은 길을 인류가 갈 수 있는지 없는지는 인류가 결정할 문제지 우리의 문제가 아니란 말이오. 우리 역시 당신들처럼 성과가 필요하오. 정치 체제가 학문의 손 안에 있어야 할 필요도 있고요.
뒤렌마트 희곡선 - 노부인의 방문.물리학자들 253, 프리드리히 뒤렌마트 지음, 김혜숙 옮김
뉴턴으로 분한 알렉 재스퍼 길턴박사 (상용 이론의 창시자) 아인슈타인으로 분한 조지프 아이슬러박사 (아이슬러 효과 발견) 이 둘은 각자 국가의 명령으로 뫼비우스와 뫼비우스의 발견을 가지기 위해 정신병원에 환자로 입원을 한 것이었다.
우리 세 사람 모두 같은 목표를 갖고 있지만 전략이 다르지요. 목표는 물리학의 발전입니다. 당신은 물리학의 자유를 보존하려고 합니다. 킬턴씨, 그리고 물리학의 책임을 부인합니다. 반대로, 아이슬러 씨, 당신은 특정한 나라의 권력 정치에 대한 책임이란 명목으로 물리학에 의무를 지읍니다.
뒤렌마트 희곡선 - 노부인의 방문.물리학자들 255, 프리드리히 뒤렌마트 지음, 김혜숙 옮김
이상하군요. 두 분은 각자 다른 이론을 선전하지만, 내게 제공하는 현실은 동일합니다. 감옥이란 말입니다. 그런 상황이라면 이 정신 병원이 더 좋습니다. 여기선 적어도 정치인들에게 이용당하지 않으리란 사실만큼은 확실하니까요.
뒤렌마트 희곡선 - 노부인의 방문.물리학자들 256, 프리드리히 뒤렌마트 지음, 김혜숙 옮김
자신의 이론이 정치인에게 이용당하지 않기 위해 정신병원에 미친척 입원했지만, 결국은 부인에게 막대한 부담을 주었고, (입원료가 너무 비싸다) 자신을 사랑한 간호사를 죽였다. 하지만, 그의 이론은 다른이에게 이용을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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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고 이야기했어요
[밀리의서재로 듣기]오디오북 수요일엔 기타학원[그믐밤] 29. 소리 산책 <나는 앞으로 몇 번의 보름달을 볼 수 있을까> [팟캐스트/유튜브] 《AI시대의 다가올 15년, 우리는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같이 듣기
매달 다른 시인의 릴레이가 어느덧 12달을 채웠어요.
[날 수를 세는 책 읽기ㅡ 12월] '오늘부터 일일'[날 수를 세는 책 읽기ㅡ11월] '물끄러미' 〔날 수를 세는 책 읽기- 10월 ‘핸드백에 술을 숨긴 적이 있다’〕
어두운 달빛 아래, 셰익스피어를 읽었어요
[그믐밤] 35. 달밤에 낭독, 셰익스피어 1탄 <햄릿> [그믐밤] 36. 달밤에 낭독, 셰익스피어 2탄 <맥베스> [그믐밤] 37. 달밤에 낭독, 셰익스피어 3탄 <리어 왕> [그믐밤] 38. 달밤에 낭독, 셰익스피어 4탄 <오셀로>
한국 장편소설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수림문학상 수상작들 🏆
[📚수북탐독]9. 버드캐칭_수림문학상 작가와 함께 읽어요[📕수북탐독] 8. 쇼는 없다⭐수림문학상 수상작 함께 읽기(첫 시즌 마지막 모임!)[📕수북탐독] 7. 이 별이 마음에 들⭐수림문학상 수상작 함께 읽어요[📕수북탐독] 6. 열광금지 에바로드⭐수림문학상 수상작 함께 읽어요
책을 직접 번역한 번역가와 함께~
[도서증정][번역가와 함께 읽기] <꿈꾸는 도서관> <번역가의 인생책> 이평춘 번역가와 『엔도 슈사쿠 단편선집』 함께 읽기<번역가의 인생책> 윤석헌 번역가와 [젊은 남자] 함께 읽기[브릭스 북클럽] 류드밀라 울리츠카야 《커다란 초록 천막》 1, 2권 함께 읽기[도서증정][번역가와 함께 읽기] <전차 B의 혼잡>
❄겨울에는 러시아 문학이 제 맛
[문예세계문학선] #01 알렉산드르 솔제니친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 함께 읽기[그믐밤] 8. 도박사 1탄, 죄와 벌@수북강녕[그믐밤] 40. 달밤에 낭독, 체호프 1탄 <갈매기>
독서모임에 이어 북토크까지
[책증정][1938 타이완 여행기] 12월 18일 오후 8시 라이브채팅 예정! 스토리 수련회 : 첫번째 수련회 <호러의 모든 것> (with 김봉석)[책증정] 저자와 함께 읽기 <브루클린 책방은 커피를 팔지 않는다> +오프라인북토크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요리는 배를 채우고, 책은 영혼을 채운다
[밀리의서재]2026년 요리책 보고 집밥 해먹기[책걸상 함께 읽기] #23. <장하준의 경제학 레시피>[도서 증정] 소설집『퇴근의 맛』작가와 함께 읽기[책증정][1938 타이완 여행기] 12월 18일 오후 8시 라이브채팅 예정!
독자에게 “위로와 질문”을 동시에 던지는 이희영
[도서 증정] 『안의 크기』의 저자 이희영 작가님, 편집자와 함께 읽어요![책 증정] 이희영 장편소설 『BU 케어 보험』 함께 읽어요![선착순 마감 완료] 이희영 작가와 함께 신간 장편소설 《테스터》 읽기
<피프티 피플> 인물 탐구
피프티피플-이기윤피프티피플-권혜정피프티피플-송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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