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렌마트 희곡선> 고전문학 읽기 열세번째

D-29
정신병원 설립자인 명예 의학박사 마틸데 폰 찬트는 유서깊은 가문의 후손이고 인도주의자이자 정신과 의사로서 명성을 얻고 있어. 정신적인 문제를 가진 모든 엘리트가 그녀의 환자이다. 저명인사 환자들은 우아하고 빛이 잘 드는 새 건물로 옮겨갔고, 현재 빌라의 살롱에는 물리학자 세명이 환자로 입원해있다. 그들은 모범적인 환자인데, 최근에 우려할 만한 일이 생겼다. 환자 한명이 간호사 한명을 목졸라 죽였는데, 지금 동일한 사건이 또 일어난 것이다.
이처럼 인간적인 방식이지요. 기왕 정신 병원에 있는 다음에야 미친 짓을 해 쥐야 과거를 지워 버리기가 쉬운 거요. 내 가족은 양심의 가책을 느길 필요 없이 나를 잊을 수 있소. 소동을 부려서 다시 한번 나를 찾으려는 마음을 없애 버렸지. 그 결과 내가 어떻게 될지는 중요하지 않아요. 병원 밖 가족의 삶이 의미 있을 뿐이요. 미친 척하는 것도 돈이 들어요. 십오 년 동안이나 내 착한 아내는 엄청난 금액을 지불했으니, 결말을 내야만 했던 거요. 오늘이 좋은 기회였소. 솔로몬이 계시해 줘야 할 것을 계시해 준 셈이지. 가능한 모든 발명들의 체계는 종결되있고, 마지막 페이지들이 구술되었으며, 내 아내는 새 남편을 찾았소. 고지식하도록 착한 로제 씨를 말이오. 모니카 간호사는 안심해도 돼요. 이제 모든 것이 제대로 된 것이오. (들어가려 한다) 모니카 간호사 계획적으로 행동하시는구요
뒤렌마트 희곡선 - 노부인의 방문.물리학자들 220, 프리드리히 뒤렌마트 지음, 김혜숙 옮김
<수사빈장> 그런데 말입니다. 나는 해마다 이 소도시와 인근에서 살인자를 몇 명 체포합니다. 많지는 않아요. 여섯 명도 채 안 되니까요. 두세 명은 기쁜 마음으로 체포합니다. 나머지 사람들한텐 안됐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도 나는 그 사람들을 체포해야 합니다. 정의는 정의이니까요.
뒤렌마트 희곡선 - 노부인의 방문.물리학자들 241, 프리드리히 뒤렌마트 지음, 김혜숙 옮김
그런데 선생과 선생의 두 동료가 일을 낸 겁니다. 처음에는 내가 개입할 수 있다는 사실에 화가 났죠. 하지만 지금요? 갑자기 그것을 즐기게 되었어요. 환성을 올린 정돕니다. 체포하지 않아도 양심에 거리낌을 느낄 필요가 없는 살인자 세 명을 발견한 겁니다. 최초로 정의가 휴가를 받은 셈이죠. 굉장한 기분입니다. 정의라는 건 말입니다. 전쟁, 사람을 혹사시켜요. 정의에 헌신하다 보면 건강상으로나 도덕상으로 황폐해진답니다. 난 휴식이 필요했지요. 고마워요. 이런 즐거움은 선생 덕이니, 부디 건강하십시오. 뉴턴과 아인슈타인에게도 안부 전해 주세요. 솔로몬 왕에게 제 말 좀 잘 해주시고.
뒤렌마트 희곡선 - 노부인의 방문.물리학자들 241, 프리드리히 뒤렌마트 지음, 김혜숙 옮김
이상하군. 보통 우린 저녁 식사를 가볍게 했는데. 간단한 음식으로. 다른 환자들이 새 건물로 간 다음부터 그랬지.
뒤렌마트 희곡선 - 노부인의 방문.물리학자들 242, 프리드리히 뒤렌마트 지음, 김혜숙 옮김
<아인슈타인> 자발적인 실종이었소.
뒤렌마트 희곡선 - 노부인의 방문.물리학자들 246, 프리드리히 뒤렌마트 지음, 김혜숙 옮김
우리가 닦아 놓은 길을 인류가 갈 수 있는지 없는지는 인류가 결정할 문제지 우리의 문제가 아니란 말이오. 우리 역시 당신들처럼 성과가 필요하오. 정치 체제가 학문의 손 안에 있어야 할 필요도 있고요.
