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장의 내용은 전의 사례에 비해 상대적으로 생소한 이야기여서 더욱 주의 깊게 보았습니다.사라예보 사람들이 변변찮은 도구 대신 삶에 대한 의지와 희망으로 파낸 터널이 약780m나 되었다는 사실이 놀라웠습니다. 한편 ‘아르메니아는 오늘날 세계에서 그 나라에 사는 사람의 수보다디아스포라의 수가 더 많은 유일한 나라입니다.’ 라는 문장도 충격이었어요.. 무엇보다 이산(離散)의 아픔이 역사에 잘 새겨진 국가의 국민이기에, 본국으로 돌아오지 못한 채 핍박 받으며 살면서도 자국의 정체성을 지키려 노력하는 고려인과 자이니치의 삶도 떠올랐습니다.
지연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다. 라는 말이 있지요. 그러므로 우리는 더 치열하게 기록하고 기억하여 시대의 목격자가 되어야 하지 싶습니다. 그래야 강자가 약자에게, 다수가 소수에게 가하는 일방적이고 참혹한 대학살이란, 부끄러운 역사의 반복을 막을 수 있지 않을까요. 좋은 책을 함께 읽을 수 있어서 감사한 시간이었습니다!
[다른출판사/책 증정] 《나쁜 유적지들》 편집자와 함께 읽어요.
D-29

콩지

다른편집자J
@콩지 맞습니다. 비슷한 역사를 가진 나라의 국민으로서 아르메니아 사람들의 고통이 한층 더 아프게 다가오지요. 뒤로 갈수록 낯선 국가와 장소들이 등장해 집중도가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오히려 많은 분들이 제가 미처 생각지 못한 지점에서 깊이 공감하고 마음의 거리를 좁히는 모습에 놀랐습니다. 멋진 독자님과 함께해 저에게도 너무 값진 시간이었어요:) 그동안 남겨 주신 말들 모두 가슴 깊이 간직하겠습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다른편집자J
안녕하세요, 편집자 J입니다😊
벌써 마지막 회차라니 시간이 참 빠르네요.
책을 읽고 남겨 주신 글들을 보며 독자분들의 날카로운 통찰에 놀라고
벅차오르는 나날을 보내는 터라 이 시간이 더욱 짧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어쩌면 5장까지 페이지를 넘기는 동안, 무거운 주제에 조금 지치셨을 수도 있겠는데요.
이 책의 시작과 같은 챕터가 남아 있으니 꼭 끝까지 함께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4회차엔 [6장.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사라예보 포위전 ~ 7장. 아르메니아, 메즈 예게른]을 함께 읽고 이야기를 나눕니다. 다음 주 '월요일'까지 책을 읽고 글 많이 남겨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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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161p에 언급된 것처럼 당시 유엔은 스레브레니차를 '안전지대'로 선포했지만 약 8천 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안전지대 중 한 곳이었던 고라즈데 역시 무차별 공격을 당했고 수백 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보입니다. 당시 이곳에 주둔해 있던 유엔 중장은 안전지대를 지키는 일이 유엔의 중립성을 해친다는 말을 했다고도 하는데요. 고라즈데에서 부상자를 치료했던 한 의사는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습니다.
"왜 다른 나라 사람들이 좀 더 강력하게 개입하지 않는지 이해가 안 됩니다. UN은 늘 중립만 강조하죠. 심지어 지금도. 무엇에 대한 중립입니까? 늑대들이 양떼를 죽이는데 중립? 전 인간이 그런 일을 할 수 있을 줄 몰랐어요."
(<안전지대 고라즈데>, 조 사코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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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8p를 보시면 아르메니아 대학살 100주년이었던 2015년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지난 4월 영면한 프란치스코 교황도 당시 추모 미사를 진행했는데, 아르메니아 대학살을 '제노사이드'라 선언해 튀르키예의 반발을 샀습니다.
“20세기 최초의 제노사이드로 여겨지는 비극을 아르메니아인들이 겪었다. 그들을 기억하는 것은 우리의 의무다.”
튀르키예 정부는 지금도 과거사를 끊임없이 부정하고 있습니다. 아르메니아 대학살을 제노사이드로 인정할 경우 이어질 천문학적인 배상금 문제 때문이겠지요. 프란치스코 교황의 유지였던 '전쟁 종식'처럼, 언젠가 이 땅에도 이익보다는 진실이 우선되고 책임과 기억이 바로 서는 날이 올 수 있을까요? 우리의 '나쁜 유적지들' 위에 죽음과 고통이 아닌, 삶과 희망의 이야기를 쌓아갈 수 있을까요?

