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료 책에서 다루는 사건들은 모두 나라를 이끄는 사람들이 잘못된 생각을 가지고 있으면 어떤 결과를 불러오는지 뼈저리게 보여 주는 사례 같습니다. 르완다 학살은 '두 부족 간에 일어난 싸움'으로만 알려져 있고, 그 갈등의 배경에 대해서는 모르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아 안타까워요. 배경을 안다면 그것이 르완다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데 공감하고 더는 모른 척할 수 없을 테니까요. 그래서 아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저 역시 킬링필드는 자국민을 대상으로 벌인 대량 학살극이라 너무 충격적이었습니다. 폴 포트의 본명은 살롯 사인데, 자신의 가명으로 '정치적 가능성(Political Potential)'을 줄인 '폴 포트'를 만들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서구 문화를 버려야 한다며 학교를 없앤 사람이 자신의 가명을 영어로 짓다니 참으로 우습지요.
[다른출판사/책 증정] 《나쁜 유적지들》 편집자와 함께 읽어요.
D-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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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로 지정된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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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편집자 J입니다!
어느덧 1회차 모임이 끝나고 2회차가 다가왔습니다.
2회차엔 [2장. 독일, 홀로코스트 ~ 3장. 한국 제주4·3]을 함께 읽고 이야기를 나눕니다. 다음 주 월요일까지 책을 읽고 인상 깊었던 문장이나 감상을 올려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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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히 알려진 홀로코스트와 우리 역사인 제주4·3에 대해 읽는 만큼, 사진 2장으로 2회차의 문을 열고자 합니다.
첫 번째 사진은 독일 베를린에 있는 '홀로코스트 메모리얼'입니다. 홀로코스트 희생자들을 기리기 위해 만들어진 추모 공원인데요, 조형물들의 모습이 관이나 묘비를 떠올리게 합니다.
두 번째 사진은 제주4·3 평화기념관의 '백비'입니다. 비문을 새기지 못한 비석이라는 뜻으로, 안내판에서는 그 이유를 이렇게 밝히고 있습니다.
"언젠가 이 비에 제주4·3의 이름을 새기고 일으켜 세우리라"
3·1 독립운동, 4·19 혁명, 5·18 민주항쟁 등 역사적 사건은 '이름'이 있지만, 제주4·3은 여전히 제주4·3으로 남아 있습니다. 보는 관점에 따라 사건, 항쟁, 폭동, 학살 등으로 불리고 있지요.
두 사진이 언뜻 보기엔 비슷해 보이지만 하나는 추모와 반성을, 하나는 슬픔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확연히 다릅니다. 하루빨리 제주4‧3이 이름을 찾기를 바라며, 댓글로 관련 링크 공유드립니다.



다른편집자J
아우슈비츠 비르케나우 박물관 VR
https://panorama.auschwitz.org/
제주4·3 평화공원 & 제주4·3 평화기념관 VR
https://jeju43peace.or.kr/cyber/index2.html
"할머니는 생선을 안 드세요" 제 71주년 4.3희생자 추념식
https://www.youtube.com/watch?v=NXGs_xwZctk

꽃의요정
좀 늦어졌지만, 오늘 전부 따라가려고 책을 들었는데 생각보다 빨리 읽을 수가 없었습니다. 하나하나 되짚어 가며 읽어야 했거든요.
홀로코스트는 워낙 자료들과 책을 많이 읽어 알고 있었던 내용이 대부분이었지만, 마지막 부분에 다뤄 주신 2023년의 이스라엘의 행태 때문에 읽으면서도 화가 났고, 위선적이란 생각 뿐이었습니다. 일어났던 역사에 대해 그런 분노의 감정을 갖고 읽으면 안 되는데, 나약한 저자신을 어쩌지 못하고 화난 상태로 읽었습니다.
제주 4.3 사태는 그런 일이 있었다는 사실만 많이 들었지 구체적으로 어떤 일이 있었는지 몰랐던 터라 꼼꼼하게 읽었습니다. 이념이란 뭘까요? 왜 인간은 다른 인간을 죽이지 못해 난리일까요?
현재 <수확자>를 읽고 있는데, 죽음(자연사, 사고사 등)이 사라진 세상에서 사람의 생명을 거두어들이는 일이 '살인'이 아닌 '가장 명예로운 일'로 바뀐 세상의 모습에 대한 작가의 성찰에 감탄하고 있습니다.
누군가를 죽여도 만화처럼 되살아나기 때문에, 살인이 만화 같아진 세상에서는 무의미한 일이 되어 버린 거죠. 두 책을 비교해 가며 읽어 월요일 아침부터 머릿속이 비빔밥이네요. ㅎㅎ

