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밤의 모든 것

D-29
결혼은 하기 싫지만 아이는 갖고 싶고, 그리고 사랑을 좀 하고 싶어하는 여자는 많다.
미안해서 남을 위한 삶을 사는 게 아니라 아예 처음부터 자기만을 위한 삶을 사는 게 좋다.
작가는 글자와 문학에 엄청나게 관심이 많다. 나는 작가가 작가와 관련된 글을 쓴 글을 읽기를 바란다.
일본인이 그러는 것만 봐도 여자가 남자보다 한국말, 즉 언어를 훨씬 더 잘 배우고 유창하게 한다.
뭔가 확실하게 말을 하지 않고 뱅뱅 돌려 말을 한다.
대체로 보면 일본 여자는 느린데 한국 여자들은 빠릿빠릿하다. 다 문화 차이다.
지금 자기 기준에 의해 남자들을 평가한다.
한국의 평범 한국은 나이에 따라 이미 정해진 코스가 있다. 학교에서 열심히 공부하고 대학 가서 연애 좀 하고 때가 되면 취직, 결혼하고 애 낳고 집 사고 자기가 그랬던 것처럼 애들 공부시키고 노후 대책 세우고 그리고는 조용히 죽는 절차(Procedure). 아주 투명하게 앞날이, 아니 인생 전체가 훤히 보인다. 나이에 안 맞게 딴짓하면 “철 좀 들어”라며 여기저기서 따가운 눈총을 발사한다. 아주 눈과 귀가 따갑다. 코스에서 벗어나면 그 길을 열심히 밟고 있거나 이미 도달한 다수가 뭐라 한마디씩 한다. 왜냐고 물으면, 다들 그렇게 살고 그게 평범한 거고 다수를 차지해서 그렇단다. “다들 그렇게 평범하게 사는 거야”라며. 다른 무슨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게 아니다. 더 솔직히는, 루저나 감히 말 안 듣는 자에게 자신은 다수에 안전히 편입되서 충고하는 자리에 서려고. 거기에 물들어 안 그러던 나까지도 그 대열에 합류한다. 그러다 보니까 안 그렇게 사는 외국인에게도 그게 무슨 큰 인생 비결, 진리라도 되는 양, 강요하려는 만용(蠻勇)을 저지른다.
이게 자신이 진짜 원하는 걸까? “아무리 나이를 먹어도 사람들은 자신이 진정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 제때 알아채지 못한다는 것. 그 사실은 여전히 나를 놀라게 한다.” 남을 위해 사는 사람이 있다. 상대에 대한 고마움이나 미안함에 의한 것이든 그렇게 사는 사람이 있다. “엄마와 꼭 그렇게 달라붙은 채 매일같이 시간을 보낼 수 있던 걸 다른 사람들은 누리지 못할 축복이었어.”처럼 그래 그것으로 진정 아무리 생각해봐도 거듭 그렇게 해봐도 자신은 그것으로 기쁨을 넘어선 즐거움을 느끼면 별 탈이 없으나 단지 그게 아니라면 나중에 공허해지고 이젠 자신을 위해 살라는 말을 누군가에게 들으면 흔들리기도 한다. 그건 어느 정도 나이가 들어야 찾아온다. 이건 진정 내 것이 아니란 걸 나중에라도 알고 거기서 벗어나 진정 자신이 바라는 것을 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면 그나마 다행이다. 거기서 영영 빠져나오지 못하면 자신이나 남 모두에게 안 좋은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그게 이룰 수 없는 짝사랑이거나 자신이 거기에 흠뻑 빠지는 어떤 것이라면 거기서 자신을 공허하게 했던 알 수 없는 어떤 것을 이제는 메우는 계기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그걸 우리는 이제 찾아 나서야 하지 않을까. “그리고 그건 언제 누구에게 찾아오든 존중받아야 마땅했다.” ※ (따옴표)는 백수린 작가의 『봄밤의 모든 것』에서 인용
한국은 유행에 따라 편히 살려하고 일본은 가업을 잇고 그걸 지키며 살려고 한다.
결국 인간은 오래 같이 산 것과 잘 헤어지기 어렵다는 얘기를 하는 건가.
인간은 재지만 개는 안 잰다.
인간의 정은 떼기 무섭다는 건가.