콩지
현대 사회에서 타국의 종교, 영토 등의 분쟁 상황에 개입하는 것에 복잡한 이해관계가 인도적 차원의 우위에 있음에 절망하곤 합니다. 여전히 우크라이나, 팔레스타인, 시리아와 같은 분쟁의 소용돌이에 놓인 국가들이 있는 것이겠지요. 외교라는 번지르르한 미명 아래 외면하고 마는 수 많은 희생자의 절규가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 ㅠㅠ
드림코난
"평화가 이어지기 위해서는 가해자의 진심 어린 사과와 희생자를 잊지 않으려는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이 말은 이 세상에서 벌어지는 모든 가해자와 방관자, 그리고 그 시대에 있었던 사람들이 꼭 알아야 할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 말은 이 책에서 보여준 모든 학살 가해자들에게 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 같습니다 . 분명한 제노사이드 현장을 에둘러 다른 말로 표현하거나 언급 자체를 하지 않는 등의 모습으로는 비슷한 학살이 반복적으로 일어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해야할 일은 역사의 현장을 보존하고 그 사실을 기억하는 것에서 출발점을 삼아야 할 것 같습니다. 이름 모르는 조그만 나라에서 일어난 일에도 관심을 가지고 불의에 대한 반대 목소리를 높여야 할 것 같습니다.
역사는 돌고 돌아 반복된다고 합니다. 가해자가 피해자가 되고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는 반복적인 사슬을 끊기 위해서는 진심있는 사과와 인간 존엄성에 대한 인식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방관자로서의 자세를 버리고 좀 더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른편집자J
@드림코난 말씀하신 것처럼 제노사이드나 학살이라는 말의 무게가 크다고 해서 그저 다른 표현으로 에둘러 말하는 것은, 또 하나의 침묵이자 방조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확하게 알고 그에 맞는 적확한 언어를 사용하는 일은, 우리가 마주한 현실을 외면하지 않겠다는 최소한의 윤리적 태도라고 믿고요. 작가님이 책에 담아주신 메시지가 잘 전달된 것 같아 기쁘면서도, 그 무게를 앞으로 어떻게 더 깊이 감당할 수 있을지 스스로도 다시 성찰하게 되네요. 늘 예리하고 따끔한 글을 남겨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오래도록 생각에 남을 것 같아요.

꽃의요정
'사과하면 죽을 때까지 책임져야 해'란 공포심 때문에 점점 사회가, 인간이 책임을 남에게 전가 혹은 한 적 없다고 발뺌하는 것 같아요. 사죄를 하면 낙인은 찍히겠지만, 분명 용기 있는 사과였다고 하는 사람들도 존재할 텐데, 다들 죄는 지었지만 그땐 나도 어쩔 수 없었다며 합리화 하고 도망만 가려는 모습에 화가 많이 납니다.
그러니 저부터 그러지 말아야겠죠!