다른편집자J
@siouxsie 빨리 읽을 수 없었던 이유에 깊이 공감합니다. 저 역시 슬픔보다는 분노 때문에 글을 읽으며 눈물이 나곤 했어요. '집단 학살'이라는 말로 7개 사건을 묶긴 했지만, 그 이면에 얽힌 상황과 과정은 각기 다르고 단순히 하나로 묶을 수 없는 고통이 있기에 각 사건의 이름을 오래 기억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수확자>라는 책은 말씀만 들어도 굉장히 흥미진진하네요! SF 문학에서 다루는 인간에 대한 통찰을 좋아하는데 한번 읽어봐야겠습니다:) 한 주의 시작을 두 권의 책으로 시작하셨다니 출판인으로서 이보다 행복한 말이 있을까요? 완독까지 함께해 주셔서 감사드려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다른편집자J
안녕하세요, 편집자 J입니다😊
오늘은 투표날이자 3회차 모임이 시작되는 날이네요!
모두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고 즐거운 독서 하시길 바랍니다.
3회차엔 [4장. 르완다, 아프리카의 눈물 ~ 5장. 캄보디아, 킬링필드]을 함께 읽고 이야기를 나눕니다. 이번 주 '목요일'까지 책을 읽고 글 남겨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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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p에 나오는 생존자의 실제 증언은 다음과 같습니다.
“처음에는 죽음을 순순히 받아들였습니다. 언제고 누구에게나 그런일이 일어날 수 있으니까요. 다만 그런 상황에서는 누구나 죽더라도 잔인하게 죽지 않기를 바랄 뿐이지요. 칼에 맞아 죽느니 차라리 총에 맞아 죽기를 바라지요. 돈을 주고 죽는 방식을 선택할 수 있다면 아마도 사람들은 대개 총으로 죽여 달라고 말할 겁니다. 사는 것보다 죽는 게 오히려 예삿일이다 보니 절로 체념이 되더군요. 싸울 의지조차 생기지 않았습니다. 키갈리 이웃 도시인 카시루에서만 투치족 4,000명이 살해되었습니다. 군인들이 사람들을 이곳으로 데려와 한데 모여 앉으라고 말하더군요. 수류탄을 터뜨려 한꺼번에 살해할 생각이었던 게지요. 사람들은 모여 앉았습니다." - 로랑 은콩골리
(<내일 우리 가족이 죽게 될 거라는 걸 제발 전해주세요> 33p, 필립 고레비치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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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6p에 캄보디아에 뿌려진 지뢰 이야기가 나옵니다. 현재 캄보디아 시엠립에 지뢰 박물관이 있는데, 이 박물관을 세운 사람은 크메르 루주의 소년병이었던 아키 라(Aki Ra)입니다. 그는 크메르 루주에 의해 부모님을 잃고 10살 때부터 총을 들고 지뢰를 심었다고 합니다. 현재는 지뢰 제거 운동에 힘쓰고 있습니다.
"지뢰가 내 친구와 친척들을 죽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내가 하는 일이 나쁜 일이었다는 걸 비로소 깨닫게 된 거죠."
킬링필드를 소재로 한 <그들이 아버지를 죽였다>에 보면 지뢰에 관한 장면이 여럿 묘사되어 있습니다. 그중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주인공이 자신이 심은 지뢰가 터지는 모습을 보며 충격을 받는 모습인데요. 학살의 책임을 묘사한 부분에 다소 아쉬움이 있지만, 로웅이라는 소녀의 시선으로 킬링필드를 담담하게 그려내 여운이 긴 영화입니다. 나중에 꼭 한번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드림코난
2장과 3장은 다른 나라에서 일어난 가장 잘 알고 있는 사건과 우리나라에서 일어난 가장 모르고 있는 사건인 것 같습니다. 가장 가까이에서, 같은 국민이 당한 일을 저 멀리 외국에서 일어난 일보다 더 모르고 있었던 것에 부끄러운 느낌마저 들었었습니다. 제주도를 단순 관광지로만 바라보고 역사의 현장을 들릴 생각을 못한 것도 그렇구요. 이제라도 조금씩 알아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른편집자J
@드림코난 제주를 배경으로 한 영화와 드라마가 나오고 많은 인기를 끌고 있는데 이런 제주의 아픈 역사도 그속에서 함께 다뤄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처음 제주4.3을 알게 됐을 때는 마치 그 페이지만 잘린 책처럼 제주를 알아왔던 것에 저도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어요. '제주4.3 유적지'라는 이름으로 이런 장소들이 제주에 생각보다 많이 남아 있답니다. 가 까운 만큼 저도 꼭 한번 가봐야지 마음먹고 있어요:)

