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밤의 모든 것

D-29
자기가 지금 40대 중반이라 그 전의 일을 회상하며 쓴 글이다. 그는 80대의 나이에 있는 자신이 뒤를 돌아보며 쓰진 못한다. 그 나이대를 안 살아봤기 때문이다.
여러 소리가 같이 들려야 사회의 강박에 의해 획일적인 소리만 들리는 것도 문제지만 자연스럽게 생겨난, 한 가지 목소리만 있어도 안 좋다고 생각한다. 내가 지금 40대 중반이면 그 전의 삶에 대해 반추해 볼 수 있지만, 그 이후의 삶에 대해선 알지 못하기 때문에 감히 언급이 안 된다. 그 이야기는 지금 80대들이 들려줄 수 있는 것이다. 내가 지금 이대녀라면 이대남의 심정을 모르는 거고 거꾸로도 마찬가지다. 그들이 남의 삶에 대해 알지도 못하고 관심이 적어 그럴 수 있다. 누구나가 상대의 삶에 대해 모르기 때문이고 이야기를 적는 건 결국 자기 이야기이며 누구나 그래서 자기 위주로 쓴다는 말이다. 싸움이 났을 때 내 말만이 아니라 상대방의 말도 들어봐야 하는 것과 같다. 사람은 불안전하고 완전하지 않기 때문이다. 사회에서 겉으로 그렇게 만들도록 하는 것과 함께 자연스럽게 한쪽으로 치우치게 일방적으로 들리는 이야기는 그래서 고쳐지는 게 좋다고 본다.
남자는 사냥에 익숙해 직진형이라 한 문장에 한 가지만 쓴다. 그러나 여자는 멀티태스킹이라 한 문장에 여러가지가 들어가 있다.
모르는 할아버지의 사연은 그냥 불쌍하다고만 생각했지 자세히는 기록하지 않는다. 대신 할머니들은 대체로 자세히 기록한다.
대학교 1학년 때는 뭔가 희망이 가득차 있다.
마광수 같은 작가는 더 오래 살았어야 했다.
가장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죽는 게 가장 큰 행복이라고 했다. 작가는 글을 쓰다 죽는 게 가장 큰 즐거움이다.
평범한 사람이 의사나 판가를 결국 이길 수는 없다. 그러나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기질로 살아 파면 그들에게 꿀린다는 느낌을 받지는 않는다.
뭔가 이 작가는 짧은 문장을 안 쓰고 뭔가 문장을 길게 늘어뜨리는 문체를 고수하는 것 같다. 그래서 끝까지 말을 들어봐야 한다.
같은 인물이 다른 글에 다시 등장하는 걸 별로 안 좋아한다 많은 다른 작가에게서도 그런 경우가 있는데 백수린 작가도 그렇다. 다른 글에 이전 글의 주인공이 다시 나온다. 다른 글에선 그 인물에 대해 그렇게 감정이입 같은 걸 해서 그렇게 자세히 묘사해놓고 이 글에선 그저 소홀히 그냥 지나가는 식으로 다룬다. 뭔가 속은 느낌을 주게 한다. 그럼 그 전의 글에서 그 인물에 대해 과도하게 한 그 감정은 뭐란 말인가. 물론 사람은 관점과 관심에 따라 자기 객관화도 중요한지만 그래도 그 인물(사람)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아 그 작가에 대한 신뢰가 깎인다. 그냥 글에 우연히 인물의 이름이 겹친 것은 어쩔 수 없지만 마치 일부로 그러는 것처럼 (아마 이게 맞을 것이다) 다시 그 인물과 이름을 갖다 쓰는 것은 아닌 것 같다. 그러니까 그 두 글에 대한 독립성 같은 게 사라지는 것 같기 때문이다.
한국인은 대개 너무 타이트하게 산다. 외국인이 보면 돈만 아는 천박한 국민으로 비친다.
