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내 글을 대하는 태도
나는 책을 내면 그 책은 뒤도 안 돌아본다.
그것으로 끝이다.
뒤져보면 유치한 생각을 나열했을 것 같아 겁이 나기 때문이다.
책을 내는 순간 애정과 관심이 급격히 식는다.
단 한 번도 예전에 발표한 글을 읽을 적이 없다.
다음에 쓰는 글의 아이디어가 생각나 다시
그것에 대해 쓸 때가 가장 삶의 희열을 느낀다.
책 발표로 내 책이 세상에 나올 때보다 훨씬 행복하다.
새로운 생각으로 뭔가 다시 끼적이는 순간이 가장 좋다.
그래서 계속 글을 쓰는 건지도 모른다.
이미 지나간 글은 다시 볼 마음이 들지 않는다.
지금 쓰는 글이 가장 잘 쓴 것 같고,
가장 애정이 샘솟는다.
그걸 미숙하나마 당장 발표하고 싶어진다.
또 새로운 영감으로 새로운 글을 쓰게 되면
지금 막 끝낸 글은 다시 시들해진다.
지나고 묵힌 것은 버리고 싶은 강한 충동을 느낀다.
그것들이 지금 하는 것을 방해할 것 같은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전 것은 관심이 사라 지고 새로운 글에 집중하게 된다.
사실 객관적으로 가장 잘 쓴 글은, 묵혀서
거듭 퇴고(推敲)한 글이라는 것도 안다.
그러나 지금 쓰는 글, 새로운 내 생각이 들어가고
전의 생각이지만 생각의 정제(精製)와
결론에 더 가까워진 글이
제일 잘 쓴 글 같은 건 나도 어쩔 수 없다.
봄밤의 모든 것
D-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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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어서 객기를 부리다가 나이가 들어 늙으면 힘이 빠져 결국 보수화되고 사회에 기대며 대개는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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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는 자기를 세상에서 가장 예쁘다고 세련되게 칭찬하면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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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집에서 책에 집중이 안 될 것이 겁나 밥을 조금씩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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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북부시장에서 고등학교 때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순대가 그렇게 먹고 싶었지만 돈이 없어 먹질 못했다. 그러나 그 시절이 그리워진다. 그 공원 이발소도 그 만화 가게도. 더러운 오종목 개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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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파심 같은 말은 이제 잘 안 쓴다. 글에도 유행하는 단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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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부모든 자식이 그저 평범하게 무난하게 별탈 없이 살기를 바란다. 그러니까 자기가 하고 싶은 게 있으면 부모 말을 들으면 안 된다. 그렇게 되면 무난하게 무탈하게는 살 것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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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이에 뭔가 기대를 잔뜩하면 자식이 그걸 알아 오히려 엇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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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을 잘 기르는 법은 그저 자신의 일을 열심히 할 뿐이고 그저 자식을 지금처럼 계속 사랑하는 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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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에 암이 들어섰나 똥이 물기 없이 되게 꼭 뱀처럼 길게 징그럽게 나온다. 아, 죽을병 걸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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