처음과끝
편집자님이 올려주신 나치 홀로코스트 장소 VR 보고 너무 섬찟했습니다.
이런걸 기록으로 남겨주는게 너무 줗네요.. 고화질에 내가 마치 그 장소에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매우 상세하고 편리하게 볼 수 있었습니다.
제주 4.3 기념관 VR도 좋긴 했는데 기념관과 실제장소의 차이는 있겠지만, 이런 역사의 장소를 남겨두는 것도 후세를 위해서는 꼭 필요한 일인 것 같습니다.
이번주도 계속해서 잘 읽어보겠습니다.

다른편집자J
@처음과끝 도움이 되셨다니 기쁩니다:) 이런 게 바로 기술 발전의 좋은 면 아닐까 싶어요. 장소성이 있는 사건들인 만큼 현장감을 느낄 수 있는 자료가 있다면 언제든 공유드리겠습니다. 남은 회차도 파이팅입니다!
콩돌
4,5장 르완다 학살에 쓰인 50만자루의 정글도 구입비용을 프랑스가 빌려주고 지금은 채권자가 되었다니 인간의 본질을 잘 보여주는 사례가 아닐까싶네요. 한국에서도 선거철만 되면 나라운영의 적임자를 뽑지 않고 내재산에 득이되는 대표자를 뽑는 일이 반복되어서 나라를 후퇴시키지요. 나만 잘 되면 땡이라는 인간과 멀리보는 시선으로 나보다 공동체의 이익을 생각하는 인간은 단지 확률로 나뉘는건지도 궁금하네요. 캄보디아에서 벌어진 황당한 일도 인간세상에서 일정한 조건만 잘 맞아떨어지면 매우 이상한 일도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다는 진실을 보여주는 사례가 아닐까싶어요. 그게 희극이면 놀라운 즐거움을 맛보지만 비극이면 지옥도가 펼쳐지는거죠.