꽃의요정
오늘 완독했는데,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전쟁의 모습이 꼭 '학교에서 누군가를 괴롭히고 있는 일진 눈치를 슬슬 보는 방관자 아이들'의 모습 같았습니다. 물론 그 속에 협력자들도 있고요.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그 자체였습니다.
정치, 경제적으로 얽혀 있으면 나한테 손해가 날까 봐 알면서도 모르는 척, 얽혀 있지 않으면 내 일 아니니까 모르는 척....갑자기 어느 나라였는지 생각이 안 나는데, 그 나라에서 전쟁이 터졌지만 자원도 경제도 자기네 나라에는 도움을 줄 수 없는 약 소국이기 때문에-도와줄 이유가 없는- 방관하고 있는 국제 사회의 모습에 인간이란 존재는 한 명이든 뭉텅이든...어쩜 이렇게 똑같을까란 생각에 괴로웠습니다.
아이가 싫어할 거 같긴 한데-제가 좀 현실적인 얘기를 시작하면 '엄마, 나 슬픈 얘기 싫어하는 거 알잖아'라고 합니다-하나씩 읽어 주려고요. 작가님이 아이들도 이해하기 쉽게, 그리고 한 쪽의 이야기로 치우치지 않게 전체적으로 바라 볼 수 있게 써 주셔서 감탄하며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이따 문장 수집한 거 올릴게요~ ^^

다른편집자J
@siouxsie 국제 정치를 교실의 풍경으로 축소해 보니, 그 민낯이 한층 더 생생하게 다가오네요. 선의로 한 행동이 점점 쓸모없고 어리석은 일처럼 여겨지는 현실이 안타깝고 한편으로는 두렵습니다. 일상 속 작은 친절도 냉소의 대상이 되는 시대에 선의가 점점 사라지게 된다면 불편함을 넘어 혐오와 차별이 당연시되고, 끝내는 폭력으로 이어질 수 있겠지요. 독자의 연령대가 낮아질수록 같은 말이라도 더 쉽고 명확하게 풀어쓰려 늘 노력하는데, 그 점을 알아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독자님의 따뜻한 마음처럼 이 책이 더 많은 아이들과 만나면 좋겠네요.
콩돌
5,6장 당시 한국은 그리 체감을 못했지만 보스니아 사태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두었던 일이었죠. 아일랜드의 세계적인 밴드 u2 보컬이었던 보노랑 파바로티가 음악작업도 했던 기억이 있네요. 이름도 낯선 아르메니아에서 벌어진 일은 지금까지 전혀 몰랐던 이야기네요. 90년대만 해도 그렇게 낯선풍경은 아니었던 제노사이드가 21세기 들어선 양호해진거 같아도 지금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이 하고 있는 짓도 엄연히 제노사이드죠. 나쁜유적지로 과거의 집단학살을 대강 훑을 수 있었는데 미래 집단학살이 우려되는 곳을 선정해 2탄을 준비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다른편집자J
@콩돌 예술이 세상을 구할 순 없지만 백마디 말보다 더 깊은 감동과 희망을 주는 것 같습니다. 아이유의 Love wins all이 나왔을 때도 혐오가 만연한 시대에 '사랑이 이긴다'는 메시지가 참 뜻깊게 다가왔어요. 이런 노래가 더 많이 불렸으면 좋겠습니다. 말씀해 주신 노래도 꼭 찾아서 들어볼게요:) 아르메니아 대학살은 21세기 최초의 대학살이기에 원래는 1장에 배치되어 있었습니다. 우리에게 워낙 생소한 나라이기도 하고, 맨 마지막에 이야기하는 것이 또 다른 울림이 줄 것 같아 순서를 바꾸게 되었어요. 말씀하신 2탄도 정말 의미 있는 책이 될 것 같네요!
느티나무
중국인을 죽이는 것으로 무료함을 달랜다. 산 채로 묻어 버리거나 태워 죽이고 몽둥이로 때려죽이기도 했다.
『나쁜 유적지들 - 전쟁과 학살의 현장에서 배우는 인권』 p19, 박민경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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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티나무
“ 난징 대학살이 더욱 끔찍한 이유는 너무나 짧은 기간 동안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었다는 점입니다. 우리가 잘 아는 나치의 유대인 학살조차 6년에 걸쳐 일어났습니다. 일본군은 난징에서 단 6주 만에 30만 명을 학살했습니다. 12초에 한 명씩 사람을 죽인 셈이죠. 그것도 말로 할 수 없을만큼 몹시 끔찍하고 잔인한 방식으로 말입니다. ”
『나쁜 유적지들 - 전쟁과 학살의 현장에서 배우는 인권』 p23, 박민경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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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티나무
홀로코스트는 가스실에서 시작되지 않았다. 이는 말에서 비롯된 것이다.
『나쁜 유적지들 - 전쟁과 학살의 현장에서 배우는 인권』 p44, 박민경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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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티나무
“ 우리가 국가 폭력을 더욱 민감하게 받아들여야 하는 이유는 국민이 국가에게 공권력이라는 거대한 힘을 준 대신, 국가는 국민를 보장해야 할 의무가 있기 때문입니다. 국가를 이루는 요소 중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입니다. 제주 4•3의 역사에 어떤 색이 씌워지든 우리가 절대 잊지 말아야 할 사실은 국가가 국민에게 폭력을 저질렀다는 점입니다. ”
『나쁜 유적지들 - 전쟁과 학살의 현장에서 배우는 인권』 p87, 박민경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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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티나무
중국에 난징 대학살에 대해서 들어본적은 있었는데요. 일본군인들이 저런식으로 생각했을지는 몰랐어요. 그리고 수치로서 6주만에 30만 명을 학살했다는 것을 보고 얼마나 참혹했을지 가늠이 안되네요 😭