뒤렌마트 희곡선 - 노부인의 방문.물리학자들 253, 프리드리히 뒤렌마트 지음, 김혜숙 옮김
뉴턴으로 분한 알렉 재스퍼 길턴박사 (상용 이론의 창시자) 아인슈타인으로 분한 조지프 아이슬러박사 (아이슬러 효과 발견) 이 둘은 각자 국가의 명령으로 뫼비우스와 뫼비우스의 발견을 가지기 위해 정신병원에 환자로 입원을 한 것이었다.
우리 세 사람 모두 같은 목표를 갖고 있지만 전략이 다르지요. 목표는 물리학의 발전입니다. 당신은 물리학의 자유를 보존하려고 합니다. 킬턴씨, 그리고 물리학의 책임을 부인합니다. 반대로, 아이슬러 씨, 당신은 특정한 나라의 권력 정치에 대한 책임이란 명목으로 물리학에 의무를 지읍니다.
뒤렌마트 희곡선 - 노부인의 방문.물리학자들 255, 프리드리히 뒤렌마트 지음, 김혜숙 옮김
이상하군요. 두 분은 각자 다른 이론을 선전하지만, 내게 제공하는 현실은 동일합니다. 감옥이란 말입니다. 그런 상황이라면 이 정신 병원이 더 좋습니다. 여기선 적어도 정치인들에게 이용당하지 않으리란 사실만큼은 확실하니까요.
뒤렌마트 희곡선 - 노부인의 방문.물리학자들 256, 프리드리히 뒤렌마트 지음, 김혜숙 옮김
자신의 이론이 정치인에게 이용당하지 않기 위해 정신병원에 미친척 입원했지만, 결국은 부인에게 막대한 부담을 주었고, (입원료가 너무 비싸다) 자신을 사랑한 간호사를 죽였다. 하지만, 그의 이론은 다른이에게 이용을 당했다.
책임감이 내게 다른 길을 강요했습니다. 학문적인 경력을 포기했고, 돈벌이를 돌아보지 않았으며, 가족을 운명에 내맡겼습니다.
뒤렌마트 희곡선 - 노부인의 방문.물리학자들 257, 프리드리히 뒤렌마트 지음, 김혜숙 옮김
난 모니카 간호사가 나를 믿었기 때문에 죽였어요. 모니카 간호사는 나를 인정받지 못한 천재로 생각했지요. 인정받지 못한 채로 있는 게 오늘날 천재의 의무라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했어요.
뒤렌마트 희곡선 - 노부인의 방문.물리학자들 259, 프리드리히 뒤렌마트 지음, 김혜숙 옮김
뉴턴 미친, 그러나 현명한. 아인슈타인 갇힌, 그러나 자유로운. 뫼비우스 물리학자, 그러나 무죄인.
뒤렌마트 희곡선 - 노부인의 방문.물리학자들 262, 프리드리히 뒤렌마트 지음, 김혜숙 옮김
당신은 힘이 없어요, 뫼비우스. 당신 목소리가 세상으로 새어 나간다 해도 아무도 당신 말을 믿지 않을 겁니다. 공식적으로 당신은 위험한 정신병자일뿐이니까요. 살을 했잖아요.
뒤렌마트 희곡선 - 노부인의 방문.물리학자들 269, 프리드리히 뒤렌마트 지음, 김혜숙 옮김
나는 솔로몬입니다. 불쌍한 솔로몬 왕입니다. 예전에 나는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부유했고, 현명했으며, 경건했습니다. 나의 힘 앞에 권세가들이 전율했지요. 나는 평화의 왕이었고 정의의 왕이었습니다. 그러나 나의 지혜는 나의 경건함을 파괴했고, 내가 더 이상 신을 두려워하지 않게 되자 나의 지혜는 나의 왕국을 파괴했습니다. 이제 내가 다스리던 도시들은 망각되고, 나에게 맡겨졌던 제국은 텅 비고, 어습푸레하게 보이는 황야가 되어 그 어딘가에서 작고 노란 이름 없는 별 주위를 헛되이 돌고 또 돕니다. 방사능에 오염된 지구입니다. 나는 솔로몬입니다, 나는 솔로몬입니다, 나는 불쌍한 솔로몬 왕입니다. (자기 방으로 간다.)
뒤렌마트 희곡선 - 노부인의 방문.물리학자들 273, 프리드리히 뒤렌마트 지음, 김혜숙 옮김
(이제 살롱은 비었다. 아인슈타인의 바이올린 소리만이 계속 들려온다.)
뒤렌마트 희곡선 - 노부인의 방문.물리학자들 273, 프리드리히 뒤렌마트 지음, 김혜숙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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