다른편집자J
@콩돌 맞습니다. 어쩌면 공동체의 이익보다 개인의 안위만을 좇는 것이 인간의 본성은 아닐까란 생각마저 드네요. 그래도 공동체를 생각하는 일부의 존재와 행동이 역사의 방향을 바꾸기도 했으니까요. 확률이 낮더라도, 그 소수의 선택과 용기 덕분에 역사는 지옥만은 아닌 방향으로 이어져 온 것이겠죠? 진실이 잊히지 않도록 자신의 고통을 정면으로 응시하는 생존자들 역시 그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아래는 캄보디아인 최초로 오스카상 후보에 오른 리티 판 감독이 2013년 인터뷰 일부입니다.
"학살이 진행된 바로 다음에 그것에 대해 말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일단 살아남아야 합니다. 그리고는 처음부터 다시 배워야 합니다. 사랑하는 방법을, 삶을 사랑하는 방법을 다시 배워야 합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에게 이야기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다음 세대에 태어날 사람들이 죄책감을 느끼지 않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세대 간의 다리를 놓아야 합니다. 하기 힘든 작업이지만 이를 하지 않고 역사의 페이지를 넘길 순 없습니다. 페이지를 넘기기 전에 기록해야 합니다. 기록하지 않고 페이지를 넘길 순 없습니다."
(<마스터 클래스: 기록이 있어야 역사의 페이지를 넘길 수 있다>, 씨네21 인터뷰)
감독은 13살 때 프놈펜이 함락되고 끌려간 집단 농장에서 가족과 친척을 잃고 살아남았는데, 이후 살게 된 프랑스에서는 크메르 루주의 악몽에서 벗어나고자 캄보디아 말조차 잊고 살려고 노력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결국 캄보디아로 다시 돌아와 점점 잊혀 가는 킬링필드를 영화와 다큐멘터리에 담게 되었다고 해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힘 있는 자들이 앞장서서 움직여야겠지만, 막상 현실은 가장 깊이 다친 사람들, 가장 큰 상실을 겪은 이들이 망각과 싸우며 변화를 만들어 내지요. 더는 개인의 이익만을 앞세우지 않는 사회, 누군가 아파야만 움직이지 않는 사회가 되길 간절히 바랍니다.
드림코난
르완다 학살을 보면 아프리카가 처해진 상황과 그로 인한 분열을 잘 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인위적인 개입으로 인한 분 쟁이 발생하고 이어서 종족간 학살이 일어나는 상황이 이어지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여기에는 다른 나라가 직간접적으로 개입되어 있고 그 상황을 이용해 돈을 벌기 위한 검은 속내가 잘 드러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상황이 르완다 뿐만 아니라 책의 다른 곳에서도 반복적으로 나오는 것을 보면 인간이 얼마나 잔인할 수 있는지 새삼 느끼게 됩니다. 캄보디아는 잘못된 지도자 한명의 잘못된 생각이 얼마나 나라를 비참하게 만들고 잔혹한 상황으로 이어지는지 알게 해주는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일어난 최근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지도자란 표현이 적절한 표현은 아니라고 생각되지만 정책을 세우고 집행하는 사람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느끼게 됩니다. '눈 떠보니 선진국'에서 '눈 떠보니 후진국'으로 바뀌는게 한순간인 것 같습니다.

다른편집자J
@드림코난 눈 뜨고 코 베이는 세상이라는 말 그대로인 것 같습니다. 나만 정신 차린다고 잘 살 수 있는 시대도 아니고요. 연말연초부터 참 많은 일이 있어서 부쩍 낯설고 반갑게 느껴진 봄이었는데, 저도 책을 다시 읽으며 역사 속에 반복되는 패턴이 더욱 섬찟하게 다가왔어요. 또 무관심은 중립이 아니라 선택이라는 말이 떠올랐습니다. 우리가 외면하는 순간, 결정의 방향은 늘 더 큰 권력이나 이익을 쥔 쪽으로 기울기 마련이니까요.

콩지
우리는 다른 사람의 슬픔에 같이 아파하고 실수를 통해 배우며 나아갈 수 있습니다. 학살로 세상을 떠난 이들을 기억하는 것은 우리 모두가 할 수 있는 일입니다.
『나쁜 유적지들 - 전쟁과 학살의 현장에서 배우는 인권』 p.139, 박민경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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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지
“ 오늘날 전쟁은 무기를 들지 않은 보통 사람들을 제일 먼저 공격할 대상으로 삼고 있습니다. 그것이 가장 빠르게 항복을 이끌어 낼 방법이라 보기 때문이지요. '전투'가 아닌 '인간 청소'라 생각하는 셈입니다. ”
『나쁜 유적지들 - 전쟁과 학살의 현장에서 배우는 인권』 p.167, 박민경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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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편 집자J
@콩지 최근에 범죄수사물 미드를 보는데, 거기서 소말리아 무장테러 단체인 '알샤바브'가 나오더군요. 소말리아에 군대를 투입한 미국에 보복하기 위해 미국 시내에 폭탄을 설치한 범인들을 검거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알샤바브가 민간인을 노리는 이유에 대해, 드라마에서는 군인이 아닌 민간인이 죽어야 사람들이 분노하고 관심을 가지기 때문이라고 말해요. 알샤바브가 실제로 모가디슈(소말리아 수도)에서 민간인을 공격한 데서 소재를 따온 듯한데, 올려주신 문장이 떠오르기도 하고, 계속되는 복수의 고리에서 선과 악의 경계가 점점 흐려지는 상황에 보는 내내 마음이 참 복잡했네요.