조이유
나쁜 유적지 책을 마무리하면서...
그동안 못보았던 것을 제대로 보는 눈을 열어주었습니다. 7장에서 아르메니아 사람들의 죽음에서 제노사이드라는 언어가 시작되었다는 것도 새로운 지식이 되었습니다. 튀르키에에 가서 열기구를 탈 생각만 했는데 좀더 의미있는 관점에서 봐야겠습니다.
일본을 비롯한 튀르키에의 제대로 반성하지 않는 태도에 한숨이 나옵니다. 또한 모두나라가 자신들의 유익을 위해서 사람의 목숨을 이용한 비겁함과 언론의 조종에 화가납니다.
지금도 여전히 벌어지는 세상의 나쁜권력자들의 악함을 분별하는 능력을 갖추어야만 합니다. 특히 청소년들이 이런 책을 통해서 인식을 바로 잡아주도록 해야겠습니다.
우리나라에는 현재 어르신들이 더 극우적으로 변하고 청년들이 갈라치기 하고 종교인을 잘못된 신념에 사로 잡히게 하는 등의 행동 뒤에는 이모든 것을 조종하는 '나쁜 세력'들이 있습니다. 이러한 것에 조종당하지 않기위해 '나쁜 유적지'는 매우 의미있는 책입니다.
p186.기억은 우리가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에 대한 기준을 만들어 줍니다. 좋은 책은 편견을 없애는 훌륭한 도구입니다. 이 도서를 보내주시고 읽게 해주시고 함께해주시고 피드백해주시고 기록으로 남겨주신 작가님... 모든것에 감사를 드립니다.^^

다른편집자J
@조이유 깔끔하고 명쾌한 정리 감사합니다! 제목은 '나쁜 유적지들'이지만, 말씀하 신 것처럼 '나쁜'의 대상은 그 유적지를 만든 사람들을 향해 있습니다:) 매일같이 쏟아지는 정보를 접하다 보면, 어떤 게 과연 옳은지 헷갈릴 때가 많기에 이런 어두운 역사에서 오늘날의 모습을 곱씹어 보는 시간이 꼭 필요한 것 같습니다. '좋은 책은 편견을 없애는 도구'라는 말씀이 마음에 아주 오래 남네요. 책을 완성하는 것은 독자라는 것을 이곳 그믐에서 많이 느꼈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조이유 님:)

꽃의요정
“ 이스라엘의 유대인들은 그들이 나치에게 게토로 내몰렸던 것처럼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가자 지구에 가두어 버렸습니다. 이스라엘과 가자 지구 사이에는 철조망과 담이 세워졌고,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자유롭게 밖을 나다닐 수 없습니다. ”
『나쁜 유적지들 - 전쟁과 학살의 현장에서 배우는 인권』 59p, 박민경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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