동물을 잃은 것도 대체가 불가능하다는 말을 하는 것 같다. 잃어서 슬프니 다른 것을 사면 되겠네, 하는 사람을 가장 미원한단다. 그 동물이 자기 자식과 같다고 한다. 나는 아직 그걸 이해하지 못하겠다.
약한 개가 자신만 믿고 살다가 이젠 없어 슬픔에 빠진 것이다.
작가는 개를 엄청나게 좋아하는 것 같다.
피해의식 처리 안 좋은 환경에서 자랐고 지금도 거기서 못 벗어난 경우면 당연히 피해의식이 생겨 그런 사람의 80% 이상은 어떤 식으로든 사회에 보복하려고 한다. 아니면 자기 자신에게. 그러나 그래서 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자기와 사회에 바람직한 방향으로 결국 그 에너지를 쏟는 게 결국은 좋다.
남자들에게 칭찬을 받는 여자는 같은 여자들이 무슨 안 좋은 것을 귀신같이 반드시 찾아내 그걸 언급함으로써 자신을 위로한다.
진짜 좋아하면 거리낌 없이 다가가지 못한다 진짜 좋아하는 이상형의 여자를 만나면 자꾸 곁으로 가지 못하고 쭈뼛거린다. 자꾸 다가가 이 얘기 저 얘기하는 건 그렇게까지 그 여자가 이상형도 아니고 그렇게까지 맘에 드는 여자가 아니란 말이다. 그냥 약간 선호하는 편에 속한다. 아예 싫은 유형이면 그렇게 안 한다. 진짜 맘에 드는 여자는 그렇게 스스럼없이 다가가 말을 걸지 못한다. 나중에 결국 다가가긴 하지만 이것저것 많이 따진 후 겨우 그렇게 한다. 아마 여자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아름다운 한글 요즘 K팝이나 K드라마가 인기여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일본인이 한국어를 들으면 뭔가 세련된 느낌이 든다고 한다. 특히 한국 젊은 여자들의 발음(Pronunciation)은 마치 고저장단이 있는 음악처럼 들린다고 한다. 아무래도 여성들의 언어 능력이 앞서기에, 그래서, 그들은 언어창조의 귀재(鬼才)라 아니 할 수 없다. ‘꽃’, ‘오빠’, ‘아유!’ 같은 한글의 모양과 소리에 푹 빠졌단다. 불어 등 발음 시 한글로 써놓은 게 더 정확하다고 한다. 표음문자(表音文字)로서 한글이, 전 세계 언어의 표준 발음기호로 정착될 날도 머지않을 거라 단언해 본다. 하긴 한글로 표현 못 하는 소리가 어디 있겠나? 단지 백성들이 편하게 쓸 수 있도록 한글을 창제한 세종대왕의 업적에 새삼 감사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또한 한글이 예쁘고 아름답다고 외국인들이 곧잘 감탄한다. 특히 녀자(女子)가 여자가 되는 두음법칙(頭音法則)으로 초성에 ‘ㅇ’이 많이 들어가 그런 것 같다. 가만히 보면 동그라미가 참 많이 한글에는 들어가 있다. 강남, 역삼, 선릉, 삼성 등 2호선 역만 해도 지하철 역명엔 동그라미가 들어간 역이 그렇게나 많다. 아니, 한글 자체에 동글동글한 이응이 원래 많다. 무심코 쓴 위 문장만 해도 동그라미가 열두 개나 들어가 있다. 이런 한글을 보고 꼭 예술작품 같다는 말을, 외국인에게 들은 기억도 난다. “민우야!”, “달성아!” 하고 사람 이름을 부를 때, 우린 언제 ‘야’를, 언제 ‘아’를 붙일지 일일이 문법을 따져 가며 부르지 않는다. 이건, 뛰어난 언어인 한글을 나면서부터 써온 한국인만의 특혜랄 수 있다. 그러니 한국인이라는 자부심을 가져 한글을 아끼고 사랑해 더 갈고 닦아야 할 것 같다. 더불어, 먼저 말이 있고 말에 관한 규칙인 문법(Grammar)이 있는 것이지, 그 거꾸로는 아닌 것 같다. 그러나 우린 외국어를 배울 때 주로 문법부터 배운다. 어린애가 모국어를 배우는 식으로 언어를 배우는 게 첩경이고 정석 아닐까. 모양도 아름답고 듣기에도 감미로워, 한글 배우기 열풍이 세계적인 추세에 있는 것도 어쩌면 당연한 귀결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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