콩지
6,7장의 내용은 전의 사례에 비해 상대적으로 생소한 이야기여서 더욱 주의 깊게 보았습니다.사라예보 사람들이 변변찮은 도구 대신 삶에 대한 의지와 희망으로 파낸 터널이 약780m나 되었다는 사실이 놀라웠습니다. 한편 ‘아르메니아는 오늘날 세계에서 그 나라에 사는 사람의 수보다디아스포라의 수가 더 많은 유일한 나라입니다.’ 라는 문장도 충격이었어요.. 무엇보다 이산(離散)의 아픔이 역사에 잘 새겨진 국가의 국민이기에, 본국으로 돌아오지 못한 채 핍박 받으며 살면서도 자국의 정체성을 지키려 노력하는 고려인과 자이니치의 삶도 떠올랐습니다.
지연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다. 라는 말이 있지요. 그러므로 우리는 더 치열하게 기록하고 기억하여 시대의 목격자가 되어야 하지 싶습니다. 그래야 강자가 약자에게, 다수가 소수에게 가하는 일방적이고 참혹한 대학살이란, 부끄러운 역사의 반복을 막을 수 있지 않을까요. 좋은 책을 함께 읽을 수 있어서 감사한 시간이었습니다!

다른편집자J
@콩지 맞습니다. 비슷한 역사를 가진 나라의 국민으로서 아르메니아 사람들의 고통이 한층 더 아프게 다가오지요. 뒤로 갈수록 낯선 국가와 장소들이 등장해 집중도가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오히려 많은 분들이 제가 미처 생각지 못한 지점에서 깊이 공감하고 마음의 거리를 좁히는 모습에 놀랐습니다. 멋진 독자님과 함께해 저에게도 너무 값진 시간이었어요:) 그동안 남겨 주신 말들 모두 가슴 깊이 간직하겠습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다른편집자J
안녕하세요, 편집자 J입니다😊
벌써 마지막 회차라니 시간이 참 빠르네요.
책을 읽고 남겨 주신 글들을 보며 독자분들의 날카로운 통찰에 놀라고
벅차오르는 나날을 보내는 터라 이 시간이 더욱 짧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어쩌면 5장까지 페이지를 넘기는 동안, 무거운 주제에 조금 지치셨을 수도 있겠는데요.
이 책의 시작과 같은 챕터가 남아 있으니 꼭 끝까지 함께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4회차엔 [6장.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사라예보 포위전 ~ 7장. 아르메니아, 메즈 예게른]을 함께 읽고 이야기를 나눕니다. 다음 주 '월요일'까지 책을 읽고 글 많이 남겨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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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161p에 언급된 것처럼 당시 유엔은 스레브레니차를 '안전지대'로 선포했지만 약 8천 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안전지대 중 한 곳이었던 고라즈데 역시 무차별 공격을 당했고 수백 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보입니다. 당시 이곳에 주둔해 있던 유엔 중장은 안전지대를 지키는 일이 유엔의 중립성을 해친다는 말을 했다고도 하는데요. 고라즈데에서 부상자를 치료했던 한 의사는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습니다.
"왜 다른 나라 사람들이 좀 더 강력하게 개입하지 않는지 이해가 안 됩니다. UN은 늘 중립만 강조하죠. 심지어 지금도. 무엇에 대한 중립입니까? 늑대들이 양떼를 죽이는데 중립? 전 인간이 그런 일을 할 수 있을 줄 몰랐어요."
(<안전지대 고라즈데>, 조 사코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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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8p를 보시면 아르메니아 대학살 100주년이었던 2015년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지난 4월 영면한 프란치스코 교황도 당시 추모 미사를 진행했는데, 아르메니아 대학살을 '제노사이드'라 선언해 튀르키예의 반발을 샀습니다.
“20세기 최초의 제노사이드로 여겨지는 비극을 아르메니아인들이 겪었다. 그들을 기억하는 것은 우리의 의무다.”
튀르키예 정부는 지금도 과거사를 끊임없이 부정하고 있습니다. 아르메니아 대학살을 제노사이드로 인정할 경우 이어질 천문학적인 배상금 문제 때문이겠지요. 프란치스코 교황의 유지였던 '전쟁 종식'처럼, 언젠가 이 땅에도 이익보다는 진실이 우선되고 책임과 기억이 바로 서는 날이 올 수 있을까요? 우리의 '나쁜 유적지들' 위에 죽음과 고통이 아닌, 삶과 희망의 이야기를 쌓아갈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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