자기가 기준 같다 일본 여자가 왜 한국인은 라멘을 별로라고 생각하는지 이해가 안 간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라멘 별로 안 좋아한다. 뭔가 먹었어도 다른 걸 별도로 더 먹어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이렇게 자기 관점이 무서운 것이다. 마치 그게 표준이나 인간의 기준 같아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외국인은 그게 절대 기준이 아니다. 자기 나라의 김치나 고추장이 기준이면 모를까.
가까우면 더 원수가 될 수 있다 여자는 결혼을 안 하다가도 친구가 가면 가는 경우가 많다. 뭔가 대열에서 이탈하면 안 된다는 강박이 있다. 어떻게 해서든 흐름에 끼려는 것이다. 아직은 여자들이 더 살기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일본에서 한 달 살기 이런 것도 지금은 흐름이다. 그러나 그것도 지나갈 수 있다. 대열에 끼면 다 비슷해지고 경쟁도 심화되는 것이다. 가까운 사람이 더 감정이 얽혀 더 원수가 될 수 있다. 같은 사람끼리 경쟁하는 것이다. 의사들이 서로 경쟁하지, 손흥민과 하겠나. 연애가 지난 결혼은 생활이라고 하지만 결혼이 더 힘든 건 뭔가 인생을 리셋(또는 회피)하고 다시 시작한다는 것 때문에 뭔가 기대가 크고 그래 실망도 크기 때문이다. 실은 결혼도 연속되는 인생의 연장에 불과하다. 뭔가 돌파구로서 획기적인 게 없다. 그리고 부부는 가깝다고 생각해 이것저것 다 공유하려고 한다. 자기도 그렇고 주변에서도 그걸 권장한다. 싸워도 한 이불 속에서 자라고. 부부 금실이 좋다며 자랑도 일삼는다. 일심동체라며. 그러나 부부도 사람이기에 원초적인 비밀도 필요하고 자기를 가라앉힐 마음의 공간도 필요하다. 이렇게 가까운 것을 추구하는 부부가 가까워 더 심한 원수가 되어 헤어질 수 있는 것이다. 너무 가까워지려다가 된통 당한 것이다.
대화 상대 여자들은 수다 상대가 꼭 있어야 하는 것 때문인지 늙어서도 친구가 필요한 것 같은데 남자는 굳이 그럴 필요가 없는 것 같다. 남자는 사람은 다 이해관계로 만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고 실제로 또 그렇다. 꼭 그들이 아니더라도 상대는 얼마든지 다시 만들 수 있기 때문이고, 여자는 수다 상대가 필요하고 아무나가 아니 좀 오랜 친구들이 자기를 알면서도 자기에 대한 주변과 사정을 그들도 좀 알아야, 서로 계속 수다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사람은 거의 다 자기 합리화, 확증편향이 있는데 굳어진 자기 생각을 뒷받침하는 남의 유명한 것을 끌어다기 자기 생각을 더 공고히 한다.
글과 인생 글을 읽고 글을 쓰는 사람과 안 그런 사람과의 아주 큰 차이가 있다. 전자는 한 인간과 그들이 사는 인생을 보다 더 소중히 생각한다는 것이다. 거기서 뭔가 찾아내려고 애쓴다. 그래 그것을 위해 뭔가 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자기 인생이나 잘 다스리면 된다. 자식이라도 휘두르려고 하면 안 된다. 자식도 남이다. 지기 뜻대로 절대 안 된다. 그냥 알아서 산다.
아버지가 아들은 걱정 안 하는데 딸이 외국에 사는 것에 대해 걱정한다. 한국 남자 조심해라.
자기가 60대인데 아직은 실은 40대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주변의 60대 같은 늙은이와 나는 같은 나이 또래다.
여자들의 대화를 듣고 있으면 호기심이 일고 웃음이 나온다. 현실이 아니라 소설 대화에서, 현실에선 듣고 있으면 짜증부터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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